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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소녀 전쟁-384화 (384/486)

〈 384화 〉 미노스

* * *

“6%! 다들 똑바로 정신 차려! 지금부터 시작이야!!!”

이럴 때 일수록 더욱 더 집중력을 높여야 했다.

기회는 많이 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눈앞에 보이는 기회는 반드시 잡아야 했다. 더군다나 자신들에게는 남은 기회도 별로 없었다.

[감히 나 대족장에게 반항을 해?!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신세로 만들어주마!]

템포를 높이는 영웅들의 움직임에 미노스가 커다란 도끼를 쉴 새 없이 휘두르며 외쳤다.

“내가 괴물도 아닌데 너를 왜 따르는데?”

“머리가 잘 안돌아가는 걸 보니가 네가 죽을 때가 됐나보다. 그러니까 제발 좀 뒈져!!!”

“무조건 이번에 잡는 거야! 씨발, 진짜로 배고파 죽겠다고!!!"

거친 욕설과 함께 미노스를 상대하는 영웅들이 공격 또 공격을 이어나갔다.

미노스의 단단했던 보호막이 점점 깨져나갔고, 커다란 괴물의 피부에 칼자국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한다. 다만, 영웅들도 무사하지 못했다. 점점 더 강력해지는 녀석의 공격에 중상을 입으며 하나, 둘씩 피를 토하며 물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녀석에게 데미지를 얻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 민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느 순간부터 민국은 허리춤의 단검을 들어 틈이 날 때 마다 놈에게 투척했다. 데미지를 줄 생각은 아니고, 놈의 시선을 건드리는 용도였다.

자신의 포지션은 힐러. 공격보다는 팀원들의 회복에 더욱 신경을 써야 했다.

“모두 피해!!!”

쿠웅! 쿵!

“1시, 4시, 9시!!!”

미노스가 만들어낸 불바다가 전장을 뒤덮는다. 그리고 영웅들이 다람쥐처럼 쪼르르 움직인다.

“포션! 포션 있는 사람?!!!”

“나 없어! 여기 힐 좀!”

준비해 된 물자는 떨어진 지 오래. 딜러와 힐러들의 마력도 바닥을 기고 있었다.

결국 희생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사망한 이들은 정예린과 시라누이 마이. 그녀들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미노스의 강력한 콤보 공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꺄아아아악!!!”

팀의 보호를 책임지던 지젤도 죽었다.

미노스의 던진 두 개의 도끼가 그녀의 양 옆을 포위하듯 떨어진 것이다. 날아오는 도끼는 어떻게든 피한 모습이었지만, 도끼에서 피어나는 두 갈래의 불길은 피할 방법이 없었다.

‘젠장…!’

지젤의 포지션이 이상하기도 했지만, 미노스가 제대로 노리고 던진 공격이었다. 역시 만만치 않은 놈이었다. 아무튼 지젤의 사망은 타격이 컸다. 그녀의 사망으로 팀의 안정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부활 궁극기가 남아 있다면 바로 그녀를 살렸겠지만, 아직 2분 가량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씨바알!!!”

멀리서 현아의 욕설이 들려왔다.

도끼를 던져 버린 미노스가 주먹으로 그녀의 방패를 내리치고 있었다. 켄달이 열심히 커버를 하고 있었지만, 방패가 걸레짝처럼 찌그러지는 모습을 보면 놈의 무지막지한 공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어쩔 수 없이 자신도 메인 탱커의 힐 업을 거들어야 했다.

“10초 내로 궁극기 돌아오는 사람!”

“저, 16초 뒤요!!!”

옆에서 최유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움직임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죽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버티는 모습이었다. 체력 상태도 의외로 좋았다. 아무튼 그녀의 궁극기는 썬더 애로우. 녀석에게 추가 데미지를 줄 수 있는 능력이었다.

“김소정 숨 고르고, 신나연은 마력 회복해!”

빠르게 결론이 내려졌다.

신나연의 궁극기가 발동되면 그 때 모든 전력으로 공격을 이어나가야 했다. 힐러가 한 명 죽은 이상 공격대가 전멸하는 건 금방이었다. 녀석의 데미지를 버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미노스의 남은 생명력 4%. 많지 않은 것 많으면서도 엄청나게 많은 수치였다.

거기에 딜러도 두 명이나 이탈했으니 못해도 2분 이상 쉴 새 없이 공격을 쏟아 부어야 했다. 하지만 놈을 상대로 2분의 시간을 버티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운에 모든 것을 맡기는 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가 없는 상황. 게다가 마력석의 여유가 많지 않았다. 지금처럼 놈을 잡을 기회가 생겼을 때 어떻게든 잡아내야 했다.

“준비 됐어요!”

“바로 낙인 찍어!”

“썬더 애로우!!!”

최유나의 궁극기가 사용되었고, 번개 모양의 표식이 미노스의 이마에 찍혔다.

그 때, 꺄악하는 짧은 비명과 함께 미노스의 풀 스윙에 얻어맞은 오현아가 뒤로 튕겨나갔다. 물수제비처럼 몇 번이나 지면과 충돌한 현아의 몸이 곧바로 회색으로 변했다. 그 광경에 민국은 머리가 아득해지는 느낌이었다.

‘아…?!’

하지만 그것도 잠시.

“타냐! 빨리 어그로!!!”

민국은 재빨리 팀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아직 포기하기엔 일렀다.

피닉스 나이트 클래스를 보유한 현아는 두 번의 날갯짓이라는 능력으로 사망 후, 한 번 더 되살아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붉은색의 깃털이 현아의 위로 떨어졌고, 거친 기침과 함께 현아가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미노스의 생명력 2.92%.

“꺄아아악!”

힐러의 회복을 받지 못한 신나연이 결국 버티지 못하고 사망했다. 민국과 켄달의 회복 능력이 전부 탱커에게 집중된 터라 어쩔 수가 없었다.

미노스의 생명력 1.85%.

“……크윽!”

놈이 휘두르는 강철 도끼에서 뿜어져 나온 화염에 김소정이 휩쓸려 사망했다.

자신이 죽을 거라 생각한 그녀는 몸이 불꽃으로 타오르는 와중에도 대검으로 미노스를 후려치며 죽었다.

미노스의 생명력 0.67%.

미노스의 연이은 광역 공격을 버티지 못한 켄달이 사망했고, 놈의 생명력이 0.22%였을 때 러시아의 파괴 전차라 불리는 타냐가 무릎을 꿇었다.

남은 이는 고작해야 세 명. 자신과 현아 그리고 유나뿐이었다.

“혼자서 0.22%. 감당할 수 있지?”

“맡겨만 주세요.”

유나가 독기가 가득한 눈으로 놈을 바라보았다. 자신들의 상황도 최악이었지만 놈의 상태도 만신창이였다. 현아가 이를 으득 물며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버틸 테니까, 무조건 잡는 거야. 어디 한 번 죽어보자고.”

“…죽여보자고로 바꾸자.”

민국이 현아의 말을 정정했다.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죽으면 어떻게 하라고? 다음 트라이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정신이 박살이 날 건 분명했다. 그리고 다시 전투가 재개되었다.

[쿠흐으으….]

온 몸에 상처를 입은 미노스가 낮은 울음소리를 내었다.

자신이 이런 위기를 느껴본 적이 언제였을까?

자신을 공격하는 인간 영웅을 몇 놈이나 죽였다. 하지만 아직도 땅에 서있는 놈들이 존재했다. 이놈들까지 전부 죽이고 나면…. 자신이 만들어낸 던전에서 공허의 마력을 흡수해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

[노옴!]

자신에게 달려드는 작달만한 소녀를 향해 미노스가 도끼를 휘둘렀다.

터엉! 현아의 찌그러진 방패가 미노스의 도끼를 튕겨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순간 미노스가 고개를 휙 돌렸다. 화살 한 대가 그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 씨발….”

“계속 공격해!!!”

회심의 일격이 실패하는 것을 보며 유나가 얼굴을 구겼다.

평소는 눈을 감고도 맞출 수 있는 공격이었는데…. 아무래도 계속된 전투로 인해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모양이었다. 활을 들고 있는 손이 눈에 훤히 보일 정도로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카카카카캇!

현아가 미노스의 공격을 버텨내는 동안 민국은 열심히 그녀를 커버했다.

단검을 던져서 빈틈을 만들어내거나, 부 탱커처럼 놈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위험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 사이 유나는 손가락이 피로 젖을 정도로 쉴 새 없이 화살을 날렸다.

하나, 둘씩 놈의 신체에 박히는 화살이 미노스를 점점 고슴도치로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녀석은 아직 쓰러지지 않고 있었다.

“조금만 더 버텨!”

“캬아아아아아악!!!!!!”

그렇지만 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을 뿐이었다.

그렇게 놈의 공격을 피해내며, 아군의 공격은 성공시키는 장면이 몇 번 나왔을 때. 놈의 생명력이 0.01%가 되었다. 공격이 스치기만 해도 놈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크와아아아!!!]

미노스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포효를 터뜨렸다.

최후의 발악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문제는 갑작스러운 미노스의 마지막 포효를 버티지 못하고 자신을 포함한 다른 영웅들이 전부 뒤로 쓸려 나갔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 충격으로 유일한 딜러인 유나가 사망했다.

현아 역시 살아있는 모습이지만, 일어나지는 못하고 있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출혈로 사망할 게 분명했다.

‘아, 씨발. 마지막에 충격파라니……. 진짜 개 같네.’

민국도 죽음을 직감했다.

영웅 패드로 자신의 생명력을 확인하면 1%나 남아 있을까?

눈앞이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삐하고 울리는 소리에 귀는 물론이고, 머리까지 아파왔다. 아마 이대로 눈을 감았다가 뜨면 게이트의 문이 보일 게 분명했다.

‘존나 아까운데…!’

이대로 트라이에 실패한다면….

영웅이 아니라 자신의 멘탈이 깨질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게 분명했다.

‘내가 진짜, 지금 상황만 어떻게든 버텨봐라. 무조건 부활석은 천 개 아니 그 이상 가지고 다니리라.’

아무튼 이번 트라이는 실패였다. 자신도 현아도 일어날 수가 없었다.

그 때였다.

하나의 사실이 민국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위그드라실의 궁극기 부활. 자신의 계산대로라면 지금쯤이면 부활을 사용할 수 있는 횟수가 하나 더 생겨났을 터였다.

“…….”

천만다행으로 궁극기의 사용 범위에 오현아가 있었다. 문제는 아직 그녀가 살아있다는 점. 그렇다고 본인에게는 사용이 불가능했다. 죽은 이에게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크흑….”

민국은 필사적으로 마력을 끌어 올리며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

다행이라며 다행일까? 미노스도 가만히 있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젖 먹던 힘까지 끌어 올리고 정신을 놓은 것인지 혹은 우리들이 죽기를 바라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오현아…. 제발 빨리 죽어라.’

민국의 바람대로 다행스럽게 오현아의 신체가 점점 회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민국은 부활 능력을 현아에게 사용했다. 자신의 생각대로 마력이 반응하는 것을 보면 쿨 타임이 돈 모양이었다.

“제발….”

민국이 능력을 사용하기가 무섭게 머리가 핑 돌면서 퓨즈가 꺼지듯 정신이 꺼졌다. 그리고 그것이 민국의 마지막이었다.

잠시 후, 민국의 능력으로 되살아난 오현아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어……. 어?!”

게이트 앞인 줄 알았다가 그게 아니라는 것 깨달은 현아가 반사적으로 방패를 들어 올리며 눈을 굴렸다. 던전의 밖인 줄 알았는데, 눈을 뜨니 미노스의 전장이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자신은 분명 미노스의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죽었다. 그런데 살아 있었다. 피닉스 나이트의 능력은 아니었다. 두 번의 날갯짓은 조금 전에 발동했다.

현아는 곧 그 해답을 알아낼 수 있었다.

자신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죽어 있는 남자의 모습. 그의 손에 쥔 스태프에서 마력이 흩어지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힘을 짜내서 자신에게 능력을 사용한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능력은 바로 부활이었겠지.

“너는 진짜….”

가슴이 뜨거웠다. 놈을 쓰러뜨려야 한다는 투지로 몸이 끓어오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마지막까지 자신의 남자가 한 행동에 말 그대로 몸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씨발, 남자가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다 뒤진 괴물을 처리하지 못하면 그건 그것대로 병신이라는 생각디 들었다. 현아의 눈동자가 온 몸이 붉게 물든 미노스에게 향했다.

[빌어먹을 년 놈들. 끝까지 나를 귀찮게 만드는구나.]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 같은 괴물이 자신을 보고 도끼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현아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자신이 되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놈이 부활 능력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게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미노스 역시 죽은 이도 경계를 할 게 틀림없었다. 지금과 같은 기회는 더 이상 오지 않는 것이다.

“…….”

현아는 방패와 검을 쥐었다. 자신의 목표는 하나. 놈에게 칼을 한 방 먹여주는 것이었다.

“어차피 다 뒤진 놈.”

내가 죽더라도 녀석과 함께 죽을 생각이었다.

현아의 몸이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앞으로 달려 나갔다. 다행이도 미노스는 도끼를 던진다거나 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그럴 만한 기운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현아가 미노스의 사정 거리내로 접근했을 때 괴물이 도끼를 휘둘렀다.

“……!”

현아의 눈이 빠르게 움직였다.

괴물이 휘두르는 도끼의 궤적이 그녀의 눈동자에 그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전투 경험에 근거해 그녀는 몸을 낮추면서 놈의 공격을 피해냈다. 다시 한 번 휘둘러지는 도끼는 방패로 막아냈다.

[이 년이…!]

괴물의 커다란 코에서 피 냄새가 섞인 콧김이 새어 나왔다.

그만큼 놈의 상태도 좋지 않았다. 미노스는 자신의 커다란 신체를 앞세워 현아가 자신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계속해서 도끼를 휘두르며 견제했다.

그런 미노스의 행태를 보며 현아가 입 꼬리를 올려 웃었다.

“쫄았네.”

[이 버러지 같은 년이…!]

자신의 도발 때문일까?

현아는 미노스가 입을 벌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괴물의 목구멍으로 마력이 모여드는 것이 강하게 느껴졌다. 순간적으로 현아가 방패를 들어 올렸다.

[크워어어어!!!]

미노스의 강력한 포효.

앞으로 내민 방패가 알 수 없는 공격에 움푹 파이는 것을 느끼는 순간. 현아는 자신의 방패를 집어 던지고 다리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는 빛살과도 같은 속도로 놈에게 달려들었다.

[이…!]

그렇게 미노스에게 접근하는 데 성공한 현아가 힘껏 위로 뛰어 올랐다. 괴물의 커다란 눈동자에 미친년처럼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힘껏 자신의 검을 내리 찍었다.

콰드득!

전력을 다한 내려찍기.

던전에서 획득한 기어스코어 1472의 장검이 그대로 미노스의 피부를 꿰뚫고 놈의 두개골을 으스러뜨렸다. 미노스의 눈이 지금까지는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크게 떠졌다.

그렇게 미노스의 머리에 검을 박아 넣는데 성공한 현아는 그대로 놈의 얼굴을 발로 차면서 그 반동력을 이용해 바닥에 착지했다. 그리고는 머리에 검이 박힌 미노스를 바라봤다.

“……잡았다.”

역시 놈도 한계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던 게 분명했다. 자신의 공격 한 방에 커다란 괴물이 천천히 뒤로 쓰러지고 있었다.

삐이이이!!!

이어서 영웅 패드가 요란하게 울렸다. 그제야 현아는 바닥에 주저앉을 수 있었다. 정말로 전투가 끝이 난 것이다.

얼마나 지났을까?

괴성과 비명을 지르며 달려오는 팀원들을 보며 현아가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달려오는 팀원 중에는 공대장인 민국도 있었다.

“내가 공격대 기여도 1등. 씨발…. 한민국 뒤졌다.”

십이 재앙도 잡았겠다, 밤새 내내 민국을 쥐어 짜낼 생각이었다. 아니, 민국의 정력을 생각하면 기절하는 건 자신이겠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자지에 온 구멍이 꿰뚫려도 좋을 정도로 승리의 기쁨으로 인해 몸이 달아오르고 있었다.

잠시 후, 쿠웅하는 소리와 함께 던전의 보상 상자가 떨어졌다.

수많은 던전을 클리어하면서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검은색의 상자는 칠흑처럼 묘한 광택을 자랑하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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