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4화 〉 그 남자의 정력
* * *
●이거 김겨울 방송에서 나온 건데 에스랑떼 새로운 라인업이냐?
○김겨울이 누군데?
○킹핀 스트리머. 한민국 영웅의 이상형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인기 좀 끈 게임 스트리머임.
○에스랑떼에서 다이아몬드도 취급함? 저가 라인인가?
○ㄴㄴ 거기 마력의 결정 가공으로 유명해진 곳임. 다른 광물은 가공하지 않음.
인터넷도 김겨울이 착용한 악세사리로 인해 화제였다.
특히나 그녀가 착용한 제품이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고 받기를 원하는 오로지 마력의 결정을 가공해서 만든 에스랑떼 제품이라 더욱 큰 화제를 끌었다.
문제는 김겨울이 착용한 제품이 평범한 라인업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아, 김겨울이 쓰던 에스랑떼 제품 뭔지 밝혀짐.
○…아니, 씨발?
○??? 내 눈이 잘 못 됐나? 실버 결정이 여기서 왜 나와?
○와, 한민국 미쳤다. 실버급 마력의 결정을 보석으로 만들어서 주다니….
●그나저나 아무리 GGW 공격대라고 해도 그렇지 실버급 마력의 결정이 애 이름도 아니고. 저걸 악세사리로 만들 정도로 마력의 결정이 여유가 넘칠 수 있나? 실버급이면 【S】 난이도 던전에서만 나오는 건데?
○응, 넘침.
○GGW멤버들 전부가 10성 영웅인 것을 감안하면 실버급 마력의 결정도 마력 증폭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거임.
○애당초 GGW 공격대가 공략한 【S】 난이도 한두 군데도 아니고. 보아하니 그거 들고 나와서 가공한 거임….
무려 실버급 결정체로 만든 제품이었다.
현재까지 에스랑떼에서 판매하고 있는 라인업은 블루급 라인이 가장 최고가의 라인업이었다.
그것만 해도 가격이 수십 억 단위에 호가할 정도. 그리고 메모리아와 같은 최상위 영웅들이 가끔 개인적으로 의뢰를 해오는 퍼플급 라인업이 존재한다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퍼플급 라인업을 넘어 가격조차 측정할 수 없는 실버급 라인업이 등장한 것이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에스랑떼의 홈페이지에도 실버급 라인업에 대한 정보가 업데이트 되었다.
판매는 불가능하지만 실버급 마력의 결정체를 가지고 올 경우 이런 형태의 악세사리의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물론, 실버급 마력의 결정을 구할 수 있는 영웅과 공격대는 국내에서는 GGW 공격대를 제외하면 아무도 없었다. 실버급 마력의 결정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은 곧 그 공격대가 쉴더급이라는 말과 동일했으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연하지만 실버급 마력의 결정으로 만든 악세사리에 대한 정보는 곧바로 해외로 퍼져나가며 큰 화제로 이어지기도 했다.
●야, 며칠 전에 강채영이 말했던 게 이거 아니냐?
○그거 맞는 듯. 그 때 분명 한민국이 악세사리 보낸다고 했었음.
○김겨울 쩌리라고 말하던 애들 어디 감? 실버급 마력의 결정으로 가공한 악세사리 풀 세트를 줄 정도면 거의 정실 분위기 아님?
○정실은 아니고 첩. 솔직히 정실에 끼기에는 한민국 와이프들 신분 생각하면….
○첩도 쉽지 않음. 이번에 한민국이 받아들이는 첩이 R’s 클랜 단장이자 오현아 영웅 언니임.
●킹핀 최고의 스트리머기 누구? 킹핀 최고의 스트리머가 누구? 킹핀 최고의 스트리머가 누구? 킹핀 최고의 스트리머가 누구?
아무튼 김겨울의 실버급 에스랑떼 제품은 수많은 여성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기에 충분했다.
단순히 진귀한 악세사리를 받은 것 뿐 아니라 그녀가 정말로 한민국 카르텔에 들어갔다는 것이 공인되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그녀의 악세사리에는 하트 모양에 H 가 적혀 있는 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를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그만이 아니었다.
언제부터인가 강채영, 김태연을 포함해 한민국 카르텔의 다른 이들도 실버급 에스랑떼 제품을 착용하고 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네티즌들은 매의 눈으로 이러한 사실들을 밝혀내면서 언제부터인가 실버급 에스랑떼 제품을 보유한 여성은 한민국의 여성이라는 사실이 널리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애당초 실버급 마력의 결정을 악세사리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전 세계에서는 그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네이처 김아랑, “정말 과분한 선물을 받았어요.”]
덧붙이자면 네이처의 멤버 네 명 역시 실버급 에스랑떼 제품을 받았다.
그리고 R’s 클랜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민국의 1호 제자 신지민 역시 언제부터인가 동일한 제품을 차고 다니면서 한민국의 카르텔이 아닌가 하는 가설이 사실로 밝혀지기도 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로즈 그룹의 새로운….”
국방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제식 총기 사업 설명회에서 로즈 그룹의 부회장, 조은영이 실버급 에스랑떼 제품을 착용하고 나타나면서 많은 화제가 되었다.
* * *
“오랜만에 찾아와서는…. 게다가 나는 남편이 있는 몸이라…! 아흑?!”
“곧 이혼한다고 들은 거 같은데?”
“그건 그렇지만……! 아, 아아! 가슴 핥는거 좋아…!”
야릇한 신음을 흘리던 은영은 자신을 탐하는 젊은 수컷을 바라봤다.
심기가 약한 남편은 손조차 쉽사리 내밀지 못했던 자신의 몸을 눈앞에 남자는 힘까지 쓰면서 탐하고 있었다. 그 때문일까? 이미 시동이 걸려버린 몸은 어느새 남자의 물건을 강렬히 원하고 있었다.
잠시 후, 그녀는 민국의 밑에 깔려 그의 커다란 물건을 받아내면서 앙앙거릴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되었다.
“으읏! 앗! 앙! 아앗! 앙! 당신 정말…!”
허리에 딱 들러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민국의 행동에 은영은 어쩔 수 없이 민국의 의도대로 자신의 다리를 벌리며 그만을 위한 암컷이 되었다.
자신의 가슴을 꽉 부여잡고 정력적으로 허리를 놀리는 민국의 모습에 은영은 온 몸이 쾌락으로 물들어가면서도 어느새 사랑이 담긴 눈으로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자신을 탐하는 그의 행동에는 조금의 거짓도 섞여 있기 않았기 때문이었다. 여자로서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황홀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질펀한 섹스를 마친 다음 날, 민국은 그녀에게 실버급 에스랑떼 제품을 선물해 주었다.
“이건….”
은영은 민국의 이 선물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지 않았다.
잠깐의 고민 끝에 그녀는 결국 그 자리에서 악세사리를 착용하고는 민국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 민국도 조은영의 입에 정액을 잔뜩 뿌려주었다.
그리고 며칠 뒤에 있던 제식 총기 사업 설명회에 조은영은 에스랑떼 제품을 착용하고 나갔다.
[제식 총기 사업 설명회에 참여한 로즈 그룹의 조은영 부회장.]
[조은영 부회장의 새로운 컬렉션은 실버급 에스랑떼?]
[한민국 영웅과 조은영 부회장의 관계는?]
조은영은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어나가는 총수 치고는 굉장히 어린 축에 속했다.
게다가 외모 역시 빼어난 수준이었지만, 여자로서는 끝났다는 평가는 받는 40대 초의 나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참이나 연하인 한민국과 카르텔 관계라는 점에서 여러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동시에 그녀의 딸인 조수영 역시 실버급 에스랑떼 제품을 보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화젯거리가 되었다.
자매가 한 남자의 카르텔로 들어가는 경우는 쉽게 볼 수 있어도 모녀가 한 남자를 섬기는 일은 흔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로즈 그룹의 총수가 조은영이 아니라 한민국이라는 말이 나오기까지 했을 정도.
하지만 로즈 그룹의 이야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한민국의 부인으로 알려진 강채영, 김태연의 임신 소식이 연달아 들려온 데 이어 오현아, 현정 자매와 한민국과의 결혼식이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기 때문이었다.
* * *
민국과 오씨 자매의 결혼식은 수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성황리에 끝이 났다.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았는지 각국의 정부는 물론이고,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그룹들이 보낸 축전과 메시지들만 하더라도 입구를 가득 채울 정도였다.
“드디어 부부네….”
결혼식 행사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양 가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러 가는 도중 현아가 기다란 한숨을 내쉬었다.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이것저것 신경을 쓰느라 피곤했던 까닭이었다. 하지만 표정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환했다. 그녀의 꿈이었던 민국과의 결혼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우리 알콩달콩 예쁘게 살자. 알았지?”
“물론이지. 그나저나 현정 누나, 신혼여행은 갈 수 있어요?”
“글쎄다. 국내로 짧게 가는 정도라면 가능할 것 같은데…. 해외는 무리일 거야.”
현정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만큼 랭커급 클랜의 단장이 해야 할 일은 굉장히 많았다.
더욱이 R’s 클랜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클랜. 사업적으로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이래저래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사나흘 정도 시간을 빼는 거라면 모를까, 일주일 이상 해외로 신혼여행을 가는 건 무리였다.
그리고 현정은 자신이 이런 문제로 고민을 할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
애당초 신혼여행을 가는 커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방이 어둠 괴물로 들끓는데 어떻게 맘 편히 여행을 다닐 수 있겠는가? 하지만 민국의 생각은 다른 모양이었다.
“그러면 제대로 된 신혼여행은 조금 나중으로 미루고 짧게 국내로 돌아다녀야겠네요.”
“그것보다는 집에서 푹 쉬고 싶은데….”
오현정이 벌써부터 피곤하다는 듯 목소리를 내리 깔았다.
당장 어제도 오후 9시 넘도록 클랜 하우스에서 있던 그녀였다. 물론, 집에서만 마냥 푹 쉴 생각은 없었다.
이제는 서로 부부라 할 수 있는 관계. 비록 자신은 정실이 아닌 첩이었지만 아무튼 강채영이나 김태연처럼 민국과 관계를 맺으며 아이를 가질 수 있었다.
‘아이만 가지면 일 년 넘게 휴가를 쓸 수도 있겠지.’
현정이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오현아 역시 열심히 아이에 대한 희망을 품었다.
더욱이 강채영과 김태연이 둘째까지 임신을 하게 되면서 왠지 자신은 많이 늦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민국은 오현아의 소원은 들어줄 생각이 없었다.
아니, 들어줄 수가 없었다. GGW 메인탱커인 그녀가 전력에서 이탈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손해이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양 가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는 자리에서 민국은 오랜만에 누나인 한세정을 만날 수 있었다.
“예쁘게 꾸미고 나왔네?”
“아, 으, 응.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자리니까….”
동생의 칭찬에 세정은 손부채로 열심히 얼굴을 식혔다.
오랜만에 보는 동생은 전보다 훨씬 멋지게 변해 있었다.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릴 정도로 말이다.
게다가 세정은 절친인 이다은과 함께 민국과 밤을 보냈던 사이. 그 때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자 그녀는 괜스레 민국이 강하게 의식되기 시작했다.
‘부럽네….’
세정의 눈이 민국의 옆에 있는 두 미녀에게 향했다.
오현정, 오현아 자매. 둘 다 유명한 영웅으로, 동생은 오현아는 민국의 공격대 GGW의 메인 탱커를 맡고 있는 세계 최강의 탱커라 불리는 여성이었다. 당연히 영웅답게 둘의 외모는 자신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났다.
‘저 정도는 되어야 민국과 결혼할 수 있을 테지?’
그게 아니더라도 누나와 동생은 법적으로 결혼이 불가능했다. 그 사실을 떠올리니 세정은 괜스레 마음이 헛헛해졌다. 그렇게 새로운 올케들의 인사를 받은 세정은 바로 친구인 다은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한세정 : 다은! 우리 어디 여행이라도 갈래?]
[다은 : 나쁘지 않지. 그런데 어디로 가게?]
[한세정 : 부산은 어때?]
[다은 : 오…. 부산 좋아. 가자가자. 이왕이면 다른 친구들도 부를까?]
그녀의 절친인 다은은 바로 세정의 여행 계획에 동참했다.
이어서 함께 알고 지내는 친구들이 합류하면서 급 부산 여행이 결성되었다. 이동 비용이 엄청나게 들겠지만, 세정에게는 큰 문젯거리가 아니었다. 첫째 올케인 강채영이 알게 모르게 챙겨준 것들이 있던 까닭이었다.
게다가 부산은 메모리아 클랜이 직접 관리하는 도시.
시내와 광안리 근처만 돌아다니면 어둠 괴물에게 공격당할 위험도 없다시피 한 터라 최근 여행 지역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는 도시였다.
그리고….
[한민국 : 여행이요?
다은 : 응, 세정이가 가자고 하던데…요?
한민국 : 아, 말 편하게 해도 돼요. 우리 사이에 거리 멀어 보이잖아요? 아무튼 어디로 가는데요?
다은 : 부산으로 간다고 하더라고.]
현아, 현정 자매의 결혼식에 참여했던 이들에게 예의상 감사 문자를 돌리던 도중 민국 역시 한세정의 여행 계획을 알게 되었다. 참고로 현정, 현아 자매와의 신혼여행은 오현정의 강력한 요청으로 집에서 보내는 걸로 결정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