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403화 (403/486)

〈 403화 〉 뜨거운 휴식

* * *

“…….”

눈을 뜨니 처음 보는 천장이 들어왔다.

잠에서 깬 겨울은 온 몸이 욱신거리는 느낌에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친구들과 술을 먹다가 잔뜩 취해서 전봇대랑 몸으로 싸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친구들과 술을 먹지도 않았고, 취하지도 않았으며, 전봇대랑 싸우지도 않았다.

‘히힛!’

겨울의 입가가 호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젯밤 드디어 남자를 아는 몸이 되었다. 그리고 그 상대는 대한민국 아니 인류의 영웅 한민국이었다.

‘정말 번개처럼 지나간 하루였지.’

알고 보면 자신은 전생에 지구를 구하지 않았을까?

갑자기 한민국이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고, 그 자리에서 이상형 월드컵이 열리고. 거기에서 하꼬 스트리머였던 자신이 우승을 하고.

그것만 하더라도 충분히 영광스러운 사건이었다.

자신이 한민국의 이상형 월드컵 우승자라고 평생을 술자리에서 써먹을 수 있는 소스를 얻은 셈이니까. 하지만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방송 도중 갑작스럽게 한민국에게 연락이 와서 만나게 되고, 고급스러운 호텔에서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다가 스위트룸으로 이동을 해 뜨겁고 격렬한 섹스로 마무리까지.

“…….”

어제 있었던 일들이 겨울의 머릿속을 빠르게 스치고 지나갔다. 마치 상상 속에서나 나올 법한 전개가 펼쳐졌던 어제였다.

고개를 살짝 돌리자 잠을 자고 있는 한민국 영웅, 아니 오빠의 얼굴이 보였다. 마냥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할 정도로 잘생긴 모습.

“…아.”

겨울은 저도 모르게 히죽 올라가는 입 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잘생긴 남자와 있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더니…. 자신이 딱 그 모습이었다. 그렇게 겨울이 계속해서 민국의 얼굴을 바라보던 도중이었다.

“……?!”

그녀의 얼굴이 갑자기 화악 붉어졌다.

어젯밤 짐승이 따로 없던 그의 몸짓에 교성을 터뜨리던 자신의 행동에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마치 여성 영웅에게 안기는 남자처럼 민국의 행동에 이끌려서 첫 경험인데도 불구하고 거리낌 없이 그를 받아들이고 민국의 여자가 되기를 애원했다. 그리고….

‘이, 임신할 수 있을까?’

온 몸 가득 그의 정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영웅이라 그런 걸까? 적극적으로 여자를 탐하는 민국의 행동은 일반적인 남자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겨울에게는 오히려 그 모습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심지어 질내 사정에 대해 걱정을 하는 자신의 모습에 남자의 본분은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며 웃던 모습까지 떠올랐다.

실제로 민국은 모든 사정의 자신의 몸에 쏟아내었다. 그 중 한 번은 입이었고 말이다.

‘시청자들에게 이에 대해 썰을 풀면…….’

과연 믿기나 할까?

아니, 남자는 한 번만 싸도 자지가 꼬무룩 한다고 하던데, 민국은 무려 자신의 안에 다섯 번 이상의 정액을 쏟아냈다. 이 썰을 익명으로 풀어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민국의 정력은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겨울은 자신이 쓰러지기 전,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는 민국의 얼굴을 톡톡히 기억하고 있었다.

‘역시 영웅이라 그렇겠지?’

한민국 영웅은 단순히 잘생긴 것만 아니라 침대에서 자연스럽게 여성을 리드하는 엄청난 정력가가 분명했다. 재력, 권력, 명예 거기에 자지까지. 남자로서 필요한 것은 모두 갖춘 완벽한 남자가 따로 없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런 남자와 잠자리를 함께한 여자.

벌써부터 가슴이 웅장해지고 보지가 찌르르 울리는 기분이었다. 아니, 기분 탓이 아니었다.

“으읏….”

저도 모르게 입에서 흘러나오는 거친 숨소리. 겨울의 시선이 위로 향했다.

언제 일어난 것일까? 자신을 내려다보는 민국과 시선이 마주치자 겨울은 저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어느새 그의 손가락은 자신의 몸을 두드리고 있었다.

“아, 아아…….”

민국을 바라보는 겨울의 눈동자에 색기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새롭게 알게된 쾌락의 느낌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의 가슴과 중요 부위를 어루만지던 민국의 손가락은 어느새 적극적으로 그녀의 몸을 자극하고 있었다.

“잘 잤어? 아침에 일어났으니 모닝 섹스를 즐길 타임?”

“어, 어제 그렇게나 많이 했는데….”

“영웅이잖아?”

“아아…….”

대답과 함께 겨울은 자연스레 자신의 위로 올라타는 민국을 볼 수 있었다.

잠시 후, 민국이 커다란 자지로 자신의 중요 부위를 슬슬 문질러대자 겨울은 자신의 몸이 빠르게 민국을 받아들일 준비하는 게 느껴졌다.

살짝 욱신거림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자신의 몸으로 잔뜩 흥분을 한 민국을 보니 거부할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자신도 민국을 원하고 있었다.

“흐읏…!”

귀두를 시작으로 두꺼운 물건이 자신의 안을 밀고 들어오자 겨울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뒤로 젖혔다.

남자를 아는 이들이 떠들어대었던 수많은 경험담들이 그녀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하지만 이는 몇몇 단어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쾌락이 파도이자 향연이었다.

“아아아아…!”

게다가 민국은 자신의 것을 박아 넣으며 여자를 강하게 끌어안는 스타일이었는데, 겨울은 그런 민국의 행동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마치 남자가 자신을 구속하는 것 같은…. 일반적으로 여자들의 상상에서나 등장할 법한 그런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오빠! 오빠…! 읏! 너무 좋아…! 자지 좋아!”

다리를 활짝 벌린 겨울의 입에서 야한 소리가 쉴 새 없이 흘러 나왔다.

쾌락에 잔뜩 젖은 그녀의 얼굴은 민국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민국이 짓궂게 혀를 내밀자 겨울은 애타는 얼굴로 민국의 혀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렇게 아침에 시작된 섹스는 점심을 넘어서 오후가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아…….”

민국의 물건이 빠져나오자 보지에서 새어나오는 희뿌연 정액. 겨울은 힘껏 자신의 다리를 오므렸다.

이렇게 하면 왠지 임신 확률이 조금이라도 더 늘어날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는 샤워를 마치고 나온 민국을 보던 그녀는 결심을 내린 듯 입을 열었다.

“오늘의 일은 결코 잊지 않을게요! 호, 혹시…. 제가 영웅님의 아이라도 가지게 된다면…….”

“…영웅님? 뭐야? 섹스 다했다고 이제 남인 척 하려는 거야? 나 따먹고 버리려는 생각?”

“아, 아뇨! 제가 어찌 감히…….”

겨울이 빠르게 손을 내저었다.

그의 존재감 때문일까? 눈앞의 영웅이 하는 말이 장난인지 진심인지 도저히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러면 민국 오빠라고 해야지.”

그런 겨울의 행동에 민국이 피식 웃으며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자연스레 겨울의 가슴을 쓰다듬었다.

“아…….”

“일단 휴대폰부터 줘 봐.”

민국의 말에 겨울은 빠르게 자신의 휴대폰을 찾아 건넸다. 휴대폰을 받은 민국은 그녀의 휴대폰에 자신의 이름을 하나하나씩 적어 넣었다.

어째 하는 행동을 보아하니 겨울은 오늘의 관계가 단순한 하룻밤의 인연이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민국은 겨울을 놓아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자주 신경 쓰지는 못하겠지만….’

김겨울의 몸은 제법 맛있었고, 가르칠 맛도 났다.

가끔씩 불러서 나만의 취향으로 물들이는 것도 충분히 괜찮을 것 같았다. 그리고 김겨울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자신을 좀 더 친근하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신격화? 그딴 게 필요한 것도 아니고.’

다른 남자들처럼 비싼 척을 할 생각도 전혀 없었다.

오히려 많은 여자들을 따먹었으면 따먹었지, 굳이 자신의 씨를 아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출산율도 바닥났는데 나라도 씨앗을 많이 뿌려야지.’

간단하게 정해둔 목표는 각국 여성들에게 자신의 씨앗을 남기는 것.

일단 미국은 조만간 신호가 올 터였다. 인도 원정 도중 관계를 맺었던 화이트 하우스의 영웅들에게 잔뜩 씨앗을 뿌려뒀으니 정말 재수가 없지 않은 이상 누군가는 한 명이라도 임신을 했을 터였다.

그렇다고 화이트 하우스가 인도 원정 이후 새로운 작전 지역으로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아니었으니…. 조만간 뉴스에 특보가 올라오지 않을까?

“종종 연락할 테니 바로 받고. 알았지?”

“아…, 네, 네.”

자신의 번호를 적고 핸드폰을 건네주자 김겨울이 소중한 선물이라도 받은 것 만약 자신의 핸드폰을 품에 꼭 끌어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집은 이따가 내가 데려다 줄게. 아, 오늘도 방송할 거야?”

“네? 네. 사실 어제 급하게 방송을 끄고 나와서…. 오늘 해명 방송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요.”

민국의 말에 겨울이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방송을 켜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벌써부터 상황이 훤하게 그려졌다.

갑자기 누군가의 연락을 받고 방송을 종료했으니…. 그것을 물고 늘어질 악질 시청자들을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민국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해명 방송? 아, 나 때문에?”

“그, 그건 아니고요. 제가 어제 갑자기 방송을 끈 것 때문에….”

“그게 그 말 아니야?”

“아, 아니죠! 영웅님은 잘못을 하신 게 전혀 없죠!”

그렇다고 해서 겨울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한민국 영웅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꺼낼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오늘의 일을 자신만의 소중한 추억으로 평생을 간직할 생각이었다. 더욱이 한민국의 이름 석 자가 악질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는 일은 죽었다 깨어나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나와 관련해서 썰을 풀면 너도 주목도가 많이 높아지겠지?”

“네? 네? 그, 그렇기는 하겠지만…. 저는 게임 스트리머! 굳이 남자와 엮지 않아도 방송 진행 정도는 충분히 가능해요. 그리고 영웅님의 이상형 월드컵은….”

“오빠.”

“아, 오빠가 했던 이상형 월드컵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자랑할 거리도 생겼으니…. 며칠은 방송도 상승세를 탈거에요.”

“그래도 내 이야기를 하면 훨씬 더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거잖아? 맞지?”

“…네?”

겨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민국을 바라봤다.

“그, 그건 그렇지만….”

한민국의 인기를 생각하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시청자들의 입에 한민국이라는 이름의 세 글자가 쉴 새 없이 오르락내리락할게 분명했다. 그의 유명세와 명성을 생각하면 남자에게 좋지 않은 구설수에 오를 것도 자명한 일이었다.

“잘 됐네. 오늘 방송 켜면 썰 한 번 제대로 풀어봐.”

하지만 눈앞의 남자는 영웅이기 때문일까?

그런 것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아니, 오히려 오늘의 썰을 방송에서 풀어주기를 잔뜩 기대하는 민국의 행동에 겨울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

* * *

[어…?]

[뭐지? 어제 갑자기 방송하다가 도망친 김겨울이네?]

[선생님! 여기 시체가 살아서 움직여요!]

아니나 다를까 겨울이 방송을 켜자마자 시청자들의 비난이 사정없이 날아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었다. 시청자들이 자신 입장이었어도 분명 똑같이 행동을 했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방송을 켜놓고 시청자들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던 겨울은 어느 정도 인원이 모이자 방송 제목을 스리슬쩍 바꿨다.

●한민국 영웅과 데이트한 썰 품.

그 순간 채팅창이 렉이라도 걸린 듯 멈춰 섰다.

“나 어제 한민국 영웅님 아니, 오빠랑 데이트하고 옴.”

그리고 겨울이 이럴 줄 알았다는 듯 피식 웃으며 확인사살이라도 하듯 입을 열었다.

[으아아아아아아!!!]

[무친련, 무친련, 무친련, 무친련, 무친련, 무친련, 무친련]

[거짓말 하지마! 거짓말 하지마! 거짓말 하지마! 거짓말 하지마! 거짓말 하지마! 거짓말 하지마! 거짓말 하지마! 거짓말 하지마! 거짓말 하지마!]

[김겨울! 김겨울! 김겨울! 김겨울! 김겨울! 김겨울! 김겨울! 김겨울!]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 겨울이 체고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 겨울이 체고시다!]

[지금 썰 풀지 마라, 사람 모아온다. 지금 썰 풀지 마라, 사람 모아온다. 지금 썰 풀지 마라, 사람 모아온다.]

채팅창이 제대로 확인조차 힘들 정도로 폭주하기 시작했다.

일반 남자와 데이트를 하고 왔다는 사실을 꺼내더라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지언데…. 심지어 그 대상이 대한민국 최고의 남자 아니, 세계 최고의 남자라는 한민국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방제를 바꾸자마자 시청자의 숫자가 하늘을 꿰뚫을 기세로 올라가고 있었다.

겨울이 지금까지 방송을 하면서 시청자를 최대로 많이 끌어 모았던 것은 5622명. 하지만 지금은 순식간에 만 명의 시청자를 돌파하더니 그 숫자가 삼 만을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줄어들 기미가 없었다.

[아, 그래서 어떻게 된 일인데? 빨리 썰 풀어라.]

[제대로 이야기하기 전까지 숨 참음.]

그렇게 늘어나는 시청자들과 함께 물밀듯이 밀려오는 후원들.

“일단 일의 시작은 어제 있었던 이상형 월드컵부터겠지? 아, 참고로 데이트 썰에 대해서는 오빠가 방송에서 다루는 것을 허락해줬으니까 그에 대해서는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 아무튼 내가 오빠의 이상형 월드컵 우승자잖아? 그런 의미에서 어제 그 방송 한 번 보고 올까?”

그리고 스트리머답게 한참이나 뜸을 들이면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잔뜩 높인 겨울이 어제 있었던 일들을 조금씩 꺼내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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