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 - 7화 - 퀘스트다!
다음날 아침, 하루 동안 알스와 리즈벳을 만나, 괜찮은 퀘스트가 없나 살펴보았는데, 어째 다 고만고만한 상시 퀘스트 말곤 없는 상태였다. 쪼렙 솔로 모험가도 할만한 퀘스트 뿐이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내가 내 몫은 필요 없으니 한번 정도는 그냥 해본단 느낌으로 간단한걸 해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하자, 두 사람은 잠깐 고민하더니 승낙해 주었다. 이후 아무리 그래도 대가 없이 계약할 수 없다는 세라의 설명에, 동화 1개라는 예의상 금액으로 계약한 후, 간단해 보이는 도시 근처 숲의 버섯 채취 퀘스트(+ 숲에서 만나는 몬스터 처치) 라는 퀘스트를 받았다.
몬스터가 나올지 안 나올진 모르지만, 채취하면서 만나는 몬스터는 길드에서 소재나 마석 같은걸 매입해 준다고 한다. 마석도 처음 듣는 얘기라 물어보니, 몬스터의 경우 심장 쪽에 결정화된 마석이 붙어 있을 때가 있는데, 이게 여러모로 쓸모 있는 재료라고 한다.
그렇게 다음날 진행하는 걸로 퀘스트를 수주하고, 잠깐 자리에 앉아 테이블에 앉아 서로의 모험가 카드를 보여주면서 서로의 정보를 보여주었다. 서로 등 뒤를 맡기기 위해선 가지고 있는 무기를 알아둬야 하는 법이지. 하고 두 사람의 카드를 살펴보았다.
############################################################ 이름 : 타니아 리즈벳 소속 길드 : 마델의 빛 레벨 : 18 에세르 보유량 : 12640 스테미너 : 108 / 근력 : 21 / 마력 : 248 / 민첩 : 26 보유 스킬 : [마력전환] [에세르 프로텍트] 보유 마법 : [파이어 샷 Lv.3] [파이어 볼트 Lv2] [파이어 볼 Lv.2] [플레임 샷 Lv2] [플레임 블래스터 Lv.1] 특이사항 및 업적 : - 마법학교 중급반 수석 졸업 - 길드 마델의 빛 부길드장 ############################################################
############################################################ 이름 : 라이언 알스 소속 길드 : 마델의 빛 레벨 : 20 에세르 보유량 : ∞ 스테미너 : 88 / 근력 : 144 / 마력 : 24 / 민첩 : 118 보유 스킬 : [투기전환] [용사의 투기 Lv.2] [배쉬 Lv.3] 특이사항 및 업적 : - 모험가 양성소 마델지부 단기 코스 졸업 - 용사 - 길드 마델의 빛 길드장 ############################################################
흐음. 어쩐지 스텟들이 묘하다. 리즈벳은 마력은 확실히 높아 보이는데, 에세르 보유량이 나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낮았다. 주목 받는 마법사가 이 정도라니, 내가 비정상인 건가? 어쩐지 사람들이 내 에세르 보유량에 놀라더라니... 그 외에는 불속성 마법만 익힌게 특이하다 해야 하나 어울린다 해야 하나. 스킬과 마법이 따로 표시되는걸 보면, 따로 표시된 마법이 마력전환을 익혀야만 쓸 수 있다는 스킬로 보인다.
알스의 경우 특이사항 란에 당당히 적혀있는 용사 항목 덕분에 에세르 보유량이 무한으로 표시되어 있다. 근데 그에 비해 스텟쪽은 상당히 낮아 보였다. 초보라고 해도 용사인데 왜 이렇게 낮지? 그리 생각하며 내 앞의 두 사람을 바라보자 상당히 놀란 얼굴로 내 카드를 보고 있다.
“에세르 보유량이 516000!? 스테미나가 723…!? 거기다 근력이 282…!?” “이거 정말 대단한데... 이게 레벨 12라니 믿기질 않는걸. 이건 신수라고 믿을 수 밖에 없네” “말도 안돼 어떻게 저게...”
한참을 놀래다 카드를 다시 주고받은 뒤 대충 물어보니, 리즈벳의 경우 타고난 마력 덕분에 마법학교에서 입학권유가 온 것이라고 한다. 흔하진 않지만 마법사들은 간혹 리즈벳처럼 마력을 타고난 사람들이 태어나는데, 이 경우 훗날 대단한 마법사가 될 재능이 있어 마법학교에서 찾아와 입학권유를 한다고 한다.
알스의 경우 스킬이 몇 개 없는게 이상해서 그에 대해서도 물었더니, 투기를 익힌 전사계열 모험가들은 투기 외엔 스킬이 없거나 어쩌다 한 두개의 스킬 정도만 익힌 게 보통이라고 한다. 애초에 투기란게 일종의 공격력, 방어력 버프나 마찬가지라서, 투기만 사용해도 상당히 강해기지에 따로 스킬이 필요 없을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근력 같은 건 인간의 경우 성장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스텟이라, 인간 모험가들은 근력의 단련보다는 투기와 기술의 단련에 힘쓴다고 한다.
알스는 용사라기엔 몸에 근육이 좀 부족해 보였는데, 아무래도 이 때문인 것 같았다. 도시 남자들 체형이 밋밋한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가? 아무튼 이런 사실 때문에 전사계열은 모험가 카드의 스텟 수치로 전투력을 판단하기 보단 투기와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포함해 판단해야 해서, 길드원을 뽑을 때 직접 부딪쳐보고 판단하거나 업적을 통해 판단한다고 한다.
“그런가... 이런걸 보면 내 스텟이 이상하긴 한가보고만” “이상하지. 다른건 몰라도 에세르랑 스테미너는 고레벨 모험가도 이정돈 아닌 수준인데” “뭐 그래도 이 정도면 정말 믿음직스러운데?”
그렇게 서로의 정보를 주고받으며 잠깐 잡담을 나눈 후, 길드관리소를 나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가게를 둘러보면서 상비약과 장비를 점검했다. 가게 주인들마다 내 모습을 보고 놀라긴 했지만, 이미 소문이 돌만큼 돌아서 아 당신이 그 신수! 라는 느낌이었다. 나는 뭐 말이라서 뭘 준비하기 애매했지만, 데이트 하는듯한 모습의 리즈벳과 알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거 훈훈하기도 하고 배알이 꼴리는 듯 하기도 한 묘한 느낌으로 두 사람과 함께했다.
그렇게 돌만큼 돈 후, 내일 아침 동쪽 성문 앞에서 만나기로 한 후 헤어졌다.
그리고 아침. 눈을 뜨자마자 대충 몸을 턴 후, 구석에 쌓여있는 여물로 배를 대충 채우고 창고 앞에 있는 우물에서 물을 퍼서 얼굴을 담갔다가 털었다. 의외로 이세계는 군데군데 하이테크였는데, 우물이 그냥 버튼을 누르면 물이 나오는 방식이라 말 몸으로도 쓸 수 있어 다행이었다. 물론 그래도 영 불편한 건 마찬가지 였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내 맘대로 씻질 못한다는 게 너무 불편했다.
보름간 조사를 받을 당시, 몸을 검사 받으면서 혹시 씻을 수 있냐 물어보니 병사가 물을 끼얹어주며 조금 씻겨주긴 했는데, 그게 전부였다. 숲에선 그래도 강물에서 자주 씻었었는데, 이 도시에선 그럴 수도 없었다. 벌써 열흘 가까이 제대로 씻질 못했는데, 다른 건 몰라도 체취가 심하진 않을까 걱정된다... 역시 말 냄새가 날려나?
“음... 오늘 숲에 강물이라도 있었음 좋겠네. 어차피 익숙해질 겸 하는 퀘스트라 시간은 있을 테니 씻는 정도는 괜찮겠지.”
만약 강물이 없으면 미안하지만 복귀해서 알스에게 좀 씻겨달라고 하자. 라고 생각하며 어제 봐둔 동쪽 성문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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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까진 거리가 좀 있었는데, 그래도 다행스럽게 내가 있는 창고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동쪽 성문이고 천천히 걸어서 30분 정도 거리였다. 가장 먼 서쪽 성문은 2시간 정도는 걸어가야 한다는데, 생각보다 도시가 어마어마한 규모라고 생각되었다. 어쩐지 공터 같은것도 많더라니. 구불한 길을 고려해도 서쪽에서 동쪽까지 직선길이가 5~6km 정도는 되려나?, 이거 성벽 짓는데 아주 갈려나갔겠구나 싶었다. 성문을 제외한 성벽은 3층 건물 정도 높이였는데, 그보다 높은 4~8층 정도의 건물이 많은걸 보고 있으니 생각보다 이세계쪽 건축이 제법 뛰어난 것 같았다. 아마 마법의 힘을 빌리지 않았을까? 이런 하이테크 기술력이 있으면서 아직도 왕권이 유지되고 있다니, 좀 신기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동쪽 성벽에 도착하자, 뭔가 싸우는 듯한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아니 어제까진 괜찮더니 왜 싸우고 있어?
“싫어, 싫어, 싫어! 나 혼자만 그 녀석이랑 같이 가면 뭐 하란 거냐고!” “아니 그러니까 리즈...” “아니 두 사람 다 왜 아침부터 싸우고 있어? 뭔 일 있슈?”
화를 내는 리즈벳과 쩔쩔매는 알스 사이에 얼굴을 들이대자, 리즈벳은 씩씩 대더니 홱 돌아섰고, 알스는 난감하단 듯 웃으며 나에게 말해 주었다.
“실은 어제 세마 너랑 헤어지고 나서, 일이 좀 있었어. 병사 한 분이 우리쪽 숙소에 전해줬는데, 라디아의 용사들 전부 긴급 소집이래. 얼마 전 생긴 던전에서 용사중에서 꽤 강한 편이였던 베테랑 용사 한분이 돌아가셨나 봐. 그리고 그와 관련해서 용사들에게 공유해야 될 내용이 있다고, 오늘 모든 일정을 캔슬하고 영주님 성에 모이라고 했어.” “어... 그럼 오늘 일정을 취소하고 그냥 갔다 오면 되는 거 아님?” “그렇긴 한데... 엊그제 말했듯이 우리는 이름있는 모험가가 되기 위해 둘이서 길드를 만들었어. 여태까지 수주한 퀘스트들은 모두 제대로 완수했었는데, 이런 간단한 퀘스트를 취소하게 되면 그게 명성에 흠을 줄 우려가 있어.”
음... 재능 있다고 주목 받는 두 사람이 간단한 채취 퀘스트도 못하냐고 상황고려도 없이 소문이 퍼질 수도 있다는 건가. 그나저나 베테랑, 그것도 무려 용사가 죽다니 이세계 던전 존나 무서운데?
“어... 그래도 상황이 상황이니 고려를 안 해주나?” “그게 솔로길드 라면 담당자 부족이란 사유로 취소가 될 텐데 우리는 단 둘이라서... 오늘 오기 전에 알아보고 왔는데 내가 없어도 리즈벳이 있다 보니 그 사유로는 안된대. 위험한 퀘스트도 아니다 보니 어떻게든 리즈벳이 완료를 해야 된다 하더라고. 그리고 세마를 임시계약직으로 포함해서 수주했으니 세마도 꼭 포함되어야 하고”
과연. 알스는 지금 빠져야 하는데 리즈벳은 알스없이 나와 함께 가야 하는 상황이 됐으니 싫다고 짜증을 낸 거겠네. 남자친구가 없는데 다른 남자, 아니 수컷 말과 단 둘이 되긴 싫다는 거지.
“아 짜증나 영주새끼... 죽어버려 진짜...” “리즈. 그런 말은 하면 안되지. 나도 리즈 혼자 보내는 건 좀 걱정이지만, 이것도 경험이잖아? 세마도 있으니 위험한 일은 없을 거야” “차라리 나 혼자 가는 게 나은데... 아 진짜...”
울상을 지으며 짜증내는 리즈벳을 보고 있으니 어째 슬슬 나도 짜증이 날려고 한다. 대화가 가능하게 되면서 늘어났던 인내심이 슬슬 바닥나고, 이 세계로 오면서 잊으려 애쓴 내 미친 여성 가치관이 깨어나려 한다. 이년 왤케 나한테 계속 까칠한 거지? 참자, 참아. 여자는 배려해줘야 한다. 깨어나라 내 안의 유교 꼰대...
“알겠지? 빨리 끝나면 나도 곧장 숲에 갈 테니까. 혹시 해질 때까지 날 못 만나면 길드에서 보자.” “하아... 알겠어...”
리즈벳이 결국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떨구자, 알스가 웃으며 리즈벳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나에게 다녀올 테니 리즈벳을 부탁한다 말하며, 영주성으로 향했다.
“......”
그리고 알스의 모습이 안보이게 되자, 계속 고개를 떨구고 있는 리즈벳에게 말했다
“...갈까?” “하아...”
내가 천천히 걷자, 리즈벳이 뒤에서 따라왔다. 병사에게 모험가 카드를 보여준 후, 행선지를 말해주고 성문 밖으로 나오자, 성문 앞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흘깃 쳐다보았다. 뭘 보쇼 아저씨.
“자 그럼 숲인데... 어제 듣자니 한 시간 정도 걸어가야 한다며? 기분 전환 할 겸 타고 갈래? 리즈벳 씨?”
그렇게 말하며 리즈벳에게 등을 내밀자, 잠깐 내 등을 바라보던 리즈벳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째 처음 만난 날 이후 리즈벳의 얼굴이 점점 더 피곤해져 가는 것 같은데.
“그래... 어쨌든 가야 하는거 어쩔 수 없지. 저녁까지 걸릴 일도 아니니 빠르게 끝내고 올 수밖에. 그리고 이제 씨는 됐어. 괜시리 강조하면서 부르는 거 짜증나”
아 알고 있었나. 처음 만난 날 씨를 붙이라고 강조하길래 괜히 장난기가 발동해도 놀리듯 강조하며 부르고 있었는데 역시 거슬렸던 모양이다.
“태울거면 허리좀 숙여 봐. 높아서 타질 못하겠잖아.”
그렇게 말하는 리즈벳에게 엎드려서 허리를 낮춰 주었다. 그러고 보면 내 말 덩치는 진짜 농사말이 이 정도인가 싶을 정도로 커서, 키 160이 안되는 것 같은 리즈벳의 머리는 내가 서있을 때 말허리의 중간 정도까지밖에 오지 못했다. 내 덩치는 길드관리소 정도로 넓은 곳이 아니면 민폐가 심하겠다고 새삼 느껴졌다.
이후 리즈벳은 양 다리를 모으고 내 허리 위에 엉덩이를 올렸다. 처음 태울 때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과 도시에 간다는 흥분으로 잘 못 느꼈는데, 가슴만큼 커다란 엉덩이를 가진 리즈벳이 올라타니 몸에 두른 천 위로도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졌다.
(아~씨. 이거 존나게 꼴리네... 미친 두 달 정도를 강제 금딸 당하니 진짜 죽을 맛인데...)
사실 도시에 들어온 이후, 숲에서 느끼던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딸을 못 친다는 상황이 정말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이젠 뭐 거의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인간화 스킬이 있다는걸 알았으니 익힐 때까진 참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평균 외모와 몸매가 뛰어난 이세계의 여자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아래쪽 말자지 녀석이 언제 튀어나올지 몰라 조마조마 했었다. 아니, 실제로는 이미 몇 번을 튀어나와 자신을 과시했었다.
심지어 한번은 어떻게든 집어넣고 내가 서있던 땅을 보니, 내 말자지가 흘린 것처럼 보이는 액체가 몇 방울 땅에 떨어져있었다. 그게 뭔지 알아챘다면 눈앞에 있던 노점상 점주가 식겁했겠지. 덮어쓴 천에 가려져서 본 사람은 없었을 테지만 말이다. 만약 천이 없었다면 발기한 것 만으로도 난리가 났었을 것이다. 길거리에서 그런 흉악한 물건이 드러난다니. 생각 하는 것 만으로도 받게 될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그나마 지금은 발기는 어찌 못해도 이성은 유지할 수 있다지만, 조금 더 지난다면 이성을 잃고 어디 야생 암컷 몬스터라도 붙잡고 써먹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었다. 사실상 지구에서 써본 적이 없어서 첫 경험이나 마찬가진데, 그런 첫 경험을 몬스터와 보낸다니, 생각만 해도 오싹해졌다.
그런 생각을 하며 말이 없는 리즈벳과 숲에 도착했다. 중간중간 몇 번씩, 흔들리는 리즈벳의 엉덩이 감촉이 느껴져서, 오면서 두 세번은 말자지 녀석이 튀어나왔었다. 이걸 알스라는 연인이 있는 리즈벳이 봤다간 정말 난리가 나겠지. 환장하겠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