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417화 (417/486)

〈 417화 〉 그 남자의 정력

* * *

“제가 유심히 봤는데요. 우리 한민국 영웅님이 뭔가 하고픈 말씀이 있으신 것 같아요, 맞죠?”

“…예?”

“아니, 조금 전에 표정이 막 이렇게, 이렇게….”

“하하!”

손짓까지 하면서 얼굴 표정을 만들어내는 핑챙 아니, 핑크 머리 여성의 행동에 민국이 멋쩍은 얼굴을 했다. 잠깐, 놀랐을 뿐이었는데….

어느새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향한 모습이 뭐라도 말을 해야 할 분위기였다.

그 때 유승철이라는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눈꼬리가 살짝 움직이면서 경계하는 것 같은 녀석의 모습은 보아하니 그 때의 일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뭐, 내가 여기서 그 어떤 개소리를 한다 해도 저 친구가 어떻게 할 방법은 없겠다만. 솔직히 말해 그 때의 일을 공중파에서 꺼내도 되는 이야기인지는 의문이었다.

‘아무리 헤어진 상황이라 해도….’

저 남자 영웅과 만났던 여성을 내가 따먹은 셈이었으니까.

‘잠깐, 이미 헤어졌으니 아무 상관없지 않나?’

그렇게 민국이 어떻게 서두를 꺼내야 할까 고민할 때였다. 유승철이 먼저 입을 열었다.

“사실 한민국 영웅님과 저는 르네상스 클랜에서 마주친 적이 있어서요. 아마 우리 영웅님께서 그 때의 일이 떠오르셨나 봐요.”

민국이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역시 수위 제한이 없는 표방하는 토크쇼다 이거지. 민감한 내용이었는데 뉘앙스를 보아하니 그냥 꺼내려는 모습이었다.

“오…. 르네상스도 랭커 클랜이니 레이드 관련 문제였던가요?”

이어서 한다미가 아는 척 끼어들자 민국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명목상은 그런데…. 사적인 이유가 더 컸죠.”

“사적인 이유요?”

왠지 심상치 않은 이야기가 나올 거라 예감할 것일까? 출연진에 촬영 스태프까지 모두가 집중한 모습이었다.

“네. 다들 아시다시피 제가 여성 분들을 많이 좋아하잖아요?”

민국이 살짝 웃으면서 말을 꺼내자 사방에서 들려오는 비명들.

핑챙과 함께 그 옆에 있는 개그우먼도 꺅꺅거리며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었다. 조금 과하다 싶은 리액션이었는데, 옆에 있던 남자 영웅들도 화들짝 움직이는 것을 보면 정말로 놀란 모양이었다.

“대체 왜 이렇게 놀라시는 건지…? 여자를 좋아하는 건 남자의 본능입니다, 본능. 전혀 이상한 게 아니에요.”

“네? 저는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요?”

“저도요.”

“와…. 모든 남성분들이 우리 한민국 영웅님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면 천국이지, 천국.”

“…아무튼 그러다가 한 여성분을 소개 받았는데, 알고 보니 유승철 영웅님의 카르텔에 있는 여성이더라고요. 검은색 클로버에 U라는 문신 때문에 갑자기 기억이 났어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개에 다들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이야기에 집중했다.

“아, 와…. 그런 인연이…. 아니, 인연이 아니라 악연인가요?”

“그, 그래서요?!”

김석일과 최일현도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

그리고 잠시 말을 끊으며 모두의 기대감을 증폭시킨 민국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분이 친누나 친구 분이셨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승철 영웅님과 헤어진 분이더라고요. 누나가 소개시켜 준 이유도 그 때문이었어요. 친구가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쓰러우니 한 번 만나 봐라?”

“와…. 그 분 정말 부럽네요. 유승철 영웅님과 같은 멋진 분의 카르텔에도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친구 동생이 한민국 영웅.”

“그러게요. 무슨 인맥이 그래?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핑크머리 여성이 잔뜩 관심을 보이며 물었다.

콧구멍이 살짝 벌어진 모습이 귀엽게 느껴지면서도 묘하게 도발적이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나갔는데…. 뜬금없이 목에 문신이 보이기에 슬쩍 물어봤거든요. 그러더니 울면서 전 남자 친구 이야기를 꺼내더라고요. 그래서 그 분을 위로하다보니…….”

“위로하다보니?”

“그…, 그런 거 있잖아요. 이 여자가 가지고 있는 전 남친에 대한 기억을 나로 바꿔버리고 싶다는 정복 욕구?”

“…아! 저 알아요! NTR, 아니 NTL!”

핑챙의 외침에 잠깐 물을 마시려던 민국은 가까스로 사레를 참아내야 했다.

아니, 이거 방송에 나가도 되는 수위 맞나? 하지만 이어서 개그우먼도 아는 척 끼어들자 더 이상의 생각을 포기했다. 수위가 제법 높다고 하더니 정말 그랬다. 괜히 김아랑이 얼굴만 붉히고 있던 게 아닌 모양이었다.

“이거는 그거 아니지. 헤어진 상태라잖아.”

“그래도 마음은 남아 있다면서요? 그러면 그거 아닌가? 아무튼 저는 무슨 마음인지 알 것 같아요.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는데, 다른 여자를 잊지 못할 때 그 기억을 막 내 것으로 덮어 씌우고 싶은 마음.”

“그런데…. 보통 이런 생각은 여자가 가지고 있지 않나요?”

“어허! 한민국 영웅님을 평범한 남성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지.”

어질어질한 토크의 수위 속에서 열심히 티키타카를 하는 진행자들의 모습. 그리고 어차피 이야기를 꺼낸 거 끝까지 마무리 지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민국이 입을 열었다.

“아무튼 그래서…. 네, 그날 밤 거사를 치렀습니다.”

“오, 오오오?!”

“전 남친을 잊지 못하겠다기에 열 두 시간 정도…. 알죠? 아무튼 그렇게 해주니 다음날 바로 문신을 지우고 오더라고요.”

“…허억?!”

“으아…….”

“네? 몇 시간이요?”

비명과 함께 잔뜩 흥분한 얼굴로 탁자를 두드리는 여성들. 작가와 스태프들도 난리가 아니었다. 그리고 민국이 힐끗 유승철을 보며 말했다.

“아무튼 그랬는데, 전 남친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해서 치기어린 생각으로 잠시 르네상스 클랜 좀 방문해서 얼굴 마담 역할도 했는데…. 하필이면 그 상대가 유승철 영웅이었네요. 꽤나 오래됐죠?”

“어후……. 일 년 조금 넘은 것 같네요.”

민국의 말이 끝나자 유승철이 마른세수를 하며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를 꺼냈지만, 그 때는 얼마나 배알이 꼴렸는지…. 하지만 자신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한민국의 존재감을 생각하면 세울 수 있는 자존심도 구겨야만 했다.

아무튼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 났지만 아침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상황은 여성 출연진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지금도 그 여자 분 만나고 계신가요?”

“최근에는 만난 적이 없지만 연락은 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카르텔로 포함 시킨 여성과는 결코 헤어지지 않습니다.”

대답을 하자마자 핑크머리 여성이 눈을 반짝였다. 이어서 큐 카드를 확인하더니 벼락처럼 질문을 던졌다.

“최근 김아랑씨에게 무려 실버급 마력으로 결정으로 만든 악세사리 세트를 선물해주신 걸로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아, 그거 진짜…. 아무도 못 하는 거지. 저는 퍼플급 결정도 좋아하는데….”

이어서 한다미가 부러움을 담아 말했고,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자 김아랑이 보란 듯 본인이 착용하고 나온 실버급 마력의 결정 세트를 뽐내기 시작했다.

“으아…….”

“정말 부럽다, 진짜.”

그 어떤 보석조차도 비교할 수 없는 영롱한 실버급 마력의 결정에 여성들의 눈동자에 부러움이 잔뜩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어서 핑크머리 여성이 말했다.

“혹시 그 분에게도 드렸습니까?”

“네.”

당연한 말이었다.

크게 신경은 쓰지 않았지만, 이다은 역시 민국의 카르텔 멤버 중 하나였다. 게다가 인도 원정을 통해 얻은 각인된 실버급 마력의 결정은 아직 여유분이 넉넉했다.

물론, 다른 용도로도 충분히 쓸 수 있었고, 정부도 그것을 바라는 눈치였다.

각인된 마력의 결정체는 영웅의 각성이나 마력 흡수 용도로는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결정체 내부의 에너지를 추출하는 건 충분히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민국은 정부에게 결정체를 판매하거나 기부할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 있었다.

‘누구 좋으라고.’

다만, 로즈 그룹의 회장 대리인 조은영이 결정체 사업을 확장하고 싶다는 의향을 꺼낸 터라 그 쪽에게 대여섯 개 정도를 건네줄 예정이었다. 그 핑계를 대면서 결정체가 부족하다고 말하면 귀찮게는 하지 않겠지.

출연진들의 질문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게스트는 네 명이었지만, 여성들의 질문은 전부 민국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일반적인 남성과는 다른 톡톡 튀는 그의 생각과 대답 때문이었다.

“꺄아…! 혹시 임자 있는 여성도 마음에 들면 차지하려고 드는 편이신가요?”

“네. 제 취향에 맞는 여성이라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입니다. 원래 미녀는 제 손으로 쟁취하는 법이죠.”

“한국인? 외국인?”

“다다익선? 예쁘고 몸매가 뛰어나고, 섹시하면 금상첨화.”

그렇게 쉴 새 없이 날아드는 질문에 대답을 해주던 와중이었다. 본인이 보고 있던 큐 카드를 확인하던 김아랑이 살짝 눈치를 보더니 입을 열었다.

“최근 한민국 영웅님과 미국의 화이트 하우스 공격대 소속 라비아 맥퀸 영웅님과의 일이 굉장히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아…!”

정리하자면 라비아 맥퀸이 임신을 했고, 그녀를 임신시킨 당사자가 한민국이라는 소문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었지만, 아무래도 당사자들이 굳이 입을 열지 않았던 터라 인터넷에서는 여러 썰들만 잔뜩 나돌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화제를 끌었던 이야기였기에 그 진위에 대해 알고 싶은 모양이었다.

“정확히 어떻게 된 사실인가요?”

“음…. 제 아이가 맞습니다. 실제로 라비아에게 직접 연락도 왔고요. 인도 원정 도중 화이트 하우스 공격대와 함께 작전을 할 일이 생겼고 그 때 친분을 맺게 되면서…. 뭐, 그렇게 됐습니다.”

“와, 와아…….”

순순히 수긍을 하는 민국의 모습에 다들 잔뜩 놀란 표정이었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여성과의 관계 특히 여성 영웅들과의 관계를 굉장히 꺼려하는 사실을 감안하면 민국의 태도는 놀랍다 못해 경이롭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이어서 핑크 머리 소녀가 소리를 높이며 외쳤다.

“아, 아니! 우리 한민국 영웅님! 대체 여자를 얼마나 좋아하시는 거예요?!”

“여자가 없으면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

“이러니까 집에서 쫓겨나지!!!”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

그리고 민국은 라비아와 관계를 맺게 된 상황과 관련해서 고립된 화이트 하우스를 구출했던 썰을 갖은 양념을 더해서 풀었고, 조만간 그녀를 만나러 미국으로 갈 예정이 있다는 말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그날 밤.

“하앗…! 앗! 으오, 옷!”

민국에게 안기듯 달라붙은 핑크 머리 소녀가 어떻게든 민국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섰다.

“빼면 곤란한데, 박아달라고 한 건 너잖아.”

촬영을 하는 도중에도 은근슬쩍 계속해서 섹스어필을 하는 것 같아서 슬그머니 미끼를 던졌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순식간에 낚였다.

그래도 연예계에서는 이름이 높은 1티어 아이돌이라 하는데, 역시 핑챙답게 아주 쉬운 여자였다.

“여, 영웅님. 제, 제가 잘 못…앗! 아아앗!”

폭발적인 허리 놀림에 핑크 머리 소녀가 저도 모르게 민국의 어깨에 이빨을 박아넣었다. 하지만 민국 입장에서는 간지러울 뿐이었다.

“저 미칠 것 같아요! 아니, 미쳐요…! 제, 제발…! 으긋! 옷! 오오오옷!”

허벅지를 받쳐서 들어 올린 민국의 자세 때문에 보지를 벌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

현재 핑크머리 소녀가 할 수 행동이라곤 열심히 민국의 물건을 꽈악꽈악 조이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보지에 깊숙하게 박힌 자지는 애가 타는 그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 아아! 아아악! 오오오오오옥!!!”

민국이 허리를 흔들 때 마다 핑크색의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동시에 그녀의 핑크색 보지에서도 물이 뚝뚝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쾌락으로 범벅이 되어 온 몸이 잔뜩 민감하게 변해서 죽을 것 같았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허리를 흔들어대는 민국의 행동에 핑크머리 여성의 얼굴은 점점 엉망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아, 아아…!”

김아랑이 열심히 카메라로 찍고 있었다.

그 옆으로는 오랜만에 민국과 잠자리를 함께하게 된 한다미가 무릎을 꿇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수많은 팬들을 보유한 아이돌 둘과 엔터테이너 영웅은 인터넷 썰에서만 등장하는 암캐가 되어 밤새 우수한 수컷의 자지를 받아들이며 아양을 떨어대었다. 그리고 며칠 뒤, 민국이 출연하면서 수많은 화제가 되었던 골드 피싱이 방송되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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