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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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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폭풍
[국내 제 1의 클랜 R's! 중국의 PLA와 손을 잡다.]
[GGW 공격대와 함께하는 PLA 1군! 상하이의 여제 샤오란, "세계 최고의 공격대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PLA 클랜, 상하이와 중국 남부를 포함해 대한민국까지 클랜의 활동 범위를 넓히기로. 대한민국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1군인 쉴더급 공격대를 파견하기로.]
[GGW 공격대의 한민국 공대장, "PLA 클랜과 함께 최상위 어둠 괴물에게 대응할 수 있는 힘을 키울 계획입니다."]
갑작스럽게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 기사.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두 클랜의 협력 소식에 한국 국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의 유일한 쉴더급 공격대인 GGW는 해외의 일 때문에 종종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았다. 그 때문에 국내에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
하지만 GGW의 빈자리를 PLA 라는 쉴더급 공격대가 메워준다면 GGW의 해외 활동에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GGW의 피로도가 한계에 달했다는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었다.
상하이의 반응도 열광적이었다.
과거 난징 문제를 해결해 줬던 까닭에 상하이 시민들의 GGW 공격대에 대한 호감은 하늘을 뚫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상하이의 괴물 방위 전력을 책임지고 있는 샤오란이 이번 기회를 통해 공격대의 전력을 더욱 높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R's 클랜과 PLA가 손을 잡자 불편해진 것은 중국 정부와 영웅 협회였다.
샤오란의 말대로 중국 정부는 민국의 도움을 받아 자국의 영웅 전력을 성장시킬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샤오란이 민국과 손을 잡게 되면서 모든 계획을 백지로 되돌려야 했다.
하지만 대놓고 불만을 드러낼 수는 없었다.
GGW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재앙급 존재를 상대할 수 있는 공격대. 그리고 중국은 영토 북쪽으로 바이콘에게 위협을 받고 있는 나라였다.
* * *
모래로 이루어진 사막에서 게이트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시야가 넓게 보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고비 사막은 지형의 대부분이 자갈과 바위로 이루어진 암석 사막이었다.
그리고 고비 사막의 이러한 특색은 연합군의 게이트 수색을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커다란 바위 지형 사이에 게이트가 숨겨져 있다면 사람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고는 찾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었다.
중국군 9 정찰 소대.
열 명으로 이루어진 9 소대의 임무는 바위로 가득한 암석 사막 지형을 정찰하고 복귀하는 기초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임무의 난이도는 그렇지 않았다. 언제 게이트를 빠져나온 어둠 괴물이 그녀들을 습격할지 몰랐다.
"분비물이다."
소대장이 땅바닥에 미약하게 남은 흔적을 발견하고 말했다.
"몬스터일까요?"
"가능성이 아주 높아."
"몬스터 무리가 있다면…."
"이 근방에 게이트가 있을 가능성도 아주 높지."
몇몇 군인들의 눈동자에 욕심이 피어올랐다.
고비 사막의 숨은 게이트만 찾아낸다면 큰 포상을 받을 수 있었다. 어쩌면 소문으로만 돌던 군부대 내 남자들과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소대장이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다들 조심해서 움직이도록 해."
언제 몬스터가 등장할지 모르는 법. 지금부터는 정말로 조심해야 했다.
아직까지 게이트의 증거라고 할 수 있는 오염된 대지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일반 군인인 그녀들에게는 중소형 개체만 나타난다 하더라도 재앙이 따로 없었다.
9 정찰 소대는 게이트를 찾는 공을 세우기 위해 근방을 수색했다.
처음에는 자신들이 영웅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빠져 있었지만….
그녀들을 습격한 반인반마의 몬스터로 인해 상황이 엉망으로 되어버렸다.
"케, 켄타우로스!?"
녀석들의 은밀한 기습에 순식간에 여섯 명의 동료가 당해 버렸다.
바이콘의 생김새를 가장 많이 닮은 켄타우로스는 잔인하고 난폭하면서도 빠르고 영리하기까지 했다.
그래도 총과 같은 개인 화기가 통하는 괴물들로 다 대 다의 전투에서는 어느 정도 상대가 가능한 녀석들이었지만….
"모두 도망쳐!!!"
지금처럼 난전이나 다름없는 소규모 교전에서는 녀석들보다 위협적인 괴물도 없었다.
"여기는 9 정찰 소대! 켄타우로스 무리와 전투 중! 증원이 필요하다!"
소대장이 다급하게 무전을 쳤다.
이대로라면 정찰은커녕 소대의 존폐가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어진 통신에 소대장의 얼굴이 거무죽죽하게 변했다.
[여기는 15 정찰대! 현재 어둠 괴물과 전투 중… 크아아악!!!]
[19 정찰대! 켄타우로스 무리 발견!]
[22 정찰대 현재 후퇴 중! 엇?! 주, 중형급 몬스터 발…!]
근방을 수색하는 모든 정찰대가 동시다발적으로 어둠 괴물에게 공격을 받고 있었다.
놈들의 기본 전력이라 할 수 있는 켄타우로스만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중형급 몬스터에게 공격을 받는 정찰대도 있었다.
당연하지만 소형 화기로 무장한 정찰대는 그런 몬스터에게 별다른 반항도 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당해야 했다. 그렇게 자신들의 구역으로 접근한 인간들을 쫓아낸 몬스터들이 한 곳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웅!
몬스터들이 도착한 곳에는 흉흉한 분위기를 내뿜는 검붉은 색으로 빛나는 게이트가 있었다. 이어서 하나 둘씩 몬스터들이 게이트의 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바이콘님께서는 조용히 숨어 있으라고 했지만….]
그렇게 몬스터들이 숨어든 게이트의 심부.
그곳에는 머리가 말인 두 발 괴물이 엄청난 기세를 내뿜고 있었다.
[상대는 약하디 약한 인간들일뿐.]
지금처럼 겁을 줘서 쫓아버리면 다시는 접근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그의 이름은 토라스크.
바이콘이 수장으로 있는 우라그 무리의 장로이자 그의 심복이나 다름없는 10성의 어둠 괴물이었다.
* * *
PLA 클랜과 협력 관계를 맺었지만, 당장 어떤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못해도 【S - 7】 이상의 던전이 등장해야 자신들이 함께 움직여서 장비를 입에 떠 먹여주던, 몰래 보관해 둔 골드급 마력의 결정을 슬쩍 건네주던 할 텐데 기껏해야 보고가 올라오는 건 【A】난이도 던전들 뿐이었다.
GGW는커녕 다른 쉴더급 공격대조차 나설 필요도 없는 던전이었다.
"딱히 들어온 첩보는 없죠?"
몸이 찌뿌둥한지 스트레칭을 하던 최유나가 물었다. 뒤에서 유나의 어깨를 꾹꾹 누르던 지젤이 민국 대신 말했다.
"전혀 없어. 그리고 없는 게 나아. 날도 더운데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고생하느니 지금처럼 에어컨 밑에서 쉬는 게 최고지."
"아, 그건 인정이지."
두 막내의 스트레칭을 지켜보던 현아도 지젤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는 진짜 사람 살 곳이 못 되는 지역이야."
지구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고비 사막은 다른 사막과 마찬가지로 영하 30도에서 영상 40도의 기후를 넘나들었다. 낮에는 녹아내릴 듯 덥고 밤에는 얼어 죽을 것처럼 추워지는 날씨였다.
거기에 바람이라도 세차게 불면 모래 먼지로 인해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한참 이 지역의 날씨에 불평을 이야기하던 현아의 시선이 민국에게 향했다.
"아무튼 금방 일이 터질 줄 알았는데…. 너무 조용하지 않아?"
"으음."
"다른 음모가 있는 걸까?"
불안이 담긴 현아의 목소리.
민국은 냉정하게 상황을 정리해보았다.
바이콘 녀석은 가루다와 함께 던전 브레이크를 일으키려고 고비 사막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던전을 폭발시킬 타이밍을 엿봤지만 손을 잡은 거라 생각했던 가루다가 자신들의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버니까지 GGW 의 손에 무너지면서 그대로 낙동강 오리알이 된 신세가 되었다.
그 후, 가루다한테서 들어온 정보는 따로 없었다.
'파푸니르 녀석이 있지만, 인도양에 있는 녀석이 고비 사막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리 없을 테니….'
결국 연합군이 상대할 재앙은 바이콘 뿐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리 어려운 싸움은 아니야.'
바이콘은 어둠 괴물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괴물이었다.
때문에 바이콘 만큼이나 정보가 많이 알려진 세력도 없었다. 다시 말하자면 인류의 군대도 그만큼 잘 대처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었다.
녀석은 분명히 폭발하기 일보직전인 던전을 고비 사막에 숨겨 놓았다.
괜히 중국군을 포함해 고비 사막에 배치된 각국 군인들이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는 게 아니었다.
'브레이크가 일어나기 전에 던전을 찾아서 공략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솔직히 말해 가능성은 아주 낮았다.
결국 고비 사막의 던전 브레이크는 자신들이 아닌 바이콘의 결정에 의해 좌지우지 될 가능성이 높았다. 심지어 연합군은 과도하게 마력을 품은 게이트조차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샅샅이 고비 사막을 뒤지고 있다지만 바이콘의 숨는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녀석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야생의 게이트를 발견했다는 정보만이 몇 번 들어온 게 전부. 아직까지는 지금과 같은 대치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처럼 보였다.
그 때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공대장님! 공대장님!!!"
딜러장 신나연.
다급한 숨소리를 내며 숙소로 들어온 그녀가 자신에게로 집중되는 시선들을 향해 외치듯 말했다.
"바, 바이콘의 게이트가 발견됐어요!"
"바이콘의 게이트? 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민국이 깜짝 놀라 물었다.
숨바꼭질을 하자는 것처럼 꽁꽁 숨은 녀석이 이렇게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고? 솔직히 예상외의 행동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신나연이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아, 바이콘이 나타난 것은 아니고요. 바이콘의 세력인 우라그의 마력을 품은 게이트가 발견되었다고 해요. 그것도 폭발하기 일보직전의 게이트로요."
"뭐? 녀석들의 게이트가 확실해?"
"네, 그 증거로 근방을 탐색하던 정찰대들이 전부 켄타우로스에게 공격당했다고 해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켄타우로스는 군대의 보병처럼 바이콘 세력의 근간을 이루는 괴물이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듣다보니 상황이 대략적으로 파악이 되었다. 보아하니 정찰대가 한 건 제대로 올린 모양이었다. 심지어 접근하는 이들을 켄타우로스가 공격했다고 하니 이번에 발견된 게이트는 바이콘과 관계된 것이 확실했다.
'정찰대들이 고생 많이 했겠네.'
커다란 바위가 가득한 암석 지대에서 기어코 게이트를 찾아내다니 정말 눈에 불을 켜고 찾아 다녔던 모양이었다.
"그러면 이제는 우리가 나설 차례인가?"
현아가 부산하게 변한 밖의 분위기를 살피며 말했다.
여기서 저기서 거친 소리들이 쉴 새 없이 들려오고 있었다. 당장 전투라도 일어날 것 같은 거친 분위기였다.
아니나 다를까 연합군의 지휘소는 고성으로 얼룩지고 있었다.
"당장 영웅들을 출동시키지 않고 뭐하나?! GGW 공격대에게 연락을 해야지!"
"설마 지금 바로 GGW 공격대를 출동시키라는 건가? 아직 던전의 난이도도 판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브레이크가 임박한 던전이야!"
"그 던전 브레이크가 GGW 공격대가 이동하는 도중에 터진다면? 바이콘 녀석이 그것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렇게 되면 당신이 모든 책임을 질 텐가!?"
별을 단 여성들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아무리 GGW 공격대 하더라도 수많은 어둠 괴물에게 둘러싸인다면 무사하기 힘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영웅들을 호위할 병력이 필요한데, 호위군이 움직이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그에 반해 던전 브레이크는 지금 당장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후우…."
회의에 참석한 장위거 상장이 걱정스럽다는 듯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던전의 난이도가 높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고작해야 【A】난이도 하급 수준의 던전인데, 아무리 브레이크가 임박했다 하더라도 다른 공격대도 아닌 GGW 공격대에게 그 던전의 공략을 맡기실 겁니까?"
그건 닭 잡은 칼에 소 잡는 칼을 쓰는 격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상황의 심각성은 장위거 상장도 모르지 않았다. 만약 던전이 폭발하면 그 여파는 결코 만만치 않을 테니까. 못해도 수 만 이상의 목숨이 이 고비 사막에서 스러질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전쟁은 언제나 누군가의 희생을 필요로 했다.
"다른 공격대를 보내도록 하지요. 재앙이나 심복 수준의 존재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GGW는 움직이지 않아야 할 겁니다. GGW가 던전에 발이 묶여 있는 사이 외부에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장위거 상장이 GGW 의 출진을 주장했던 이들을 보며 힘주어 말했다.
우연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출진을 주장했던 이들은 다들 중앙 정부와 관계가 있는 장성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