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 소녀 전쟁-485화 (485/486)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막다른 절벽의 바이콘

"인기 아이돌인 네이처를 카르텔로? 아, 이거 정말로 쉽지 않은데? 소속사에서도 인정해 줄 사람이면 그만큼 대단한 남자인가?"

개그맨이자 프로그램의 고정 게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중년 남성이 몸을 앞으로 숙이며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방송 내에서 그와 티격태격하는 역할로 활약하는 중년 여성이 얼굴을 구기며 남성의 어깨를 찰싹 때렸다.

"아니, 지금까지 뭘 들었어?!"

"아야! 아니, 왜 때리고 그래? 남자는 꽃으로라도 때리지 말라는 말 몰라?"

"답답하니까 그렇지 답답하니까! 쟤들이 누구야? 네이처잖아! 네이처!"

"그걸 내가 몰라?"

"그런데도 저 친구들이 들어간 카르텔이 어딘지 몰라? 방금 전에 얘기까지 했는데?!"

그것을 왜 모르냐는 식으로 말하는 여성의 모습에 남자가 본인 특유의 톤으로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그걸 내가 알아야 돼?!"

"…정말로 모른다고?"

"정말 모르세요?"

이어서 사방에서 나오는 웅성거리는 소리.

그제야 뭔가 이상한 점을 눈치 챈 남자 개그맨이 조심스레 박소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얼굴에 비굴함을 가득 담아서 물었다.

"호, 혹시 카르텔 남성분이 내가 아는 분이신가?"

"아, 그…. 한민국 영웅님이시라고…."

"?!"

한민국이라는 석 자가 나오자마자 중년 남성이 턱이 빠질 것처럼 입을 쩍 벌렸다.

이어서 '저희 XX 토크쇼는 한민국 영웅님의 위대한 업적을 존경하고 리스펙합니다.'라는 문구가 천천히 지나갔다.

잠시 후 중년 남성의 똥꼬 쇼가 벌어졌고, 세트장에서는 한 바탕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렇게 해프닝에 가까운 소동이 끝나자 모두의 눈이 다시 한 번 박소미에게 향했다.

다른 인물도 아니고 그 한민국과 연관이 된 썰이었다. 때문에 다들 지금의 화제를 골수까지 뽑아내서 시청률로 연관시켜야겠다는 의지로 가득 찬 모습들이었다.

[대한민국 레전드 딜러 강채영! '저 엄마 됐어요!']

[라온 그룹 경사, 그룹의 뒤를 이을 3세 생긴 것으로…….]

워낙 유명한 인물인 만큼 민국의 여자관계는 대한민국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

아무튼 남자가 여성을 임신시키면 국가에서 지원금이 나올 정도로 대단하게 여겨지는 사회에서 한민국의 활약은 놀랍다 못해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그만큼 재앙급 어둠 괴물을 토벌하면서도 남자라는 본인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만능에 가까운 남자가 바로 한민국인 것이다.

일단 포문은 쭈구리가 된 남자 개그맨과 좋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중년의 여성이었다.

"얼마나 했어?"

민감할 정도로 적나라한 질문.

하지만 토크쇼 자체가 19금내용이 매화 나올 정도로 노골적인데다가 시청자들도 그 쪽을 좋아하는 분위기인지라 이런 질문에 눈살을 찌푸리거나 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메인 MC인 수아나 다른 아이돌, 신인 여배우들도 눈을 빛냈다.

"아니! 많이 했겠지!"

"이 분도 못하는 사람은 입 좀 다물고 있지?"

"크, 크흠!"

심지어 민국은 일반적인 남자들답지 않게 여자를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아니,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내용이었다. 방송에서도 여러 번 밝힌 바 있는데다가 결혼도 여러 번이나 했으니까. 하지만 그 내막을 자세히 아는 이들은 거의 없다시피했다.

한민국이라는 이름 석 자가 사람들 사이에서는 워낙 신성시 되는 이름인데다가 들리는 소문들이 전부 도시 전설처럼 믿기 힘든 내용들이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소미를 바라보는 이들의 얼굴에는 궁금증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리고 답은 소미가 아닌 다른 이에게서 나왔다.

"하나, 둘…. 셋."

손가락을 하나씩 접어가면서 숫자를 세는 김아랑.

카메라의 포커스가 재빨리 그녀에게 향했다. 그렇게 전부 접혔던 손가락이 하나 펴졌을 때 아랑이 움직임을 멈췄다. 동시에 수아가 깜짝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여, 여섯 번?!"

여기서 비명과 탄성이 터져 나왔다.

"와…. 기, 김아랑씨. 그거 정말이에요?"

그녀도 관계를 맺고 있는 남자가 있어 잘 알고 있었다.

카르텔 남성분이 한 번만 사정을 해줘도 장하다고 머리를 토닥여 줄 정도인데 무려 여섯 번이라니. 감히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하지만 게스트들의 놀람은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뒤이은 네이처들의 대화에 세트장이 난리가 났다.

"더 있을텐데…. 제가 중간에 기절하는 바람에 잘…."

"나는 다섯 번밖에 기억이 안나."

"언니 새벽에 일어나 있지 않았어요?"

"어……. 그때는 정신이 놓고 있어서……. 새벽에 나 깨어 있었어?"

"미, 민국 오빠가 언니 안고 있었는데요?"

"……나는 기억이 없는데."

둘의 대화가 이어질 때 마다 여성 출연자들의 입이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얼굴 가득 부러움이라는 감정이 드러나 있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자신을 카르텔로 넣어줄 괜찮은 남성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밤일 쪽에서 만족까지 시켜준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 뒤로도 민국의 정력과 관련된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자, 잠깐! 그러면 이 내용은 정말인가요? '한민국 영웅은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농밀한 관계가 가능하다?"

"어…. 사실."

"히익?!"

심지어 인터넷에 돌고 도는 썰들을 직접 검증하는 시간까지 주어졌다.

예전부터 알고 싶었던 내용들. 하지만 한민국과 관계를 맺은 여성들은 방송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거물뿐이었다.

국내 굴지의 대그룹 회장인 김태연이나 10등급 영웅인 오현아, 최유나 같은 이들이 전부.

그나마 네이처 멤버들이 있기는 했지만 그녀들도 그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오늘은 허락을 받은 모양인지 입담이 장난이 아니었다.

덕분에 제작진은 다들 싱글벙글한 모습이었다. 이 내용들이 방송에 나가면 시청률이 몇 프로나 될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못해도 보너스는 확정이었다.

* * *

『하루에 여섯 번…. 사람이 가능한 일인가?』

『사람이 아니라 신.』

『정확하게 세면 여섯 번은 아님. 김아랑 여섯, 박소미 다섯…. 이것만 해도 열 한번인데?』

『심지어 박소미는 기절했다 깨어났을 때도 박혔다고 함. 그렇다면 다섯 이상이라는 뜻임.』

아니나 다를까 방송이 나가자마자 난리가 났다.

『자지 먹으면서 기절하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오 선생 말하는 거 아니야?』

『오 선생이 기절까지 할 정도는 아니지 않아? 물론, 몸이 막 떨리는 느낌이기는 하던데….』

『ㄴㄴ 한 번으로는 절대 안 함. 그냥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지.』

『전에 오현아가 관련 썰 한 번 풀기는 했음. 오 선생 온 상태에서도 쉬지 않고 박아대는 바람에 오 선생님이 연달아 계속해서 온다고 함. 거기까지 가면 제 정신으로는 절대로 못 버틴다고 함.』

『씨발, 상상만 했는데 의자 젖었다.』

커뮤니티 역시 마찬가지.

올라오는 주제 대부분이 민국과 관련된 이야기들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카르텔 멤버들 및 네이처를 부러워하는 내용의 글이 80% 이상이었다.

『어떤 느낌일지 상상조차 되지 않네.』

『그냥 부럽다…. 네이처 진짜 인생 성공했네. 쟤네는 전생에 무슨 복을 세워서 한민국 카르텔에 들어간 거지?』

『이상형 월드컵 때문이지, 뭐.』

『한민국 카르텔 중에 일반인도 있음?』

『카르텔은 모르겠고, 정예린 친구 중에 한민국과 잠자리 같이 한 애는 있다고 함.』

『예전에 신지민이라도 한민국 제자로 유명한 애 있는데, 걔 친구들이 한민국과 몇 번 잠자리 같이 했다고 함.』

자극적이고 적나라하지만 누구나 궁금하게 여겼던 내용들.

그런 내용들이 오피설로 떡하니 박혔으니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않을 리 없었다. 오죽하면 부러움을 못 이긴 여성들이 카르텔 멤버를 투표로 뽑아야 한다고 카르텔 101을 추진하자는 글이 베스트에 올라올 정도였다.

"시청률이 나올 것 같지는 않은데…. 아무튼 재미는 있겠네."

민국도 사람들의 이러한 반응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다. 그것도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동네 카페에서 말이다.

"흐음…."

오늘도 애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다들 스케줄이 있었다.

소영이는 무슨 아동 모델을 한다나? 아빠를 찾지 않을 정도로 신나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지금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카페.

남자 그리고 민국의 외모를 생각하면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지 않을 리 없었다. 하지만 민국은 뿌우의 도움을 받은 인식 저해 능력으로 일반인처럼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오늘은 따로 개인적인 연락이 올 때까지는 여기서 푹 쉬다가 밤에나 움직일 생각이었다. 그렇게 커뮤니티의 반응을 보고 다시 토크쇼의 뒷부분을 보려고 할 때였다.

"…어라?"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목소리에 민국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특이한 기운을 지녔던 그 남자네?"

호기심을 듬뿍 담은 하늘색의 눈동자가 민국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애쉬 블루 색상의 머리카락을 지닌 여성은 민국의 기억에도 있는 인물이었다. 방송국 앞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민국에게 헌팅을 시도했던 그 여자였다.

"다른 이들의 인식을 저해하는 능력…. 그것도 영웅의 특별함인가요? 흐흥."

허리를 숙여가면서 이리저리 민국의 얼굴을 뜯어보는 여성. 그녀의 말에 깜짝 놀란 민국도 경계심을 담아 여성의 마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리고는 바로 뿌우를 찾았다.

'어떻게 알아차린 거지?'

《그, 글쎄요? 외부 변화에 민감한 게 아닐까요?》

'그걸로 설명이 가능해?'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다시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인간이 아닐 가능성은?'

《어……. 인간인 것은 확실해요. 그것도 영웅이 아닌 일반인이요.》

뿌우가 확신하듯 말했다. 하지만 민국은 쉽사리 그의 말을 믿기 힘들었다.

뿌우가 거짓말을 할 리는 없지만 여성은 다른 힘도 아니고 뿌우의 능력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절대로 평범한 이가 아니었다.

《으으으음….》

잠시 후, 큐우♡도 모습을 드러내었다.

하지만 그녀 또한 고개만 갸웃할 뿐 여자의 정체를 정확히 구분 짓지 못했다. 다만 일반인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말을 꺼냈을 뿐.

그 와중에 여성은 자연스레 민국의 앞에 앉아 싱글싱글 미소만 보낼 뿐이었다. 그렇게 민국이 말없이 경계를 담아 그녀를 바라볼 때였다.

《그냥 덮쳐버리죠, 민국님?》

'…뭐?'

《확! 덮쳐서 민국님의 포로로 만든 다음에 정답을 알아내는 겁니다. 아주 쉬운 방법이죠.》

"……."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황당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자신이 가진 힘 중 이성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생명의 기운이기 때문이었다. 재앙급 존재인 가루다나 버니, 메를린과 같은 이들도 전부 생명의 기운에 무릎을 꿇지 않았던가?

만약 눈앞의 여성이 일반인이 아닌 어둠 괴물이라면? 생명의 기운을 버텨낼 수 있을 리 없었다.

'만약에 일반인이라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눈앞의 여성은 뿌우의 위장을 알아차릴 정도로 마력의 변화에 민감한 여성이었다. 지금은 비각성자로 보이지만 뒤늦게라도 마력을 각성하게 된다면?

포텐이 좋은 예비 영웅 하나를 손에 넣게 되는 셈이었다. 가뜩이나 손이 모자라는 민국의 입장에서 포텐 높은 유망주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어차피 당장 할 일도 없잖아요?》

머릿속으로 계획은 해둔 게 있었다.

1호 제자인 신지민과 함께 그녀의 양아치 친구들과 질퍽질퍽한 시간을 보내려고 했으니까. 하지만 그 일은 나중으로 미뤄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이것도 인연인데…."

"인연…. 틀린 말은 아니네?"

민국의 말에 여성, 리바이어선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과 같은 어둠 괴물과 인류는 지구라는 땅을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인간 남자의 말대로 그것도 어떻게 보면 인연이자 운명 그리고 숙명이었다.

이어서 자신을 바라보는 영웅의 눈빛이 진해진다.

리바이어선은 그 눈빛의 담긴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지 않았다. 자신을 바라는 수컷의 눈빛. 물론, 생소하기는 했다. 자신이 아는 이들 중 오르티카를 다스리는 여제를 저런 눈빛으로 보는 이는 없었으니까.

아무래도 무지에서 나오는 반응인 것 같은데 저 남자의 손길이 본체가 진심으로 반응했던 기억이 떠오르자 흥미가 돌았다.

"밥이라도 함께 할까요?"

때문에 리바이어선은 뒤이은 민국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몇 몇의 어둠 세력을 무너뜨린 남자 영웅.

리바이어선은 한민국과 어울리면서 그의 약점을 캐낼 생각이었다. 오르티카가 지구의 바다를 지배하기 위해서 말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