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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소녀 전쟁-466화 (466/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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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예약으로 올려놓고 갑니다! 그러면 즐감하세요.

사막의 폭풍

"캬아아아악!"

단발머리의 여성이 비명을 지르며 피를 토했다.

괴물의 두꺼운 성기가 그녀의 복부를 밀어 올리고 있었다. 쾌감은 하나도 느낄 수 없는 고통스러운 행위에 여성의 눈이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곧 여성의 눈동자에서 초점이 사라졌다.

[카칵! 칵! 칵!]

샛노란 안광을 빛내는 괴물들은 쉴 새 없이 인간 여성들을 범했다. 말의 머리를 한 두 발 괴물이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이빨을 드러내었다.

[한심하고도 건방진 존재들.]

토라스크는 들고 있는 커다란 도끼를 땅바닥에 쿵 찍으며 내려 놓았다.

그가 자리에 앉자 조그마한 소형 몬스터들이 달라붙어 토라스크의 갈기를 정리했다. 바이콘의 심복이자 오른팔이나 다름없는 그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서른 명에 가까운 인간 영웅들을 붙잡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토라스크는 자신이 올린 성과가 오히려 아쉬울 뿐이었다.

[눈치 빠른 쥐새끼들이 도망치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인간들을 노예로 만들 수 있었으리라.

하물며 공허의 던전으로 진입할 수 있는 인간들은 인간들 중에서도 전사 계급이라 생각되는 영웅이라 불리는 존재들이었다. 그만큼 녀석들을 노예로 삼으면 삼을수록 인간의 전력도 약화시킬 수 있었다.

[답답하다, 답답해!]

토라스크가 외쳤다.

마음 같아서는 던전의 밖으로 뛰쳐나가 마음껏 인간들을 짓밟고 범하고 싶었다.

하지만 브레이크가 일어나지 않은 던전에서는 자신의 본신을 내보낼 수 없었다. 무리해서 나갈 수는 있지만, 그건 멍청한 짓이나 다름없었다.

공허의 마력이 어느 정도 보관이 되어 있는 지금의 상태로도 본신의 힘을 5% 나 내보낼 수 있을까?

아무리 자신이 우라그의 장로라 해도 고작 그 정도의 힘으로는 마력을 사용하는 영웅이라는 존재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인간들이 사용하는 무기는 위협적이지 않지만 영웅들의 마력 공격은 자신의 보호막을 쉽사리 뚫어낼 수 있었다.

특히나 인간들 중에서도 쉴더급이라 불리는 정예는 우습게 볼 상대가 아니었다. 물론, 던전 내에서는 이야기가 달랐다.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적도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우라그의 족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바이콘 님은 대체 언제 움직일 생각이신건가?!]

토라스크가 머리를 감싸며 고뇌했다.

맛있는 먹잇감과 드넓은 땅 그리고 우라그에게 도전하는 적들이 던전의 밖에 있는데, 바이콘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물론, 족장의 심경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었다.

손을 잡았던 십이 재앙들이 배신에 가까운 행동으로 발을 뺐으니 그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니라. 뿐만 아니라 레포리데는 족장인 버니를 잃고 본거지를 철수하기까지 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토라스트의 안광이 짙어졌다.

인간들에게 겁먹은 것 같은 바이콘의 태도는 그에게 심한 겁쟁이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그렇게 토라스크의 머리로 두 개의 생각이 충돌할 때였다. 조그마한 어둠 괴물이 킥킥 거리며 달려들었다.

[오호라?]

괴물의 보고를 받은 토라스크가 거칠게 투레질을 하며 벌떡 몸을 일으켰다.

[우오오오오!!!]

그의 입에서 괴성이 터져 나왔다. 자신의 던전으로 침입자가 들어오고 있었다.

* * *

"패드 내용을 수정합니다. 던전은 난이도는 【S - 6】으로 확인. 수정자는 GGW 공격대의 한민국 공대장. 오전 11시 21분부터 공략 시작하겠습니다."

민국이 영웅 패드에 대고 말했다.

영웅 패드는 이 던전의 수준을 【S - 8】난이도로 알려주었다.

그러나 민국과 멤버들이 던전의 내부에서 마주친 일반 몬스터들은 【S - 8】 난이도의 수준이 아니었다. 못해도 그 이상의 던전에서 보일 법한 영리한 행동으로 GGW 공격대를 귀찮게 만들었다.

"중국 애들이 실수한 거겠지?"

"아마 그렇지 않을까? 던전과 관련된 정보를 가장 처음으로 적은 애들도 중국 공격대잖아."

"왜 【S - 8】 난이도로 설정했지?"

"쉴더급 애들도 아니고 걔네들이 경험한 【S】 난이도 던전이 뭐가 있겠어? 대충 상대해 보니 자신들의 깜냥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놈들이니 대충 이 정도 쯤 되겠다고 생각했겠지."

팀원들의 대화를 들으며 민국도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생각해도 그런 식으로 일이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이 던전은 못해도 【S - 6】 난이도의 던전이 틀림없었다.

최근에 【S - 7】 난이도의 던전을 공략했던 터라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정도의 위험도라면 중국의 공격대 세 곳이 이 던전에 잡아먹힌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오히려 텐센스가 오지 않은 게 다행이네.'

텐센스가 아무리 쉴더급 공격대라 해도 여기서는 버텨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았으니까.

"안전선이에요."

소정의 말에 민국이 걸음을 멈췄다.

고개를 들자 익숙한 형태를 한 괴물이 눈에 들어왔다. 인도 전쟁 때 많이 마주쳤던 녀석으로 9 등급의 특수 개체였던 놈이었다. 아마 녀석의 네임이….

"피바람의 카라스크네요."

"아아."

톱니 칼처럼 생긴 팔을 휘두르며 공격해 왔기에 그런 이름을 붙였다.

당연하지만 녀석을 가장 처음으로 발견한 공격대는 한국의 GGW 공격대였다. 그리고 녀석을 효율적으로 상대할 수 있는 공략법을 정립하고 가장 처음으로 놈을 쓰러뜨린 공격대 역시….

"첫 번째 네임드는 쉽게 상대할 수 있겠네. 카라스크 공략법 잊어버린 사람 없지?"

GGW 공격대였다.

"쟤 공격 패턴이 어떻게 되었더라?"

"그…. 갑자기 사라진 후에 사방으로 휘두르는 공격 주의해야 하고, 전방 60도로 난도질 하는 공격 그리고…."

"탱커들 중첩 인계하는 거 잊지 마. 3 중첩이면 피 폭발이 터지니까, 그 전에 반드시 어그로 교대해야 돼."

"그거 중첩 쌓이면 어떻게 되더라?"

"말 그대로 탱커 주위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는데, 너네는 괜찮아도 근접 딜러진이 못 버텨. 재수 없으면 한 방에 뒈질걸?"

오랜만에 상대하는 녀석.

멤버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며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민국도 녀석을 상대하기 위한 스킬 구성으로 세팅을 바꿨다.

'네 다섯 번 정도 트라이를 하면 충분히 감을 잡을 수 있겠지?'

모든 네임드가 그러하듯 처음에는 어렵지만, 경험이 쌓이다 보면 할 만한 싸움이었다.

하물며 이미 쓰러뜨린 괴물인 만큼 빠르게 감을 잡고 나면 순식간에 클리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자, GGW."

"네!!!"

준비가 끝나자 탱커들이 앞장서며 뛰어나갔다.

현아와 타냐가 방어선을 넘자 카라스크가 눈을 붉게 빛내며 달려들었다. 누군가의 피가 묻은 톱니 칼이 타냐에게 날아들었다.

"방어 태세!"

태세를 전환한 타냐가 자신의 방패를 단단히 세웠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녀석의 공격이 연속으로 타냐의 방패를 때리기 시작했다.

"지젤! 타냐에게 실드 집중하고, 켄달이 힐 업!"

"딜러들 빠르게 포지션 잡아!"

훌륭하게 메인 탱커 역할을 하면서 타냐가 녀석의 시선을 붙잡는 동안 다른 인원들도 포지션을 잡았다. 이제부터는 집중이 필요했다. 몇 번이나 잡은 녀석이라 해도 상대는 9 등급 어둠 괴물. 방심은 곧 죽음으로 이어졌다.

"다리를 노려!"

"톱니 칼 조심해! 스치기도 해도 중첩에 쌓여!"

"2중첩 이상 된 사람?! 중첩 쌓였으면 일단 전장에서 이탈 해!"

공대장인 민국이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GGW의 멤버들은 각자가 냉철하게 판단하고 움직이면서 네임드를 상대해 나갔다. 다들 알아서 중첩 관리를 하고 네임드의 패턴에 대응하니 민국도 쉽게 전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역시 내가 키운 10 등급 영웅들.'

그런 애들이 최상위 괴물을 상대로 스스로 척척 움직이니 괜스레 뿌듯한 마음까지 들었다.

후웅! 후웅!!!

카라스크는 분노를 담아 칼날을 휘둘렀다.

하지만 놈의 공격은 민국과 멤버들에게 조금도 통하지 않았다. 녀석이 특수한 능력을 발동해서 자신들을 몰살시키려 했지만, 가볍게 궁극기로 맞대응을 해줬다. 수 없이 시도했던 트라이가 몸이 기억하고 있으니 놈이 움직이는 모습만 봐도 저절로 주문이 그려졌다.

파앗! 핏!

얼마나 싸웠을까? 녀석의 몸에서 핏물과 살점이 튀기 시작했다.

"공격 통한다!"

"이제 끝났어! 쟤, 보호막을 유지할 마력도 없나 보다!"

"빨리 죽여!"

어둠 괴물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체액이 보이자 멤버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그리고 민국은 살짝 흥분한 기색을 보이는 팀원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들의 머리를 차갑게 식혀주었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안정적인 전투가 진행되었고, 성공적으로 레이드가 마무리되었다.

"좋아, 1네임드 클리어."

"원 트에 끝냈네요?"

"당연하지. 저 놈을 몇 번이나 잡았는데? 오랜만에 상대하는 녀석이지만 몸은 다 기억을 하고 있다고."

시작부터 분위기가 좋았다.

아무리 GGW라 하더라도 【S - 6】 난이도의 던전은 쉽게 공략할 수 있는 수준의 던전이 아니었다.

자신이 지휘하고 다들 스펙이 괜찮으니 트라이를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클리어 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처음 경험하는 네임드일 경우 못해도 수십 번 이상은 트라이를 해야 했다.

설령 많이 잡아본 녀석이라 하더라도 실수 한 번이면 바로 리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위험 괴물이 9 등급 특수 개체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녀석을 상대로 원 트라이 원 클리어.

"이예에에에에!!!"

"예스! 예스! 야쓰!"

"아! 이게 바로 섹스지!!!"

다들 괴성을 지를 정도로 좋아하는 모습들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렇게 카라스크를 쓰러뜨린 GGW 공격대는 던전 진입 첫 날, 네 마리의 네임드를 쓰러뜨리는 성과를 올렸다. 운이 좋았던 것인지 전부 예전에 상대했던 9 등급 개체들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빠른 공략 속도였다.

"역시 GGW 공격대네요."

유혜령 준장이 던전 공략과 관련된 보고를 받고 만족스럽게 웃었다. 머그컵으로 커피를 마시면 최희 준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장교였던 시절만 하더라도 【S】 난이도는 공략이 불가능한 던전인 줄 알았는데 말이야."

"화이트 하우스가 처음으로 【S】 난이도 던전을 공략한 시기가 십 년 전이었던가요?"

"음. 모든 언론이 대서특필 했었지."

하지만 한국은 인류의 첫 【S】 난이도 게이트 정벌에 기뻐할 수 없었다.

건국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라는 대구 던전 브레이크를 겪고 있었던 까닭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그 때의 악몽을 이겨내고 오염된 대지로 가득했던 대구를 되찾은 것도 모자라 제주도와 행정력이 닿지 않는 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토를 회복한 상황이었다.

당연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GGW 공격대 덕분이었다.

"처음에는 남자라서 못미더운 부분이 없잖아 있었는데…."

게다가 영웅 학교에서의 한민국은 굉장히 평범한 수준 아니, 평범보다 떨어지는 수준의 영웅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현재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영웅이라 말하면 백이며 백 한민국의 이름을 말하고 있었다. 여성 영웅들이 주류를 이루는 레이드의 정점에 남자인 그가 우뚝 서 있는 상황. 심지어 민국을 제외하면 【A】 난이도에서도 제대로 활약하는 남성 영웅이 없을 정도로 동일한 성별에서는 압도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그래도 한민국의 활약을 보고 자란 남성 영웅들이 다수 공격대에 지원한다고 하니, 몇 년 뒤에는 제2의 한민국이 나타날 지도 모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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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레이드 외적인 부분에서 그를 따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말이다.

"정말 외계인 같단 말이야."

최근 몇 년 간 민국이 보여준 활약을 떠올리며 최희 중장이 머그 컵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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