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429화 (429/486)

〈 429화 〉 자유의 나라, 아메리카

* * *

퍼억! 퍽!!!

작년 세계 히어로 유망주 랭킹 1위.

그리고 현재는 쉴더급 공격대인 화이트 하우스의 부탱커이자 8성 상위 영웅인 카밀라 벨의 엉덩이가 남자의 손에 의해 짓눌려지고 있었다.

“으홋! 옷! 오오옷!”

잔뜩 벌어진 구멍 안을 남자의 커다란 물건이 휘저을 때 마다 카밀라는 자신의 이성이 하늘로 붕붕 나는 느낌이었다. 섹스가 처음인 것도 아닌데, 자신의 몸은 남자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열광하듯 반응하고 있었다.

“흐긋! 읏! 으으읏!”

긴 사정과 끝나고 카밀라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자 그녀가 쓰러지듯 바닥에 몸을 뉘였다. 하지만 민국의 물건은 여전히 하늘을 향해 있었다.

“다음은….”

민국과 눈이 마주친 김소정이 쪼르르 달려와 조금 전까지 카밀라의 안을 드나들었던 물건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남았던 도브 캐머런까지 떨어뜨리자 이제는 눈치를 볼 것도 없었다. 던전을 공략하는 도중에도 민국이 슬쩍 분위기만 잡으면 알아서 다들 다리를 벌리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었다.

“아, 공대장님 브리핑이 있나 보네요. 그러면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언니 어디가요?

●우리도 브리핑 들을 수 있어요!

●저희도 한민국 영웅 얼굴 보여줘요!!!

간혹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방송을 진행하던 이들도 민국과 시선 교환이 끝나면 바로 모든 행위를 중단하고 엉덩이를 흔들었다.

성적으로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 남자.

여성 영웅의 입장에서는 그런 남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기가 하늘을 뚫을 지언데 심지어 그 남자가 자신들과 함께 어둠 괴물을 공략하는 공대장이었다. 던전을 공략 중인 지금의 상황에서는 거의 24시간을 함께하는 셈이었다.

“GGW 공격대가 빠르게 성장한 이유가 있었네.”

“저런 남자와 함께 레이드를 할 수 있다면…. 던전에서 살다시피 해도 행복하겠어.”

“쩝. 잘 찾아보면 우리 나라에도 저런 남자 한 명 정도는 있지 않을까?”

“한민국은 종 자체가 다른 존재야. 괜한 기대는 실망만 불러올 걸?”

미리암이 벨라의 말에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최소 【A】 난이도 이상의 던전에서 등장하는 어둠 괴물을 상대할 수준의 깜냥은 되어야 한민국의 발끝에 비벼볼 수 있을까?

하지만 그 정도의 용기를 지닌 남자조차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었다.

뿐만 아니라 한민국은 단순히 잘생기고 전투를 잘하는 것 이상의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의 앞에서는 9성 영웅인 미리암조차도 영웅 앞의 일반인 남성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무튼 코디 그리즐리 던전의 공략은 그녀들의 성 생활 이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좋았어!”

“예스! 예스!!!”

본격적으로 던전 공략이 시작된 지 삼주째 되는 날.

많은 미국인들을 애닳게 만들었던 코디 그리즐리 던전이 초기화 되었다. 한민국을 리더로 한 임시 공격대가 성공적으로 【S ­ 7】 난이도 던전의 공략을 끝낸 것이다.

공략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미국 전역에서 화이트 하우스 클랜으로 축하 메시지들이 몰려왔다. 현재 클랜에 머무르고 있는 민국에게 정치인들과 기업체 및 미국의 클랜 등에서 보내온 것들인데, 의도가 뻔히 보이는 행동들이었다.

그리고 민국은 라비아 맥퀸과 함께 출연하기로 했던 제니퍼 쇼에 출연했다.

제니퍼 쇼는 미국을 대표하는 토크쇼이자 수많은 유명인들이 출연한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민국이 워낙 유명인인 까닭에 제니퍼 본인조차도 민국이 섭외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했다.

큰 기대 없이 라비아 맥퀸을 섭외할 겸 때마침 미국을 방문한 민국에게 섭외 제안을 넣었는데, 월척이 낚여 버린 것. 덕분에 이번 제니퍼 쇼 녹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여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잡아끄는 잘생긴 외모와 압도적인 마력을 지닌 고위 영웅인 것도 모자라 인도 전쟁 당시에는 위기에 빠진 화이트 하우스를 구출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었고, 어둠 괴물과의 전쟁이 벌어진 이후 최초로 십이 재앙인 미노스와 메를린을 쓰러뜨리는데 성공하면서 세계의 영웅으로 발돋움한 주인공이 바로 한민국이었다.

“와우…! 와우! 와우!!!”

그렇게 시작된 촬영.

카메라가 돌아가자마자 풍만한 가슴의 서양 미녀가 방송 사고라도 난 것 마냥 감탄사만 반복하는 모습을 보며 민국은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

보아하니 자신의 잘생긴 외모를 보고 놀란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인데…. 아메리카 특유의 호들갑스러운 분위기는 살짝 적응하기 힘들었다.

“제가 한민국 영웅의 팬이라서 한국 방송을 찾아서 본 적도 있는데…. 방송 카메라가 영웅님의 외모를 반도 담아내지 못했네요.”

자신의 가슴을 쓸어내리며 진정했다는 제스처를 취한 제니퍼가 천천히 쇼의 분위기를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세계를 대표하는 공격대의 공대장인 한민국과 라비아 맥퀸. 시청률을 보장할 수 있는 두 명의 슈퍼스타는 입담도 뛰어났다. 이미 라비아는 다수의 방송에 출연한 베테랑이었고, 한민국 또한 마찬가지였다.

일단 영웅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터라 화제도 끊이지 않았다. 하물며 둘은 인도 전쟁에서 함께 싸운 전우이기도 했다.

“그러면 한. 두 분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자세히 듣고 싶은데요. 그, 인도에서의 일이요.”

“어, 뭐…. 다들 아시다시피…….”

“라비아, 저는 우리 한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저 말고 이 방송을 보는 천만 명이 넘는 시청자들도 당신보다는 한의 대답을 원하지 않을까요?”

“나는 이제 질렸다 이거죠. 다 알아요, 저 대신 남자의 목소리가 듣고 싶은 거겠죠.”

“당신도 본인이 이야기하는 것 보다는 옆에서 한의 목소리를 듣는게 더 좋지 않나요?”

“뭐, 그건 그렇죠.”

제니퍼의 말에 라비아가 어깨를 으쓱인다.

마치 오랜 친구처럼 두 여성이 대화를 나눌 때 마다 민국의 고개 역시 그 둘에게 향했다.

“뭐…. 그 때의 일은 벌써 몇 번이나 이야기했던 거 같은데…. 시청자들이 또 듣고 싶으시다면 이야기를 해야겠죠? 그래야 시청률이 나올 테니까요.”

그리고 자신에게 향하는 두 여자의 시선에 민국도 자연스럽게 대화에 끼어들며 말을 이어나갔다.

간단히 말해 화이트 하우스의 인연은 카우킹의 심복인 오발드가 이끄는 무리의 습격에서부터 시작이 되었다.

녀석들이 던전을 공략 중이던 화이트 하우스의 호위 병력들을 전멸시켰고, 부활석까지 깨뜨리면서 화이트 하우스 멤버들이 고립이 된 것.

“설상가상으로 던전의 공허 마력에 의해 초반 지구의 네임드들이 재 생성되면서 화이트 하우스의 영웅들이 오도가도 못 하는 상황이 되었죠.”

“정말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네요.”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지만, 그 때는 최악의 상황도 각오하고 있었어요. 아시다시피 저희들이 공략 중이던 던전이 【S】 난이도였거든요.”

최악의 상황을 각오했던 것이 그녀들 뿐이겠는가?

미국도 난리가 났었다. 화이트 하우스는 미국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공격대. 그녀들의 전멸은 미국 어둠 방위 전력에도 엄청난 손실이었다.

막 그대로 최악의 사고나 다름없는 상황에 제니퍼 쇼를 방송하는 방송사 또한 한 시간이 멀다 하고 인도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취합해 속보로 내보냈었다.

“그런데 듣기로는 인도에서 발견된 【S】 난이도의 임시 던전은 그 공략 난이도가 일반적인 【S】 난이도가 낮았다고…….”

“그, 그건 그런데….”

제니퍼의 의도된 질문과 연기를 하듯 떨리는 라비아의 목소리. 그리고 민국이 끼어들며 입을 열었다.

“인도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임시 던전은 그 난이도가 일반 던전에 비해 낮은 편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화이트 하우스 고립된 던전의 공략 난이도는 【S】 난이도 수준이라 할 수 있었죠. 다른 네임드들은 그래도 7, 8 등급 수준에 불과했지만, 던전의 심장부에는 심복급 괴물인 오발드가 있었으니까요.”

“심복급 괴물….”

“네. 못해도 9 등급 상위, 혹은 10 등급으로 추정되는 녀석이었습니다.”

민국의 말이 끝나자 제니퍼가 고개를 끄덕였다.

격한 그녀의 움직임에 맞춰 커다란 가슴이 출렁 흔들렸고, 민국의 시선이 잠시 그곳에 머물렀다가 제니퍼의 얼굴로 향했다.

“오호…. 그러니까 우리 한민국 공대장님께서는 목숨을 걸고 라비아를 구하기 위해 심복급 괴물이 지키는 던전에 진입하신 거로군요.”

“뭐, 부활석을 믿은 거죠.”

“그리고 던전에서 고립된 우리 라비아가 한민국 영웅을 딱 발견한 순간…!”

“후우…. 그 뒷 말은 하지 않아도 돼요, 라비아. 당신 말대로 그 때 뻑 갔으니까요.”

“…와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은근슬쩍 민국의 팔짱을 끼는 라비아 맥퀸.

그리고 민국도 거부하지 않는 그 모습을 보며 제니퍼는 비명에 가까운 감탄을 터뜨리는 것과 동시에 부럽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어서 라비아가 자신의 차례인 것 마냥 입을 열었다.

“던전 내에서 이주가 넘도록 고립이 되면서 우리는 정말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미리암은 더 이상 체력이 떨어지기 전에 네임드와 싸우고 장렬히 전사하자는 의견을 꺼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어요. 지친 우리들을 잡아먹으려는 몬스터들이 잔뜩 있었거든요.”

“듣기만 해도 상황이 최악이었다는 것을 알겠어요.”

“아무튼 모든 것을 포기하고 최후의 전투를 준비하려고 했을 때였어요. 갑자기 괴물들이 우르르 이동을 하더니 전투 소리가 들려오더군요. 그리고 괴물들의 비명 소리가 사라졌을 때, 한민국 영웅이 홀로 모습을 드러내더군요. 아직도 그 때의 말이 잊히지 않네요.”

“한민국 영웅이 뭐라고 하셨나요?”

“굉장히 심플했어요. 찾았다.”

최악의 상황에서 한 줄기의 빛처럼 등장한 히어로. 그 상황에서 민국에게 반하지 않을 방도가 있을까?

이야기는 그렇게 같은 작전을 수행하고 마하 강 전투를 진행하면서 서로 눈이 맞고 결국 몸까지 맞았다는 식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그리고 라비아 맥퀸의 임신까지. 행복하게 끝난 이야기였다.

하지만 행복한 이야기에 끼어드는 불청객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면 그것도 섭섭한 일이었다.

“라비아, 한이 미국을 방문하고 친자 검사가 발표되기 전까지 여러 논란에 시달렸어요.”

“여러 논란은 아니지 않나요?”

“한 가지 논란이라고 하면 너무 없어보이잖아요. 아무튼 전남친의 입 때문에 고생을 좀 했죠?”

“…그랬죠.”

슬그머니 민국의 눈치를 보는 라비아 맥퀸.

미국이 자랑하는 슈퍼 스타이자 세계 최고의 공대장인 그녀가 남자의 반응을 의식하는 건 쉽사리 볼 수 없는 재미있는 장면이었다.

“자, 그러면 여기서 질문을 틀어볼까 하는데요. 우리 한. 당신은 라비아의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갑작스러운 제니퍼의 질문에 민국이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런 방송이라는 것은 방송에 출연하기 전부터 들은 것이 있어서 알고는 있었다지만, 자신의 생각 이상으로 게스트에 대한 배려가 없는 방송이었다.

하지만 이런 매운 맛이 미국 토크쇼의 특징이기도 했다. 실제로 라비아 역시 손부채로 얼굴을 식힐 뿐 정말로 화를 내거나 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나 역시….’

비슷한 수위로 대답해주면 되겠지.

“크게 신경쓰지 않았어요. 어차피 라비아의 아이는 내 아이라고 확신하고 있었거든요.”

“오…? 아빠의 직감인가요?”

제니퍼가 놀란 듯 목소리의 톤을 높이며 되물었다.

실제로 부성애라는 초현실적인 능력이 간혹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라비아 맥퀸의 임신을 확신하는데는 부성애까지 갈 필요가 없었다.

“아니요. 라비아가 임신한 시기를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었으니까요.”

“어째서요?”

“라비아의 전 남친 그러니까 마이클씨였던가요? 아무튼 라비아와 마이클은 화이트 하우스가 인도 전쟁에 참여한 이후 만나지 않았거든요.”

“…그렇겠군요.”

“라비아는 인도 전쟁이 끝나고 나서야 본인의 임신 3주차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3 주전에 나는…….”

민국이 살짝 말끝을 흐리자 제니퍼의 몸이 자연스레 앞으로 향했다. 이어서 민국이 태연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나한테 뻑이 간 라비아를 침대 위에서 벗겨 놓고 밤새 괴롭히고 있었죠.”

“?!”

“……!”

민국의 말에 라비아를 깜짝 놀랐고, 제니퍼는 경악했다.

본인이 진행하는 토크쇼의 수위가 제법 강하다고는 하지만 남자가 나와서 이런 식의 멘트를 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물며 오늘의 게스트는 미국인 아니 전 세계인이 집중하는 영웅, 한민국이었다.

물론, 제니퍼 쇼의 프로듀서는 속으로 환호를 터뜨리고 있었다.

한민국의 이런 멘트를 짜집어서 내놓게 될 경우 제니퍼 쇼의 시청률이 얼마나 올라갈 지는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듀서의 환호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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