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3화 〉 라비아 맥퀸
* * *
‘미리암 같은데?’
이 시간에 자신의 방을 찾을 만한 사람은 딱히 없었다. 기껏해야 GGW 멤버들 뿐.
하지만 민국은 원정을 마친 후 돌아오는 버스에서 오늘은 개인 막사에서 푹 쉬겠다고 이야기를 한 바 있었다. 다시 말해 그녀들이 자신의 휴식을 방해할 리 없다는 말이었다.
셋째 부인이 될 오현아의 부탁도 거절했는데, 그 외의 여성이 용감하게 방문을 두드릴 리가. 실제로 카르텔 내 여성들의 상하 관계는 군대 저리가라 할 정도로 철저했다. 그게 영웅이라면 더더욱.
“…아!!”
아니나 다를까 문을 여니 편한 복장을 한 미리암이 서 있었다.
보아하니 GGW 공격대의 버스가 주둔지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찾아온 모양이었다. 이래서 잘생긴 남자란….
“내, 내가 방해한 건가?”
미리암의 눈동자가 빠르게 민국을 훑었다.
방금 막 샤워를 하고 나왔는지 그의 몸에서 부드러운 향기가 났다. 이어서 민국의 젖은 머리카락에서 물이 뚝 떨어지는 것을 본 미리암이 침을 꿀꺽 삼켰다.
“조, 조금 이따가 다시 올까?”
미리암의 말에 민국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내일 오겠다는 것이 아니라 조금 이따가 다시 온단다.
전의 세계에서도 남자의 물건에 푹 빠진 여자는 그것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물며 남녀 역전 세계라 할 수 있는 이곳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아무튼 치료를 빙자한 섹스를 포기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음……. 어떻게 할까?’
원래는 큐우♡를 불러내 섹스 포인트를 대량 획득할 계획이었다.
밤새 내내 마력까지 사용해서 그녀를 만족시키면 못해도 50만 이상의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Sex 포인트 상점의 물건은 대부분의 수량이 매진된 터라 포인트도 살 수 있는 물건은 기껏해야 기어 스코어 장비가 전부였다.
있으면 좋지만, 이제는 없어도 크게 상관은 없는. 이미 핵심 물건들은 전부 구매하고 난 뒤였다.
남은 장비 아이템들도 현재 파밍 중에 있는 임시 던전에서 쉽사리 구할 수 있는 수준의 물건에 불과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기어 스코어 1300이 넘는 물건들이었지만.
‘어쩔 수 없지. 오늘은 얘로 하자.’
결국 민국은 본래의 계획을 변경해 미리암과 잠시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녀에게 뜯어낼 포인트는 없었지만, 목적이 훤히 보이는 여성을 냉정하게 되돌려 보내기도 조금 그랬다. 더욱이 민국은 그녀를 통해 화이트 하우스의 멤버들에게 손을 댈 생각이었던 터라….
미리암과의 좋은 관계를 맺는 것도 중요했다.
‘GGW 팀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것도 비즈니스라면 비즈니스겠지. 어차피 빠르게 만족시키고 큐우♡를 불러내 포인트를 캐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미리암은 방으로 들어올 생각이 없어보였다. 문 밖에서 쭈뼛거리던 미리암이 발끝으로 땅바닥을 긁으며 말했다.
“아…. 오, 오늘은 내 막사에서 할래?”
“여기가 아니라?”
“응. 최근 치료를 핑계로 계속해서 네 막사를 드나들었더니…. 이상한 소문이 돌아서 말이야.”
“그런 소문이 있었어?”
민국은 고개를 갸웃했다.
하루의 반 이상을 외부 원정에서 보냈기 때문일까? 그런 말은 들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장소를 옮기자는 미리암의 의견에는 찬성이었다.
괜히 자신의 막사에서 미리암과 뜨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카르텔 멤버들에게 들킨다면?
자신의 행동에 실망한 멤버들에게 정신없이 쥐어 짜일 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나쁘지 않지만 민국은 자신이 쥐어 짜이는 것보다 침대 위의 주도권을 잡는 플레이를 더 선호했다.
아무튼 오늘은 미리암의 막사에서 밤을 보내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만 기다려.”
외출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민국은 다시 안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러한 행동으로 인해 민국은 한숨을 내쉬면서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는 미리암의 행동을 보지 못했다.
* * *
‘이제 밤 8시 아닌가?’
하지만 추운 겨울이 코앞까지 다가온 계절 탓에 밖은 불빛이 아니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컴컴했다.
덕분에 민국은 다른 이들의 눈에 들키지 않고 미리암이 머무는 막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뭐, 다른 이들의 눈이 두려운 것은 아니지만. 괜한 구설수는 피하는 게 좋았다.
‘만약 카르텔 멤버들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농담이 아니라 진짜 엄청나게 쥐어 짜일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나 오늘은 현아의 요구도 거절하지 않았던가? 분노한 현아는 제법 무서웠다. 그래봤자 침대 위의 고양이에 불과했지만.
“이리로 올라가면 돼.”
미리암의 말을 들으며 민국은 그녀가 머무는 막사를 바라봤다.
주둔지에 세워진 영웅들의 막사는 이동식 주택처럼 컨테이너로 지어졌다. 이는 병사들의 막사 역시 마찬가지.
하지만 병사들이 머무는 일반 막사와는 다르게 영웅들은 대부분 필로티 구조의 막사를 선호했고, 또한 그렇게 짓곤 했는데 이는 본인들의 사생활 보호라는 간단한 이유 때문이었다.
‘내부는 거의 동일하네.’
거실을 포함해 방 두 개에 화장실 하나. 임시로 지어진 집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차가운 밤공기로 추운 외부와는 달리 20평 크기의 내부는 굉장히 따뜻했다.
온도를 높여주는 마력 기계가 웅웅 돌아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최하위 마력의 결정인 레드급 결정 하나면 40평대 이하 넓이의 아파트를 한 달 동안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의외로 깔끔한 성격인가 보네. 현아는 정리라고는 전혀 모르는 애인데….’
강채영도 살짝 비슷했다. 그나마 아이를 낳은 이후로 정리에 눈을 떴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카르텔이 아닌 다른 여성의 집을 방문한 일이지만 민국은 딱히 긴장이 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미리암과 자신은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
다만….
‘칫솔이 두 개?’
이 방의 주인은 한 명이 아니었다. 민국의 고개가 모로 기울어졌다. 미리암은 이에 대해서는 조금의 언급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언급할 생각도 없어 보였다. 오히려….
“바로 준비할게.”
빨리 섹스를 하고 싶어서 안달인 모습이었다. 자신의 동거인이 찾아올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빠르게 옷을 벗고 침대 위로 엎드리는 그녀의 모습에 민국은 속으로 고개를 까닥였다.
‘보아하니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같은데….’
어쩐지 갑자기 자신의 막사로 초대를 하더니만.
이후의 상황도 어느 정도 그러졌다. 자신이 미리암과 관계를 맺던 도중 동거인이라 할 수 있는 화이트 하우스의 영웅이 들어올 테고. 그녀는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 척 자연스레 끼어들며 쓰리썸 분위기를 만들려고 할 게 분명했다.
참고로 이건 인터넷에서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이렇게 친구들끼리 남자를 공유하는 방법이 이 세계에서는 유행이기도 했고. 그리고 민국은 미리암과 같은 방을 쓸 법한 화이트 하우스의 영웅을 떠올렸다.
짐작이 가는 영웅은 한 명밖에 없었다.
‘라비아 맥퀸.’
미리암의 절친이자 그녀의 마력이 타락했을 때 가장 가까이서 미리암을 간호한 여성. 그리고 그런 라비아가 상대라면?
‘오히려 환영이지.’
퀘스트로 인해 뉴 페이스와 관계를 맺으면 포인트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큐우♡를 따먹는데 성공하면서 Sex 포인트는 이제 큰 상관이 없어졌지만, 매력적인 여성 특히 인간 세계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여성은 자신의 정복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PLA 클랜의 공대장인 샤오란이 했던 말도 있었다.
‘그래도….’
민국은 자신을 돌려먹을 생각으로 엉큼한 계획을 짠 괘씸한 영웅을 그냥 둘 생각은 없었다.
‘넌 오늘 뒤졌다. 아주 살려 달라고 할 때 까지 보내주지.’
엎드린 미리암을 보는 민국의 입 꼬리가 짓궂게 뒤틀렸다.
* * *
한 시간 전.
라비아는 미리암과 함께 막사를 나섰다. 다만, 둘이 향하는 방향은 반대 방향이었다.
미리암은 오염된 마력을 치유하기 위해 GGW 공격대의 민국에게 그리고 라비아는 카밀라 벨을 포함한 공격대 멤버들의 원정 물품 준비를 확인하기 위해 걸음을 옮긴 것이다.
“고급 회복의 포션 체크, 삼주일 치 전투 식량도….”
“식량 체크 확실히 해. 저번과 같은 일이 또 벌어질 수 있잖아? 무조건 FM대로. FM대로 가는 거야.”
“던전 텐트 물품도 준비 끝났어요.”
“원터치 아니지?”
“땅 바닥에 박는 걸로 준비했어요. 원터치는 내부가 좁잖아요. 그런데 공대장님.”
“어, 어어?”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세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하지만 라비아는 자신의 임무에 집중할 수 없었다. 미리암이 꺼냈던 말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았던 까닭이었다.
그렇게 적당히 원정 물품 체크를 끝낸 라비아는 한 잔 하자는 팀원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재빨리 자신의 막사로 향했다.
‘정말일까? 진짜로 한민국 공대장이 미리암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미리암은 오염된 마력을 치유하면서 한민국과 몇 번이나 관계를 맺었다고 했다. 잘생긴 남자와 뜨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부러운데….
“마이클? 한민국 영웅 앞에서 유통기한 지난 소세지와 같은 그 물건 좆도 아니야.”
“흑인의 자지가 평균적으로 가장 크다고? 틀렸어. 동양인이 최고야.”
“물건만 큰 게 아니야. 여자를 녹이는 테크닉도 장난이 아니라고. 게다가 체력과 정력도 엄청나지. 오죽하면 내가 섹스 도중에 기절까지 했겠어?”
미리암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민국의 대단함을 이야기했다.
그녀의 말을 정리하자면 그는 자지도 크면서 여성 영웅을 쉽사리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체력도 지니고 있으며 테크닉도 엄청나다는 이야기였다.
다시 말해 영화 혹은 코믹스에서나 존재할 법한 남자라는 소리였다.
솔직히 말해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이긴 했지만, 미리암이 헛된 소리를 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자신의 막사에 도착한 라비아는 발소리를 내지 않으며 조용히 계단을 올랐다.
“…….”
밖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마치 안에 아무도 없나 싶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이는 막사의 방음이 굉장히 뛰어나기 때문이지 안에 사람이 없는 건 아니었다. 실제로 막사 내부에는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그리고 라비아가 조용히 문을 열고 방 안에 들어섰을 때.
“오오오! 오오오옷! 옷!”
괴성에 가까운 여성의 소리가 그녀의 귀를 때렸다.
“!!!”
행여나 밖으로 소리가 들릴까 라비아는 재빨리 문을 닫았다. 쿵 소리가 들렸지만, 다행히도 방 안의 두 남녀는 모르는 모양이었다.
‘저, 정말로? 그 말이 진짜였다고?’
그렇게 문을 닫자 집 안 전체를 진동하는 진한 밤 꽃 냄새가 그녀의 머릿속을 어질어질하게 만들었다.
“오오옥! 옥! 옷! 그, 그만…!”
“먼저 유혹한 거 너 아니야?”
“그, 그렇기는 한데…! 읏! 으아아아앙! 이런 건 처음이야! 좋아, 너무 좋아…!”
다시 한 번 여성의 괴성이 들려왔다.
라비아도 아는 목소리였다. 살짝 맛이 간 것 같은 소리를 내는 여성은 자신의 친구 미리암 로스가 분명했다.
침을 꿀꺽 삼킨 미리암은 도둑고양이와도 같은 움직임으로 조용히 침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는 살짝 벌어진 틈으로 내부를 확인했다.
“…….”
이어서 놀랄 만한 광경이 그녀의 눈에 펼쳐졌다.
“응, 으읏…. 으아아아아아앙!”
침대 위에는 땀으로 범벅이 된 남녀가 넝쿨마냥 한 몸으로 엮여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미리암이 팔과 다리로 민국을 꽉 붙잡고 있었고, 민국은 그런 미리암을 통째로 들어 허리를 내리찍고 있는 모습이었다.
“흣! 읏! 웃! 으읏!”
커다란 물건이 쉴 새 없이 미리암을 드나들었다. 장작을 패는 것 같은 거친 움직임에 라비아의 입이 절로 벌어졌다.
“어흑! 억! 흣!”
그런 민국의 움직임에 반응하듯 미리암의 입에서 짧은 신음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민국의 물건은 화를 내는 것처럼 미리암의 안을 쑤셔 발겼다. 그리고 라비아는 그런 격렬한 행위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짐승의 행위처럼 보이는 두 남녀의 격렬한 섹스는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후웁! 훕! 이제 나도 싼다!”
“흣! 으응…! 아, 안에…!”
미리암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에 라비아의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질내 사정이라니?’
둘의 관계가 어떤 사이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남성인 민국이 그걸 허락할 리 없었다. 기념일과 같은 특별한 날의 관계라도 질내 사정이라면 단어만 나오면 찬바람이 쌩 부는 게 남자였다.
하지만….
“안에 싸 줄 테니까 제대로 벌리라고…!”
“흐읏! 읏! 빠, 빨리…! 옷! 오옷!”
찔꺽거리는 소리와 함께 민국이 엄청난 속도로 허리를 박아대기 시작했고, 다시 한 번 괴성을 터뜨리던 미리암이 경련하듯 온 몸을 떨기 시작했다.
‘저, 정말로…!’
라비아는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은 채 방 안의 모습을 확인했다.
민국이 자지를 뽑자 미리암이 몸을 위아래로 떨며 분수를 터뜨렸다. 말로만 듣던 오르가즘이 분명했다.
동시에 진한 정액이 그녀의 보지 안에서 주룩 새어나왔다. 정말로 미리암의 안에 사정을 한 것이다. 하지만 행위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흐읏…!”
지쳐 보이는 미리암을 엎드리게 만든 민국이 이번에는 뒷치기로 자신의 자지를 찔러 넣었다.
그 모습을 보며 라비아는 침을 꼴깍꼴깍 삼켰다.
여자가 남자를 따먹는 일반적인 광경이 아닌 그 반대의 광경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어느새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뜨거워진 보지에 손을 가져다 대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