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451화 (451/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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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은 처음이야

할짝.

버니는 자신의 아래에서 주륵 새어나오는 희멀건 액체를 손끝으로 찍어서 자신의 혀에 가져다대었다.

입가에 감도는 진한 생명의 기운. 그녀가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이건…. 믿을 수 없어……. 어떻게 이런 일이…!?"

버니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간절히 찾고 또 원했지만 모든 것이 사라진 공허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힘.

그렇기 때문에 레포리데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지구를 찾게 만들었던 그 힘. 생명의 기운이 다른 것도 아닌 수컷의 정액에게서 느껴지고 있었다.

날름.

버니의 혀가 다시 한 번 민국의 정액을 맛보았다.

조금 전과 동일하게 느껴지는 충만한 생명력은 결코 착각이 아니었다.

두근두근!

버니의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그녀의 눈이 민국의 물건으로 향했다.

'어쩐지 이상했어.'

상대는 기껏해야 인간 남자에 불과한 존재.

재앙급 존재인 자신이 그런 수컷에게 깔려 앙앙거렸던 게 솔직히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저 힘이라면 충분이 가능할 법 했다. 이 육체에 새겨진 본능이 그렇게 만들었을 테니까.

"……."

눈앞에 보이는 수컷의 물건은 조금도 지치지 않는 지 여전히 우뚝 솟아 있었다. 그리고 그 단단함은 굳이 만져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아아…."

버니의 입에서 달뜬 신음이 새어 나왔다.

남자의 물건을 눈에 담자마자 저 물건을 받아들였던 아래에서 가려움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꿀꺽…."

당장이라도 저 물건에 박혀서 아양을 떨며 허리를 흔들어 대고 싶었다.

아까처럼 오르가즘의 파도 속에 몸을 맡기고 울어대고 싶었다. 그렇게 저 남자를 받아들이면서 그 안에 담긴 생명의 기운을…….

"그럴 순 없어…!"

버니는 혀를 깨물었다.

저 남자가 지닌 생명의 기운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만 하는 힘이었다.

하지만 머리를 숙이고 수컷에게 굴복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자신은 레포리데의 족장. 자존심이라는 게 있었다.

물론, 저 남자의 물건을 생각하면….

'위, 위험해!'

자신도 모르게 시선이 민국의 물건으로 향하자 화들짝 놀란 버니는 눈을 꾹 감았다.

저 수컷이 지닌 힘과 물건에 대한 생각을 멈춰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큰 일이 날 것만 같았다.

'차라리 녀석을 쫓아내는 게 낫겠어!'

버니가 있는 힘을 다해 민국을 후려쳤다.

당황한 얼굴을 한 채 사라지는 인간의 시체. 그렇게 민국의 모습이 사라지자 버니는 짧게 숨을 토해냈다.

"큰일이다, 큰일이야. 진짜 이 일을 어떻게 하지?"

생명의 기운.

공허 종족들이 간절히 원하던 그 힘이 발견되었다.

당연히 다른 십이 재앙에게는 말 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다른 놈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게 분명했으니까.

아무튼 레포리데의 부흥을 위해서 저 힘을 온전하게 손에 넣어야만 했다.

'쉽지 않겠어.'

평범한 인간 남자라면 휘하 부하들을 이용해 납치를 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민국은 마력을 사용할 수 있는 영웅. 거기에 실력도 제법이라 외부로 괴물을 내보내도 쉽게 잡힐 것 같지 않았다. 게다가 놈을 지키는 여자들도 실력이 제법이었다.

게다가….

"으, 으응."

버니의 입에서 야릇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다른 수컷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던 쾌감이 아직도 몸에 남겨져 있었다.

수컷의 손길을 기다리는 유두를 손가락으로 건드리자 고개가 절로 뒤로 젖혀졌다. 그만큼 버니는 민국과의 섹스가 만족스러웠다.

자신이 어둠 괴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쉴 새 없이 탐하는 수컷의 모습이란.

오히려 행위의 주도권을 잡고 자신을 무너뜨리기 위해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거기에 생명의 기운을 품은 그의 정액은 버니의 머리를 엉망으로 만들기까지 했다.

그 쾌감이 계속해서 몸에 심어졌다면?

"꿀꺽."

자신도 모르게 한민국이라는 수컷에게 허리를 숙이며 복종 했을 것 같았다.

그만큼 그의 정액에서 느낄 수 있었던 생명의 기운은 공허 종족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그리고 치명적인 힘이었다.

할짝.

버니 자신과 레포리데들이 종족의 번영을 위해 간절하게 원했던 힘. 자신의 안에 담긴 그 힘을 맛보자 절로 몸이 뜨거워졌다.

* * *

트라이가 실패했다.

부활석의 힘을 이용해 던전에서 사망한 영웅들은 현실에서 다시 되살아난다.

물론, 죽음의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 끔찍했던 기억 때문에 영웅의 의무를 포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게 나타나니까.

위험한 것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던전에서 등장하는 몬스터의 존재에 따라 씻을 수 없는 상처를 갖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몬스터에게 범해져 마력이 타락하는 종류의 일이었다.

"쓰읍…. 하필이면 거기서 치명타가 터질 줄이야."

"치명타가 문제가 아니라 공격을 허용한 게 잘못이었어."

김소정의 지적에 오현아가 목을 긁적였다. 그녀의 고개가 좌우로 돌아갔다.

버니의 손에 죽은 팀원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이가 보이지 않았다. 바로 한민국이었다.

'뭐,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공대장이자 남자 영웅인 한민국이 홀로 던전 내에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그러나 오현아를 포함해 GGW 멤버들 중 그런 민국을 걱정하는 이는 소수에 불과했다. 민국이 홀로 남은 상황에서 버니가 어떤 행동을 하려 들지는 쉽게 예상이 되었다.

하지만 보고 경험한 것들이 있었다.

때문에 민국에 대한 걱정보다는 던전 내의 상황이 과연 어떤 식으로 흘러갈까에 대한 토론이 진지하게 이어지기 시작했다.

다른 여성도 아니고 어둠 괴물이자 십이 재앙인 버니가 민국의 물건에게 굴복한다와 그렇지 않을 거라는. 다른 사람이 들으면 어처구니없을 그런 주제였다.

그리고 '굴복한다'를 주장하는 지젤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공대장님의 자지에 박힌다? 그럼 게임 끝이죠."

지젤의 말에 몇몇 여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GGW 멤버들 사이에서는 자박꼼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었다.

'자지를 박으면 꼼짝 못한다'의 줄임말이었는데, 그 말대로 한민국에게 박히면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냥 엉덩이를 올리거나 다리를 발리면서 그에게 몸을 맡기는 수밖에.

다른 여성들이라면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그런 말이었다.

"게다가 우리가 가버려도 계속해서 쉴 새 없이 몰아붙이는 공대장님의 엄청난 정력, 아시죠?"

"응, 응."

"어둠 괴물도 공대장님의 정력은 감당하지 못했지."

"확실히 그걸 경험하고 나면 버니라도 버티기 힘들 거야. 이미 전례가 있잖아?"

지젤의 말에 멤버들 중 몇몇이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다들 한 번 이상은 경험해 본 적이 있던 쾌감이었다.

오르가즘이 쉴 새 없이 밀려들며 자신의 몸을 자극하는 상황. 그 쾌락의 천국은 자신이 여자라면 그리고 암컷이라면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그런 부류의 것이었다.

"지젤의 말이 맞아."

"아무리 버니라고 해도 자지에 박히면 꼼짝 못하는 게 맞지."

"그냥 자지가 아닌 공대장님의 자지."

하지만 반대파도 할 말은 있었다.

반대파도 민국의 물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전제는 동의하는 바였다.

그래도 상대가 상대인 만큼 한 번의 관계가 아닌 지속된 관계가 있어야 버니가 무너질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상대는 인류를 적으로 생각하는 어둠 괴물의 수장이었다.

"저렇게 심각하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

"한민국 영웅이 안 보이는데…. 구출 작전에 대한 이야기일까?"

"그랬더라면 난리가 나지 않았을까?"

"보나마나 전투에 관련된 회의를 하고 있는 거겠지. 상대가 그 버니잖아?"

멀리서 GGW 멤버들끼리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영국군들이 의견을 교환했다. 물론, 그 안의 내용을 들었더라면 기절초풍을 했겠지만.

그렇게 영양가 없는 토론이 조금씩 격해지기 시작할 무렵, 빛이 번쩍이며 민국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민국아!"

"오빠!!!"

민국이 나타나자 열심히 수다를 떨고 있던 멤버들이 순식간에 민국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다친 곳이 없는지 부산을 떨며 체크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뭐야?"

민국의 눈동자가 지젤에게 향했다.

"멀쩡할 것 같은데, 그래도 혹시나 해서요. 상대가 일반적인 괴물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래도 십이 재앙이니까."

걱정이라는 것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대답. 그만큼 GGW 멤버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준 업보였다. 그녀들 앞에서 괴물을 덮치는 일도 몇 번이나 있었으니까.

아무튼 버니를 자신의 물건으로 굴복시킨다는 계획은 실패였다.

'반 쯤 성공한 것 같기도 하지만….'

결국 녀석이 거부했으니 실패는 실패였다. 가루다나 메를린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결과였다. 그래도 적극적으로 달려들면 버니를 손에 넣는 것도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았다.

'생명의 힘이 있으니까.'

이 세계를 침공한 어둠 괴물들이 하나같이 원하는 힘.

가루다도 그리고 메를린도 굴복시킨 힘. 버니 역시 생명의 힘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 그렇게 생각하면 버니가 자신을 공격한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는 했다.

빠르게 무너지는 자신의 모습이 두려웠던 게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적극적으로 몸을 써서 버니를 공략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트라이를 통해 녀석의 힘을 뺀 이후 생명의 힘으로 마무리. 완벽한 계획이었다.

그렇게 민국이 음험한 생각에 빠져 있는 와중이었다. 현아가 뭐라고 입술을 달싹이는 게 보였다. 귀를 기울이자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좀 적당히 해…."

"응?"

영문 모를 말에 민국이 고개를 갸웃하다가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

조금 전의 섹스가 떠올랐던 까닭일까? 자지가 바지를 뚫을 기세로 위로 솟아올라 있었다. 아무래도 바로 트라이를 하러 가야 할 것 같았다.

* * *

전화에 휩싸인 유럽.

그리고 고비 사막을 중심으로 전력이 집중되고 있는 아시아.

그런 혼란의 상황에서 미국은 다행스럽게도 한 걸음 벗어나 있었다. 옐로스톤 공원에 있는 십이 재앙은 여전히 미국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그래도 녀석은 유럽이나 중국처럼 당장 활동을 시작할 기미를 보이고 있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혹시나 하는 위험 상황을 대비해 최소 한 개 이상의 쉴더급 공격대를 자국 내에 주둔시키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미국 영웅 협회는 세계를 위협하는 【A 】 난이도 상위 던전의 처리에도 힘을 쓰고 있었다.

강력한 영웅 전력이 필요한 일이었지만, 뛰어난 실력을 지닌 공격대를 다수 보유한 미국에게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문제가 생겼다.

[라비아 맥퀸, 임신!]

[같은 아빠를 두게 된 라비아 맥퀸과, 미리암 루스]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는 도브 캐머런. 아이 아빠는 Han?]

쉴더급 공격대에 소속된 영웅 셋이 아이를 가지면서 전력에서 이탈해버린 것이다.

각 공격대들은 빠르게 그녀들을 대신해서 2군 멤버들을 팀에 합류시켰지만, 애당초 스펙의 차이가 크게 나는 상황에서 공격대가 제대로 굴러 갈 리 없었다.

"어쩌면 다행이라고 할 수도 있겠어. 다른 공격대들이 멀쩡했더라면 유럽이나 아시아로 가야 했을 테니 말이야."

미국 영웅 협회의 간부, 제시카 로암이 진심을 담아 말했다.

그녀는 정말 큰 걱정을 덜었다는 표정이었다. 그녀의 말대로 임신한 영웅들이 공격대를 이탈하지 않았더라면 화이트 하우스를 포함해 두 개의 쉴더급 공격대는 현재 미국이 아니라 유럽 그리고 아시아에 배치되었을 게 분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은 어둠 괴물들과 맞서는 인류의 구심점이나 다름없는 나라였다.

최근 GGW 공격대의 활약이 눈부시다곤 하지만 GGW 가 전 세계의 모든 던전을 처리할 수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 물론, GGW의 존재로 인해 상황이 어떻게든 좋은 쪽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옛날 같았으면….'

버니의 침공을 받은 영국을 포기했을 테고, 인류의 명운이 걸렸다는 두려움 속에서 고비 사막 전쟁을 대비했을 터였다.

하지만 현재 영국 전선은 유럽의 힘만으로 제법 잘 버텨내고 있었으며, 고비 사막 또한 한,중,일,러 4 개국이 힘을 합쳐서 전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제시카 로암을 포함해 협회에서 가장 놀라워했던 것은 영국의 상황이었다. 십이 재앙인 버니가 직접 나타난 상황에서도 영국은 전선을 유지하는 것도 모자라 빼앗긴 땅을 조금씩 되찾아나가고 있다고 했다.

당연히 그 중심에는 한민국이 이끄는 GGW 공격대가 있었다.

원래라면 십이 재앙의 존재로 인해 패배했어야 할 전쟁이 좋은 쪽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었다.

'GGW를 아니, 한민국을 미국으로 데리고 올 수만 있으면….'

미국이 더 안전해지는 것도 모자라 나라의 위상도 한 층 더 강화될 터였다.

그렇게 제시카가 한민국이라는 영웅이 화이트 하우스 소속이 아니라는 현실에 아쉬워 할 무렵이었다. 그녀의 비서가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왔다.

"무슨 일이죠?"

"여, 영국 정부의 연락입니다! 버니와 레포리데들이 던전으로 숨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뭐라고요?!"

제시카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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