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22 인도산 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티가 너무 나는 것 아닌가?’
아까부터 자신의 주위를 맴돌고 있는 익숙한 얼굴의 여성을 보며 소정은 속으로 작은 한숨을 내쉬고는 피식 코웃음을 흘렸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여성의 얼굴 표정에서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여성의 정체 R’s 클랜의 1군 딜러장인 유다희.
‘확실히 예쁘긴 예쁘네.’
흑갈색으로 물들인 머리카락, 서양의 여성들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 꽉 찬 D컵.
클랜 소속의 영웅들 중에서도 유독 예쁘다는 평가를 받는 여성이었다. 그 때문인지 같은 여자인 소정이 봐도 예쁘다는 생각이 드는 외모였다.
다만, 눈매가 날렵하기 때문인지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성격도 날카로울 것 같다고 생각이 드는 비주얼이기는 했다. 하지만 그녀가 대단한 것은 외모만이 아니었다.
영웅으로서도 뛰어난 기량을 지니고 있었고, 또 인정받고 있었기에 유다희는 현재 R’s 클랜의 1군 딜러장을 맡고 있는 여성 영웅이었다. 그런 유다희가 자신을 찾을 만한 이유는…….
‘아, 하나 있었네.’
몇 시간에 1군 공격대와 함께했던 던전 공략을 마치고 주둔지로 돌아온 한민국의 언질을 떠올리며 소정은 고개를 까닥였다.
‘그냥 지나가는 식으로 말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까지 빨리 미끼를 물고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 조금 신기하기도 했다.
뭐, 인도 원정까지 남자 친구나 애인을 데리고 올 수는 없는 상황이니 조금은 이해가 되기는 했다. 부활석이 있다고는 하지만 어둠 괴물과의 전투에서 발생되는 아드레날린은 성욕을 강하게 증폭시켜주기도 하고 말이다.
때문에 밤에 주둔지를 돌아다니면 들을 수 있는 여성들의 신음 소리와 교성은 처음에나 민망했지 지금은 익숙하다 못해 무덤덤할 지경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한민국과 같은 남자가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나 같아도 물었겠네.’
남자 있든 없든 민국의 매력 앞에서는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그가 한 번 주둔지를 걸었다 싶으면 주위의 모든 시선들이 그에게 고정이 되었으니까. 인도의 병사나 간부들도 마찬가지. 물론, 인도의 여성 영웅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때문에 의도가 뻔히 느껴지는 유다희의 방문이 꼴사납다거나 부끄럽게 생각되지는 않았다.
자신들이야 성공적으로 레이드를 끝내면 그 날의 기여도에 따라 민국에게 성은을 입을 때도 있었지만,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았으니 말이다.
‘아무튼 공대장님께서는…….’
소정은 태연한 얼굴로 조만간 1군 영웅들을 하나씩 따먹을 것이라고 말하던 민국의 얼굴을 떠올렸다.
남자면서도 웬만한 여성 영웅들은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의 강한 성욕을 지닌 남자였다. 뭐, 그게 한민국이라는 남자의 매력이었지만.
아무튼 소정은 카르텔의 주인인 민국의 뜻에 간섭하거나 거스를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질투라는 감정이 아예 들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민국에게 GGW 공격대의 존재가 그 무엇보다 특별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1군 공략의 첫 발걸음은 유다희로 정해질 것 같았다. 그녀는 클랜의 1군 영웅 중 유일하게 그리고 가장 먼저 자신을 찾아온 영웅이었다. 소정이 빙긋 웃으며 물었다.
“저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예? 예?! 예니, 으읏!”
갑자기 먼저 말을 거는 소정의 행동에 유다희가 깜짝 놀라며 당황한 목소리를 내었다. 그녀의 얼굴이 부끄러움으로 새빨갛게 붉어졌다.
그런 유다희의 모습에 잠깐 놀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괜히 역효과를 보였다가 그녀가 도망치기라도 하면 그것도 공대장의 뜻과 벗어나는 일. 소정이 이미 알고 있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공대장님과 관련된 이야기죠?”
“네? 네? 아, 어…. 네.”
“여기서는 대화를 나누기가 좀 그렇고…. 제 숙소로 가실래요?”
갑작스러운 김소정의 제안에 유다희는 당황한 얼굴을 하면서도 종종걸음으로 그녀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서, 설마…. 지, 진짜야? 진짜였어? 김소정이면 GGW 공격대의 딜러장이잖아? 그러면 누구보다도 한민국과 오랫동안 함께한 사이일 텐데…. 정말로?’
소정의 뒤를 따르는 유다희는 도저히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아, 저도 섹스 좋아한다고요.]
한민국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자신의 머리에서 울리고 있는데다가 함께 앞으로의 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그렇게 소정이 유다희를 데리고 이동할 무렵….
《민국님, 퀘스트가 다 만들어졌어요!》
숙소에서 뉴스를 확인하고 있던 민국은 며칠 간 기다렸던 큐우♡의 퀘스트를 받아볼 수 있었다.
《특별♥ 퀘스트! 순조로운 어둠 괴물과의 전쟁을 위해 싸움에 지친 영웅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세요. 민국님의 능력을 카오스님이 창조하신 이 큐우♡가 응원합니다! 저의 첫 퀘스트를 받아주세요!
[목표] - 여성 영웅들과의 섹스!
단, 상대가 진정으로 만족해야만 카운트가 진행이 됩니다.
[기간] - 지금부터!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보상] - 카운트 된 수치에 따라 달라짐.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야!
선택은 오로지 민국님의 것. 여성들과 관계를 맺게 되면 민국님은 여성의 만족도에 따라 Sex 포인트를 획득하게 됩니다. 이 Sex 포인트는 1000 포인트당 1 Sex 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게 보상의 전부라면 조금 실망스럽겠죠?
이 외에도 포인트로 구매할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어때요? 끌리시죠? 그렇다면 많은 여성들을 정복해 민국님의 위엄을 널리 알려 주세요. 이 모든 보상은! 오로지 민국님만의 것입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라….’
일단 시간적 여유는 넉넉해서 좋았다.
그렇게 퀘스트의 내용을 전부 확인한 민국은 바로 포인트로 얻을 수 있는 물품들을 확인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500포인트로 구입할 수 있는 부활석과 1000 포인트로 교환할 수 있는 Sex 코인. 일단 Sex 코인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퀘스트 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번 기회에 코인을 많이 얻어놔야 카오스 상점의 레벨 업을 편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장 대단한 물건이 있는 건 아니지만 레벨 업은 하면 좋은 물품이 뜰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레전드리 클래스 티켓은 250000 포인트?’
부활석 500개로 레전드리 클래스 티켓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뭔가 거저라는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막상 포인트로 계산을 한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한 느낌이었다.
중요한 건 상대 여성을 만족시켰을 때 획득할 수 있는 Sex 포인트의 양으로 보였다.
행위 한 번 얻을 수 있는 포인트가 얼마 되지 않으면 이건 구입하지 말라는 소리나 똑같았다. 다행히 세부 정보에 여성에게서 얻을 수 있는 포인트의 양이 나와 있었다.
“현아는 450? 유나는 700이네. 김소정은 600이고, 지젤도 500.”
포인트의 양을 확인할 때 마다 민국의 얼굴이 구겨졌다. 생각보다 양이 굉장히 적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한 번의 행위로 얻을 수 있는 포인트가 아니라, 여성에게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포인트가 그 정도라는 말이었다.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은데? 역시 Sex 로 거저 얻을 수는 없다는 뜻인가?”
민국은 계속해서 세부 정보를 확인했다. 세부 정보로 확인할 수 있는 여성은 GGW 공격대의 여성이 전부였다. 아무래도 획득 가능한 포인트는 자신과 일정 이상의 친분이 있는 사람들만 확인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음? 정예린은 1200이나 되네? 뭐야? 신나연, 15000?”
갑자기 확 높아지는 신나연의 획득 가능한 포인트를 보며 민국이 어처구니가 없는 얼굴로 퀘스트 창을 바라봤다.
분명 무슨 기준이 있는 것 같은….
“어, 어라?!”
그리고 그 기준을 추정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자신이 손을 많이 댄 여성일수록 얻을 수 있는 포인트가 낮았고, 그렇지 않은 이들일수록 획득할 수 있는 포인트가 높았다.
“그래서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라고 했구나.”
그렇다면 신나연의 획득 포인트가 높은 이유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함께한 시간은 오래 됐지만, 민국은 아직 신나연과 관계를 맺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자지를 핥게 하거나 가슴을 애무하는 등의 손장난 정도는 한 적이 있었다.
만약 이러한 행위도 획득 포인트의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면….
“처음 보는 처녀 영웅은 대체 포인트를 얼마나 준다는 거야?”
그렇다면 상점의 물품들을 전부 구입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민국의 눈이 다시 퀘스트의 화면으로 향했다.
그리고 포인트로 구매할 수 있는 물품 중에는 레전드리 클래스 티켓보다도 비싼 물품이 있었다. 50만 포인트의 큐우♡ 소환권이라는 것이었다.
“…이걸 구매하면 큐우♡ 녀석이 튀어나와서 나를 도와주는 건가?”
그래봤자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싶은 생각에 픽 웃음이 터졌다. 하지만 곧 다른 생각이 들었다.
뿌우나 큐우♡는 카오스가 직접 창조한 존재들.
좋은 퀘스트를 턱턱 내놓는 것을 보면 못해도 어둠 괴물의 지휘관 그 이상의 힘을 지녔을 거라고 생각된 친구들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확실히 메리트가 있어 보이기는 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보유한 포인트는 0에 불과했다.
‘오늘부터 허리 좀 바쁘게 움직여야겠네.’
일단은 GGW 공격대 멤버들의 포인트를 쫙쫙 빠는 것으로 퀘스트를 시작해야 할 것 같았다. 그 때였다.
[김소정 : 공대장님, 제 방에 공대장님 손님이 오셨어요. 1군 딜러장이예요.]
타이밍 좋게도 김소정이 보낸 메시지가 민국의 폰으로 도착했다.
* * *
“흐읏…!”
음부에서 느껴지는 뜨겁고도 농밀한 혀 놀림. 온 몸이 짜릿해지는 그 감각에 유다희는 큰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손가락을 깨물며 몸을 떨었다.
‘뭐야? 왜, 왜 이렇게 된 거지?’
츄릅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그녀의 음부를 애무하는 여성은 다름 아닌 GGW 공격대의 김소정이었다.
‘게다가…. 왜 이렇게 잘하는 건데?!’
역시 유부녀의 스킬은 다르다는 것일까?
갑자기 파고드는 혀의 감각에 유다희는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위로 들었다. 그리고는 이렇게 된 상황의 원인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삼십 분 전 쯤.
한민국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했던 그녀는 결국 그가 했던 말의 진실여부를 알기 위해 김소정을 찾았고, 그녀와 민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었다.
그리고….
“공대장님이 여자를 좋아 한다고요? 네, 맞아요. 다른 남자들과는 조금 다른 편이기는 하죠.”
“저, 정말이요?!”
김소정의 사실 확인에 유다희는 흥분된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자신이 한민국과 잠자리를 가질 수 있을지 모른다는 달콤한 전개를 떠올렸던 까닭이었다. 성과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클랜 내에 떠도는 소문이었던 한민국 카르텔에 대한 이야기도 얼핏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눈앞의 여성 또한 한민국의 여자 중 한 명이라고는 것도.
“그, 그런데 김소정 영웅님은 아이가 있지 않으세요?”
“아이 아빠와는 헤어진 지 오래 됐어요. 참, 한심한 남자였죠.”
전 남편에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딱딱하게 굳어지는 김소정의 모습.
하지만 유다희는 그런 김소정이 너무 부러울 뿐이었다. 아이가 있다는 것도 부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민국이 그녀를 카르텔로 받아들였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보통 남자들은….’
다른 남자의 아이를 싫어한다고 들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렇게 나누는 대화의 화제는 전부 한민국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그리고 김소정은 한민국과의 관계에 대한 썰들을 농밀하게 풀어내면서 유다희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어젯밤에도 한민국과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유다희 역시 관심이 없던 건 아니었기에 그렇게 이야기를 듣고 또 듣다보니….
“히극?!”
너무 흥분했던 것일까? 상황이 어느새 이렇게까지 되어버린 것이었다.
‘기분이 복잡하기는 하지만…….’
최근 혼자서 하는 행위도 지겨웠던 데다가 김소정의 혀가 아까부터 기분 좋은 곳만을 골라서 자극했던 터라 이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뭐, 공격대 내에서 욕구불만인 영웅들끼리 딜도군을 앞세워서 물고 빠는 걸 했던 게 한두 번도 아니었고.
게다가 이렇게 GGW 공격대와 친밀하게 지내다 보면, 언젠가는 한민국과도 뜨거운 밤을 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들었다.
“흐읏, 읏!”
그렇게 마음을 놓은 유다희가 자신의 음부를 핥아대는 김소정의 머리를 누르면서 조금씩 허리를 들썩일 때였다.
삑, 삑삑.
갑자기 도어락 소리와 함께 문이 덜컥 열리더니 한 인영이 안으로 쑤욱 들어왔다.
“???????”
그리고 인영의 얼굴을 확인한 유다희가 온 몸으로 물음표를 나타냈다.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조금 전까지 그녀가 머릿속으로 떠올리고 있던 자위 대상인 GGW의 공대장, 한민국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즐감하세요!
사실 인도산 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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