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7 - 35화 - 체벌!
얼마나 쓰러져 있던 걸까? 눈을 뜨니 여전히 에레보스에게 달려드는 모험가들이 보인다. 위치도 크게 변하지 않은 걸 보면, 금방 눈을 뜬 것 같다.
리즈벳은...? 도망치던 세 사람을 찾으니, 마지막에 보았던 위치에서 크게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모여있다. 어쩐지 알스가 나무에 기대 쓰러져 있는 것 같은데, 아까 마지막에 날아오던 검은 구체에 당했나 보다.
“후우...”
자연스럽게 땅에 손을 짚으며 일어섰다. 지금 내 몸이, 어떠한 상태인지 느껴진다.
내 시야에 보이는 건, 두껍고 투박하게 생긴 손가락이 달려있는, 짙은 검갈색의 피부를 가진 양 손. 그 아래로 보이는 건, 발굽이 달린 두 개의 발. 어쩐지 얼굴은 말 형태 그대로 란 것이 느껴진다.
인간화 스킬. 완벽하진 않지만, 그렇게나 원하던 바로 그것이다. 내 신체가, 마치 인간처럼 양 손이 달린 이족보행의 신체로 변했다.
어쩐지 몸에서 힘이 넘치는 듯한 느낌이다. 약간 생각과는 다르지만 뭐 어때? 이 육체라면, 말의 형태를 하고 있던 때 보다 훨씬 편하게 움직일 수 있을 건데.
내 몸에 덮여있던 천을, 그대로 내 허리에 둘렀다. 그리고 모험가들이 달려들고 있는 에레보스를 바라본다.
“저놈이 아직 새끼란 말이지...”
머릿속에 새겨진 여신의 기억, 그 정보를 되새겨보니, 저 에레보스는 아직 태어난 지 얼마 안된 새끼. 그것도 뭔가 문제가 있었는지 용사들의 힘을 제대로 뺏지도 못한 하자 있는 녀석이다.
그렇다고 해도 몇 명의 용사의 버그를 흡수한 만큼, 그것을 이용해 무한한 에너지를 쓸 수 있다는 것은 동일하다. 거기다 저놈은 체력도 용사들보단 뛰어나겠지.
“근데 나도 그건 질 거 같지가 않거든.”
숨을 깊게 들이쉬며, 힘이 넘치는 새로운 몸을 느껴본다. 이건... 할만하다.
다시 에레보스 주변에 생성되는 검은 구체. 그것을 보자마자, 리즈벳이 있는 곳으로 달렸다.
“어... 어!? 세, 세마!?”
나무에 기댄 알스의 옆에서, 검은 구체를 보며 식은땀을 흘리던 리즈벳이, 날 가장 먼저 발견하고 놀란 표정이다. 그리고 곧 검은 구체가 주변으로 퍼지며 리즈벳과 알스, 클레아가 모여있는 곳으로 하나가 날아간다.
“흐아압!”
검은 구체에 그대로 주먹을 날리자, 검은 구체가 터지듯이 퍼지며 사라졌다. 그리고 리즈벳을 바라보며 물었다.
“리즈. 알스는?” “어, 어? 아, 알스는 저 검은 공에 우릴 지켜주다... 아, 아니, 근데 세마...? 너야...?” “이야기는 이따가. 저 고양이 새끼부터 잡고 나서”
그렇게 말하며, 검은 구체가 퍼지며 만든 흙먼지를 뚫고 그대로 에레보스의 한쪽 머리에 몸을 날려 말발굽 드롭킥을 날렸다.
“캬아앙!?”
드롭킥을 맞은 에레보스의 한쪽 머리가, 꺾이듯이 돌아간다. 그대로 착지한 후 녀석의 양 머리에 주먹을 마주잡이로 꽃아 넣는다.
“이 녀석 한대만 맞어! 안되겠어 두 대! 아니 세 대!”
애초에 싸움 같은 거랑은 인연이 없던 나다. 주먹질 하는 방법도 모르니, 그저 넘치는 힘으로 쉴틈없이 주먹을 꽃아 넣는다.
“캬악! 캬하악! 키에엥!”
그런 막무가내 주먹질이, 어쩐지 잘 통하는 것처럼 보인다. 맞을 때마다 12개의 눈이 꿈뻑거리며, 목에선 비명 같은 울음소리를 내지른다.
“키아아아아앙!”
그리 맞다가 나에게 앞발을 휘두르는 에레보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방어를 생각할 수 없던 말 몸뚱이의 내가 아니다. 그대로 팔과 다리에 힘을 주고 그 앞발을 막아냈다.
“이 고양이새끼, 너도 지치긴 했구나!”
모험가들이 달려 들었던 게 확실히 효과는 있었던 것 같다. 휘두른 앞발에서 느껴지는 무게가 처음 같지가 않다. 양 손에 녀석의 머리를 하나씩 붙잡고, 그대로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마법사들! 이 새끼 옆구리에 마법 좀 갈겨요!”
내가 밀어 넣고 주먹질을 하며 외치자, 마법사들이 녀석에게 마법을 날려댄다. 중간중간 화살이나 단검도 날아오는 걸 보면, 후방에 있던 모험가들 전부 알아서 모여 공격하는 것 같다. 많이들 지쳤을 텐데, 중간에 슬쩍 얼굴들을 살피니 마지막 힘을 짜낸단 느낌이다.
“파이어 샷!”
중간에 리즈벳의 목소리도 들린다. 내가 외친걸 듣고 리즈벳도 지원하러 온 걸까. 리즈벳의 마법으로 보이는 작은 화염구가 곡선을 그리면서 녀석의 옆구리에 꽂힌 것 같다.
“캬아아아악! 킥, 키에엑!”
내 주먹질과 마법을 맞을 때마다, 에레보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가 점점 크게 뿜어져 나온다. 상처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 효과가 있다...!
“나한테 개기는 녀석들은 이렇게! 오른발! 왼손! 이렇게 맞는 게 인지상정이지!”
신선한 우유를 맞은 누군가의 대사를 떠올리며 끊임없이 에레보스를 한참을 때려대니, 녀석이 쓰러진다. 그대로 뛰어올라 온 힘을 다해 말발굽으로 녀석의 머리 한쪽을 찍으니, 그대로 머리가 터지듯이 검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후우... 후우...”
그리고 곧, 녀석의 터진 머리부터 시작해 몸 전체가 무너져 내리듯이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다가... 이후 그 커다랗던 몸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잡았다.”
잡았다. 여신의 원한을 가지고 태어난 멸망을 부르는 자를. 즉... 이세계의 멸망을 미뤘다!
녀석이 완전히 사라지자, 주변에서 모험가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지친 듯이 보이던 얼굴들이, 해냈다 라는 밝은 표정으로 바뀌어져 있다.
“세마!!!”
그 환호성을 가르며 리즈벳이 나에게 달려왔다. 역시 중간에 들린 목소리는 리즈벳이였나. 당장 껴안아 주고 싶다.
“세마! 어떻게 된 거야 그 몸!? 부러졌던 다리는!?” “아~ 눈 떠보니 몸이 이렇게 됐더라. 그러고 보니 다리도 싹 나은 것 같네”
리즈벳이 활짝 웃으며 기쁜 미소를 짓는다. 아, 이거 너무 귀엽잖아. 알스고 뭐고 당장 끌어안고 싶네.
“아, 그러고 보니 알스는?” “난 괜찮아.”
알스가 팔을 붙잡고, 클레아와 같이 걸어왔다. 얼굴엔 식은땀이 흐르지만, 그럭저럭 움직일 만 해 보인다.
“클레아 넌 회복 스킬은 못쓰나? 용사한테 뭔가 쓰던 거 같더니.” “남은 에세르를 모두 사용해서 쓰긴 했는데... 부러진 갈비뼈와 다리 쪽 치료가 고작이었어요... 죄송합니다...”
뭐야. 멀쩡해 보인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크게 다쳤었나 보네.
“난 그렇다 쳐도 세마 네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어찌되나 싶었는데...”
알스가 한숨을 내쉬며 다행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지.
“클레아.” “네?”
나는 클레아를 부른 후, 그대로 그 몸을 들쳐 메었다. 키가 170 정도는 되어 보이는 클레아지만, 내 덩치가 훨씬 크다.
“꺄, 꺄악!? 무, 무슨...!?”
그리고 땅에 앉아, 클레아의 등을 위로 향하게 한 채로 내 다리 위에 올렸다. 한쪽 무릎에 클레아의 무시무시한 가슴 탄력이 느껴지는데,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저, 저기, 세마씨...?”
감긴 눈으로 날 쳐다보는 클레아. 그리고 클레아의 치마를 잡아 올려, 팬티스타킹을 신은 엉덩이를 노출시켰다. 치마가 갈라진 곳에 잠겨있던 단추들이 뜯겨 나가고, 주변에선 놀라는 소리가 나온다. 그리고 나는 그대로...
짜악!
클레아의 커다랗고 탐스러운 엉덩이에, 손바닥을 날렸다.
“꺄악! 뭐, 뭐 하시는 건가요!”
짜악! 짜악!
“꺅! 흑! 아, 아파요! 때리지 마세요!”
제법 힘을 주고 손바닥을 날리니, 탄력감이 느껴지는 손바닥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진다. 리즈벳과 알스가 놀란 눈이 되고, 주변의 모험가들도 조금 놀라는 분위기. 나는 그대로 클레아에게 소리쳤다.
“사전에 다 얘기해놓고 나서다가 위험에 빠지다니! 뭔 생각이야!”
짜악! 짝! 짜악!
“꺅! 흣! 아, 악!” “너 하나 때문에 까딱하면 얼마나 위험할 뻔 했냐! 모험가들도 우릴 지키려다 피해만 커지고!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짜악! 짝! 짝! 짜악!
“아흑, 악, 아악...!” “나도 발이 부러졌고! 앙!? 타이밍 맞춰 인간화 못했으면 그대로 죽었겠지! 안 그러냐!”
짝! 짜악!
“끄흡, 아, 아파... 그, 그만...!”
짜악!
“잘못했어 안 했어!? 앙!? 말해봐!”
짜악!
“꺅! 윽... 자, 잘못했습니다...” “목소리가 작다!”
짜악!
“꺄악! 자, 잘못했어요! 때, 때리지 말아주세요...!” “잘못했지!? 한대만 더 맞아!”
짜악!
“꺄악! 흐읍... 흑...”
클레아의 감긴 눈에는 글썽글썽 눈물이 흘러내리고, 얼굴이 새빨개져 있다. 반투명한 갈색 팬티 스타킹이 엉덩이 부분이 군데 군데 찢어지고, 그 사이로 팬티와 빨개진 엉덩이가 보인다. 남자들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돌리거나 뒤돌아 서 있고, 여자들은 어쩐지 붉어진 표정을 한 채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그대로 단추가 뜯긴 클레아의 치마를 내리고 몸을 일으켜 세운 후, 클레아에게 물었다.
“내가 왜 화낸 건지 알겠냐?” “흑... 으흑... 제, 제가 멋대로 행동해서... 여러분을 위험하게...” “그래, 그렇지. 그리고 또 한가지.”
그대로 클레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감긴 클레아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 자신이 아무 생각 없이 위험에 뛰어들어간걸 화낸 거다. 두 번 다시 그러지 말라고. 알겠어?”
내가 그렇게 말하자, 클레아는 울먹거리다 눈물을 닦은 후, 우물쭈물 하며 말했다.
“아... 알겠습니다... 죄송해요... 흑...” “그래. 알면 됐다... 알스. 끝났어.”
뒤돌아 보자 리즈벳은 조금 얼굴을 붉히며 넋 나간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알스는 뒤돌아 선채 귀가 빨개져 있었다. 알스는 다시 뒤돌아 날 보며 헛기침을 하곤 말했다.
“크, 크흠... 세, 세마가 손이 생기니까 거침이 없어졌구나.” “아~ 정말 이거 손이 생기니까 너무 좋은데? 너무 좋아서 날아갈 것 같아.”
기분 좋은 상쾌함이 날 감싸는 느낌이다. 손이 있다는 게 이렇게나 행복한 것이었다니. 정말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체벌이 끝나고 어색한 분위기였던 모험가들이 다시 주변을 정리하더니, 움직이기 힘든 부상자들을 챙기고 이동을 시작했다. 어째 다들 한 건 했다는 분위기라서, 돌아가는 발걸음들이 가벼워 보인다.
“근데 세마... 몸이 바뀌니 근육이 확실히 좀 엄청나긴 하네... 이전 모습도 대단하긴 했는데, 이렇게 사람이랑 비교되는 몸이 되니 확 체감이 돼.” “...그런가?”
지금 내 몸은 하반신에 천 하나만 둘러져 있는 반 나체. 내 몸을 둘러보는데 확실히 내가 봐도 장난 아닌 근육들이 보인다. 어쩐지 주변의 여성 모험가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 같은데...
“...그래 봤자 말 얼굴이지만. 혹시 얼굴 쪽에 뭐 바뀌거나 한 건 없어?”
내 손으로 얼굴을 만지며 리즈벳에게 물었다.
“크게 바뀐 건 없긴 한데... 얼굴 크기랑 목이 체형에 맞게 좀 줄어든 것 같아.” “그래...”
그렇게 얼굴을 만지며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고 있으니, 아까 사진을 찍는 것처럼 보이던 모험가가 내 옆에 다가왔다.
“이야 신수님. 감탄했습니다. 확실히 신수답게 놀라운 기백을 보여주시더군요.” “오, 뭔가 사진 같은걸 찍던 아저씨시네. 반갑습니다.”
그렇게 인사를 건네자, 모험가인줄 알았던 이 사람은 자신이 기록과 촬영을 맡은 영주성의 공무원 이라고 말했다. 어쩐지 너무 여유롭더라.
“히어로 이터에게 주먹을 날리던 그 모습이 얼마나 용맹하던지... 사진으로 몇 장 찍었는데 써도 괜찮겠습니까?”
내가 흔쾌히 허락하며 목에 걸린 네모난 박스 같은 게 사진기냐고 묻자, 그 박스를 보여주며 말했다.
“네. 정식명칭은 마도인화기 라고 부르는 물건입니다. 에세르를 이용해 앞의 수정구에 비치는 영상을 용지에 인화하는 물건이죠. 이렇게 나오는 겁니다.”
그렇게 말하며 모험가들이 찍힌 몇 장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어쩐지 폴라로이드 카메라 같은 물건인가 보다. 음... 공무원이 이런걸 쓰는 거 보면 디지털 카메라는 없는 건가.
내가 그렇게 사진들을 한 장씩 넘겨보다 보니... 중간에 내가 클레아에게 체벌을 가하는 장면이...
클레아의 엉덩이가 그대로 노출된 그 사진을 보며 공무원을 쳐다보니, 땀을 흘리며 말했다.
“아, 그, 그게 왜 거기... 따, 딱히 사심이 있어서 찍은 건 아닙니다...!”
아, 네. 근데 전 사심이 있어서요. 대충 내가 처리하겠다 말하며, 혹시 다른 사진이 없나 확인까지 한 후 클레아의 엉덩이가 찍혀있는 4장의 사진을 챙겼다.
그런데 폴라로이드지만 사진기가 있다면... 이건 써먹을 수 있겠는데.
그렇게 사진기를 보며 떠오른 아이디어를 어떻게 써먹을까 생각하다 보니, 던전의 입구가 보였다.
그렇게 모든 모험가들이 빠져 나오고, 곧 차원문이 흐릿해 지다가 사라지는걸 확인한 후 복귀를 시작할 때,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으로 정신을 집중해 보았다.
슈우우우우우욱...
“어, 어...? 세마 그건...?” “오... 역시...”
내 몸이 연기가 되는 듯 하더니, 다시 말의 모습으로 변했다. 이건 즉... 폼 체인지가 가능하단 거구나!
“와. 혹시나 했는데 이게 되네. 왠지 될 거 같은 느낌이 있긴 했는데...” “직접 보는 건 처음이지만... 확실히 신수들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들었던 것 같긴 한데...”
알스와 리즈벳이 놀라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캬. 이러면 말의 기동력도 사용할 수 있단 거네. 기쁨이 두 배로 늘어난 것 같다.
그대로 엎드려 알스와 리즈벳을 태우고, 클레아 에게도 말했다.
“클레아. 너도 타라. 한 명은 더 탈 수 있으니까.” “네, 네에......”
내 체벌 때문인지 옆에서 어쩔 줄 몰라 하던 클레아는, 타라는 내 말에 우물쭈물 하더니 엉덩이를 올렸다. 치마의 갈라진 곳을 잠그던 단추들이 떨어져 나가서, 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갈라진 곳으로 팬티스타킹을 입은 다리가 보이는 게 제법 요염하게 보인다.
“꺄악...! 읏...”
체벌 때문에 엉덩이가 아픈 건지, 앉자마자 움찔하며 일어섰다가, 다시 쭈볏쭈볏 앉았다. 크. 좋아 좋아. 아주 만족스러워.
그대로 모험가들의 신기한 걸 보는 듯한 시선을 느끼며, 중간중간 모험가들의 질문을 답변해주며 걷다 보니 어느새 라디아에 도착했다.
“크으~ 드디어... 사람 모습으로 도시에서 살 수 있어...!”
다시 사람 형태로 돌아와, 양 팔을 들어올린 채 도시의 모습을 보며 감격에 휩싸였다. 여태까지 쳐다만 보던 건물들에 마음껏 들어갈 수 있고, 퀘퀘한 창고에서 벗어나 사람 사는 숙소에 묶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도시가 새롭게 보인다.
“정확히는 지금도 몬스터 같긴 한데... 정말, 그리 좋아?”
옆에서 리즈벳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에레보스를 잡고 나서, 리즈벳이 거리를 두는 듯하던 모습이 사라졌다. 이건 기쁨이 두 배가 아니라 세 배 이상...!
모험가들끼리 상황을 정리하며 교회로 직행할 부상자들과 관리소에 들릴 사람들로 나뉘는 사이, 나는 교회로 가는 무리에 있는 클레아를 몰래 불렀다.
“아, 클레아.” “네, 네? 왜 그러세요?”
움찔 하며 날 돌아보는 클레아. 어딜 그냥 가려고?
“너 구하다 죽을뻔했는데, 미안하지?” “네, 네... 죄송했습니다...” “죄송하면 말로만 끝내면 안 되는 거 알지?”
그렇게 말하자 클레아가 조금 고민하더니, 주섬주섬 지갑을 꺼내는 것처럼 주머니를 뒤진다. 나는 말리면서, 복귀하던 중에 생각하던 사악한 작전을 펼치기 위한 떡밥을 꺼냈다.
“죄송하면 나중에 술 한번 쏴라. 술집 갈 수 있게 됐으니 한번 마셔보고 싶으니까.”
진짜 체벌은 이제 시작이야 이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