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302화 (302/486)

EP.302 새의 탑(2)

민국은 힘이 바짝 들어간 자지를 최대한 깊숙하게 찔러 넣으며 땀으로 범벅이 된 가루다를 꽉 끌어안았다. 그녀의 다리가 자신의 허리를 감싸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시작된 강렬한 사정.

“꺼어억…. 꺽…! 아, 아아아아아앗!”

숨넘어가는 소리에 이어 쾌락 섞인 비명이 민국의 귀를 가득 채웠다. 오르가즘이 온 모양인지 몸에 가득 정액을 받아낸 가루다가 허리를 열심히 튕기려는 게 느껴졌다.

이번이 몇 번 이었더라? 열 번? 열한 번?

아무튼 많이 싸대기는 했다. 자신의 성적 취향이 인외 쪽으로 변한 건 아니었다.

‘생각보다…….’

가루다의 몸이 자신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쫄깃하고 맛있었을 뿐.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 가루다는 십이 재앙이라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아니었다. 성욕, 정확히 표현하자면 번식에 미친년이었다.

“아, 흐, 아, 안 돼. 지금 흘러내리면…….”

체력적으로 숨이 넘어가는 지금의 상황에서도 손으로 정액이 흐르지 않도록 막는 가루다의 모습을 보면 정액에 대해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광기까지 느껴졌다.

심지어 정액을 가리켜서 뭐라고 했더라? 무슨 생명의 기운?

아무튼 살려달라고 말할 때부터 어이가 없기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정말 특이한 괴물이었다. 그래도 꽤 괜찮은 육체를 가지고 있기는 했다.

“후우…. 흡!”

아직 발기가 가라앉지 않은 자지를 손으로 몇 번 훑자 물총처럼 흘러나온 정액이 가루다의 얼굴에 로션 마냥 뿌려졌다.

조금 전에 제대로 사정을 못했는지, 그리고 나서야 민국은 뭔가 만족감이 드는 느낌이었다. 가루다를 내려다보니 그녀의 혀가 더듬듯 얼굴을 타고 흐르는 정액을 핥고 있었다.

《고, 고생하셨습니다.》

두 짐승의 정사가 끝난 것 같은 분위기에 뿌우가 기다렸다는 듯 나타났다.

‘생각보다 신을 많이 냈어.’

《…그러게요. 다른 인간 여성들처럼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십이 재앙은 역시 십이 재앙이네요.》

‘그나저나 쟤의 처분은 어떻게 할 셈이야?’

민국이 물었다.

큐우♡와 의견이 통일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섹스를 하던 도중 퀘스트가 완료되었다는 메시지는 스치듯 볼 수 있었다.

그 증거로 품에는 민국이 그렇게나 원했던 퀘스트 보상인 스킬 강화석이 세 개나 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더 신을 낸 것도 있었다. 다만, 골드급 마력의 결정과 챌린저 티켓은 아직까지 주어지지 않은 상황.

뭐, 그 두 가지는 그렇게까지 욕심이 나는 것도 아니었다.

스킬 강화석과는 달리 그 두 개는 시간만 있으면 어차피 얻을 수 있는 것들이었으니까. 아무튼 자신의 목적은 어떻게든 달성한 상황.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가루다의 처리 여부였다.

‘현자타임이 온 건가.’

스킬 강화석도 얻었고, 가루다도 따먹은 터.

솔직히 말해 지금은 뿌우들이 눈앞의 미녀를 상대로 어떤 결정을 내려도 상관이 없을 것 같았다.

물론, 가루다를 살리면 어둠 괴물의 지휘관이라는 그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건 가루다의 투항이 진심이라는 가정 하의 도움이었다.

민국의 눈이 가루다에게 향했다.

‘지금의 모습만 보면….’

정액으로 범벅이 된 눈이 풀린 여성체.

섹스의 황홀함으로 가득한 그녀의 얼굴만 보면 자신에게 푹 빠진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착각과 방심은 금물이었다.

게다가 인류와 어둠 괴물이 수십 년이 넘도록 싸웠던 것을 생각하면 가루다가 쉽사리 자신들에게 도움을 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래도 민국은 내심 가루다를 살리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었다.

‘예쁘기도 하고…. 행여나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

설령 자신의 뒤통수를 때린다 하면 바로 처리를 하면 될 일이었다.

지금도 성공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마당에 시간이 지날수록 GGW 공격대는 강해질 게 분명했다. 하지만 민국의 앞에 놓인 당장의 문제는 가루다의 처분 여부가 아니었다.

‘다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네. 일단 일은 저질렀는데….’

전투 가능한 무장을 갖춘 동료들의 시선이 오늘따라 더욱 따끔하게 느껴졌다.

명령만 떨어지면 천장을 보며 몸을 떨고 있는 가루다를 바로 아작 낼 기세. 그러나 지금은 자신과 가루다의 섹스를 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하는 모습이었다.

“진짜, 진짜로 개 쩐다….”

조용하게 들려오는 지젤의 탄성을 들으며 민국은 땀으로 젖은 머리카락을 살며시 긁적였다. 아무튼 신나게 즐기기는 했다.

* * *

“하아…….”

현아는 깊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들어 자신의 남편, 정확히 말하면 예비 신랑인 민국을 바라보았다.

민국이 일반적인 남자들과는 달리 여자를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사실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에 대해 기분이 나쁘거나 질투심을 느끼지도 않았다.

전에는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자신은 민국의 예정된 와이프 중 한 명이었으니까. 민국의 진심어린 사랑과 애정을 받고 있는 여자였다.

때문에 다른 여자들을 탐하는 모습을 보여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그래도 어둠의 괴물은….’

조금 아니지 않나?

태국에서 【S】 난이도 던전을 공략할 때부터 뭔가 이상한 낌새가 있기는 했었다. 그 때도 여성체로 변신한 어둠 괴물을 신나게 따먹었으니까.

문제는 따먹는 것도 모자라 어째 분위기가 가루다를 살린다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처음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확실하게 제지를 했어야 했는데….’

자신의 실수였다. 그 때 지젤, 타냐, 유나의 정신 나간 대화가 현아의 귀로 들려왔다.

“다른 여자도 아니고 어둠 괴물의 수장 중 하나인 가루다를 따먹다니…. 진짜 우리 공대장님도 대단하다.”

“확실히…. 라비아 맥퀸이나 샤오란 같은 영웅도 가루다를 따먹어 보지는 못했겠지.”

“가루다도 끝났네. 저기 눈 돌아간 거 보이지? 쟤는 이제 우리처럼 저 대물의 노예가 된 거야.”

황당하다 못해 충격적인 대화들이었다.

“확실히 민국님의 물건을 한 번 맛보면 절대 잊을 수 없기는 하죠. 그러면 저 괴물도 우리랑 똑같이 카르텔로 들어오는 거예요?”

“…어, 음. 그건 좀 기분 이상할 것 같은데.”

“난 괜찮다고 봐. 십이 재앙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거지. 어차피 공대장님의 자지가 있으니까 배신할 생각을 못할 테고, 어둠 괴물에 강렬한 스파이를 만들 수가 있잖아?”

“오?! 생각해 보니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 가루다를 이용해서 바다에 있는 리바이어선 같이 찾기 힘들 놈을 유인해서 잡아버린다면?”

그러나 정신 나간 세 년들의 대화에 공감하는 다른 팀원들을 보다 보니 현아는 자신의 머리가 혼란스러워지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이제야 뭔가 걱정이 든 모양인지 비 맞은 강아지처럼 계속해서 자신의 눈치를 보는 민국의 모습도 마음에 걸렸다.

적어도 여자면 남자의 어깨를 든든하게 만들어줘야 하는데….

“에휴, 모르겠다. 뒷감당은 알아서 하겠지.”

바로 전의 트라이를 생각하면 가루다 레이드는 거의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다시 말해 가루다의 목숨은 자신들의 손에 있는 셈. 훗날 가루다가 무슨 짓을 해도 바로 응징할 수 있다는 자신도 있었다.

그렇게 모두가 자신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갈팡질팡 할 무렵, 팀원들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는 일이 벌어졌다.

[사, 살려 주세요.]

무릎을 땅에 댄 가루다가 영웅들을 향해 바짝 엎드린 것이다. 이어서 시라누이 마이가 깜짝 놀라며 외쳤다.

“도게자?!”

* * *

도게자를 한 가루다는 자신의 현재 상황과 함께 본인을 살려주면 영웅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열심히 떠들어 대었다.

심지어 어디서 배웠는지 모든 영웅들에게 언니라는 호칭까지 붙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김소정에게 나는 너 같은 동생이 없다고 바로 까이긴 했지만….

아무튼 십이 재앙인 가루다에 대해 경계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눈물까지 뚝뚝 흘리며 목숨을 구걸하는 가루다의 노력이 어느 정도 빛을 발하기는 한 모양이었다.

“…일단은 살리고 보죠?”

“유예기간을 주는 게 어때요? 유예기간 동안 다른 십이 재앙의 동태를 파악해오라고 시키는 거죠.”

“아!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

이런 대화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가루다와 입을 맞춘 모종의 계약은 비밀이었다. 지금의 상황이 사회에 흘러나가기라도 한다면 그 파장이 엄청날 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민국이라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할 게 틀림없었다.

흘러가는 상황에 불만을 가진 이도 없었다. 다들 민국에게 푹 빠진 이들이라 민국의 의향에 따르기로 한 것이다. 이는 아직 카르텔에 소속되지 않은 신나연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지젤이 뭔가 생각이 난 모양인지 가루다를 향해 물었다.

“맞다. 너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알고 있지? 그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지젤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최근 국제 정세를 시끌시끌하게 만들고 있는 사태였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는 미노스의 심복들이 등장하면서 러시아의 쉴더급 공격대 및 동유럽의 공격대들이 다수 배치되었고, 혹시 모를 전면전에 대한 긴장감을 한껏 끌어 올리고 있었다.

인간이라면 그 어떤 정보도 알 수 없겠지만, 가루다는 미노스와 동급이라는 십이 재앙. 뭔가 알고 있는 게 있을 수도 있었다.

지젤의 날카로운 질문에 다른 영웅들의 귀도 쫑긋 움직였다.

[우크라이나요?]

온 몸의 피어싱이 인상적인 인간 여성의 질문에 가루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곳은 미노스의 영역인데? 소대가리가 움직이기 시작한 모양이네요. 그런데….]

그러더니 얼굴색이 천천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저, 저도 애들 사이에서 은따라 지금 당장은 미노스가 무엇을 하고 있는 지 파악할 방법이 없어요….]

“뭐야? 얘 완전히 쓸모가 없잖아?”

모두의 예상을 뒤집어엎어 버리는 가루다의 대답에 지젤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자 가루다가 바로 허리를 꾸벅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바로 알아보도록 할게요. 그런데 제가 지금 당장은 힘이 없어서……. 쟤네들과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수단이……. 그러니까 시간을 조금 주시면…….]

“우와…. 진짜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다.”

가루다의 말에 집중하고 있던 영웅들의 입에서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한숨들이 흘러 나왔다.

그럴 만도 했다. 전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괴물이 이렇게나 없어 보일 줄이야. 뭔가 맥이 쭉 빠지는 느낌이었다.

“공대장님. 얘 진짜 살리는 게 맞는 거예요?”

“……나중에 도움이 되겠지.”

어처구니가 없는 건 민국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골드급 마력의 결정 하나는 얻었으니 당장은 그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았다. 이어서 화제를 돌리기 위해 민국이 물었다.

“기어 스코어 장비는 언제까지 준비가 되지?”

[가동할 수 있는 마력 보유량에 따라서 다른데…. 1400 짜리면 한 달에 한 번, 그 이하면 더 빠르게 제작할 수 있어요.]

“그러면 1400 짜리로. 장비 부위는……. 마력구로 해 줘.”

[네! 그 정도는 가능합니다.]

조금 전의 실망감을 떨쳐내고 자신의 필요성을 영웅들에게 알리기 위함인지 대답은 씩씩하게 하는 모습이었다.

아무튼 새의 탑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루다와의 연락은 뿌우와 큐우♡가 대신하기로 했다.

던전 내에서는 통신 장비가 먹통이 되니 가루다에게 핸드폰을 던져 준다고 해도 연락할 방도가 없었다. 하지만 뿌우와 큐우♡마저도 가루다를 감시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는 했다.

그리고 그 한계는 생각 이상으로 쉽게 해결이 되었다.

《Sex 코인을 사용해서 제작에 들어가도록 할게요.》

큐우♡가 던전 내에서 문자와 통화만 할 수 있는 깡통폰을 제작해서 카오스 큐브 상점에 내놓기로 한 것이다. 제법 괜찮은 방법인지라 민국은 바로 허락을 했다.

그런데 깡통폰의 가격이 생각 이상으로 사악했다.

‘Sex 코인이 500개?’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코인을 전부 털어야만 구입이 가능했다. 그렇다고 안 살 수도 없는 노릇.

결국 깡통폰을 구입한 민국은 팀원들과 함께 탑을 내려가면서 비밀리에 가루다에게 깡통폰을 건넸다.

“내 번호 저장했으니까 하루에 한 번씩 무슨 일이 있는지 바로 문자로 보고해라? 그리고 장비 만들어지기 일주일 전에 연락하고.”

[네, 넵.]

“그리고 내가 전화를 걸었는데, 신호가 다섯 번 이상 가기 전에 안 받는다? 레이드 당할 거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무, 무조건 빨리 받을게요.]

“그래. 앞으로 잘 해라?”

최선을 다해 고개를 끄덕이는 가루다를 보며 민국은 그녀의 뺨을 톡톡 두드렸다. 그리고는 천천히 새의 탑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언론에는….’

십이 재앙인 가루다를 상대로 페이즈 전환까지 경험하기는 했지만, 결국 놈을 잡는 건 실패했다고 말을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탑 전체를 공략하는 데 성공한 만큼 대부분의 전력을 잃은 가루다 역시 외부로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할 생각이었다.

결국 새의 탑 공략은 반은 성공, 반은 실패로 발표가 될 터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이 세계의 인간들에게는 그것도 엄청난 성과라 할 수 있었다. 십이 재앙이라는 존재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인 건 전쟁이 시작된 이후 GGW 공격대가 최초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즐감하세요!

발목 돌아간 거 침 치료 받고 있는데...

불침에 침에 전기까지 연결하고 하는 데 와 진짜 아프네요.

다음화 보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