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9화 〉 그 남자의 정력
* * *
정수정은 공무원이었다.
그것도 28세에 7급. 주변 친구들 중에서는 가장 성공한 인생이었지만, 수정은 자신이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세상은 넓고 대단한 인재들이 차고 넘치도록 많았기 때문이었다.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나면 연애도 하고 남자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어른들의 말씀도 전부 거짓이었다. 지금까지 정말 죽을 힘을 다해 노력했지만 공무원이 되어서도 달라진 건 학생 시절과 비교해서 거의 없었다.
틀에 박힌 경직된 업무와 쳇바퀴가 돌아가는 것 마냥 똑같은 일상.
[여행? 어디로? 부산…?]
[응. 교통비는 내가 전부 댈게. 너는 몸만 오면 돼. 어때?]
[…무조건 갈게.]
그런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수정은 오랜만에 연락을 받은 친구의 여행 제안에 조금도 고민 없이 휴가를 썼다.
휴가가 끝나면 산더미처럼 쌓인 업무와 함께 상사의 눈치 또한 봐야겠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정말 숨이 막힐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녀에게 여행을 제안한 친구의 신분 또한 범상치 않았다.
한세정.
조금 예쁘장하기는 했지만, 길을 걷다 보면 흔하게 볼 수 있는 여성이나 다름없는 자신의 친구는 대한민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부러움을 받는 여성 중 한 명이었다.
그녀의 친동생이 무려 그 한민국이기 때문이었다.
‘운이 좋으면 한민국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수정이 세정의 여행 제안을 대뜸 받은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다.
물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 친구와 동생의 관계가 그리 살가운 것 같지도 않았고, 한민국은 정말로 대단한 영웅이었으니까.
‘정수정 만세…!’
하지만 자신의 결정은 정말 옳은 선택이었다.
예상에도 없는 초대 손님으로 민국이 자신들의 숙소를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수정은 갑작스레 자신들을 찾아온 민국의 모습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인류의 구원자, 대한민국의 수호자, 세계에서 가장 잘생긴 남성 등 다양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그는 본인에 명성에 딱 어울리는 외모와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 아, 안녕하세요!”
살짝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모습만으로도 수정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였다.
‘와, 씨발…! 조, 존나 잘생겼어!!!’
TV 프로그램이나 동영상 공유 서비스 프로그램 등을 통해 민국의 외모를 접한 적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화면과 실물은 하늘과 땅 이상의 차이가 있었다.
정말 잘생긴 미남을 만나게 되면 호흡이 곤란해지는 경우도 있다는 인터넷 썰에 이게 말이 되냐며 코웃음을 치며 웃어댔는데, 말이 되는 이야기였다. 정말로 숨을 쉬기가 힘들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그녀의 숨을 곤란하게 만들었던 것은 한민국의 등장이 전부가 아니었다.
“…어?”
인사와 함께 민국이 등장하고 서로가 슬금슬금 자리를 잡았을 때, 민국은 자연스레 한세정과 이다은의 사이로 앉았다.
자리의 배치가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한세정은 그의 누나였으며, 다은이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예전에 운 좋게 한민국 영웅의 카르텔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자랑하듯 말한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으, 읏.”
자리를 앉은 민국이 자연스레 이다은의 어깨를 감싸더니 티셔츠 안으로 손을 쑥 집어넣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수정은 자도 모르게 흠칫 몸을 떨었다. 민국의 움직임이 마치 업소에 온 아줌마를 연상케 할 정도로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던 것이다.
‘아무리 카르텔 관계라지만. 나, 남자가 저래도 돼?’
영웅이 개방적이라는 소문은 유명했다.
하지만 눈앞의 영웅은 일반적으로 영웅을 지칭하는 성별인 여성이 아니었다. 물론, 한민국이 몇 번의 방송을 통해 굉장히 개방적인 남성이라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친구의 가슴을 주물럭거리는 민국의 행동은 직접 눈으로 보면서도 뭔가 현실성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그 반대가 정상이어야 했는데, 자신의 친구는 고개만 푹 숙인 채 민국의 손길에 몸을 내주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민국의 눈치를 힐끔힐끔 보던 한세정이 조심스레 물었다.
“어, 어떻게 온 거야?”
민국을 대하는 한세정의 태도에서 정수정을 둘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이상할 건 아니었다. 한민국이 인류사에서 이룩한 업적은 아무리 그의 친누나라고 해도 무형의 압박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공적인 일 때문에 몇 번이나 영웅과 만나본 적이 있는 정수정 또한 몇 번이나 그런 압박감을 느낀 바 있었다.
하지만 그런 정수정의 생각과는 달리 세정이 민국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몇 번이나 관계를 맺으면서 자연스레 설정된 남녀 사이의 갑과 을의 관계.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동생의 달라진 모습이 한세정이 민국을 어렵게 대하게 만든 이유였다.
이어서 민국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말했다.
“개인적으로 부산에 볼 일이 있어서. 온 김에 심심해서 다은이 누나에게 연락했다니 마침 부산에 있다고 해서 찾아왔지.”
“와…! 저, 정말 다은이가 한민국님 영웅님 카르텔이었어요?!”
“네? 네.”
“존나게 부럽…. 아, 아니. 어…. 아무튼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였어….”
친구의 이름을 친근하게 부르는 자신의 말투 때문일까?
김예슬이 신나게 자신들이 무엇을 했는지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살짝 술도 올랐겠다, 거기에 연예인의 연예인이라 할 정도로 월드 스타나 다름없는 한민국까지 있겠다. 그녀는 본인들이 오늘 무엇을 했는지 술술 불며 쉴 새 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민국은 빠르게 한세정의 친구들을 스캔했다.
‘나쁘지 않네.’
마력을 각성한 영웅 수준의 절세 미녀는 아니었지만, 예쁜 축에 들어가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정수정의 가슴이 살짝 작은 것이 흠이긴 했지만, 뭐 크게 문제 될 것은 아니었다. 가슴은 한세정도 그리고 지금 만져대고 있는 이다은도 손에 꽉 찰 정도로 컸다.
게다가 이다은에게 듣기로 김예슬과 정수정은 지금까지 남자를 만나본 적이 없다고 했다. 민국은 정수정의 가슴이 작은 것보다 그녀가 경험한 남자가 없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네 명의 여성 사이에 껴서 민국은 술잔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남자라는 성별만으로도 자신에 대한 호감은 차고도 넘쳤기 때문에 까닭에 술과 인도에서 있었던 썰 몇 개만 풀어도 여성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니 서로에 대한 낯가림도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눈은 여전히 제대로 못 마주치는 것 같았지만, 그건 낯가림이 아니었으니까. 아무튼 민국도 과감하게 이다은의 몸을 더듬었다.
“으, 으응….”
그럴 때 마다 터져 나오는 야릇한 신음 소리에 관심 없는 척 하면서도 세 여성의 말 수가 없어지고 눈동자가 집중되는 것이 조금 웃기기는 했다.
“후…. 덥다.”
누나가 주는 술을 단숨에 마신 민국이 손부채를 하면서 슬쩍 옷을 벗었다.
동시에 사방에서 앓는 소리들이 터져 나오다가 허둥대기 시작했다. 보나마나 뻔했다. 저도 모르게 빤히 남자의 몸을 봤다는 사실이 걸렸겠지. 열심히 눈동자를 굴리면서도 힐끔힐끔 자신의 몸을 보는 누나 친구들의 모습에 민국은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런 걸로 놀라서는 어떻게 하려고.’
앞으로는 더 진한 것도 할 텐데.
갑자기 민망해진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듯 김예슬이 말했다.
“와…. 모, 몸이 장난 아니게 좋으시네요.”
“영웅분이시니까 당연하지. 마력을 사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기초 체력은 있어야 오랫동안 전투를 할 수 있다고 하더라. 맞죠?”
이어서 정수정이 아는 척 말했다.
“네, 어떻게 아셨어요?”
“인터넷에 검색하면 다 나오기도 하고…. 제가 그 쪽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서요. 영웅지원부 쪽에 있거든요.”
“영웅지원부?”
“네, 아직 말단이긴 하지만요.”
그렇게 말한 정수정이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영웅지원부는 영웅 협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정부 조직 중 한 곳으로 영웅 클랜 지원 및 영웅 관리에 힘을 쓰는 부서였다. 그리고 영웅들을 가장 귀찮게 하는 부서기도 했다.
그리고 민국 역시 그 쪽에서 나왔다는 공무원들을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누나 친구 분 중에 그런 분이 있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못 들었는데요?”
“어, 어? 굳이 이야기해 줄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안했는데….”
“와, 한세정 너무하네?”
“너무하긴 뭐가 너무해? 어차피 너 말단이라 민국이랑은 만나지도 못하잖아.”
“……팩트 폭력 반대한다.”
그렇게 서로의 이야기를 듣던 도중이었다.
조금씩 뻐근해지는 느낌에 민국은 마침 안주를 먹고 젓가락을 내려놓는 한세정의 손을 붙잡았다.
갑작스럽게 자신의 손을 잡는 동생의 모습에 세정이 움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녀의 놀람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
민국이 자연스레 세정의 손을 자신의 안으로 집어넣었기 때문이었다.
“쿨럭…! 콜록콜록!!!”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김예슬이 저도 모르게 뿜어져 나오는 물을 가까스로 삼키는데 성공하며 폭풍 기침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
정수정 역시 하던 말을 멈추고는 멍청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살짝 자신의 팔뚝을 꼬집는 것이 지금이 현실인지 꿈인지를 파악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민국이 계속해서 손을 잡아 끌자 결국 세정이 못이긴 듯 차가워진 손으로 민국의 물건을 만져대기 시작했다.
“어, 어…….”
이어서 정수정의 고개가 좌우로 빠르게 움직였다.
동생인 민국의 자지를 만져대고 있는 한세정. 그리고 친구의 남동생에게 가슴이 주물러지고 있는 이다은. 딱 봐도 사이즈가 나오는 모습이었다.
“서, 서로 했구나…!”
“쿨럭! 쿨럭쿨럭!”
정수정의 외침에 가까스로 기침을 진정시키던 김예슬이 다시 한 번 기침을 토해냈다. 그녀의 눈동자가 돌아가는 세탁기처럼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민국이 능청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 인도 원정을 떠나기 전이니…. 조금 오래됐네요?”
일반적이라면 남자가 부끄러워서 얼굴도 들지 못하는 상황이겠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쓸 것이라면 애당초 이 자리에 찾아오지도 않았을 터였다.
“그렇지?”
말과 함께 민국은 다은의 박스티를 위로 올리고는 비스듬히 상체를 기울였다.
그리고는 자연스레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맞추고는 천천히 혀를 아래로 내리기 시작했다. 이어서 돌처럼 딱딱하진 이다은의 유두를 자극하다가 강하게 빨아대었다.
“아…흑!”
그 순간, 이다은의 몸이 물고기처럼 퍼덕 뛰었다.
아까 전부터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자극해대는 민국 때문에 미칠 지경이었던 그녀는 자신의 젖꼭지를 민국이 빨아대는 것만으로도 가버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잠시 후, 그녀의 젖꼭지를 빨아댔던 민국의 입술이 이다은의 입을 덮기 시작했다.
“꿀꺽….”
“아, 와, 아…….”
정수정은 조각과도 같은 미남에게 안겨 키스를 받는 친구의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성인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진한 딥 키스였다.
‘미, 미쳤어, 미쳤어!’
물론, 좋은 의미의 미친 짓이었다.
방의 분위기도 어느새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남자에게 키스를 받는 친구 1과 옆에서 그 남자의 자지를 만져대는 친구 2. 물론, 친구 중 한 명이 남자의 친누나라는 사실이 조금 이상하기는 했지만…. 간혹 그런 사이도 있다고 하니 이해 못할 건 아니었다.
오히려 남자 쪽에서 여자의 행동에 어울리며 아니 리드하며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이 더욱 이상한 포인트였으니까.
“하아, 하아…! 하…. 하…….”
그렇게 한참 동안 혀와 혀를 섞던 두 남녀의 얼굴이 떨어졌을 때 정수정은 저도 모르게 꿀꺽 침을 삼켜 넘겼다. 김예슬 역시 마찬가지였다. 풀어질 대로 풀어진 이다은의 표정은 당장이라도 남자를 덮치려는 육식 동물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눈앞의 상대는 그녀들이 흔히 아는 일반적인 남자가 아니었다.
“세정아.”
민국의 은근한 목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동시에 민국의 자지를 만지고 있던 한세정의 손길이 점점 농밀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민국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손장난이 아니었다.
“그거 말고, 물어.”
“……어? 여, 여기서?”
“응. 여기서.”
민국의 말뜻을 알아차린 한세정이 당황한 얼굴로 동생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한세정이 침을 삼키고는 동생의 바지를 천천히 내리기 시작했다. 자신을 바라보는 친구의 눈동자가 부끄럽게 느껴졌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진한 수컷의 냄새를 맡는 순간 세정은 저도 모르게 혀를 내밀며 민국의 물건을 핥기 시작했다.
한 번도 맛보지 않았다면 모를까, 한세정은 이미 동생이 가지고 있는 자지가 얼마나 맛있는지 몇 번이나 맛 본 적이 있었다.
‘이, 이래도 되는 거야?’
‘나도 몰라….’
그리고 정수정과 김예슬은 조금씩 얽혀가는 세 남녀를 달아오른 얼굴로 바라볼 뿐이었다.
뭔가 말려야 될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예상과 함께 왠지 모를 기대감이 가슴을 가득 채웠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