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251화 (251/486)

EP.251 국민 영웅

대구 해방 작전.

그 시작은 일단 GGW 공격대의 【A - 2】 난이도의 던전, 일명 대구 시청 던전이라 불리는 던전의 공략이었다.

오염된 대지의 대장급 던전이라 할 수 있는 곳으로 【A - 2】 난이도인 대구 시청 던전을 무너뜨리지 못하면 여타 다른 던전을 공략한다 하더라도 일단 대구의 오염된 대지를 걷어내는 건 불가능했다.

그렇기 때문에 민국 역시 대구 시청 던전을 가장 먼저 공략할 던전으로 정했다. 그렇게 대구로 향하면서 민국은 팀원들의 장비들을 확인했다.

‘기어스코어는 조금 떨어지지만….’

팀원 보호에 특화된 ‘새벽의 성처녀’ 클래스를 얻은 지젤이 있었고, 뿌우와 큐우♡의 모든 퀘스트를 완료하면서 레전드리 클래스를 획득하게 된 김소정이 사용하는 블러드 아니, 파괴의 교향곡이 있었다.

그리고 이 두 명이 보유한 레전드리 클래스의 합류는 단순히 영웅 스킬의 위력이 높아지는 것 뿐 아니라 아군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때문에 기어스코어 수치가 어느 정도 부족한 것 정도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던전 내에서 아이템을 구할 수도 있으니 자체적으로 장비를 수급할 수도 있었다.

아, 일반인 임신 조건은 라온 그룹의 3세인 김태연으로 만족시켰다.

하지만 김태연은 그룹을 이끌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몸. 워낙에 바쁜 사람이라 그런지 김태연 본인은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었다.

만약 이번 일정이 끝날 때까지도 모르고 있다면 그 때 직접 알려줄 생각이었다.

“자, 모두들 이거 받고 확인해보도록 하세요.”

“이게 뭐예요, 언니?”

“우리가 매일 보는 거. 메모리아 선배님들이 보내준 거래.”

김소정이 버스에서 쉬고 있는 팀원들에게 얇은 서류들을 건넸다.

메모리아 클랜에서 보내준 【A - 2】 난이도의 공략 방법으로 영웅 패드로 검색할 수 있는 내용보다 좀 더 효율적으로 네임드를 상대하는 전술이 적혀 있는 문서였다.

실제로 메모리아 1군이 직접 던전을 공략할 때 사용하는 전술이기도 했는데, 민국 역시 영웅 패드에 올라온 레이드의 공략 영상과 비교하면서 메모리아 클랜의 전술을 확인하고 있었다.

‘몇 가지는 수정할 게 있지만….’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기에 GGW 공격대의 상황에 맞춰서 수정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일단 자신들이 【A - 2】 난이도의 던전인 대구 시청 공략에 들어가면 보름 뒤, 르네상스와 이화가 그리고 이십 여일 후에야 일정에 여유가 생기는 10대 클랜의 1군들이 함께 대구의 던전 공략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메모리아 1군 역시 그 쯤 합류할 계획이며, 그녀들은 GGW 와 함께 시간의 왜곡을 사용해 메인 던전이라 할 수 있는 【A - 2】 난이도를 공략할 계획이었다.

[최근 랭커 클랜들끼리 잦아지는 미팅. 빅 샤이닝?]

[GGW 공격대는 대구 시청 던전으로 향하다. 그와 관련해 이시연 영웅 협회장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 밝혀.]

랭커 클랜들끼리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언론해서도 슬슬 냄새를 맡은 것 같았다.

하지만 민국과 R’s 클랜은 그 대구 해방 작전을 비밀로 하고 있었다.

본인들의 계획이 성공을 하게 된다면 모를까 괜히 국민들에게 기대만 불어 넣었다가 실패하게 되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대구의 오염된 대지 해방에 랭커 클랜들이 전력을 쏟아 부을 상황도 아니었다.

그나마 대구에서 상주할 계획으로 던전 공략에 들어갈 예정인 GGW 공격대라는 이레귤러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본인들이 관리하는 던전 공략 일정 때문에 대구 공략은 꿈도 꾸지 못했을 일이었다.

“여기가 어디예요?”

그렇게 팀원들끼리 한참 동안 【A - 2】 던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도중이었다. 갑자기 주위기가 순식간에 어두워지는 느낌에 현아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핸들을 돌리던 운전기사가 바로 답했다.

“잠시 후면 구미를 지나갈 예정입니다.”

“구미….”

누군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과거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났던 중심지이자 현재는 아무도 살지 않는 버려진 도시였다. 그리고 구미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도시의 반이 공허의 대지로 물든 대구가 위치해 있었다.

“빠르게 달릴 경우 삼십분이면 목적지에 도착할 예정이기는 한데, 조금 소란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소란이요?”

“네. 평상시에는 조용한 편인데, 가끔 몬스터들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도 하거든요.”

운전 기사가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앞에서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민국이 창문을 통해 확인해보니 GGW 공격대가 타고 있는 버스를 호송하고 있던 군인들이 어딘가를 향해 기관총을 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시선을 돌리자 멀리 두 발로 선 외눈 괴물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오고 있었다.

“유나야.”

“넵!”

민국의 오더에 유나가 대답과 함께 버스의 뒷좌석에 놓았던 자신의 활을 들었다.

바로 좌석에 앉아 있던 타냐가 팔꿈치로 창문을 툭 쳐서 깨뜨렸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고정시킨 채 샤프슈터 모드를 발동한 유나의 화살이 텅 하는 소리와 함께 쏘아지는 순간 기관총에 얻어맞으며 달려들던 괴물이 그 자리에서 꽥 하고 쓰러졌다.

“자리 좀 옮기겠습니다.”

이어서 차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신경이 쓰였는지, 타냐가 슬쩍 민국의 근처로 좌석을 옮겼다.

버스는 열심히 엉망이 된 도로를 달렸다.

괴물 방어선에서 멀리 떨어진 도로인 까닭인지 도로는 관리가 거의 되어 있지 않았다. 듣자하니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영웅 협회에서 클랜 소속 공격대를 고용해 관리를 하는 게 전부라고 했다.

심지어 대구 근처를 달릴 때부터는 대지의 색 자체가 달랐다. 보랏빛을 띠는 땅은 그 어떤 생명체로 살아갈 수 없게 만드는 공허의 힘을 품고 있었다.

“도착했습니다.”

【A - 2】 난이도의 대구 시청 던전.

오늘 공략할 던전의 게이트 앞에 도착한 GGW 공격대와 일행들은 바로 주둔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영웅들이 던전에 진입하는 동안 몬스터의 공격이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수거 팀이 만드는 주둔지는 전과는 다르게 다양한 무기들이 배치되는 모습이었다.

화망을 구축하기 위한 기관총 여러 개는 물론이고, 부비 트랩도 다수 설치가 되었다. 게다가 오후에는 부산 쪽에서 장갑차와 탱크까지 올라올 예정인 모양이었다.

“클랜에서 돈 좀 엄청 썼겠는데?”

“가볍게 한 번 공략하는 정도면 모르겠는데, 계속 있을 생각이잖아요? 그래서 클랜장님께서 크게 마음을 먹었나 봐요. 그리고 군대 역시 이번 공략에 제법 신경을 쓰는 것 같고요.”

“하기야…….”

소정의 말에 민국은 서울의 안전한 곳에 있을 대한민국의 정치인 그리고 군대의 높으신 장성들을 떠올렸다.

뭐, 거기까지 자신이 신경을 쓸 건 아니었기에 민국은 시선을 대구 시청 던전으로 향했다. 흉흉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던전 게이트는 누가 봐도 나 엄청 위험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기존에 공략했던 【A - 3】 이나 【A - 4】 난이도의 던전 게이트와 비교해 크게 대단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새 옆에 다가온 유나는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여기에 어떤 놈이 있다고 했지?”

“붉은 오크 놈들이요.”

“칸발라? 6 네임드였던가?”

“…네.”

기억을 더듬은 민국이 던전 네임드의 이름을 떠올렸다.

붉은 오크 대장 ‘칸발라’. 그리고 붉은 오크 무리는 십여 년 전 한국에서 있었던 던전 브레이크 때 가장 많은 사상자를 만들어낸 몬스터 무리들이라고 했다.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그 때의 기록들을 보면 정말 지옥이 따로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유나의 아빠 역시 그 때 붉은 오크에게 죽음을 당했고 말이다.

“좋아, 그러면 칸발라 트라이 때 우리 유나의 활약 기대해 볼게.”

민국은 바로 출발 준비를 시작했다.

아직 주둔지는 건설 중에 있었지만, 사실 주둔지가 만들어지는 데 있어 영웅들이 도움이 될 일은 딱히 없다시피 했기에 바로 공략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리고 부활석이 설치된 것을 확인한 민국이 팀원들을 향해 말했다.

“아마 예전에 공략했던 던전과 크게 다를 건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오더대로 그리고 본인의 임무를 생각하고 전투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GGW 공격대의 대구 시청 던전 공략이 시작되었다.

* * *

대구 시청 던전은 크게 4 지구로 나뉘어졌다.

“일단 이 던전의 컨셉은 요새 공략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 1 지구에서는 요새까지 향하는 길을 뚫어야하고, 2 지구에서는 네임드들을 쓰러뜨리며 요새의 문을 열고, 요새의 심장부까지 향하는 길이 3지구. 그리고 4지구인 요새의 심장부에서 최종 우두머리를 쓰러뜨리면 던전 공략의 끝나는 거지.”

그리고 1 지구에는 세 마리의 네임드가 2, 3지구는 두 마리 마지막 4지구에서는 최종 보스이자 마지막 네임드인 ‘쉬아즈’를 상대해야 했다.

다시 말해 총 여덟 마리의 몬스터를 쓰러뜨리면 공략 성공이었다.

“네임드 수는 난이도에 비해 많지 않네요.”

“그래도 이동거리가 제법 긴 터라 공략에 실패하면 다시 트라이를 준비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굉장히 오래 필요해.”

“그렇다면 트라이 하나하나에 신경을 많이 써야겠어요.”

팀원들의 대화를 들으며 민국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영상과 공략법을 보면 1지구에서는 그렇게까지 어려운 놈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물론, 트라이에 들어가서 직접 경험을 해 봐야 각이 나오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잡몹을 썰어버리며 얼마나 이동했을까?

첫 번째 네임드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바로 트라이가 시작되었다. 가장 처음으로 상대하는 네임드는 커다란 괴물 나무로 ‘타락한 앤트 – 엘카샥’이라는 놈이었다.

[너희들도…. 나처럼 타락시켜 주마….]

생긴 것도 괴상하게 생겼는데, 나무껍질을 박살낼 때 마다 피같이 붉은 수액이 튀는 터라 트라이가 진행될수록 정말 끔찍한 외형으로 변해가는 녀석이었다.

“바닥! 바닥부터 피해…!”

타락한 앤트 - 엘카샥은 전투 내내 시시 때때로 자신의 줄기를 꼬아서 땅 속에 박아 넣고 2선에 위치한 원거리 딜러나 힐러들을 노렸는데, 그 위력이 만만치 않았다.

제대로 얻어맞았을 경우 보호막이 있어도 사망이었기에, 민국은 트라이를 진행하는 내내 타락한 앤트의 줄기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써야 했다.

[공허는 영원하다. 그리고 너희들도 영원해 질 수 있지.]

[이거라 먹어라…!]

이 외에도 오염된 대지를 만들어 누군가가 올라서면 폭발시킨다거나 썩은 과실을 터뜨려 근거리 딜러들에게 역병을 옮기는 등 타락한 앤트는 괴상한 방식으로 GGW 공격대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많은 네임드를 상대하며 많은 전투 경험을 쌓은 GGW 공격대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뿌리 공격도 초반에만 위험했지, 공격 타이밍이 보이기 시작하자 얻어맞는 경우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게다가 민국은 이와 비슷한 레이드를 수도 없이 경험한 공대장. 공략 전술을 세우는 것은 이 세계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었다.

그가 전에 즐겼던 모바일 가상현실게임인 우주 소녀 전쟁은 정말 기상천외한 패턴과 괴물들이 등장했던 게임이었다. 그에 비하면 이 세계의 레이드는 아직까지는 진라면 순한 맛 수준에 불과했다.

“타냐!”

“빵빵! 불곰 나가신다!”

먼저 민국은 부 탱커인 타냐 루스에게 보호막을 씌워 강제적으로 오염된 대지를 폭발시켜 전장을 넓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대처만으로도 레이드의 난이도는 굉장히 쉬워졌다.

‘메모리아 공격대는 점점 늘어나는 오염된 대지가 전장을 전부 뒤덮기 전에 타임 어택 형으로 네임드를 쓰러뜨린 모양이지만….’

사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 놈이었다.

공격대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만 넓어지면 럴커의 가시와도 같은 가지 공격은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애당초 저 공격에 맞으면 기본적인 무빙에서 탈락이었다.

때문에 GGW 공격대는 첫 네임드인 타락한 앤트를 4번의 트라이 끝에 공략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다른 괴물도 아니고 【A - 2】 난이도의 던전에서 등장하는 8 등급 어둠 괴물을 이렇게나 빨리 잡았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게다가 타락한 앤트를 쓰러뜨리며 공격대 전력에 크게 도움이 되는 좋은 아이템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앤트의 꽃’ 이라는 장신구로 아군의 생명력을 회복시키는 능력을 사용할 시 그 마력 효과를 30%나 증폭시켜주는 아이템이었다. 당연히 앤트의 꽃은 공격대의 메인 힐러라 할 수 있는 켄달이 바로 사용하기로 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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