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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오늘은 연참입니다! 그러면 즐감하세요!!!
사막의 폭풍
민국은 일주일이 가까이 【S - 7】 호선 버스를 운용했다.
하루가 달라지는 상황 속에서 제법 오랜 시간을 버스에 투자한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열 명의 승객을 골고루 태워야 한데다가 네임드를 잡는다고 해서 녀석이 원하는 아이템을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익숙해져서 다행이야.'
처음에는 두 명의 승객만 태웠는데, 어느 정도 전투가 익숙해지자 나중에는 세 명의 승객을 태워도 버스가 전복되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굴러갔다. 동일한 네임드를 반복적으로 상대하면서 운전기사의 전투 숙련도가 높아진 게 가장 큰 이유겠지만, 트라이에 익숙해진 승객들도 한 몫 했다.
'샤오란.'
특히나 그녀는 스펙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전투에 임했다.
GGW 공격대의 노하우를 자신의 공격대에도 적용하고 싶은 의도가 듬뿍 담겨 있었다. 트라이의 방향성에 대한 질문도 굉장히 많았다.
당연하지만 민국은 샤오란에게 자신이 아는 것들을 전부 알려주었다.
'그래야 나를 대신해서 어둠 괴물을 상대할 수 있잖아?'
잘 키운 공대장 몇 명만 있어도 몸이 굉장히 편해질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뽑아 먹을 만큼 뽑은 것 같지?"
"시간만 많으면 좀 더 뽑아먹고 싶지만…. 어쩔 수 없지."
민국의 말에 샤오란이 아쉬운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휘하 공격대에 소속된 영웅들이 괜히 버스를 타는 것이 아니었다.
GGW 공격대와 트라이를 함께 하면서 PLA 1군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1군의 평균 장비 스코어가 15 가 넘게 상승했고, 샤오란 본인을 포함해 왕위안까지 두 명의 딜러가 10 등급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이는 PLA 공격대가 몇 년간 끌어올렸던 전력보다도 훨씬 높은 발전이었다.
비록 GGW 공격대와 R's 클랜에게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만만치 않지만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한 거래나 다름없었다.
"전황이 그리 좋은 것 같지 않아.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령부의 보고와는 일선 부대에서 패잔병들과 마주쳤다는 연락이 몇 번이나 들어왔어."
"…멍청한 년들."
샤오란의 목소리에서 분노가 느껴졌다.
그렇게 인력을 갈아 넣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둠 괴물 방위선은 반 쯤 뚫린 상황으로 보였다.
그 증거가 어젯밤 있었던 전투였다.
브레이크의 중심부에서 출몰한 것으로 생각되는 괴물 무리가 한국군을 덮친 것이다. 만약 메모리아의 영웅들이 근처에 있지 않았더라면 상당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정도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었다.
때문에 정확한 전황을 파악하기 위해 사령부에 연락을 했지만 유의미한 정보는 얻을 수 없었다. 사령부의 녀석들이 정보를 감추고 뻗댄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캡틴. 최소 두 개의 집단군이 20% 이상의 병력을 상실하고 후퇴 중입니다. 거기에 【A】 난이도 던전 하나가 추가적으로 브레이크를 일으켰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연합군의 방침은요?"
[현재의 방어선을 유지한다지만…. 솔직히 말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 대다수는 남쪽과 동쪽으로 향하는 것 같습니다. 정찰병을 붙이려고 했지만, 켄타우로스 때문에 정확한 경로의 파악이 힘든 상황입니다.]
"그렇군요."
러시아 장성과의 대화가 끝나자 민국은 머리를 긁적였다.
버스를 운영하느라 너무 느긋하게 있던 모양이었다. 그래도 네 개의 집단군을 포함해 중국의 공격대 다수가 이번 작전에 투입되었는데 방어선에 빨간 불이 들어올 정도로 엉망으로 상황이 흘러가리라는 생각도 못했다.
"그래도 중국은 미국과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자랑하는 나라로 알고 있는데…."
역시 믿는 게 아니었다.
* * *
멈춰있던 행군이 시작되었다.
새롭게 발견한 【S - 7】 난이도의 던전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던전 내의 네임드는 전부 처리했고, 보스 몬스터도 두 번이나 소멸시켰다.
그로 인해 던전 타이머는 완전히 초기화가 되다시피 한 상태.
던전이 공허의 마력을 회복해 9 등급의 네임드를 생성하려면 최소한 몇 달은 있어야 했다. 브레이크까지는 못해도 몇 년이 걸릴 테니 그 때나 가서 던전의 처리를 생각하면 되었다.
쿠르르르르!!!
전차의 캐터펄트가 주먹만 한 돌멩이를 가루로 만들며 움직였다.
71 집단군과 7 기동군단의 진격은 폭풍이라는 말이 흘러나올 정도로 거침이 없었다.
[키이이익! 키익!]
[크륵! 크르륵! 뀌익?!]
소음을 들은 괴물 무리들이 군대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큰 위협은 되지 못했다.
괴물이 나타나자마자 막강한 실력을 지닌 영웅들이 나서서 순식간에 녀석들을 쓸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병력 자체의 화력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꿀꺽."
"지금부터 정신 바짝 차려라."
그렇게 사막의 중심지로 이동할수록 병사들은 조금의 이상도 놓치지 않기 위해 눈을 굴리며 주변을 확인했고, 영웅들 또한 오감을 곤두세웠다.
조금씩 공허의 마력으로 오염된 땅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신들이 있는 장소가 십이 재앙 중 하나인 바이콘의 세력권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광경이었다.
"이제부터는 어떻게 할 계획이야?"
호송 버스 안에서 현아가 물었다.
"무조건 바이콘이 있을 것 같은 던전부터 찾아야지."
이건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이었다.
녀석의 던전이 브레이크 된다면 인류는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재앙의 강림은 엄청난 인명 피해로 이어질 테고, 그렇게 되면 녀석을 쫓아내도 이긴 게 아니었다.
당장 바이콘의 던전이 브레이크가 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랬더라면 가루다가 강림했을 때 라오스의 하늘이 핏빛으로 물든 것처럼 징조가 생겼을 터였다. 물론 여유를 부릴 상황도 아니었다.
"연합군이 발견한 【S】 난이도 던전은 어떤 상황인지 알아?"
"현재 한 곳은 텐센스가 공략 중에 있고, 나머지 한 곳은 방치 중이라고 해."
"…방치라고?"
현아의 놀란 얼굴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류시시라고 했던가?
중국의 심술궂게 생긴 아줌마는 GGW 에게 아무런 정보도 넘겨주려고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의미 없는 행동이었다. 연합군을 구성한 국가는 중국만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연합군의 주축 중 하나인 러시아의 옆구리를 쿡 찌르니 바로 정보가 흘러 나왔다.
물론 그 대가로 실버급 마력의 결정을 하나 건네주었지만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민국에게는 넘쳐나는 게 실버급 마력의 결정이었다.
"방치요? 브레이크가 임박한 【S】난이도 던전을 그대로 두고 있다고요?"
순식간에 버스가 시끌시끌해졌다.
"그래. 세 개 공격대가 던전에 진입했다가 전멸한 모양이야. 부활석이 발동되지 않았다고 하니 전투 중에 던전의 네임드에게 붙잡힌 것 같아."
"보나마나 타락했겠군."
GGW 공격대도 아니면서 버스에 함께 타고 있던 샤오란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어서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몬스터에 붙잡힌 영웅들의 미래는 거의 한 가지로 귀결이 된다.
마력이 타락한 워킹 걸이 되는 것. 심지어 던전 내를 빠져나오지도 못했으니 지금도 몬스터들에게 의해 엉망이 되고 있을 게 분명했다.
"공격대를 세 곳이나 잡아먹었을 정도라면…. 평범한 수준의 【S】 난이도 던전은 아니겠네."
중국 영웅들도 멍청하지는 않을 테니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던전 공략에 나섰을 터.
쉴더급 수준이 아니더라도 【A】난이도 상위 던전을 공략할 수 있는 수준이면, 후퇴는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개 공격대가 내부에서 전멸했다면? 던전 내에 있는 네임드가 그만큼 평범하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심복급의 녀석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민국이 깃발이 놓인 지도를 바라보았다. 깃발은 러시아 장성이 알려준 던전의 위치에 놓여져 있었다.
"일단은 중국 영웅들을 삼킨 던전을 공략할 생각이야. 바이콘 녀석이 무슨 꿍꿍이를 품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녀석의 팔 다리를 하나씩 자르다 보면 어떤 반응이라도 보이겠지."
가루다를 통해서는 아직까지도 별다른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
브레이크를 일으키지 않은 가루다의 행동을 배신이라고 생각했는지 바이콘 녀석이 가루다와의 통신을 닫은 까닭이었다.
제 삼자인 파푸니르를 통해 정보를 캐내려고 노력해 봤지만 녀석 또한 이번 사태에서 한 발 뺀 까닭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얻을 수 없었다.
'그래봤자 녀석의 운명은 여기서 끝이야.'
민국의 눈동자가 차갑게 가늘어졌다.
7 기동 군단의 진격이 다시 시작되었다. 몬스터의 숫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까닭에 장위거 상장의 71 집단군이 달려드는 몬스터들의 발을 묶고 기동 군단이 녀석들의 헐거워진 틈을 뚫고 지나가서 방어선을 구축했다.
위이잉! 투투투투투투투!!!
전차 위에 설치된 기관 포대가 움직이며 사격을 시작하자 탄환을 막을 수 없는 소형 몬스터가 대거 곤죽이 되어 시체로 변했다.
퉁! 투퉁!
이어서 발사된 120mm의 철갑탄이 중형 몬스터의 복부를 관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긴 생명력을 보이며 전차를 향해 달려드는 녀석은 영웅들이 직접 나서서 처리했다. 전투가 시작되고 최소한 만 단위의 어둠 괴물들이 시체로 변해 사라졌지만, 사방에서 괴물들이 고함을 지르며 군인들에게 달려들었다.
"발사!!!"
괴물 무리들을 상대로 군인들은 침착함을 유지했다.
당황하는 모습도 거의 없었다. 그도 그럴게 달려드는 몬스터들의 숫자에 비해 생각 이상으로 전황이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전부 영웅들의 활약 덕분이었다.
군대가 상대하기 힘든 중대형급 몬스터를 발 빠르게 처리해주니 포위망이 부서질 염려가 없던 것이다. 만약 영웅들의 기량이 떨어진다면 제법 고생을 했겠지만, 현재 군인들과 함께 전투를 하고 있는 이들은 쉴더급 공격대인 GGW를 포함해 국내에서도 내로라하는 랭커 클랜의 1군들이었다.
중국 영웅들 역시 쉴더급 공격대인 PLA를 포함해 랭커 수준의 클랜들이 합류했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진짜 사람이라고는 한 명도 없네."
"있긴 있어.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렇지."
이곳을 방어하고 있다는 중국군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 눈에 보이는 것은 괴물들에게 뜯어 먹힌 시체가 전부였다. 아무래도 계속해서 몰려 나오는 괴물 무리들을 버텨내지 못하고 후퇴를 한 것으로 보였다.
'최소 20% 이상의 병력을 상실했다고 하니….'
전멸 판정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
그리고 중국군이 그 만큼의 피해를 입은 것은 전부 중, 대형급 몬스터들의 존재 때문으로 보였다. 놈들을 요격하려면 최소 【A】난이도 상위 던전을 공략할 수 있는 7 등급 이상의 영웅들이 필요했다.
[15km 앞에서 방어라인을 구축한다.]
치열했던 전투가 조금씩 소강 상태로 접어들자 상부에서 명령이 떨어졌다.
명령을 받은 지휘관들은 윗 선에서 보내온 장소에 방어라인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하나하나가 다른 부대와 쉽게 연합할 수 있는 요충지들이었다.
커다란 바위를 엄폐물로 삼아 전차들이 포대를 고정했고, 근방에 기관총들이 다수 설치가 되기 시작했다. 대전차 지뢰도 상당수 뿌려졌다.
"슬슬 준비를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오케이."
소정의 말에 민국이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일으켰다.
멀리 중국 영웅들을 잡아먹었다는 【S】 난이도의 던전이 보이고 있었다. 던전은 지금의 장소에서 20 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