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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절벽의 바이콘
"흐읏, 읏!"
눅진해진 음부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만져본다. 온 몸에 퍼지는 은은한 감각에 정신을 집중하니 입에서 절로 뜨거운 숨이 흘러 나왔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는 무언가가 부족했다.
"하윽…! 흐으으읏!"
살짝 손가락 끝에 힘을 주자 찌릿한 느낌이 솟구 치면서 신음이 늘어지게 흘러 나왔다. 그렇게 특정 부위를 자극하면서 쯔닝의 눈동자가 화면의 영상으로 향했다.
"…꿀꺽."
본인보다도 두 배는 커 보이는 남자에게 범해지는 여성의 모습.
영상 속에서 샤오란은 남자의 대물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며 아양을 떨어대고 있었다. 상하이의 지배자이자 세계의 그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10 등급 영웅의 모습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더욱 충격적인 것은 샤오란을 바라보는 남자의 눈빛이었다.
무리를 이끄는 우두머리의 눈.
상대가 영웅인 것을 모르지는 않을텐데, 남자는 샤오란을 도구 취급하며 자신의 성욕을 풀기 위한 대상으로 삼았다. 그렇다고 샤오란이 마냥 당하고 있지는 않았다.
남자의 물건을 입으로 깊게 받아들이거나 위에서 허리를 돌리는 테크닉도 보여줬다. 다만, 남자가 가는 것보다 샤오란이 무너지는 게 더욱 빨랐을 뿐.
[나 갔어! 갔다고! 그만…! 끄으으읏! 으으읏!]
아무리 샤오란이 울부짖고 반항을 해도 남자는 샤오란의 안에 쉬지 않고 정액을 쏟아내었다.
"절대…. 연기는 아니야."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는 것을 붙잡은 채로 남자는 계속해서 자지를 찔러 넣었다.
여자가 남자를 상대로 성욕을 푸는 것이 아닌 그 반대의 상황.
자신의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영상의 내용에 쯔닝은 자신의 음부를 매만지면서 둘의 섹스 영상에 정신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와 함께 진한 회의감이 들었다.
'우리 집 남자들이 저렇게 나를 리드하는 일은…. 죽었다 깨어나도 없겠지?'
그녀의 어깨를 짓누르는 막중한 책임감.
인류의 수호자이자 중화의 희망으로 불리며 쯔닝은 뛰어난 영웅들과 함께 많은 몬스터들을 쓰러뜨려 나갔다.
물론, 텐센스가 쓰러뜨린 몬스터들 대부분이 중국 정부의 영향력과 관계가 있기만 해도 말이다. 상하이나 지방의 클랜들과는 다르게 텐센스에 소속된 영웅들은 대부분이 중국 정부와 혈연 혹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이이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영웅에게도 휴식은 필요한 법.
텐센스를 이끄는 쯔닝도 때로는 기댈 곳이 필요했다. 그래서 가정을 꾸렸지만, 가정 내에서도 그녀는 중국을 대표하는 영웅일 뿐이었다.
"피 냄새…. 얼른 씻고 자요."
"내일 촬영이 있어서 일찍 나가야 해. 미안한데, 오늘은 좀 쉬자."
쯔닝이 집에 돌아올 때면 그녀의 세 남편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그녀를 피했다.
부부의 뜨거운 시간? 각방을 쓰는 것이 당연한 상황에 스킨십이 생겨날 리 없었다. 여성 영웅에 대해 남자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었고.
하물며 쯔닝의 세 남편은 사랑으로 맺어진 사이가 아니라 및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결혼이었다. 남편들이 전부 중국을 대표하는 유명인 혹은 요직을 차지하는 유력 정치인의 아들이었다.
[아아악! 악! 아아앗! 그, 그만…! 나 미쳐! 미친다고!!!]
[알았으니까 보지나 좀 더 조여 줄래?]
[으긋! 읏!!!]
당연히 영상처럼 격렬하게 서로를 탐하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의무적으로 한 달에 한 번 몸을 섞는 일조차도 싫어하는 티를 많이 내서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정도. 가끔씩 샤오란이 짜증을 내야 스킨십이 이루어지곤 했는데, 서로 마음이 없는 스킨십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아."
정신을 놓고 영상을 보던 쯔닝의 입에서 짧은 신음이 흘러 나왔다.
고개를 아래를 내리자 아까보다도 잔뜩 젖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열심히 몸을 만져 댔는데 오히려 욕구가 더 쌓인 느낌이었다. 당장이라도 남자의 물건에 박히고 싶어 몸이 떨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보지를 뚫어줄 남자는 한 명도 없었다.
"흐읏!"
쯔닝은 잽싸게 딜도를 꺼내 자신의 보지에 쑤셔 넣었다.
안을 꽉 채우는 플라스틱의 느낌이 찝찝했지만 전원을 켜고 기분 좋은 부위를 자극하자 허리가 조금씩 위로 뜨기 시작했다.
"아흐…! 으! 아아앙!"
그렇게 각도를 돌려서 얼마나 찔러 대었을까?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느낌이 들면서 달아올랐던 몸이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모든 욕구가 완벽히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단지 급한 불만 껐을 뿐. 그래도 이성이라는 것이 조금은 돌아온 느낌이었다.
[으긋! 읏! 읏!!!]
그러는 동안에도 영상은 계속해서 재생이 되고 있었다.
그리고 영상 속에서의 샤오란은 눈물 콧물을 흘리며 계속해서 쉴 새 없이 남자의 물건에 박히고 있었다.
"꿀꺽."
남자의 성기에 뚫리고 있는 샤오란의 보지에서 희뿌연 정액으로 이루어진 거품이 일어나자 쯔닝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벌써 몇 번째 사정일까?
행위의 속도와 영상의 길이를 생각하면 못해도 서너 번은 그녀 안에 정액을 쏟아낸 게 분명해 보였다. 이 영상이 조작된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물론, 영상 속 등장인물들을 생각하면 조작일 가능성은 없었다.
[아, 아아…! 흐으읏! 읏! 읏! 읏!]
쯔닝의 시선이 쾌락에 못 이겨 울부짖는 샤오란에게 향했다. 남자에게 깔려서 어눌해진 발음으로 신음을 터뜨리는 샤오란의 모습은 몇 번을 다시 봐도 충격적이었다.
이어서 샤오란을 도구처럼 다루는 남자에게 눈을 돌렸다.
우연이었을까?
마침 남자의 눈동자가 자신을 보는 것 마냥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흣!"
힘겨웠던 레이드를 끝낸 여성 영웅처럼 뜨거운 열망이 담긴 민국의 눈동자와 마주친 순간 쯔닝은 저도 모르게 허리를 들썩였다.
[뒤로 박을 테니 엎드려, 샤오란.]
심장이 쿵쿵 떨려왔다.
샤오란의 엉덩이를 때리며 흘러나오는 묵직한 민국의 목소리가 마치 자신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였을까?
영상 속의 샤오란처럼 쯔닝은 침대에 엎드린 채 혀를 내밀며 자신의 엉덩이를 흔들어 대고 있었다. 영상 속의 샤오란처럼 자신도 누군가가 주도적으로 거칠게 박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으로 가득했다.
텐센스의 리더인 그녀도 가끔은 누군가에게 명령을 받고 싶었다.
* * *
"가속 돌진!!!"
현아의 경고성에 민국은 회복 능력을 발동하던 것을 멈추고 바이콘을 바라봤다.
불길로 타오르던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사적으로 몸을 날리자 조금 전까지 자신이 있던 곳으로 바이콘의 거체가 휩쓸고 지나갔다.
하마터면 재앙급 존재의 거체에 치이는 교통사고가 날 법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녀석의 공격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측면 조심해!"
"2초 뒤 돌입할게요!!!"
몸을 돌려서 반월처럼 휘두르는 바이콘의 창날 공격.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공격인 까닭에 트라이 초반에는 녀석의 공격 패턴이 끝난 줄 알고 접근했다가 근접 멤버들이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나왔었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탱커 어그로 확인!"
"딜 들어갈게! 5시 방향 서포팅 부탁해!"
"메인 탱커 1 중첩!"
이번이 82번째 트라이였던가?
때문에 자신의 리딩 없이도 바이콘의 기본적인 패턴은 어느 정도 알아서 척척 대처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직 녀석을 쓰러뜨릴 정도의 실력은 아니었다.
놈의 공격 패턴이 복잡해지고 강력해질수록 손발이 어지러워지면서 사망하는 멤버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었다.
'그래도 재앙급 녀석이라 그런가? 쉽지 않네.'
지금까지의 최대 진도는 생명력 21%. 페이즈로 따지면 3페이즈까지로 업계 용어로 말하자면 아직 까지는 클각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걱정은 들지 않았다.
부활석이 있는 이상 바이콘 녀석이 할 수 있는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포위망도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고….'
바크라를 쓰러뜨리자마자 71집단군과 7 군단은 바이콘의 던전을 중심으로 수 겹의 포위망을 만들었다. 보급로도 완벽히 구축했으니 보급 면에서 문제가 생길 일도 없었다.
다만 중국 내부의 상황은 점점 더 복잡해져 가고 있었다.
10 등급 영웅을 대상으로 한 스카우트. 정확히 말하면 PLA 의 10등급 영웅인 왕위안을 중앙 정부가 대놓고 빼내가면서 중앙과 상하이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져버렸다.
한 때 상하이의 사랑을 받았던 왕위안은 현재 상하이 시민들의 역적이 되었다.
그녀의 포스터 대부분이 칼로 찢겨져 나갔고, 유니폼을 모아서 불로 태우는 화형식도 몇 번이나 있었다고 했다. 거기에 텐센스 클랜도 찢어 죽일 년들이 되었다.
문제는 상황이 그것 만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중국 재판부에서 중앙 정부가 배상금 49억 위안을 PLA에게 지불하라는 판결이 나오자 PLA는 앞으로 중국 정부의 명령을 듣지 않겠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 때문에 중국 정부가 PLA를 협박하는 등 여러 사건 사고들이 터지기는 했지만, 당장 크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직 바이콘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은 데다가 아무리 중앙 정부라 해도 영웅 클랜인 PLA 를 상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반대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 와중에 미국이 PLA를 영입하기 위해 손을 내민 것이 정말 미국답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이번 고비 사막 전쟁이 끝나고 나면 중국은 내부적인 일을 수습하기 위해 골머리를 썩을 게 분명해 보였다. 나라가 둘로 나눠질 거라 농담처럼 말하던 일들이 사실로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졌고 말이다.
"으아아…. 이번에는 진짜 피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창을 그렇게 휘두르는 새끼가 어디 있어? 쓰읍."
트라이가 끝나고 던전 밖으로 튕겨져 나온 멤버들이 아쉬움을 토해냈다.
3 페이즈까지는 무사히 갔지만, 그 이후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바이콘의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공격대가 전멸해버린 것이다.
"훈련 기계 준비됐죠? 훈련을 좀 해야 할 것 같아요."
"놈과 비슷한 공격 패턴을 지닌 몬스터가 있을까요?"
"없으면 비슷하게 만들어서라도 해야지."
정예린이 들고 있던 완드로 땅을 팍팍 찍으며 말했다.
벌써 몇 번째 3페이즈에 진입하는데 한층 강화된 놈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죽어 나자빠지고 있었다.
가장 오랫동안 버티는 멤버는 공대장인 한민국 뿐. 공대장님에게 미안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다른 멤버들도 정예린과 비슷한 마음이었다.
그렇게 급조된 훈련 시설로 떠나는 멤버들을 뒤로 하고 민국은 자신의 숙소로 향했다.
훈련보다는 오늘 있었던 트라이를 정리하면서 더욱 괜찮은 공략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숙소의 문을 연 순간 민국의 감각에 누군가가 잡혔다.
"…또 너냐?"
금장이 새겨진 붉은색상의 치파오를 입은 양 갈래 만두 머리를 한 여성, PLA의 공대장이자 클랜장을 역임하고 있는 샤오란이었다.
언제냐 그랫듯 오늘도 몸매가 드러나게 쫙 달라붙은 옷차림이었다.
"어휴."
민국은 그런 샤오란을 뒤로 하고 침대에 풀썩 앉았다.
샤오란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무언가를 기대한 것 마냥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민국은 그런 샤오란이 원하는 것이 무언인지 잘 알고 있었다.
잠시 후.
"쿠후훕! 쿱! 쿠루룹!"
머리채가 잡힌 샤오란이 민국의 것을 물면서 팔 다리를 내저었다.
벗어나고 싶어도 사내의 팔에 붙잡혀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 그리고 그 장면을 두 대의 카메라가 좋은 각도에서 찍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