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377화 (377/486)

〈 377화 〉 미노스

* * *

● 경축) 인도 전선에서 GGW 공격대가 다르잔 소멸시키는데 성공함!

??? 다르잔이 누군데? 설명은 해주고 축전을 날리던가 해라.

인도의 십이 재앙.

십이 재앙은 미노스랑 메를린이잖아. 다르잔은 듣도 보도 못한 놈인데?

듣보잡은 절대 아님. 인도에 있는 십이 재앙 미노스 휘하의 지휘관급 개체임. 이름 붙은 거 보면 모르겠음? 딱 봐도 네임드지.

10 등급 특수 개체 정도 된다는데?

다르잔의 소멸 소식은 국내에서도 큰 이슈였다. 특히나 GGW 공격대는 벌써 지휘관급 개체를 세 녀석이나 처리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인류의 군대는 지상전에서 어둠 괴물의 네임드를 물리치는 성과를 간혹 거둔 바 있었다.

하지만 매번 끝 마무리를 제대로 짓지 못해 놈들을 놓아줘야 했었다. 그러나 마하 강 전선은 달랐다. 한민국 영웅이 지휘하는 GGW 공격대가 나섰고, 10성 영웅 다수로 구성된 그녀들은 너무나도 쉽게 지휘관급 개체를 소멸시켰다.

● 아니, GGW 공격대는 그런 괴물을 대체 어떻게 잡은 거야?

괜히 쉴더급, 쉴더급 하는 게 아니잖아? 크으…. 해외로 파견나간 GGW 의 활약상 들을 때 마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웅장해질 가슴은 있고?

너보다는 훨씬 클 걸?

● 그나저나 9 등급만 나타나도 진돗개 하나 떨어지는 거 아니었어? 10등급 특수 개체면 대체 얼마나 강한거야?

진돗개 하나가 뭐야? 이미 두 돈 반 타고 나갔음.

두 돈 반? 요즘도 K605 타고 다님?

ㄴㄴ 마력 두 돈 반이라고 신형 있음. 요즘 군대 편해짐. 나 때는 K207들고 몬스터잡고 그랬는데…. 요즘은 던전 게이트 터지는 것도 없다니까.

그리고 다르잔의 소멸은 많은 이들에게 큰 화제가 되었다.

십이 재앙의 심복이 지상전에서 패배하고, 영웅들의 추격으로 완전히 죽어버린 것이다. 그야말로 영웅과 군인들의 활약으로 어둠 괴물을 소멸시키는 완벽한 전과였다.

게다가 GGW 공격대는 다르잔을 제외하고도 찬드라니암과 훔바바와 같은 지휘관을 개체를 소멸하는 공을 세웠다. 처음은 운이라도 그것이 반복되면 실력이었다. 그리고 세상에는 이러한 영웅이 필요했다.

[한민국! 한민국!]

[지휘관급 개체만 세 마리를 잡았대. 이러다가 십이 재앙도 잡는데 성공하는 거 아니야?]

[한민국과 GGW 공격대라면 가능할지도 몰라. 무려 10성 영웅이시잖아?]

덩달아 미 해병대와 인도군의 명성도 높아졌다.

30만이 넘는 어둠 괴물을 상대로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싸운 군인들은 한 명 한 명이 영웅이자 빛이었다.

게다가 종군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민국이 ‘병사들의 활약과 숭고한 희생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며 자신들의 공을 군인들에게 넘기기까지 하며 그녀들을 치켜세웠다. 그로 인해 군인들 사이에서 GGW 공격대에 대한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

“한민국! 한민국!”

“오빠! 절 가져요!!!”

더군다나 한민국은 여성 군인이라면 환장을 하는 잘생긴 남자 영웅이기도 했다.

그렇게 GGW 공격대에 대한 군인들의 믿음과 신뢰가 하늘을 찌를 때, 인간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진격! 진격하라!!!”

다르잔이 소멸하고 이틀 뒤.

미 해병 1사단과 인도의 10군단이 마하 강을 건너 진격하기 시작했다.

“물러서지 마라!!!”

“빨리 빨리 움직여! 우리가 1초 빨리 움직일 때 마다 아군 열 명을 살릴 수 있다!”

포탄이 요란하게 떨어지는 가운데 공병들이 다리를 연결하는데 성공했고, 오현아와 타냐를 선두로 영웅들이 길을 뚫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를 전차대대가 따르면서 덤벼드는 어둠 괴물들에게 포탄을 한 발씩 선물해줬다.

훗날 마하 강 전투로 명명한 교전은 17시간가량 이어졌다.

이 전투에서 인·미 연합군은 다르잔과 함께 카우킹 세력을 지휘하던 모하이스까지 임시 던전으로 몰아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모하이스를 완벽히 소멸시키기까지 정확히 사흘하고도 두 시간이 더 소모됐다.

와아아아!!!

한민국! 한민국! 한민국!

이번 작전의 성공 소식을 들은 인도 전역이 함성이 터뜨렸다. 어둠 괴물과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10 등급 특수 개체라 할 수 있는 지휘관급 개체를 네 놈이나 잡아낸 것도 모자라 무려 30만이 넘는 어둠 괴물을 차가운 땅바닥에 처박아 준 것이다.

“바로 영웅 전력을 편성해야 합니다.”

“영웅들이 임시로 생겨나는 던전을 처리하는 동안 인도군은 북쪽의 군대가 내려올 것을 대비해 방어선을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투는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괴물들의 피가 흐른 자리에서는 오염된 대지와 임시 던전이 생겨날 테고, 북쪽의 미노스 역시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다면 이번 승리에 고무된 동남아시아와 중국이 파병을 결정한 것이다. 미국 역시 제2 해병 사단의 출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면…. 델리 전선의 어둠 괴물을 몰아내는 것도 꿈은 아닐지 몰랐다.

* * *

[그게 무슨 소리지?]

미노스의 입에서 하얀 숨이 새어 나왔다.

자신의 군대가 둥지를 나선지 고작해야 이 주에 불과한 시간이 지났을 뿐이었다. 이어서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보이던 괴물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인간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놈들이 치고 나왔나 보지?]

시작부터 기분이 나빴던 출정이었다.

무플런을 상대하라고 병력을 내보냈는데, 갑자기 인간들의 군대에 의해 진격이 막혔다는 보고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똥개도 제집에서는 한 수 먹고 들어간다’는 말처럼 공허의 마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어둠 괴물들은 인간들의 거센 반항을 뚫지 못하고 그 자리에 진격을 멈춰서야 했다. 하지만 미노스는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인간들은 약했고, 자신들은 강했으니까.

그러나 며칠 전, 충격적인 보고가 들어왔다.

영웅들의 공격에 다르잔이 큰 부상을 입었다는 보고였다. 하지만 미노스는 당황하지 않았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보고였으니까. 현재 인도에는 인간들의 최정예 전력이라는 쉴더급 공격대가 다수 모여 있었다.

그런 영웅들의 합공 공격이라면 공허 능력을 사용할 수 없는 다르잔도 제법 고생을 할 게 분명했다. 던전 내라면 모르겠지만, 지상에서의 자신들은 본래의 힘을 반도 낼 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인간들의 대규모 군세가 진격 한다’는 보고를 끝으로 모든 연락이 두절되었다.

그 뿐인가?

다르잔과 함께 어둠 괴물을 지휘하던 모하이스의 생명 반응도 사라졌다. 미노스 입장에서는 미치고 활짝 뛸 노릇이었다. 그 둘이 지휘하고 있는 병력만 해도 자신들이 지닌 전력의 60%나 되었다.

[정찰병을 보내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해야겠다.]

[이미 밀버스 무리를 보냈습니다, 족장.]

[밀버스들이 도착하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연락이 올 겁니다. 그나저나 만약 인간들의 공격에 저희들이 밀리고 있으면…. 지원군을 보내야 합니까, 족장?]

[…….]

심복들의 말에 미노스는 입을 다물었다.

원래라면 보내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그럴 병력이 없었다. 정예 병력들이 전부 델리 전선에 묶여 있는 까닭이었다

‘다르잔과 모하이스에게 병력 대부분을 맡긴 것이 실수였어.’

지휘관급 개체를 몇 마리 더 추가했어야 하는 후회가 들었다. 하지만 그때는 어쩔 수가 없던 상황이었다. 메를린의 도발 때문에 자신을 포함해 실력 있는 놈들은 뉴델리 전장에 참여해야 했다. 그나마 남는 지휘관이 그 둘이었다.

그렇다고 자신들의 후방에 둥지를 만들려는 메를린의 계획을 그냥 두고 볼 수도 없었고.

‘어차피 그 정도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해결하리라 생각했는데….’

혹시나 새로운 둥지에 무플런의 네임드들이 있을까 싶어 예비 병력 대부분을 그 두 녀석에게 쥐어줬다.

하지만 그것이 실책이었다. 분명 자신의 명령은 무플런의 추가 둥지를 박살내라는 것이었는데…. 어찌된 것인지 무플런의 세력이 아닌 인간들과 싸우다가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것이다. 물론, 무사히 뒤로 후퇴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밀버스들이 날개를 접으며 복귀한 순간 자리에 있는 괴물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전부 죽음! 전부 죽음!”

“던전 많이! 던전 많이! 영웅 많다! 영웅 많다!”

밀버스의 보고를 들은 미노스와 지휘관급 개체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수십만이 넘는 동족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고, 던전 속에 갇혀서 소멸을 기다리고 있었다.

[구출해야 합니다.]

이마에 난 뿔에 번개가 파직거지는 외뿔소 괴물이 외쳤다. 다른 이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던전 속으로 숨어든 동족들은 계속해서 덤벼드는 인간 영웅들에게 토벌당할 운명이었다. 더군다나 인간 영웅들은 부활석이라는 카오스의 능력으로 계속해서 죽여도 되살아나는 이들이었다. 그 중에는 무시할 수 없는 실력자도 있었다.

[제가 가서 던전을 열겠습니다.]

외뿔소가 말했다.

던전으로 숨어든 어둠 괴물들을 지상으로 꺼낼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임시 던전을 이용한 던전 브레이크를 일으키거나 공허 마력을 대거 품은 던전을 근처에 짓는 것뿐이었다. 다시 말해 지휘관급 이상의 개체가 직접 나서야하는 일이었다. 대지를 오염시키는 작업에 사용될 병력도 필요했다.

그 뿐인가?

인간들을 몰아낼 병력도 필요했다. 하지만 카우킹의 주 병력은 메를린과의 전장에 배치되어 있었다.

때문에 병력을 빼기가 애매했다. 자신들의 빈자리를 알아차리는 순간 교활한 메를린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

그렇게 조용히 고민을 거듭하던 미노스가 몸을 일으켰다.

여느 십이 재앙이 그렇듯 카우킹을 이끄는 족장이 몸을 일으킨 순간 대기가 잔잔하게 떨려왔다. 그가 지닌 막대한 공허 마력에 겁을 먹은 것이다.

이어서 미노스가 자신의 커다란 어금니를 손으로 매만졌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앉아있던 대전의 옆에 놓인 커다란 도끼를 들어 올린 후, 어깨에 걸쳤다.

[…….]

그 순간 자리에 있는 네임드들은 온몸의 솜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무플런 세력과의 수많은 충돌에도 불구하고 메를린이 나서지 않는 이상 몸을 움직이지 않았던 그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무심한 듯 아무 감정도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커다란 눈동자에 조그마한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나의 부하들을 구해야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주변을 짓누르는 목소리.

[이 땅을 지배하기 전에 인간들에게 땅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줄 필요가 있겠어.]

미노스가 말했다. 그리고 인도의 라자스탄 주 북부의 둥지에서 카우킹의 병력이 남하하기 시작했다. 그 선두에는 다른 어둠 괴물과는 강함을 달리하는 커다란 소 괴물이 있었다.

* * *

갑자기 찌릿하는 느낌이 몸을 타고 흘렀다.

“……뭐야? 전기가 통하나?”

편안한 자세로 인터넷을 하고 있던 민국은 갑자기 자신의 손에 흐르는 전기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는 노트북을 이리저리 확인했다. 최신형 노트북이 문제가 있을 리는 없을 텐데…. 하지만 왠지 모를 불길함이 계속해서 피어올랐다.

점심 때 먹은 것이 잘못되었는지 속도 울렁거리는 느낌이었다.

[강채영 : 무슨 일 있어? 갑자기 대답이 늦어지는데?]

[한민국 : 아니, 아무것도. 갑자기 전기가 찌릿하고 통해서 노트북에 문제가 있나 확인해봤어.]

[강채영 : 응? 충전 단자에 이상이 있는 거 아니야? 자세히 확인해 봐.]

메시지에서 걱정이 된다는 느낌이 물씬 풍겨 나왔다. 이어서 민국의 눈이 책상 위로 향했다. 충전 단자는 연결조차 하지 않았다.

‘뭐, 잠깐 찌릿한 거겠지.’

흔히 있는 대수롭지 않은 일. 민국이 그렇게 생각을 하고 홀로그램 키보드에 손을 올렸을 때였다.

쿠웅!!!

멀리서부터 요란한 발소리와 들려오더니 누군가가 거칠게 문을 열었다. 오현아였다.

“미, 미, 민국아…! 카, 카우킹 세력이 내려오고 있대!!!”

자신을 보자마자 그녀는 귀신 들린 것 같은 소리로 외쳤다. 이어서 민국이 고개를 갸웃했다. 카우킹 세력이 움직이리라는 건 예상 범주 내의 일이었다. 이렇게 소란을 떨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말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미노스…! 미노스가 등장했어!”

“아니, 씨발 벌서?!”

십이 재앙의 등장.

민국은 울렁거리는 속을 진정시켰다. 어쩐지 전기가 강하게 통하더니만. 나 제법 감이 좋은 편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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