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430화 (430/486)

〈 430화 〉 자유의 나라, 아메리카

* * *

“바, 밤새…? 괴롭혔다고요?”

“어, 흐흠. 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제니퍼와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수줍게 고개를 숙이는 라비아.

화이트 하우스의 리더이자 미국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히어로의 강인한 모습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 마이 갓!!!”

베테랑 방송인답게 제니퍼는 자신이 어떻게 반응을 해야 시청률이 올라갈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시청율을 하늘로 데리고 갈 사람은 따로 있었다.

민국이 갑자기 라비아의 어깨를 감싸더니 자신에게로 잡아당겼다.

일반적으로는 그 반대의 경우를 훨씬 많이 볼 수 있는데 신기하게도 제니퍼는 이러한 민국의 행동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리고 당연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남자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충격적인 수준의 만한 멘트가 민국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제가 조금 정력적이라 잠을 편하게 자려면 여자가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미국에서는 우리 라비아와 미리암이 있어야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있더라고요.”

“와, 왓?! 미, 미리암? 화이트 하우스의 미리암 루스를 말하는 건가요?”

“그렇죠?”

제니퍼의 눈이 큼지막하게 떠졌다.

영웅 셋이 단순히 잠만 자지는 않았을 터. 현재 민국은 자신이 그 두 여성과 관계를 맺었다고 말하는 게 틀림없었다.

“절친한 여성 둘이 한 남자를 공유했군요! 그것도 엄청난 미남을!!!”

제니퍼가 외치는 소리와 함께 주위에서 비명들이 터져 나왔다.

촬영 스탭들도 그제야 민국의 말 뜻을 이해하고 놀란 탄성을 터뜨린 까닭이었다. 더욱이 멘트를 내뱉은 인물이 여성들의 로망 그 자체라는 한민국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라비아 맥퀸과 미리암 루스라는 매력적인 여성을 제가 차지한 거죠.”

“와우! 그런데 라비아 씨는 마이클이라는 남자 친구가 있지 않았나요? 그러니까 인도에 있었을 때요.”

“아, 그 때는 헤어진 상황이라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여자가 남자 친구가 있다고 해도 크게 신경을 쓰는 편이 아닙니다. 원래 미녀는 용기 있고 적극적인 남자가 쟁취하는 법이잖아요?”

“…와우.”

제법 민감한 내용들이지만 너무나도 편하게 그리고 당연하게 말하는 민국의 태도에 제니퍼는 진심으로 감탄을 터뜨렸다.

성공한 미녀를 원하는 남자들은 제법 많다.

제니퍼 역시 수많은 남자들의 대쉬를 많은 경험들이 있었다. 하물며 라비아 맥퀸이나 미리움 루스처럼 국가의 안전을 책임지는 여성은 더 많은 관심을 받을 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웅들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는 남성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영웅 특유의 폭발적인 성욕도 성욕이었지만, 영웅 특유의 분위기에 상대가 짓눌리기 때문이었다.

‘본인이 영웅이라 그런 걸까?’

제니퍼의 시선이 민국에게 향했다.

그는 마력을 사용할 수 있는 여성 영웅들을 상대로 굉장히 편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라비아 맥퀸이 누구인가? 미국을 대표하는 9성급 영웅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라비아가 한민국을 상대로 조심스러워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민국의 말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아, 제니퍼. 당신도 아주 매력적이에요.”

달콤한 유혹이 섞인 미남의 립 서비스. 갑자기 치고 오는 민국의 말에 순간 당황한 제니퍼가 멍한 표정을 짓다가 활짝 웃었다.

“유후! 그러면 나도 곧 당신의 침대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건가요?”

“그렇죠. 아마도 오늘밤?”

“와우. 빨리 시간이 지나갔으면 좋겠는데요?”

“그리고 당신의 내일 스케줄이 없기를 바라야겠죠.”

자신의 스케줄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민국의 말에 제니퍼가 고개를 갸웃했다.

“…어째서죠? 한?”

“내일은 침대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못 할 테니까요.”

민국의 주옥같은 멘트가 계속해서 이어졌고, 그럴 때 마다 프로듀서는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환호를 터뜨렸다. 오늘의 제니퍼 쇼가 얼마나 미국인 아니 전 세계인들 사이에서 얼마나 큰 화제가 될 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수위의 물꼬가 열리자 제니퍼도 자신의 거센 입담을 자랑했다.

이제는 대놓고 사람들에게 논란이 될 법한 부분을 꺼낼 정도였다. 그 중에는 흑인 킬러라는 별명을 지닌 도브 캐머런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분위기가 이렇게 화끈한 상황이니 도브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라비아, 당신의 남자 친구를 뺏어간 여자였죠?”

“음…. 그렇긴 한데, 저는 오히려 도브에게 감사하고 있어요.”

“어째서요? 당신이 그렇게 착한 여성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그건 그런데. 아무튼 마이클과 헤어진 덕분에 내 옆에 앉은 남자를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소중한 아이도 가질 수 있었죠.”

“와우.”

라비아의 대답에 제니퍼가 짧게 탄성을 터뜨렸다.

확실히 그렇게 생각을 하면 도브는 라비아의 은인이나 다름없는 셈이었다. 그녀가 똥차를 챙겨가면서 라비아가 한민국이라는 최고급 스포츠 카를 타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어서 제니퍼가 자신들을 찍고 있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도브 캐머런, 오늘 당장 라비아에게 전화해요. 그리고 수고비를 내놓으라고 하세요.”

도브 캐머런의 남성 편력은 제니퍼도 잘 알고 있을 정도 유명했다.

그런 본인의 행동 때문에 라비아 맥퀸이 한민국이라는 남성과 관계를 맺고 그의 아이도 가지게 되었으니 그녀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배가 아프지 않을까?

이번 방송이 나가고 나면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다음 게스트로는 도브 캐머런을 초대해도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조용히 두 여성의 이야기를 듣던 민국이 대화에 불쑥 끼어들었다.

“수고비는 이미 받았으니 굳이 전화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네?”

의아한 얼굴로 민국을 바라보는 두 여성.

“도브의 별명이 흑인 킬러라고 하죠? 그 흑인 킬러에게 진정한 킬러의 무기가 무엇인지 알려주었거든요.”

충격적인 멘트와 함께 자신의 손을 바지 주머니에 집어넣은 민국이 그것을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오 마이 갓…!”

그 모습을 본 제니퍼가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터뜨렸다.

인류의 구원자이자 인도에서 신이라 불리는 남자 영웅은 외부에 알려진 도도하고 무거운 이미지와는 달리 굉장히 위트가 넘치고 야한 멘트가 어울리는 남성이었다.

“요즘 남성들 사이에서는 소확카라는 단어가 유행한다고 하더군요. 알고 계시나요?”

“…소확카요?”

“네. 소소하지만 확실한 카르텔이라는 뜻으로 한, 두 명의 여성만 본인의 카르텔에 포함시키고는 소소한 연애 및 결혼 생활을 하는 거죠.”

“왜? 어째서요? 여자는 다다익선 아닌가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게 여자인데?”

“그렇다면 한은 본인의 많은 여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건가요?”

“물론이죠! 아, 진짜 보여주고 싶은데 보여줄 방도가 없네요.”

제니퍼가 깍지를 끼며 민국을 바라봤다. 이런 대화가 편하게 느껴지는 남자 게스트는 방송 생활을 하며 처음이었다.

그렇게 세 남녀는 세 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촬영이 끝났을 때, 제시카를 포함해 프로듀서는 이번 방송이 미국 아니 세계에서 큰 화제가 될 거라 확신했다.

그만큼 한민국이라는 남자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한민국과 라비아 맥퀸이 게스트로 출연한 제니퍼 쇼는 방송이 시작되기 전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 저 외모로 자연스레 야한 멘트를 내뱉는 것이 안 어울리면서도 너무나도 매력적이야.

● 남자들이 한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으면 좋겠어.

● 그의 말이 맞아. 남자의 본분은 자신의 씨를 뿌리며 인류를 번식 시키는 거야. 남자들이 여자를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둠의 괴물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멸망의 길을 걷게 될 거야.

● 그나저나 라비아 맥퀸과 미리암 루스를 동시에 상대한다고? 남자의 정력이 그렇게 대단하다는 게 말이 돼?

● GGW 멤버들의 말에 따르면 그 이상도 상대가 가능하다고 해. 한은 평범한 남자가 아니야.

● 그러니까 인도에서는 신이라 불리는 거겠지. 여성들의 신.

제니퍼 쇼가 방송이 되자 미국의 각종 커뮤니티는 제니퍼 쇼에 대한 한민국에 대한 이야기로 난리였다. 특히나 민국의 정력적인 부분에 대한 큰 논란거리였다. 상식적으로 여성 영웅 여럿을 동시에 상대할 수 있는 남자가 있을 리 없기 때문이었다.

흑인 킬러라 불리며 대물을 가진 여러 남자들과 관계를 가진 것으로 유명한 도브 캐머런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실제로 한민국과 도브 캐머런은 민국이 제니퍼 쇼에 출연하기 며칠 전부터 코디 그리즐리 던전을 함께 공략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제니퍼 쇼가 끝나고 한 시간 쯤 지났을까?

도브 캐머런의 SNS에 하나의 사진이 업데이트가 되었다.

누드에 가까울 정도로 노출이 심한 사진이지만 도브 캐머런의 팬이라면 별다를 것 없는 익숙한 수위에 불과했다. 그녀는 종종 SNS에 본인의 몸매를 자랑하는 사진들을 많이 올렸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남자와 관계를 맺고 난 사진들도 자랑하듯 올리곤 했다. 이번 사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남자와 섹스를 하고 침대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그런데 사진의 내용이 무언가 이상했다.

● 이거 도브가 직접 찍은 게 아닌 것 같은데?

도브 캐머런이 가슴을 활짝 드러내 놓고 침대에 대자로 뻗어서 누워 있는 모습.

● 눈이 돌아갔어. 기절한 거 아니야?

● 몸이 벌겋게 물든거…. 그거 맞지? 대체 얼마나 격렬하게 움직였으면 영웅의 몸에 저런 자국이 남을 수 있는 거지?

게다가 그냥 누운 것도 아니고 허리가 살짝 들린 모습이었다.

눈동자가 살짝 돌아간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심지어 대충 걸쳐진 팬티는 희뿌연 액체로 잔뜩 젖은 모습이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진짜 섹스 #일곱 번 기절 #이게 오르가즘? #자지의 노예 #흑인 꺼져 #동양인이 최고야

도브 캐머런이 단 해시태그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SNS를 본 사람들은 도브 캐머런을 저렇게 만든 이가 한민국이라고 확신했다. 방송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동양이 최고라는 도브 캐머런의 해시태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든 것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제니퍼 쇼의 호스트인 제니퍼가 침대에서 가슴을 반쯤 드러내 놓고 늘어진 표정으로 누워있는 사진을 올렸기 때문이었다.

#정말로 침대 위에서 움직일 수가 없어 #네 번 기절 #배가 너무 불러 #스케줄이 없어서 다행이야 #새로운 세상 #진짜 남자

그냥 봐도 한민국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것이 쉽게 짐작되는 해시태그들.

하지만 사람들을 놀라게 만든 것은 민국과 제시퍼가 잠을 잤다는 사실이 아니었다.

● …뭔가 이상한데?

● 도브와 제니퍼가 누워있는 침대를 자세히 살펴 봐. 이거 똑같은 거 아니야?

심지어 비슷한 시기에 미리암 루스도 본인의 SNS을 업데이트 했는데, 그녀의 배경이 되는 침대 또한 도브 캐머런과 제시퍼가 누워있는 침대와 똑같았다.

● 설마 세 여자를 동시에 상대한 것은 아니겠지?

● 그건 사람이라면 불가능한 일이야. 그것보다는 한의 사진은 안 올라오나?

● 그런 사진이 올라온다면…. 오우, 숨이 턱 막히긴 하겠네.

● 꽉 막혀 있는 내 보지도 한이 뚫어줬으면 좋겠네.

아무튼 SNS의 사진들을 접한 네티즌들은 진실을 알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네티즌만이 아니었다. 여성 영웅들도 정말로 민국의 정력이 그렇게나 대단한지 알고 싶어 했다.

그리고 도브 캐머런의 입을 통해 사람들은 SNS에 올린 글의 진실을 들을 수 있었다.

“아, 너희들이 생각하고 있는 거 전부 다 맞아. 그러니까….”

제니퍼 쇼를 촬영한 그날 밤.

한민국은 도브 캐머런 본인을 포함해서 제니퍼, 미리암 루스 그리고 GGW 공격대의 최유나와 관계를 맺었고, 네 여성을 기절시킬 정도로 몰아붙였던 것이다.

“아, 여자 네 명을 상대하는 게 불가능한 거 아니냐고? 웬만한 년들은 한 번 박히면 바로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를 걸? 그만큼 한의 물건은 충격적이라고.”

“뭐? 네가 조루 아니냐고? 그러면 나한테 따인 남자들은 전부 병신인가?”

게다가 민국은 네 명의 여자로 만족한 것이 아니었다.

1 차로 네 명을 전부 기절시킨 후 또 다른 GGW의 멤버들을 불러서 2차로 섹스 파티를 진행하기까지 했다.

처음에는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믿을 수 없는 내용이었지만, 그 날 섹스 파티에 함께했던 제니퍼와 미리암 루스까지 인정을 하니 믿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그리고 미국 아니 세계인들에게 본의 아니게 본인의 정력을 자랑하게 된 민국은 라비아 맥퀸과 미리암 루스에게 실버급 마력의 결정으로 만든 악세사리를 전해 주고는 국내로 귀환을 하고 있었다. 12재앙 바이콘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가루다의 연락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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