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01 새의 탑(2)
똑!
“아?!”
혀끝을 튕기자 엎드려 있던 가루다가 다시 일어나 민국의 것을 입에 물었다. 눈치가 빠른 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무언가가 불만족스러운 서툰 움직임이었다. 뭐, 처음이라니까 어쩔 수 없겠다만.
그렇다고 혀만 깔짝거리는 행위에 만족할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몸으로 가르쳐 주면 될 일. 민국의 커다란 손이 가루다의 찰랑이는 붉은색 머리카락을 거칠게 쓰다듬었다.
갑작스러운 인간의 손길에 가루다가 본능적으로 어깨를 움찔했다.
‘기분이 이상하기는 한데….’
영 싫지만은 않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생존의 욕구 때문일까?
본인을 민국이라고 말했던 인간 남성의 손길을 거부할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만약 이 인간의 마음에 들지 못한다면 자신의 목숨을 그 날로 끝이었다.
아니, 단순히 자신만 죽는 게 아니었다. 슈가빈의 명운이 달려 있었다. 주변 상황도 좋지 않았다.
《…….》
허공에 나타나 있는 글자들.
저건 분명 채워지지 않는 허기의 힘이자 마지막 파멸의 존재인 공허와 대척점에 있다는 카오스의 권능을 이어받은 존재가 틀림없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러한 카오스의 존재들이 공허의 지휘관인 자신을 살려 둘리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카오스의 조력자로 보이는 눈앞의 남자가 바로 자신의 목숨을 끊지 않고 머뭇거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결코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됐다.
“더, 더 쓰다듬어 주세요.”
인간의 자지를 만지작거리며 가루다가 애교를 부리듯 민국의 손길에 머리를 비벼댔다.
그런 가루다의 모습을 보며 민국이 픽 웃었다. 과연 누가 이 여자를 보며 어둠 괴물의 지휘관이자 십이 재앙 중 하나인 가루다라는 생각을 할까 싶었다.
“으음….”
가루다의 입이 벌어지며 민국의 자지가 그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렇게 겉핥기식의 애무가 이어지던 도중이었다.
가루다의 뒤통수를 매만지던 민국의 손에 힘이 점점 들어가기 시작했다.
“으, 우으읍…!”
천천히 자신의 목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는 인간의 남성.
입 안 가득 느껴지는 뜨겁고도 단단한 불기둥의 느낌에 이어 코로 밀려오는 야릇한 체취에 가루다의 눈동자가 몽롱하게 풀리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여성이었다면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행동이겠지만, 어둠 괴물이 그녀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행위였다. 오히려 이러한 민국의 행동은 가루다에게 더 짙은 쾌감을 선사하고 있었다.
“쿠읍…! 쿱!”
커다란 자지는 계속해서 그녀의 입 안을 깊숙이 찔러 대었다.
그럴 때 마다 가루다는 자신의 목구멍에 잔뜩 힘을 주고는 민국의 것을 받아들였다. 꺽꺽거리는 소리와 함께 민국의 자지가 움직일 때 마다 눈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하지만 괴롭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단단해지는 성기에 만족감까지 느껴지고 있었다.
‘크, 크고 뜨거워…!’
자신의 입을 범하는 남자는 정말로 자신을 상대로 흥분하고 있었다. 강철의 막대기처럼 단단해진 성기가 그 증거였다.
‘훗, 너도 남자라 이거지?’
종족의 한계를 뛰어넘는 남자의 흥분된 반응에 가루다는 괜히 뿌듯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가루다 역시 민국 이상으로 흥분된 상태였다. 이렇게 뛰어난 물건은 다른 남성체 슈가빈에게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물건이었다. 본체로 돌아가 비교를 한다 해도 마찬가지였다.
애당초 슈가빈의 정사는 어둠 마력으로 이루어지는 행위였으니까. 지금과 같은 육체의 쾌락과는 거리가 조금 있었다.
공허의 틈을 지나 인간계로 온 지 오래된 슈가빈 남성체들이 그나마 육체적 쾌락에 맛을 들이는 모습이었지만…. 그 녀석들은 인간 영웅들의 공격을 버텨내지 못하고 모조리 공허의 틈에 갇히거나 소멸했다.
물론, 자신도 그와 비슷한 신세였지만.
“꺼억…! 꺽!”
민국의 손길에 따라 가루다의 머리가 파도치듯 출렁였다. 그럴 때 마다 그녀의 혀가 본능적으로 민국의 것을 휘감았다.
“으읍…!”
그렇게 민국의 것을 받아들이던 가루다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커졌다. 한참 허리를 움직이던 눈앞의 남자가 갑자기 양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강하게 잡아당겼기 때문이었다.
“입 벌려, 가루다!”
귀로 들려오는 민국의 말에 따라 가루다가 자신의 입을 크게 벌렸다. 동시에 인간의 커다란 성기가 그녀의 목을 깊숙히 꿰뚫었다.
그리고 시작되는 사정.
“쿠루룹…. 쿠웁!”
자신의 안을 가득 채우는 짙은 정액의 느낌과 체취에 무릎을 꿇고 있던 가루다가 자신도 모르게 몸을 튕겨대었다.
그리고 사정을 끝낸 민국이 천천히 자지를 빼냈을 때 가루다의 풀린 눈동자는 오로지 자신의 침과 정액으로 뒤범벅된 민국의 자지에 고정되어 있었다.
생명력이 가득 담겨 있던 조금 전의 사정이 그녀의 성욕과 번식 욕구라는 스위치를 제대로 올려버린 까닭이었다.
“더, 더 해 주세요!”
머리카락의 색상만큼 불꽃처럼 뜨거운 눈으로 민국을 보던 가루다가 민국을 향해 달려 들었다. 그리고는 게걸스럽게 민국의 물건을 물고 빨기 시작했다.
“제, 제발…! 더, 더! 제 안에 슈가빈의 새로운 생명을 내려주세요!”
교태 섞인 요청과 함께 뜨거운 신음을 내며 가루다는 계속해서 민국의 것을 입으로 물고 빨았다.
그럴 때 마다 그녀를 다루는 민국의 손길 또한 점점 더 격렬해졌지만, 가루다는 자신을 몰아붙이는 고통도 오히려 쾌감으로 느끼며 계속해서 달려들며 몸부림쳤다.
그리고….
“하아악!!!”
민국에게 깔린 가루다의 가느다란 다리가 그의 허리를 휘감으며 파들파들 떨어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행위의 시작이었다.
“아앗! 아앙! 아! 너, 너무 좋아! 더, 더! 더 깊이 박아주세요!”
조금 전 까지만 하더라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장소에서 낯뜨거운 신음이 울려 퍼졌다.
새의 탑이 떠나가라 신음을 내는 이는 십이 재앙이자 어둠 괴물의 지휘관인 가루다. 그녀는 민국의 물건에 매료된 것 마냥 자신의 적발을 흩날리며 연신 쾌락에 헐떡이는 모습이었다.
《…….》
《어, 어떻게 해야 하죠?》
《그, 글쎄…?》
본격적으로 시작된 두 남녀의 격렬한 행위를 보며 뿌우와 큐우♡는 동시에 땀방울을 만들어 내었다.
카오스님이 불러온 용사, 한민국의 힘을 빌려 십이 재앙을 처리하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결과가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 세계의 남자들과는 다르게 민국님이 여자를 좋아하시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건 예상 범주를 훨씬 뛰어넘은 일이었다.
설마 어둠 괴물의 지휘관이자 십이 재앙 중 하나인 그 가루다까지 따먹을 줄이야…. 그것도 가루다를 상대로 열심히 허리를 찍어 누르고 있었다.
어이가 없는 것은 가루다가 그런 민국의 행동에 자지러지며 환장한다는 것. 민국의 커다란 자지가 그녀의 몸을 들락날락 할 때 마다 애정과 애원이 듬뿍 담긴 가루다의 신음이 둘의 귀를 울려댔다.
《쟤도 이상해…. 어떻게 한 번 박혔다고 저렇게까지 좋아할 수가 있지?》
마치 자신의 연인에게 안기는 것 마냥 민국에게 달려들며 교성을 내는 가루다의 모습에 큐우♡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리 그래도 조금 전까지 목숨을 걸고 싸운 이들끼리 저렇게까지 서로를 탐하는 게 말이 되나 싶은 모양이었다. 그런 큐우♡의 중얼거림 뿌우는 천천히 자신의 메시지 창을 좌우로 접었다.
《내가 본 민국님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 게다가 가루다는….》
종족의 명을 이어나가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번식을 해야 하는 슈가빈의 여왕이었다.
아무튼 가루다는 살아 있었고, 전투도 끝난 모양이지만 카오스님의 힘으로 만들어낸 퀘스트는 여전히 진행 중에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꺄흐으으윽?!”
자지러지는 비명과 함께 민국의 손에 붙잡힌 가루다가 온 몸을 틀어대기 시작했다. 사정과 함께 절정에 오른 모양이었다.
동시에 민국에게 주었던 가루다의 공략 퀘스트가 성공적으로 끝냈다는 메시지가 둘의 눈앞에 나타났다.
《이게 무슨?》
《가루다는 아직 살아 있는데…?》
어안이 벙벙한 일이지만 아무튼 성공은 성공이었다. 카오스님의 권능이 담긴 퀘스트가 그렇게 결론을 내린 상황이었다.
하지만 민국은 퀘스트가 성공했다는 것도 모른 채 혹은 알면서도 무시한 채 계속해서 가루다를 탐하는 모습이었다.
“아흐흑…! 아학! 학!!!”
어느새 가루다가 엎드리고 민국이 뒤에서 박고 있었다.
뜨거운 불기둥이 자신의 안을 찌를 때 마다 가루다는 고개를 세차게 꺾으며 신음을 터뜨렸다. 사정을 하면서도 행위를 멈출 생각이 없는 지 둘의 성기가 결합된 부분에서는 허연 거품이 올라오고 있었다.
“더, 더 해 주세요…!”
몇 번이나 민국의 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가루다는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그녀의 입에서는 더욱 애타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더…! 저에게 생명의 정을! 아아아앗!”
그만큼 인간 남자와의 섹스는 그녀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겨다주고 있었다.
어둠 마력을 이용한 슈가빈의 정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쾌감이 그녀의 몸을 휘감았다.
‘어쩐지 아종들이 이 남자에게 박힐 때 마다 이상하게 그 난리를 치더니만….’
그러한 아종들의 행동들이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감각 공유를 했을 때도 뭔가 이상한 느낌이었지만, 막상 몸을 섞기 시작하니 그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쾌감이 자신의 정신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진즉에 이런 쾌락을 알았더라면, 인간들 중 남자를 골라 일찌감치 관계를 맺어야 했다는 후회까지 들 정도였다.
게다가 눈앞의 남자는 쾌락으로 점철된 육체만 만족시키는 게 아니었다.
정신적으로 굉장한 만족감을 안겨다주고 있었다. 생명의 기운을 품은 뜨거운 정액이 그녀의 몸에 가득 들어차 있는 것이다.
‘제법 좋은 몸이잖아?’
민국도 쉴 새 없이 가루다의 몸을 탐했다.
자신의 성욕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가루다의 행위는 민국의 상상 이상으로 격렬했고 뜨거웠다. 관계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여성체가 섹스의 쾌감에 의해 타락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어설펐던 처음의 행위도 잠시, 몇 번 박히고 나더니만 가루다는 오히려 본인이 먼저 민국의 위에 올라타 허리를 흔들기까지 했다.
“주, 주인님…!”
게다가 간간히 눈이 마주치면 애정이 잔뜩 담긴 눈으로 눈웃음을 치기도 했다.
괜한 착각은 아니었다. 자신과 섹스를 하던 다른 여성 영웅들과 동일한 눈빛을 민국이 헷갈릴 리 없었다.
* * *
“빨리빨리 움직여…!”
완전무장한 영웅들이 엄청난 속도로 조용한 탑의 내부를 달려 나갔다.
부활석으로 되살아난 GGW 공격대의 영웅들이었다. 모두들 하나같이 얼굴에 조급한 감정으로 가득 찬 모습이었다.
“젠장, 왜 전투가 끝나지 않은 거야?!”
가장 앞서 달려 나가던 현아가 본인의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어서 조금 전의 트라이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던 타냐가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내가 좀 더 버텼어야 했는데…! Сукаблян! 민국님에게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사지를 찢어버려 줄 테다!”
가루다 레이드는 실패했다. 아니, 실패한 게 틀림없었다.
괴물의 생명력이 얼마 남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데미지를 넣을 수 있는 탱커와 딜러가 모두 전멸했으니 레이드가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했다.
물론 힐러도 어둠 괴물에게 타격을 줄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힐러 영웅의 공격은 어둠 괴물의 지휘관인 가루다에게 안마보다도 못한 수준일 터였다.
그리고 부활석을 통해 되살아난 영웅들 중에 민국은 없었다. 보아하니 가루다에게 붙잡힌 게 틀림없었다. 최악 중의 최악인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꾸물거릴 시간 없어, 빨리 공대장님을 구해야 돼.”
“전투가 시작되면 제가 어그로 끌게요.”
“다들 가루다를 공격하는 것보다 공대장님의 생명을 끊는 것을 목표로 해! 그러면 부활석으로 다시 되살릴 수 있어!”
그렇게 GGW 공격대 멤버들이 심장이 터져라 달려서 탑의 최상에 도착했을 때였다.
“아흐흑, 흑! 주, 주인님…!”
“……에?”
“이, 이게 무슨…?!”
가루다의 옥좌라 있는 탑의 최상층에서는 그녀들의 상식으로는 조금도 예상치 못했던 두 짐승의 섹스가 적나라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잠시 후.
“아, 아아아아아앗!”
민국에게 박히던 붉은 머리카락의 미녀가 하늘 높이 커다란 분수를 터뜨리고는 경련하며 몸을 떨어대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연참 / 즐감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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