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1 - 29화 - 짐승의 교미! (1)
“아무래도... 몸 안에 침투한 테세르가 감정에 영향을 준 모양입니다.”
알스의 손목을 쥔 채 눈을 감고 알스의 몸을 확인해보던 바울이 눈을 뜨며 말했다.
“본래 테세르는 이런 증상이 나타나질 않는데... 알스씨의 몸에 침투한 특이한 테세르는 사람의 감정을 고양시키는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군요. 알스씨의 몸에 남아있던 테세르를 모두 정화하긴 했지만, 침투했을 때 영향을 받아 감정이 고양되신 것 같습니다.”
알스는, 계속 자신을 감싸는 이상한 분노와 혐오감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 신경 쓰여,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러 온 바울에게 이러한 감정의 상태를 전했다. 그러자 바울은, 알스의 몸을 잠시 살핀 뒤 이러한 결론을 내려주었다.
“그럼... 이런 감정이 쭉 계속되는 겁니까...?” “그건 아닐 것 같습니다. 알스씨의 에세르가 조금씩 진정되어 가는 게 느껴집니다. 아마 곧 감정을 추스르는 게 가능하실 것 같습니다.”
알스의 몸을 살핀 바울이 일어나, 사제복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일단 지금은 몸을 회복하는데 집중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주 가량 쓰러져계셨던 상태라, 몸이 많이 굳은 상태니까요. 내일 정도면 퇴원하셔도 되지만, 일단 활동은 한동안 가벼운 활동만 해 주십시오.” “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그럼 푹 쉬시길.”
그렇게 말하며 바울이 나가자, 알스는 약간 안도감을 느꼈다. 자신의 이 감정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안도감 이였다. 하지만 리즈벳에게 소리쳐 버린 그 사실 때문에, 몸에 가시가 박힌 듯한 찝찝함을 느끼고 있었다.
“리즈... 미안해...”
얼마나 상처받았을까. 자신의 한심함 때문에 리즈벳에게 상처를 주게 되다니. 감정과는 별개로 자신의 멍청함 때문에 리즈벳을 상처 주었단 사실이 너무나도 알스를 괴롭게 만들었다.
“내일... 일찍 퇴원해서 리즈벳을 만나러 가야겠어...”
알스는 내일, 리즈벳이 좋아하던 꽃을 사서 사과하며 선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리즈벳을 만나, 무슨 말로 사과해야 할지를 고민하며 천천히 침대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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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벳은 오늘, 가족보다도 가깝던 알스가 난생 처음 자신에게 소리질렀단 사실로 인해 질척한 우울함에 빠져있었다. 딱히 술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알스 이외의 누군가와 술을 마셔본 것은 마법학교에서 성인이 된 기념으로 친구들과 조금 마셨던 한번뿐 이였다.
그랬던 리즈벳이, 비와 우울함에 잠겨있는 동안 나타난 세마에게 같이 술을 마셔달라고 한 것은 우울함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의 도피였을까? 아니면 자신도 모르게 본능이 이끌어 낸 유혹이었을까? 그 답을 리즈벳 본인도 알지 못한 채 세마와 술을 마셨고, 그 행동이 현재의 상황을 만들어 낸 것은 필연일 것이다.
“...저기... 세마?”
리즈벳은, 세마의 힘에 밀려 침대에 억지로 눕혀졌다. 자신의 투정을 받아주며 함께 술을 마셔준 세마가 고마웠고, 일어난 세마의 하반신에서 커다랗게 불끈거리는 말자지를 보자, 오늘 성욕처리를 안 해줬단 생각이 머리를 스쳐 자신도 모르게 세마를 붙잡았다.
그런데 어쩐지, 세마의 상태가 평소와는 조금 다르다. 마치, 처음 자신에게 대딸을 강요하던 모습이, 지금 세마에게서 겹쳐 보인다. 다만 그때와 다른 건, 지금 세마는 그때처럼 자신을 협박하지도 않고, 날뛰지도 않은 채 자신의 위에서 침대를 짚고 그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단 것 이였다.
“그... 세마? 왜, 왜 그래?” “리즈벳...”
커다란 몸으로 자신을 가리고 있는 세마가, 리즈벳을 쳐다보며 이름을 부른다. 어쩐지 날카로우면서 불타는 듯한 그 눈빛에, 리즈벳은 자신이 범해지는 듯한 기묘한 감각을 느꼈다.
“이쯤 되면,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고 믿어. 리즈벳.” “무... 무슨 소리야?”
리즈벳의 아래에서, 흉악하게 커다란 말자지가 액을 흘리며 불끈거리고 있다. 어쩐지 지금의 상황과 아래쪽에서 보이는 꿈틀거리는 말자지, 그리고 그 말자지에서 풍겨오는 짐승과 수컷의 냄새가, 리즈벳에게 기묘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리즈벳.” “으, 응?”
강렬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몬스터의 눈에서 발해지는 눈빛. 그 눈빛을 느낀 리즈벳은, 점점 자신이 무언가 다른 것이 되어 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 기묘한 느낌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해 당황스러운 리즈벳에게, 세마는 충격적인 선언을 하였다.
“널, 내 전용 암컷으로 만들 거야.” “...어?”
그 발언을 들은 순간, 리즈벳은 자신이 느낀 그 기묘한 느낌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 기묘한 느낌은 자신을 쳐다보는 이 수컷의, 암컷이 되고 싶다는 감정. 그 감정이 불러 일으키는, 자신이 한 마리의 암컷으로 변해가는 느낌이란 것을.
“......” “......”
그렇게 말한 이 후 한동안, 한 마리의 수컷과 한 명의 암컷은 서로 눈을 떼지 못한 채 서로의 눈빛을 탐하듯 바라보았다.
취기 때문일까? 아니면 알스가 자신에게 소리를 질렀다는, 처음 겪는 일을 당한 탓일까? 리즈벳은 이 상황에서 자신의 연인의 얼굴이 흐릿한 안개가 낀 것처럼 머릿속에 그려지질 않았다. 그저, 눈 앞에 있는 몬스터, 한 마리 수컷의 얼굴과 핏줄이 불거진 근육질의 커다란 몸 만이 보였다.
그 몸과 얼굴을 바라보며 농후한 수컷의 냄새에 휩싸인 리즈벳은, 조금씩 몸에서 발정난 암컷의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하복부에선, 어느새 암컷의 증거인 액체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사실 리즈벳이 깨닫지 못한 자신의 본능은, 오늘 세마를 방에 들였을 때부터 암컷이 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그 본능은, 리즈벳이 자신도 모르게 멋대로 옷을 챙기지 않고 샤워실로 들어가 수건 한 장만을 걸치고 나오게 만들었고, 그렇게 나와 꺼낸 옷은 평소에 입는 알스와 맞춘 귀여운 커플 잠옷이 아니라, 암컷의 느낌이 물씬 풍기면서 나풀거리는, 어깨가 살짝 드러나는 커다란 셔츠를 꺼내게 만들었다.
리즈벳 본인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본능은 멋대로 눈앞의 이 수컷을 유혹하여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비강과 머리속을 가득 채운 수컷과 짐승의 냄새. 이미 리즈벳은 눈 앞의 강한 수컷에게 발정한 한 마리의 암컷이 되어버렸고, 그 암컷은 눈앞의 수컷에게 무의식적으로 구애를 하기 시작했다.
“......”
본능에 지배당한 리즈벳은, 머릿속에서 자신의 연인을 지워버렸다. 어느새 자신의 셔츠를 풀고 암컷의 소중한 처녀를 보호하던 속옷을 내린 후, 부끄러운 듯 얼굴을 돌렸다. 말은 없지만 본능이 이끌어 낸, 눈 앞의 수컷에게 보내는 구애 표시였다.
그 모습을 본 커다란 말은, 이미 자신의 몸에 대한 걱정은 잊은 채, 생각 따윈 하지 않는 한 마리의 수컷 몬스터가 되어버렸다.
수컷은 몸을 조금 움직여 보호하던 팬티가 사라진 암컷의 소중한 곳을 살핀다. 평생 남자를 경험하지 못한 암컷의 성기는,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고 부드러운 탄력을 지니고 있었고, 남자 경험이 없는 것을 뽐내는 것처럼 완전히 닫혀 손가락 하나 넣지 못할 것처럼 보인다. 닫힌 그 틈 사이로는 자신의 발정해버린 몸 상태를 나타내듯이, 투명한 액체가 넘쳐 흐르고 있다.
수컷은 암컷의 즙이 넘쳐 흐르는 그 깨끗한 굴곡을 바라보다, 그 틈에 자신의 혀를 칠하기 시작했다.
“...흣...!”
암컷은 평생 자신의 손가락 외엔 닿은 적 없는 곳에 처음 느끼는 감각이 느껴지자, 오싹한 쾌감이 등골을 스쳐 지나간다. 그 쾌감이 어떠한 것인지 이해하기도 전에, 또 다른 쾌감이 오가며 자신을 유린했다.
‘...!? 뭐야...? 손으로 하던 거랑... 전혀... 달라...!’
평소 연인과의 로맨틱한 장면을 상상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던 암컷은, 혼자서는 겪어보지 못한 오싹오싹한 쾌감을 느끼며 몸이 뜨거워지는 감각에 휩싸였다. 숫처녀에겐 거칠게 느껴지는 인간이 아닌 수컷의 혀는, 암컷이 경험하지 못했던 쾌감을 칠했고, 그 쾌감에 암컷은 가볍게 절정해 버렸다.
“......!!!! 하앗...! 아...♡”
조금씩 몸을 떨며 가벼운 절정을 맞이한 암컷은, 수컷의 얼굴에 약간의 암컷즙을 뿌리며 자신의 상태를 알렸다. 그 연락을 받은 수컷은 다시 몸을 들어 암컷의 위에 올라타 리즈벳이란 이름의 암컷을 바라보았다.
“아... ”
깨끗한 핑크 빛을 띄고 질척거리는 액으로 흠뻑 젖은 암컷의 보지에, 그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흉악한 크기와 형태를 지닌 검붉은 색의 말자지가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 행동과 암컷을 바라보는 강렬한 눈빛은, 암컷에게 준비되었냐는 물음을 나타내었다.
“......응”
자신의 물음에 암컷의 조용한 환영인사를 답변 받은 흉악한 말자지는, 마치 자신의 집에 들어가듯 망설임 없이 암컷의 보지를 꿰뚫어 침입했다.
리즈벳의 처녀라는 이름의 꽃이, 암컷의 커다란 신음소리와 함께 떨어진 날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