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1화 〉 마하 강 방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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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다 : 민국님, 오랜만에 연락드려요!]
[가루다 : 바이콘 녀석의 눈초리가 심해서 제대로 연락을 드리지 못했어요. 놈의 부하가 얼마든지 제 탑을 드나드는지…. 진짜 놈의 지원을 거부하고 한 방 날리고 싶었다니까요?]
[가루다 : 그런데 민국님, 인도에서 미노스 녀석과 한 판 붙었다면서요?]
[가루다 : 민국님 혹시 바쁘신가요?]
[가루다 : 민국님???]
[가루다 : 어…. 읽음 표시가 떠있는데 왜 대답이 없으세요?ㅠㅠ]
가루다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쉴 새 없이 조그마한 기계 위를 오갔다. 분명 상대방의 읽음 표시가 떠있는데, 대답이 오지 않고 있었다.
“화가 제대로 났나 본 데…. 이래서 씨발, 바이콘 녀석과는 엮이는 게 아니었는데…. 괜히 놈이 준다는 공허의 마력이 괜히 눈이 돌아가서는.”
거기에 민국이 말했던 놈의 행동을 파악하려면 어쩔 수 없이 놈과 접촉을 하긴 해야 했었다.
문제는 자신의 권속이 놈의 땅에 가 있는 숫자만큼 자신 또한 바이콘의 부하 또한 받아들여야 했다는 것. 일종의 교환인 셈이었다. 그리고 하급과 중급 괴물을 보낸 자신과는 달리 바이콘은 본인의 권속을 보냈다. 때문에 가루다는 주변의 인간 영웅들을 공격하는 등 바이콘이 보낸 권속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 해야 했었다.
아무튼 오지 않는 대답에 가루다는 입이 점점 타들어갔다.
민국이 이끄는 GGW 공격대는 아직도 인도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카우킹 세력과 대규모로 한판 붙은 모양. 당연하지만 가루다는 미노스가 카우킹 놈을 당해내지 못하리라 여겼다.
‘카오스의 힘인 부활석이 있는 이상 우리가 인간들을 완벽히 제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야.’
던전 브레이크를 통해 온전한 힘을 지닌 채로 지상계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그나마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자신들과 반세기가 넘도록 전쟁을 벌여온 인간들도 멍청하지는 않았다. 인간들은 던전 브레이크가 터지는 것을 대비해 클랜이라는 것을 만들어가면서 던전의 공략에 나섰고, 공허 마력을 잔뜩 머금은 던전이 자연적으로 브레이크 된 것은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였다.
‘그나마 터진 던전 브레이크는 전부 내가 한 일이었지.’
그것도 강제로 던전 브레이크를 일으켰다가 제대로 망해버렸다.
그런 자신의 사례도 때문에 인간계를 정복하기 위해 나선 십이 재앙들은 현재 본인들의 세력권에서 몸을 사리며 유유자적하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그런 십이 재앙의 행동에는 인간들의 공격 따위는 어렵지 않게 막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지금까지의 인간들은 그러했으니까….”
하지만 민국과 그가 이끄는 GGW 공격대를 상대하다 보면?
생각이 달라질 터였다. 그는 지금까지 마주쳤던 평범한 인간 영웅들과는 많이 달랐다. 그건 그와 GGW를 직접 상대해 본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아, 그런데 진짜 어떻게 하지? 이러다가 한민국이 새의 탑으로 치고 올라오는 거 아니야?”
정말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그 때였다.
[한민국 : 미노스는 만나지 못했다. 그 휘하의 놈들만 조졌을 뿐이지.]
[한민국 : 그리고 지금도 녀석들과 대치하고 있고.]
기계가 진동하며 화면에 메시지를 만들어냈다.
“아…….”
민국의 메시지를 본 가루다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진짜 다행이었다. 하지만 위기는 아직 끝이 아니었다.
[가루다 : 히, 힘드시겠네요.]
[가루다 : 혹시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
[가루다 : 민국 아니, 주인님의 충실한 노예 가루다는 언제나 주인님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붙잡았던 인간 영웅들을 통해 배운 메시지들을 보내면서 가루다는 침을 꿀꺽 삼켰다.
착 가라앉은 느낌을 주는 메시지에서 가루다는 그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뻔했다.
‘나 때문이겠지.’
한 달이 넘도록 그와 제대로 연락도 하지 못한데다가 골드급 마력의 결정 또한 보내지 못했다.
전부 의심쟁이 바이콘 녀석과 그가 보낸 권속 때문이었다. 그래도 의심의 끈이 자신이 인간과 손을 잡았다는 것 까지는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었다.
게다가 가루다는 아직 바이콘의 세력을 감당할 수 있는 힘이 부족했다.
만약 놈이 자신을 향해 공격해 온다면? 한민국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버틸 재간이 없었다. 그리고 인간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 다른 십이 재앙들에게 알려지게 되면? 자신은 끝장이었다.
아무튼 일단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인간의 의심을 풀어주는 게 우선이었다.
[가루다 : 맞다! 의심쟁이 녀석이 드디어 경계를 푼 것 같아요.]
[가루다 : 그 자식 저의 행동을 감시하려고 본인의 권속을 보낸 거 있죠?]
[가루다 : 덕분에 한동안 놈의 부하처럼 생활을 해야 했어요ㅠㅠ 연락도 잘 드리지 못했고요.]
[가루다 : 민국이 알아보라고 했던 정보에도 조금 접근할 수 있었어요. 바이콘 녀석이 결국 고비 사막에 【S】 난이도의 던전을 만든 모양이에요. 그것도 무려 세 개 나요.]
[가루다 : 본인이 보유한 공허 마력을 대부분 때려 부었다고 해요. 완전 올인을 한 셈이죠.]
그리고 그가 좋아할 만 한 정보를 입수하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반응이 왔다.
[한민국 : 고비 사막에? 정확한 위치는?]
[가루다 : 거기까지는 잘…. 부하들을 통해 알아보고 있는데, 놈의 경계심이 워낙 심해서 그것까지는 접근할 수 없었어요.]
거짓말이 아니었다.
자신도 권속을 보냈더라면 알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했던 까닭에 놈의 계획을 듣는 것만으로도 정말 별의별 고생을 다 해야 했다.
[한민국 : 알았다, 그건 이쪽에서 알아보도록 하지. 그건 그렇고 물건은 보낼 수 있지?]
“물건? 아아….”
가루다의 눈이 한 쪽으로 향했다. 고풍스러운 원형 탁자 위에 황금색으로 빛나는 마력의 결정이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었다.
[가루다 : 네, 보낼 수 있어요.]
[한민국 : 몇 개나 가능하지?]
[가루다 : 네 개요.]
원래는 세 개는 보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살짝 무리한다면 하나 정도는 더 보낼 수 있었다. 부디 이것으로 민국의 기분이 풀렸으면 생각이었다. 가루다는 파죽지세로 새의 탑을 오르던 민국과 휘하 영웅들을 코앞에서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 그 때가 온다면….’
그 날은 자신의 제삿날이겠지.
그 때와는 달리 지금은 공허의 마력을 어느 정도 흡수하면서 잃어버린 힘을 제법 되찾았다지만 민국을 포함한 영웅들 역시 본인들의 실력이 정체된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가루다는 민국의 정을 받아들여 순혈의 슈가빈을 탄생시켜야 했다. 이는 유일하게 민국만이 해 줄 수 있는 일. 때문에 가루다는 그의 말을 거스를 수 없었다.
[한민국 : 네 개…. 좋아, 언제쯤 받을 수 있지?]
살짝 밝아진 느낌의 메시지.
그의 기분이 풀린 것은 느낌에 가루다는 한숨을 내쉬었다.
슈가빈의 여왕이자 십이 재앙 중 하나인 자신의 신세가 이렇게까지 된 것이 조금 처량하게 느껴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저 남자와 손을 잡기로 한 것은 내가 내린 선택.”
그렇다면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수밖에.
[가루다 : 제 부하를 통해 보낸다고 하면…. 사흘 정도 걸릴 것 같아요. 무플런의 세력권을 돌아가야 해서 조금 걸릴 것 같아요.]
[한민국 : 사흘이라…. 나쁘지 않네. 그걸 받고 나면 카우킹 녀석들을 밀어버리고 임시 던전 공략에 들어가야겠어.]
[기루다 : 임시 던전? 카우킹의 권속이 숨은 던전인가요?]
[한민국 : 그래. 베는 맛이 있는 녀석이었는데, 죽을 것 같으니 바로 도망을 치더군. 어둠 괴물이 도망을 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걔들도 생명이야, 생명! 목숨이 하나밖에 없다는 걸 모르는 친구들이 아니라고! 게다가 공허의 틈새로 끌려가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데…!”
무시무시한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보며 가루다는 속으로 눈물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어둠 괴물이 강제로 던전을 뚫고 지상계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죽기라도 하면? 영혼이 공허의 틈새에 갇혀 억겁의 시간 동안 고통을 받아야 했다.
공허의 모든 생명체들이 두려워하는 최악의 죽음이었다.
아니, 벗어날 수 없는 공허의 틈새에서 영혼이 쉴 새 없이 찢겨나가는 것을 느껴야 하는 그것을 과연 죽음이라 표현할 수 있는 걸까?
당연하지만 던전에서 죽어도 공허의 틈새로 끌려가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공허에서 태어난 이들은 공허의 마력을 끊어내지 않는 이상 공허를 벗어날 수 없었다.
‘공허의 마력을 끊어낸다는 것은….’
자신들의 죽음을 의미했다. 자신들의 신체를 유지하는 힘이 공허 마력이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부활석을 믿고 달려드는 민국과 GGW 공격대를 미노스 녀석이 막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쉬이 들지 않았다. 자신이 직접 붙어봤기에 더더욱 그랬다.
“뭐, 그건 그렇고….”
중요한 것은 다른 어둠의 괴물이 아닌 자신과 슈가빈 종족.
일단 자신을 제외한 순혈 슈가빈을 탄생시키려면 빨리 민국과 교접을 해야 했다.
“흐읏!”
종은 다르지만, 머리띠를 하듯 귀의 뒷부분에 솟아오른 날개 뼈를 잡고 격렬하게 자신을 범하던 민국과 그 때의 감각을 떠올리니 자신도 모르게 정신이 아찔해졌다.
그 때의 충격과 쾌감은 시간이 제법 흐른 지금도 잊히지가 않았다.
[한민국 : 좋아, 사흘 뒤. 골드급 마력의 결정 네 개. 기억하겠어.]
[가루다 : 네, 넵. 저는 언제나 민국님을 돕는 착한 슈가빈입니다. 충성충성. 그런데…. 새의 탑 방문 일정은 언제……. 되실까요?]
[한민국 : 새의 탑 방문?]
[가루다 : 네…. 그…. 제가 민국님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려면 제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권속도 필요하고 순혈 슈가빈을 늘려서 세력도 넓혀야 하는데……. 민국님이 계셔야만 그게 가능하거든요.]
메시지를 보낸 가루다는 자신의 손으로 민국을 받아들였던 보지를 슬슬 매만졌다. 조금씩 축축해지는 보지가 수컷을 원하면서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덩달아 가루다의 입에서도 뜨거운 신음이 새어나왔다.
“아, 아으…. 씨발, 오기만 해 봐라. 아주 쥐어 짜내줄 테니까.”
못해도 내 안에 열 번은 싸게 만들어야지.
저번에 받아낸 정액은 공허 마력으로 바꿔먹었지만, 이번에는 몸도 괜찮아 졌으니 바로 권속과 순혈 슈가빈을 만들 생각이었다.
[한민국 : 내가 있어야 된다고? 어째서?]
“아니, 왜 다 알면서 모른 척이야?”
입술을 삐죽 내민 가루다가 재빨리 메시지를 보냈다.
[가루다 : 민국님이 제 안에 정을 주셔야만 가능한 일이거든요. 그래야만 저도 어여쁜 아기를 낳을 수 있고…. 권속도 만들 수 있고….]
[한민국 : 아, 그러니까 한 번 박아달라는 거네?]
[가루다 : 아니요, 여러 번♡. 주인님의 성노예 가루다는 언제나 주인님 앞에서 보지를 벌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좀 박아달라고…! 흐읏!”
손가락을 강하게 움직일 때마다 몸이 떨려왔다.
짜릿한 감각이 계속해서 몰려왔지만 이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지금 당장 수컷의 물건이 필요했지만 자신을 품어줄 수컷은 이 자리에 없었다.
잠시 후, 민국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한민국 : 좋아, 조만간 미친 듯이 박아줄게. 하지만 조건이 있어.]
[가루다 : 조, 조건이요?]
[한민국 : 메를린 녀석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 봐. 놈이 조용한 게 수상해.]
“메를린……?”
무플런 종족을 이끄는 괴물.
그리고 무플런은 인도 동쪽의 캘커타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세력을 떨쳐나가고 있었다.
자신의 세력이 넓었을 때는 그 년과 경계를 맞닥뜨리기도 했지만, 뭐, 새의 탑만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지금은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지 않은 지도 제법 오래 되었다.
그러고 보면 인간과 카우킹 세력이 맞붙는 와중에 무플런의 세력이 따로 움직였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보아하니 은밀하게 음모를 꾸미고 있는 모양이었다.
“의심쟁이 바이콘 녀석만큼은 아니지만…. 그 년도 조금 접근이 까다롭단 말이지.”
그래도 한민국의 명령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가루다 : 한 번 알아보도록 할게요.]
그렇게 메시지를 보낸 가루다는 바로 메를린에게 연락을 보냈다.
우우웅!
“무슨 일이지?”
“……어?”
이렇게나 빨리 연락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마력 신호가 한 번이나 갔을까? 통신구에 누워있는 염소 뿔 여인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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