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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23화 (24/749)

Chapter 23 - 리즈벳의 비밀 2

세마와 헤어지고 들어온 숙소의 1층 라운지. 던전에서 3일 밤을 보낸 후 복귀하는 숙소인데, 기분은 별로 좋지 않다. 아마 숙소에 오기 전, 길드관리소 산하의 진료소에서 나온 후 한숨 돌릴 겸 들어간 카페에서 알스가 꺼낸 말 때문일 것이다. 걱정하던 것 보다 몸이 괜찮은 듯 하여 잠시 수다 좀 할 생각으로 들어갔던 카페인데, 알스는 더 걱정되게 만드는 말을 꺼냈다.

일주일간, 모험가 양성소의 투기 단련 사범을 찾아가 그 곳에서 숙박하며 투기를 단련하고 오겠다는 것. 오면서 모험가 파티의 리더이던 고레벨 전사와 대화를 나누다가 결정했다고 한다. 아직 몸이 다 낫지도 않았는데 알스의 결심은 확고했다.

잘 알고는 있다. 이럴 때의 알스의 고집은, 매드카우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고집불통이니까. 하지만 최근의 알스에게선 단순한 고집이 아니라 무언가 알 수 없을 정도의 집착까지 느껴진다.

초보자의 벽에 가로막혔다고 해도, 조금은 여유를 가져도 될 텐데. 어차피 용사인 알스와 나라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알스의 마음 속엔, 전혀 여유가 없는 듯 조금이라도 빨리 강해지고 업적을 쌓는 것 만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그냥 알스와 함께 있으면 만족하는데... 하아. 왠지 피곤해...’

사실 이 우울한 피곤함의 정체는 일주일간 알스와 떨어진다는 것 때문만이 아니다. 세마. 그 몬스터와 어제 던전에서 하게 된 약속이 내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기 때문이다.

어째서 그런 약속을 하게 된 거지? 처음 그 녀석의 자지를 대딸 해주던 때는 반쯤 위협과 소리지르는 녀석의 모습에 겁먹고 놀라 나도 모르게 저지른 짓 이었지만, 지금은 전혀 다르다. 위협도 없었고, 오히려 부탁한다면서 날 뚫어지게 쳐다보는 녀석에게 헛소리 말라며 손바닥으로 그 이상한 얼굴을 날려버릴 수도 있었을 텐데, 거절이라는 선택지를 떠올리지도 못하고 해주겠다고 약속해 버렸다.

어제 그 부탁을 하던 세마의 눈빛이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일까? 처음 세마를 만났을 땐, 그 크고 흉악하게 생긴 근육질의 몸과 난생 처음보는 특이한 얼굴에 놀라 두려움과 긴장만을 느꼈었다. 하지만 말할 수 있게 되었다며 주변을 뛰어다니던 그 모습, 나와 알스를 배려해 주는 듯한 눈빛을 보고 긴장과 두려움이 사라지고, 두려움을 느꼈던 사실을 잊으려는 듯이 괜시리 까칠한 모습을 보였었다. 그리고 녀석에게 익숙해지니, 배려해주는 듯한 그 녀석의 눈빛과 덩치에 안심감까지 느꼈었다.

하지만 어제, 날 감싸고 일어난 세마의 눈빛은 덩치나 생긴 것과는 안 어울리던 평소의 세마의 눈빛과는 조금 달라 진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내 알몸을 훑어보는 듯 한, 강렬한 눈빛을 받으며 부탁을 받자, 어쩐지 이해할 수 없는 기분을 느끼며 나도 모르게 승낙해 버렸다.

‘난 알스라는 남자친구도 있는데... 왜지?’

변한 듯이 느껴지는 세마의 눈빛과 알 수 없는 위화감의 정체를 고민하고 있으니, 방으로 돌아가려는 알스가 말을 꺼내온다.

“그럼 난, 조금 쉬고 오늘 저녁에 바로 출발하도록 할게. 결정한 김에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하고 싶어.”

뭐가 그리도 급한 걸까? 이제 막 도착했으니, 조금은 나와 같이 있다가 출발해도 될 텐데. 알스에게 조금 섭섭함을 느끼지만, 입에서는 잘 다녀오란 소리밖에 나오질 않는다.

“...응. 잘 다녀와.”

가지 말라고, 쉬면서 나랑 같이 일주일간 데이트라도 하자고 말하고 싶지만, 차마 그 말이 나오질 않는다. 아쉬움을 느끼지만, 알스의 결심을 굳이 방해하고 싶지 않다. 조금이라도 더 꿈에 빨리 도달하고 싶어하는 알스를 방해하기 싫고, 그리고 그 꿈은 나의 꿈이기도 하니까.

알스가 방에 들어가는 것을 바라본 후, 나도 방에 들어와 가방과 지팡이를 내려놓고 그대로 침대 위에 쓰러졌다.

“하아... 내일부턴 그 몬스터랑 같이 퀘스트라니...”

그런 부탁을 승낙하고 나니 세마와 단 둘이란 사실이 부담스럽다.

그 녀석이 싫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딸 사건 직 후 죽여버릴 거란 분노는, 기묘한 자세로 땅에 머리를 박던 녀석의 모습에 사라져버렸고, 옷을 반쯤 강제로 뜯어낼 때 마음 속에선 이미 녀석을 용서해 버렸다. 하지만 이번엔 당당하게 해달라는 녀석의 부탁을 내가 승낙해버린 것이니, 화를 내거나 할만한 일조차 아니다.

고개를 돌려, 거울에 비친 침대에 쓰러진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평소의 내가 입지 않는 과감한 옷차림을 한 내가 보인다. 생각해보니 옷도 평소에 내가 입던 스타일이 아니라, 그 몬스터가 좋아한다는 스타일을 분위기에 휩쓸려 골라버렸다.

옷에 관심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알스의 취향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 취향에 맞추다 보니 이런 옷들은 구경만 했었는데... 알스는 내 바뀐 옷차림을 보고 조금 놀란 표정을 짓고는 끝이었지. 어쩐지 부끄러워 하는 것 같아 내심 만족스러웠지만, 그래도 예쁘단 말 정도는 제대로 듣고 싶었는데. 그러나 그런 내 마음은 모른 채, 알스의 의식은 하루라도 빨리 성장하는 것에 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매일 해달라고 했었는데 오늘은 그냥 넘어가버렸네... 내일부턴 계속 해주게 될려나...’

도대체 언제 인간화 할 수 있게 될 줄 알고 그런 약속을 해버린 걸까? 약속을 하며 그 녀석의 자지를 문지른 일이 떠오른다. 강요로 대딸해주던 때엔, 반쯤 넋이 나간 채 그 흉악한 물건을 문질러 버렸지만, 이번엔 달랐다.

어찌됐든 내 결정으로 눈앞에 있던 녀석의 자지를 바라보았고, 어쩐지 알 수 없는 이상한 기분을 느끼며 녀석의 자지를 문질렀다.

“...읏...”

어제의 일을 떠올리자, 어쩐지 몸이 조금 달아오른다. 녀석의 흉악하게 생긴 거대한 자지를 떠올릴 때마다, 몸 안쪽에서 묘하게 흥분된 감정이 올라온다.

이상하게도, 그 녀석의 자지를 떠올리거나 눈 앞에 두었을 때, 도저히 거부할 수가 없다. 이전까지 종종 알스를 떠올리며 야한 상상을 하던 나였지만, 녀석을 만나고 그 흉악한 자지를 보게 된 이후로는 매일 밤마다 그 자지가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던전에 가기 전 몇 일 동안은, 지금도 옷장 안에 있는 녀석의 냄새가 베인 옷의 냄새를 맡으며 자위에 빠졌었고, 던전에선 불침번을 서다가 잠든 녀석의 모습을 보게 되자 나도 모르게 녀석의 자지를 들춰보고 있었다.

그 때문에 매일 성욕처리를 해주겠단 약속까지 해버리다니, 알스라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난 뭘 하는 것일까? 아직 알스와는 첫 키스 조차 제대로 해보지 못한 사이 이건만, 그런 몬스터의 자지에서 눈을 떼지 못하다니. 나란 여자는 이렇게나 음란했던 것일까?

거기까지 생각하다 갑자기 눈이 확 떠졌다. 아직 알스의 것은 본 적도 없는데 녀석의 자지를 만져주었고, 거기에 앞으로 일주일간은 빠져나갈 구멍도 없이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머리에서 색다른 답을 내놓았다.

‘알스의 것을 본적도 없고 해준 적도 없다면, 그냥 해주면 되잖아!’

연인의 자지를 문질러준 적도 없는데 몬스터의 자지를 먼저 문질러줬다는 사실이 날 괴롭게 했는데, 이렇게 된 거 가서 지금 알스의 것을 경험하면 된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 떠오르자 그거다! 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이후 녀석과 약속한 성욕처리를 해줄 때에도, 알스의 것을 경험해봤단 사실이 있다면 앞으로 그럭저럭 견디면서 녀석의 것을 처리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방법을 왜 떠올리지 못하고 있었지?

그리 생각하며 2층의 알스의 방에 내려갔다. 알스의 몸이 안 좋으니 관계까진 안되겠지만, 적어도 떠나기 전에 그를 조금 위로해 준다는 식으로 알스의 것을 경험할 순 있으리라.

“리즈? 무슨 일이야?”

알스를 찾아가자 짐을 챙기는 중이던 알스가 나왔다. 내가 사는 방과 같은 크기의 방에 들어가, 알스가 꺼내 준 의자에 앉으며 침대에 앉은 알스에게 물었다.

“알스... 오늘 저녁엔 출발할거지?” “응? 어. 일단 그렇지. 무슨 일 있어?”

무슨 일이냐고 묻는 알스. 나는 조금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알스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손 다친 것 때문에, 조금 불편하지?” “어... 일단 좀 그렇긴 하지?”

오른손잡이인 알스가 오른손을 다쳤으니, 퍽 불편할 것이다.

“일주일간 알스를 못 보는데다, 불편하기도 할거고... 우리가 그런걸 경험할 때도 됐다고 생각해서 말하는건데...”

막상 알스를 눈앞에 두니, 쉽게 말이 떨어지질 않는다.

“그 내가... 알스의 성욕을 좀 풀어주고 싶은데...” “어... 응!?”

순간 알스가, 놀란 눈으로 날 쳐다본다.

“우린 사귀면서... 어... 아직 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잖아? 그런데 알스가 손을 다쳤으니 어쩐지 불편할 거란 생각에... 일주일간은 답답할테니, 내가 좀 풀어주잔 생각이 들어서...” “리, 리즈!? 그, 그게 무슨...”

알스가 당황하면서, 얼굴이 붉어진다. 내심 마음 속으로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어쩐지 먹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알스의 표정이 만족스럽게 느껴진다.

“우리가 초보자를 벗어나기 전 까진 모험가 일에 집중하려는 건 알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그리고 나도 알스를 위해 해주고 싶어.”

그렇게 말하며 당황해 하는 알스에게 다가가, 알스의 바지에 손을 올렸다. 알스는 당황해서 인지, 아니면 싫지 않아서 인지, 벨트를 푸는 내 손을 거부하지 않는다. 알스의 표정을 살피자, 부끄러운 듯한 얼굴로 위쪽이 노출된 내 가슴을 바라보는 것 같다. 그 표정을 보니 이제서야 이 옷을 사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적 옷을 갈아입는 알스의 방에 들어갔다가 보게 되었던 알스의 자지. 성인이 된 지금, 그 몬스터 수준은 아니더라도 많이 커졌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두근거리는 기대감을 가지고 알스의 바지와 팬티를 내렸다.

“......응?”

알스의 팬티를 내리자, 그 곳에는 어쩐지, 기억에 남아있던 알스의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듯한, 조그마한 것이 서 있었다.

“그, 리, 리즈? 노, 놀랬지? 갑자기 이런 일을... 아, 아니 싫다는 건 아니지만.”

알스가 당황해 하면서 말하지만, 어쩐지 들리지 않는 듯한 기분이다. 눈 앞에 둔 것이 알스의 자지란 걸 알게되자, 당혹감이 날 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 이렇게나 작은 거였나...? 어쩐지 기억하던 것에서 전혀 변하지 않은 듯한... 아니, 조금 달라지긴 했을 텐데...’

어제까지 그 흉악한 몬스터의 것을 보다가 알스의 것을 보게 되니, 눈앞의 연인의 자지와 그 몬스터의 자지가 같은 수컷의 성기란 사실이 믿기질 않는다. 형태는 둘째치고 크기가 이렇게나 차이난다니?

가지고 있던 성지식을 꺼내 가만히 생각해보니, 인간의 성기 크기는 보통 이정도 크기라는 사실을 깨닫고, 새삼 그 몬스터의 자지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 닳았다.

‘그런 몬스터의 것을 보고 만졌더니... 내 상식이 이상해진 것 같아...’

알스의 물건이 잘못된 게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감을 가지고, 알스의 물건에 손을 뻗었다. 자신의 손 하나에 감싸져, 끝이 살짝 튀어나오는 정도의 크기. 다시 머릿속에 한 손으론 감싸 쥐어지지 않던 그 흉악한 크기의 자지가 떠올랐다.

“그... 알스? 할께?”

어떻게든 머리속에서 그 자지를 잊어버리고, 눈 앞의 알스의 것에 집중했다. 연인의 것을 앞에 두고 다른 수컷의 자지를 떠올리다니, 도저히 받아 들일 수가 없다.

“읏... 리즈, 너, 너무 쎄...!”

세마의 자지를 문지르던 정도의 힘으로 알스의 것을 쥐고 흔들었는데, 순간 찡그러지는 알스의 표정을 보니 너무 강했던 것 같다.

“앗, 미, 미안. 아팠어?” “조, 조금... 이, 이제 괜찮아.”

어쩐지, 이 정도로 느낄 순 있는 걸까 싶은 정도의 힘으로도 괜찮은 것 같다. 그렇게 잠깐 알스의 것을 흔들자, 곧 알스의 표정이 변하기 시작했다.

“리, 리즈... 나 이제...! 읏!” “어? 응? 아, 앗!”

혹시 하는 생각이 들자마자, 알스의 끝에서 투명함이 느껴지는 흐물거리는 하얀 액체가 흘러나왔다. 그 액체가 내 손 위에 살짝 걸쳐지자, 알스가 몸을 떨었다.

“아... 리, 리즈... 고마워...”

어? 벌써 끝? 혹시 이게 알스의 정액인가?

당혹감이 내 몸을 감싼다. 어쩐지, 상상하던 것 과는 많이 다르다. 미지근하게 느껴지는 손에 감싸진 알스의 성기. 힘을 빼고 조금 흔들자 끝나버린 짧은 시간. 손에 걸쳐져, 어쩐지 조금 미끌거리는 물처럼 느껴지는 투명에 가까운 정액. 손의 일부만 적신 그 정액의 양. 코를 찌르고 머리를 어지럽히던 그 몬스터와 정액과는 다르게 그저 밋밋하게만 느껴지는 냄새.

그 모든 것이, 여태까지 상상해오던 알스의 것과는 많이 다르다.

“아, 리즈. 티슈가... 여기.”

내가 알스의 정액을 바라보고 있자, 알스는 곧 근처에 있던 티슈 상자를 들고 나에게 건네 주었다. 나는 그 상자에서 티슈 한 장을 뽑아, 손에 묻은 알스의 정액을 닦았다.

뭘까. 이상한 기분이다. 그토록 바래왔던 알스의 것을 만지고 기분 좋게 만들어 주었는데, 지금 내 몸을 감싸는 기분을 이해할 수가 없다.

이건... 실망감? 어째서? 내가... 알스의 것에 실망했다고?

말도 안 된다. 인정할 수 없다. 그럴 리가 없다. 그토록 바래왔던 연인의 것을 보고 만졌는데, 그러한 감정이 떠오르다니? 난 필사적으로 내 머리에 떠오른 감정을 거부했다.

“리즈... 고마워. 일주일간, 잘 견딜 수 있을 것 같아.” “으, 응... 열심히 하고 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나는 계속해서 머리 속에 떠오르는 감정을 무시한 채, 손을 닦은 티슈를 침대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린 후 알스에게 힘내라 말한 뒤 내 방으로 돌아왔다.

...뭘까. 이 기분. 알스에게 찾아갈 때는 그렇게 들떴었는데, 지금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실망감과 공허함이 내 감정을 휘젓는다. 분명 이건, 내가 바래왔던 것이었을 텐데...

멍하니 그런 감정을 느끼던 나는, 정신 차라니 어느새 옷장 속에 있던 그 몬스터의 냄새가 베인 옷의 냄새를 맡으며, 자위에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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