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272화 (272/486)

EP.272 난징 공략전

“집중해!”

거센 질책과 함께 민국은 회복 능력을 사용해 조금 전 네임드의 마력에 휩쓸렸던 정예린을 회복시켰다.

‘상황이 좋지 않네.’

네임드 생명력은 아직 40% 가량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아군 힐러들의 마력은 이미 바닥. 궁극기 또한 다수 소모된 상황이었다. 전부 여러 실수로부터 비롯한 것들이었다.

아무래도 트라이가 길어지면서 조금씩 팀원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팀원들을 되살릴 수 있는 두 번의 날갯짓과 리바이벌 또한 전투가 시작된 지 16분이 지난 상황에서 전부 사용되기도 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겠군.’

처음의 분위기는 분명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9 등급 괴물은 만만치 않았다.

네임드 패턴은 그래도 어느 정도 예상 범주에 있었다. 오히려 가상현실게임 GGW에서 민국이 경험했던 여러 수문장급 네임드가 조금 더 어려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공격력이 압도적이었다. 때문에 팀원들이 실수를 저지르면 그것을 커버하기 위해 힐러들이 많은 마력을 사용해야 했다. 그리고 이는 힐러의 전투 지속 시간과도 연결이 되었다.

‘초반이야 궁극기로 버텨낼 수 있다지만….’

궁극기가 쿨 타임이 돌 때면 오직 힐러밖에 믿을 게 없었다.

“그렇다고 클래스 전부를 방어 궁극기를 보유한 레전드리로 구성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본진에서 날뛰기 시작하는 괴물을 보며 민국이 중얼거렸다.

결국 팀원들이 전투에 익숙해질 때까지 힐러들이 조금 고생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어차피 매번 하던 일로 아무튼 오늘의 트라이는 여기까지였다.

“트라이 종료합니다. 내일 다시 진행하기로 하죠.”

“에? 조금만 더 하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전멸 후, 부활석으로 되살아난 현아가 민국의 말에 아쉬운 소리를 내었다.

미련이 남은 것 같은 와이프의 모습을 보며 민국이 픽 웃었다. 자신의 기분이 별로라 생각한 걸까? 연기를 하는 게 눈에 뻔히 보였기 때문이었다.

“잡기는 뭘 잡아? 조금 전 전투에서도 치명타 몇 대 허용했지? 제 때 보호막 안 들어갔으면 바로 죽었어.”

“…읔.”

민국의 지적에 찔리는 것이 있던 모양인지 현아가 고개를 팍 숙였다.

다른 이들도 딱히 할 말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녀들 역시 공략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동안 손과 발이 심하게 어지러워졌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었다.

“최유나.”

“네, 넷?!”

소환의 문을 체크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유나는 공대장인 민국이 지적하기 전 까지 소환의 문을 찾지 못하다가 공격대를 전멸시켰고.

“지젤. 보호막 자꾸 늦을래?”

“그, 그게…. Desculpa. 미안.”

지젤은 그런 유나에게 보호막을 걸어주는 것을 깜빡해 유나를 사망하게 만들어 또 다시 공격대를 전멸시켰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게 레이드였다. 게다가 이런 일이 벌어지면 필연적으로 나오는 것이 남 탓.

‘그러나 GGW 공격대에서는 남 탓을 할 일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

민국이 자신의 여인들을 보며 생각했다. 아무튼 다음 트라이 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해서 하지만 않으면 되었다.

“오늘 여기까지 하고 잠시 후에 피드백 들어가도록 할게.”

“넵!”

“밥이다! 밥!!!”

중국에서 머무르는 동안 GGW 공격대의 지원은 전부 PLA 클랜에서 맡기로 했다. 그래서인지 주둔지에는 제법 괜찮은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중식은 한식과 비교하면 음식들이 살짝 아니 많이 느끼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먹을 만은 했다. 특히 고기 종류가 향이 특이하면서도 은근히 끌리는 것이 계속해서 젓가락이 갔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회의실로 팀원들을 부른 민국은 바로 피드백에 들어갔다.

원활한 공략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게 가장 급선무였다. 적어도 실버급 마력의 결정을 얻을 수 있는 3네임드까지는 빠르게 길을 뚫어놔야 했다.

* * *

“벌써?”

“네. 영웅 패드로 네임드를 쓰러뜨린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2네임드 공략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그게 말이 돼?”

쯔위의 보고에 샤오란이 놀란 듯 입을 벌렸다.

GGW 공격대가 난징 던전 공략을 시작한 것이 불과 사흘 전이었다. 그런데 벌써 1 네임드를 쓰러뜨렸다니?

물론, 한민국과 GGW 공격대의 전투 능력이 범상치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고작 이틀 만에 9 등급 괴물을 쓰러뜨릴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한 일이었다.

“언론이 난리가 났겠군. 난징 주둔지에 있는 군인들이 그런 성과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을 리 없으니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사무실로 마비가 될 정도로 연락이 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략 영상은?”

샤오란의 물음에 쯔위가 노트북을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사무실에 비치된 벽면의 TV와 연결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GGW 공격대의 네임드 공략 영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던전의 마력 방해 때문에 화면이 깔끔한 것은 아니었지만 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십여 분 간 영상을 보던 샤오란이 머리를 긁적이며 쯔위를 바라보았다.

“GGW 공격대가 예전에 난징 던전을 공략할 적이 있나?”

“그, 그럴 리가요?”

대답을 하는 쯔위도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었다.

그녀들은 아무리 GGW 공격대라 할지라도 9 등급 네임드를 상대라면 고전할 것이라 여겼다.

그도 그럴게 난징 던전의 9등급 네임드의 강함은 그 누구보다도 PLA 공격대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샤오란과 쯔위는 PLA 1군으로 난징 던전의 1네임드와 몇 번이나 무기를 맞대보기도 했다.

하지만 영상 속의 한민국은 마치 예전에 네임드를 때려잡았던 적이 있었던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그리고 완벽하게 팀을 지휘하고 있었다.

샤오란이 목소리로 높이며 되물었다.

“그런데 왜 저렇게 리딩을 잘 하는데? 마치 괴물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 같잖아?”

그녀의 말대로 아홉 명의 영웅을 지휘하는 민국의 리딩은 아주 정확했고 상황에 딱 들어맞았다.

게다가 눈이 두 개가 아니라 여덟 개는 되는 모양인지 힐러라는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내면서도 전장의 사소한 변화를 하나도 놓치지 않으며 팀원들을 이끄는 모습이었다.

‘거기에 팀원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데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어.’

다시 말해 그는 본인의 판단에 대해 완벽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었다.

팀원들에게도 절대적으로 신뢰는 받는 모양인지 민국이 지시를 내렸다 하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이었다.

한민국 공대장의 레이드 능력이 엄청나다는 이야기는 귀가 따갑게 들었는데, 영상을 보니 그런 말이 왜 나왔는지 알 것만 같았다. 괜히 프랑스의 제국 근위대가 한민국을 눈독 들이는 게 아니었다.

‘아무튼 GGW 공격대가 이렇게까지 잘해준다면….’

GGW 공격대에게 의뢰를 넣은 PLA 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그와의 시간을 잊지 못한 샤오란은 한민국 공대장과 다시 만날 기회를 찾던 참이었다.

“난징으로 가봐야겠어.”

샤오란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 그 전에…….’

문득 민국이 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난 샤오란은 자신의 비밀 보관함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을 본 쯔위의 얼굴이 이상하게 일그러졌다.

* * *

[신지민 : 오늘 친구들과 함께 새로 문신했어요.(사진) 이거 GGW 공격대가 사용하는 거 맞죠?]

[최은서 : 저도 같이 했어요!]

핸드폰의 메시지를 보며 민국이 피식 웃었다.

사진은 신지민이 팔을 앞으로 내밀어 가슴을 모은 모습이 찍혀 있었다. 그녀의 오른쪽 가슴 위에 검은색 대문자 H 에 조그마한 빨간색 하트가 그려져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GGW 공격대가 사용하는 통신기에 그려진 모양과 동일한 엠블럼이었다.

이는 스페이드 퀸 타투와 비슷한 의미의 문신으로 민국의 커다란 자지와 격한 섹스를 원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GGW 공격대가 민국의 측근 몇몇만 아는 내용이었다.

[한민국 : 은서는 어디에 했는데?]

[최은서 : 히…. 직접 확인 바람! 힌트를 드리자면 허벅지 사이?]

보아하니 음부 근처에 한 모양이었다.

[최은서 : 참고로 소진이는 발목에 작게 했어요.]

바쁜 모양인지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지는 않지만 최은서가 말한 소진은 둘의 친구로 역시나 남자를 밝히는 데 있어 일가견이 있는 여자였다.

가장 선호하는 체위는 뒤에서 개처럼 엉덩이를 뚫어주는 것. 하지만 남친은 절대 해주지 않는 체위라고 푸념을 했던 모습이 잠깐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한민국 : 발목? 귀엽겠네. 나중에 소진이도 사진 보내라고 해.]

민국의 메시지에 두 여자가 바로 알았다고 대답했다.

번호 목록에는 양아치녀 1,2,3으로 저장이 되어 있는 이들은 민국이 시간이 날 때 마다 성욕을 푸는 데 사용하는 여자들이었다.

그리고 민국의 제자 1호이기도 한 신지민은 정식 라이센스를 따고 나면 R’s 입단할 예정에 있었다.

“누구랑 그렇게 재미있게 메시지를 보내요?”

GGW 공격대의 맏언니인 소정이 아까부터 피식거리고 있는 민국을 뒤에서 감싸 안으며 물었다. 민국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힐끗 보고는 자신들의 대화 내용을 보여주었다.

“신지민 패거리들.”

“아…. 공대장님의 디저트 같은 애들?”

“그것보다는 가끔씩 찾는 군것질거리?”

민국의 대답에 소정이 쿡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자연스레 민국의 성기를 더듬으며 말했다.

“하기야 우리 공대장님의 물건을 맛보면 그 어떤 여자도 헤어 나올 수 없겠죠. 아무튼 많은 여자들에게 사랑을 나눠주셔야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카르텔 애들에게 신경 가장 많이 써주셔야 하는 거 알죠?”

“그래서 이렇게 원정을 나올 때면 많이 사랑해주잖아?”

민국이 소정의 몸을 더듬으며 말했다.

“원정이 아니면 찾지를 않으니 문제죠.”

소정이 민국의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공격대 소속 영웅들은 지금과 같은 해외 원정을 굉장히 좋아했다. 가끔 강채영이 찾아올 때면 제외하면 무난하게 섹스 스케줄이 돌아갈 예정이기 때문이었다.

이미 소정의 손은 민국의 바지춤 안으로 들어가 커다란 자지를 흥분시키고 있었다. 그런 소정의 손놀림을 즐기던 민국이 침대에 몸을 기대며 말했다.

“한 번 깊게 물어볼까?”

“우리 공대장님의 취향대로 아주 격렬하게?”

“딩동댕.”

소정이 자신의 은발을 살짝 뒤로 넘기며 요염한 눈으로 민국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민국의 눈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천천히 자신의 얼굴을 내리기 시작했다.

“쓰으읍….”

커다란 버섯처럼 생긴 귀두가 코끝을 건드리자 깊게 숨을 들이마신 소정이 천천히 혀를 내밀어 민국의 기둥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커다란 대물이 본인의 침으로 어느 정도 적셔지자 바로 입을 벌려서 자지를 물….

[고, 공대장님! PLA에서 샤오란 클랜장님이 찾아왔어요!]

…지 못했다. 갑자기 밖에서 유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젠장.”

갑작스러운 손님에 민국과 소정은 빨리 옷을 챙겨 입었다. 그리고는 주둔지를 찾아온 이들을 방으로 들였다.

“오, 오랜만이네?”

민국을 발견한 샤오란이 살짝 손을 들어 올리며 반가운 기색을 내비쳤다.

예전에도 느꼈던 거지만 확실히 잘생긴 남자였다. 중국에도 남자 영웅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눈앞의 남자는 무언가 기세부터가 달랐다.

그렇게 민국을 보던 샤오란의 시선이 민국의 뒤에 있는 여성에게 향했다.

‘김소정.’

GGW 공격대의 근접 딜러이자 딜러장을 맡고 있는 인물.

‘나이는 29세.’

적지 않은 나이로 일반 여성이라면 이미 연애 시장에서 매력을 잃었겠지만, 마력을 각성한 영웅이라 그런지 나이에 비해 어느 정도 어려 보이긴 했다. 게다가 다른 남자에게서 얻은 딸이 한 명 있었다.

하지만 공격대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영웅이라 그런지 한민국의 신임을 많이 받고 있는 영웅이기도 했다. 조사한 바로는 한민국의 카르텔에 속한 애인 중 한명이기도 했다.

‘뭐….’

샤오란이 삐뚜름하게 입 끝을 올렸다.

보아하니 둘이 뜨거운 시간을 나누려던 참이 자신이 방해를 한 모양이었다. 뭐, 잘 된 일이었다. 저 남자의 성욕을 생각하면 분명 다른 여자를 찾을 터. 그 여자가 자신이 되면 딱 맞아떨어지는 일이었다.

“그러면 저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말씀 나누세요.”

김소정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자리를 비켰다.

“???”

그러다가 어딘가 불편하기라도 한 듯 몸을 움찔하는 쯔위를 보며 고개를 갸웃하더니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김소정이 나가고 민국은 자신을 찾아온 이들의 면면을 확인했다.

PLA의 클랜장이자 9성 영웅인 샤오란과 그의 비서로 보이는 여인.

하지만 풍기는 기세가 제법 날카로운 것을 보아하니 PLA 가 자랑하는 1군 멤버가 틀림없어 보였다.

‘그런데 어디 아픈가?’

눈을 감은 채 주먹을 꽉 쥐고 있는 것이 무언가를 참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게다가 얼굴도 굉장히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벌레?’

민국의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희미하게 우우웅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 같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우우우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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