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279화 (279/486)

EP.279 새의 탑

[대한민국의 쉴더급 공격대 GGW! 오늘 서울 국제 공항을 통해 입국!]

[비행기에서 내리는 한민국 공대장!]

[한국 최초의 9성 영웅인 신나연의 환한 얼굴]

국내 언론은 GGW 공격대의 귀환 소식을 대대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게 GGW 공격대가 쉴더급 공격대로 격상되면서 한국의 어둠 괴물 방위 전력이 큰 폭으로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GGW 공격대의 중요성과 관심 또한 그만큼 높아진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R’s 클랜의 오현정 클랜장은 GGW 공격대가 중국 정부의 의뢰를 끝내고도 계속해서 중국의 머무르는 이유가 9성 영웅으로 각성할 수 있는 실버급 마력의 결정을 얻기 위해서라 밝힌 바 있었다.

실제로 GGW 공격대가 난징 던전을 반복해서 공략하는 모습이 국내 언론을 통해 전해졌고 말이다.

“그러면 GGW 에는 9성 영웅이 몇 명이나 되는 거야?”

“그거야 모르지. 일단 R’s 클랜에서 밝힌 건 신나연과 김소정 둘 뿐이야. 하지만 그 이후로도 난징 던전을 계속 공략했다는 걸 생각하면…….”

공항 구석의 흡연 장소에서 중년의 여성 기자들이 담배를 태우며 대화를 나눴다.

그러면서도 그녀들의 눈동자는 출국 게이트를 날카롭게 관찰하고 있었다. 조금 전에 귀국을 한 GGW 공격대가 곧 있으면 공항 경찰들의 호위를 받아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이번에 멘트 하나라도 따야 하는데….”

“나도 마찬가지야.”

대구 공략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GGW 공격대는 PLA 클랜의 의뢰를 받아 【S】 난이도의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났다.

그리고는 거의 반년이 넘도록 자리를 비웠던 것이다.

그렇게 중국에서 GGW가 공략한 던전은 일반적인 던전이 아닌 【S】 난이도의 난징 던전.

그 여파로 GGW가 쉴더급 공격대로 격상된 것은 물론이고, 실버급 마력의 결정을 흡수해 국내 최초로 9성 영웅이 등장하기까지 했다. 그런 까닭에 GGW 공격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수준이었다.

* * *

와아아아!!!

“…사람들이 엄청 많네요. 바로 빠져나가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서울 공항에 도착한 민국은 번잡한 공항의 상황을 보고는 바로 공항을 빠져나가려 했다.

하지만 그런 민국의 움직임은 새벽부터 죽치고 있던 기자들에게 곧 노출이 되었고, 공항 내에서 기자들에 의한 민족 대이동이 벌어졌다.

“한민국 공대장님!”

“공대장님…!”

결국 민국은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기자들에게 붙잡혀 걸음을 멈춰야 했다.

공항 경찰 때문에 가까이 접근하지는 못한다지만 틈만 보이면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였다.

“피곤해 죽겠는데, 뭐야….”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는 기자들의 태도에 기분이 나쁜 모양인 지 오현아와 김소정이 몸을 움찔했다가 힘을 풀었다. 여기서 마력을 사용했다가는 사망자가 나오는 건 순식간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민국의 눈동자가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을 싸악 훑었다.

비행기에서 잠깐 쉬기는 했지만, 사실 조금 피곤하기는 했다. 하지만 눈앞의 기자들 역시 인터뷰를 따내는 것이 본인들의 역할이니 매정하게 대하기도 그랬다.

‘저기는….’

마침 그 때 익숙한 방송사의 로고가 민국의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자신들이 중국에 있는 동안 정부의 압박을 받고 R’s 클랜과 GGW 공격대를 비판하는 논조의 기사를 쓴 언론들이 있다고 했다.

그에 반해 라온 그룹의 영향을 받는 언론사는 우호적인 기사를 내보내고 말이다. 한 때 자신이 출연했던 ‘금쪽같은 내 영웅’을 방송했던 K 채널도 후자에 속하는 방송국이었다.

빠르게 생각을 정리한 민국이 손을 까닥였다. 그러자 공항 경찰 하나가 빠르게 민국의 손에 마이크를 가져다주었다.

“그러면 지금 이 자리에서 기자 세 분에게만 짧게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아, 참고로 질문을 하실 기자 분은 제가 고르도록 하겠습니다. 거기 K 가 그려진 로고의 마이크를 들고 있는 분.”

“네! K 채널입니다.”

민국의 지목에 K 채널의 기자가 손을 번쩍 들었다.

그렇게 다른 기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K 채널에서 나온 기자가 질문을 했다.

“GGW 공격대는 중국 정부의 의뢰를 끝내고도 계속해서 난징 던전을 공략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

“이에 대해 오현정 클랜장님은 실버급 마력의 결정을 얻기 위해서라 밝힌 바 있는데요.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공격대 인원 중 몇 명이나 9 성 영웅이 되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예?”

굉장히 조심스러운 어조의 질문에 민국은 고개를 갸웃했다.

다른 나라와 경쟁을 하는 것도 아니고, 어둠의 괴물이라는 공통된 적을 상대로 하는 전쟁이었다. 그런 면에서 굳이 전력을 숨길 필요가….

‘아, 있을 수도 있겠네.’

민국은 바로 생각을 바꿨다.

공격대의 전력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위험한 전장 혹은 던전으로 투입이 되는 일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런 귀찮음을 피하기 위해 미국의 공격대는 자신의 전력을 실제 전력보다 낮게 발표한다는 소문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위험한 던전의 투입은 오히려 민국이 환영하는 바였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어둠의 괴물을 때려잡을 수 있는 기틀도 마련했고 말이다.

“현재 GGW 공격대는 저를 포함해 열 명의 영웅 모두가 실버급 마력의 결정을 흡수를 마쳤습니다. 저희들이 한국에 돌아온 이유 역시 계획했던 목적을 전부 달성했기 때문입니다.”

“여, 열 명 모두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태연한 민국의 대답에 주위가 순간적으로 정적에 빠졌다.

그만큼 민국의 말이 충격적이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인류 최후의 보루라 불리는 쉴더급 공격대들은 평균적으로 한두 명의 9성 영웅만 보유하고 있을 뿐이었다.

난징 던전을 공략하면서 어둠 괴물과의 전쟁이 벌어진 이후 최초로 신나연과 김소정이라는 9성 영웅이 등장했을 때 괜히 국내가 들썩였던 게 아니었다.

실제로 세계 최고의 공격대라 불리는 미국의 화이트 하우스도 공격대 인원 중 9 성은 네 명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GGW 공격대는 열 명의 인원 전부가 9 성이라고 공대장이 직접 밝힌 것이다.

“이, 인증이….”

누군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GGW 영웅들이 본인들의 영웅 패드를 꺼내기 시작했다. 잠시 후, 영웅 패드가 찬란한 은빛으로 빛나기 시작하자 사방에서 경악이 섞인 환호성들이 터져 나왔다. 민국의 말이 전부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첫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마친 민국은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로고를 보고는 기자의 이름을 불렀다.

“다음은 M 채널 기자 분 질문해주세요.”

“예? 네?”

민국의 지목을 받은 M 채널 기자가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사실 M 채널은 게임 방송국으로 기자가 공항을 찾은 이유도 기자가 개인적으로 한민국과 GGW 공격대의 영웅을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호, 혹시 M 채널에서 중계하고 있는 게임들에 대해 알고 계시는 게 있으신가요?”

그렇게 졸지에 행운을 잡게 된 M 채널 기자는 당황함을 이기지 못하고 다른 기자들의 입에서 한탄이 나올 법한 질문을 던졌다.

‘아, 씨발. 망했다.’

하필이면 질문을 던져도 이런 질문을 던질 줄이야….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에 M 채널 기자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하지만 민국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그녀의 예상을 완전히 깨뜨리는 대답이었다.

“아, 네. 여유가 있을 때 마다 M 채널의 전설의 리그를 즐겨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전설 리그 티어 플래티넘이에요!”

현아가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끼어들었다.

게임광이자 레고를 좋아하는 그녀는 실제로도 전설 리그를 자주 즐기는 게이머 중 하나였다. 오죽하면 난징 던전을 공략하면서도 짬이 날 때 마다 게임을 즐겨 했었다.

그렇게 전설 리그를 즐기는 GGW 공격대 멤버 중에는 유나도 있었고, 그녀는 예티라 불리는 다이아4 의 실력자였다.

“그, 그렇다면 한민국 공대장님도…?”

“…저는 실버입니다. 다음은 P 일보에서 나오신 분.”

그렇게 마지막으로 P 일보를 지목하면서 인터뷰를 끝내는 민국의 모습에 입도 벙끗하지 못했던 다른 기자들은 아쉬움이 섞인 얼굴로 GGW 공격대의 영웅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애당초 말했던 세 번의 질문에 대해 성실이 대답한 민국의 앞을 가로막고 인터뷰를 진행할 정도로 정신 나간 기자들은 아무도 없었다.

* * *

공항에서의 짤막한 인터뷰는 바로 편집이 되어 전국으로 방송이 되었다. 당연히 국민들의 반응은 굉장히 열광적이었다.

●공격대 멤버 전부가 9성이라니…. 이게 현실이야?

└진짜 드림팀이 따로 없다. 한민국 영웅님, 믿고 있었어요!

└드, 드림팀? 그게 언제 적 이야기야? 언니야…. 보지 젖어요?

└할아버지도 가능하다. 이 싸발련아.

이어서 GGW는 P 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하루 휴식을 취한 후 【A - 2】 난이도의 신안 소금 던전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 때문에 많은 국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현재 이화 클랜이 관리하는 신안 소금 던전은 최근 계속된 공략 실패로 많은 불안을 안겨다 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10대와 20대 여성 유저들이 잔뜩 모여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는 다른 이유 때문에 시끄러워지고 있었다.

●M 채널 기자 찐으로 당황한 거 봐. 본인이 지목 당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모습임.

└저 기자 SNS에 글 올렸는데, 사실 한민국 영웅 얼굴 구경하러 간 거라고 했음.

└어쩐지 웬 게임 방송국이 공격대 취재하러 공항까지 갔나 했네.

●헉?! 한민국 영웅님 전설 대전 하셨어?

민국을 비롯한 GGW의 영웅들이 전설의 리그를 플레이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어둠 괴물의 존재로 밖이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1, 20대가 즐길 수 있는 유흥거리는 바로 인터넷 게임이었다.

그리고 전설의 리그는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었다.

●그나저나 우리 한민국 영웅님 ㅠㅠ 실버셨어….

●브실골플다? 이제부터 실버에 대한 공격은 나를 공격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앞으로 브골플다임.

└플레도 제외해야 되는 거 아님? 오현아 영웅님이 플레잖음?

└오현아 영웅은 언니잖아요. 오빠와 언니의 차이….

└아…. 그러면 브골플다 인정.

●한민국 영웅님하고 전설 리그 같이하고 싶다….

└ㄹㅇ. 목소리 들으면서 게임하면 진짜 완전히 젖을 듯.

└난 이미 젖었음.

그리고 이에 대한 십대와 이십대 팬들의 관심은 현아가 올린 ‘일기장’의 댓글 릴레이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 * *

“수, 수고하셨습니다.”

게이트를 통해 빠져나오는 영웅들을 보며 삼십 대의 여군이 침을 꿀꺽 삼키며 경례를 올렸다. 그러면서 자신의 시계를 확인했다.

‘다섯 시간?’

【A – 2】 난이도의 신안 소금 던전은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던전이라 취급되는 던전이었다.

실제로 신안 소금 던전을 관리하는 이화도 그리고 실질적으로 소금 던전을 공략하는 메모리아도 강채영이 있을 때나 소금 던전을 클리어 할 수 있었다.

한국 영웅 협회가 R’s 클랜을 통해 GGW에 지원을 요청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던전의 타이머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소금 던전을 공략하던 메모리아 1군이 계속해서 공략에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GGW 공격대는 격 자체가 달랐다.

“별거 아니었네요.”

“원래 스펙으로 밀어붙이면 뭐든지 쉬워.”

난징 던전을 클리어 하고 쉴더급 공격대로 인정받은 GGW 공격대는 신안 소금 던전에 들어간 지 다섯 시간 만에 던전의 공략을 완전히 끝내버린 것이다.

그리고 던전의 클리어 보고를 위해 바삐 뛰어가는 군인의 뒷모습을 보던 김소정이 민국의 곁으로 다가와 말했다.

“아무튼 이렇게 되면 내년 클랜 랭킹 산정 때 소금 던전은 저희 R’s 가 맡게 되겠네요.”

“메모리아가 공략에 실패해서요?”

“네.”

민국은 고개를 주억였다.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시간 대비 효율을 따지자면 신안 소금 던전은 자신들이 맡는 게 맞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슬쩍 소금 던전의 게이트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냥 이 참에 완전히 무너뜨려버릴까….”

민국의 중얼거림을 들은 소정이 흠칫 몸을 떨었다. 하지만 민국 역시 괜히 하는 말은 아니었다.

던전이 품고 있는 공허의 마력에는 한계가 있으니 계속 반복해서 공략을 하다보면 던전이 무너지는 것 역시 순식간이었다.

게다가 신안 소금 던전은 주위에 연계되는 다른 던전들도 별로 없어 대구 시청 때와 비교해 훨씬 쉽게 무너뜨릴 수 있었다. 넉넉히 일주일 정도 뺑뺑이를 돌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 때였다.

“저, 저기….”

“응?”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현아가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민국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다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국 어머님 입원하셨습니다... 폐가 아니라 대장에 문제가 있었네요...

6개월 전에 집 근처 종합병원(폐 때문에 수술해야 된다고 말했던 곳)에서 내시경 했을 때는 아무 문제도 없다고 하더니만

너무 아프다고 하셔서 밤에 대학 병원 응급실을 가니 대장이 막혔다고 내시경 다시 해보겠다고 하더라고요.

아무튼 코로나 때문에 병원에 있는 것도 불가능한지라 일단 집에 돌아왔습니다. 내일 뭔가 알 수 있겠네요... 일단 오늘 밤은 잠 못잘듯.

그러면 즐감하세요.

다음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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