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1 - 리즈벳의 비밀 4
“포션은 샀고... 붕대랑 간편식에...”
알스가 필요한 물건들을 확인하며 앞에서 걸어가고 있다.
오늘 세마는 영주성에 히어로 이터 토벌에 대한 보상을 받으러 갔고, 나와 알스는 바울씨에게서 의뢰 보상을 받은 후 내일 갈 던전을 탐사하기 위한 준비를 하러 거리를 돌아다니는 중.
어쩐지 알스와 이렇게 단 둘이서 돌아다니는 게, 무척 간만의 일인 것처럼 느껴진다.
알스도 그런 것을 느낀 건지, 오늘은 머리도 조금 신경 쓴 것 같고 옷도 헤지지 않은 깔끔한 옷을 입고 나왔다.
그런데 왜일까. 단 둘 뿐이라는 이 상황에서 그런 알스의 모습을 바라보아도, 뭔가 이전처럼 두근거리는 느낌이 없다.
오늘 아침, 세마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까?
영주성에 가면서 격식을 차린 복장을 갖추고, 아무렇게나 놔두던 머리의 갈기를 한쪽으로 넘긴 세마의 모습을 봤을 때 나는 순간 넋을 잃어버렸다.
세마의 커다란 근육질 몸에 갖춰진 고급스러운 정장은, 얼굴은 몬스터 임에도 세련된 교양이 느껴지는 듯한 인상을 받게 만들었다. 거기에 한쪽으로 갈기를 넘겨 드러난 세마의 얼굴을 보았을 때... 심장이 두근거리며 흥분되는 감정이 올라왔다.
분명히 아직 세마는 인간이라기 보단 무섭게 생긴 몬스터에 가까운 모습인데... 왜 그런 감정을 느꼈던 걸까?
“리즈. 지친 것 같은데 잠깐 쉬었다 가자.”
세마의 모습을 떠올리던 나에게, 알스는 조금 떨어져 있는 찻집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자고 대답한 후 찻집에 들어와 알스와 마주보며 앉아 음료를 주문하고 기다렸다. 어쩐지, 알스와 함께 있는데 별로 할 말이 떠오르질 않는다.
...이 지루한 듯한 감정은, 단순히 오늘 본 세마의 모습 때문만은 아니겠지. 아마도 이건...
“리즈. 5일 후에 생일인데... 아직 가지고 싶은 건 없어?”
그러고 보니, 어느새 5일 후면 내 생일이다. 10대가 끝나고, 20대가 시작하는 첫 생일.
그런 생일임에도 불구하고 세마가 선물해 준 귀걸이 덕분에 이미 선물은 충분하다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조금 지나치게 화려해 보여서 부담스러웠지만... 방에 돌아와 거울을 통해 귀걸이를 단 내 모습을 확인하다 보니, 점점 마음에 들어서 딱히 다른 게 필요하단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직 딱히 필요한 게 없어서 괜찮아. 난 괜찮으니 그냥 편하게 골라.” “흠흠. 그, 그래...”
알스가 조금 얼굴을 붉히면서 뭔가 얼버무리는 것처럼 대답했다.
이미 뭔가 골라둔 것일까? 어쩐지 알스의 모습이 딱 그런 모습이네. 옛날부터 뭔가 숨기고 있으면 티가 났었지.
나는 옛날 일을 떠올리며 알스를 쳐다보다가... 조금 미안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분명 몇 달 전까진, 알스 외의 남자는 생각도 하지 않았었는데... 어쩌다 세마와 그런 관계가 되어버린 걸까.
술김에 처녀를 바치고... 그 뒤론 거절해도 되는 성욕처리를 오히려 기대하며 해 주고 있다니.
나중에 알스와 첫 경험을 하게 될 때... 내 처녀가 없는 것을 보고 알스는 어떻게 반응할까?
물론 모험가를 하다 경험도 없는데 처녀막이 찢어진 경우는 종종 있다고 듣긴 했었다. 그리고 내가 그리 말하면 순진한 알스는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겠지.
분명 죄책감이 들어야 하는데... 들키면 알스와의 관계가 완전히 끝장나버릴 만한 일을 하고 있는데... 어째선지 가슴에서 느껴지는 죄책감이 그리 크지가 않다. 오히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아랫배가 근질근질 해지는 이상한 감정이 새어 나온다.
이 감정은... 단순히 콘돔을 쓰고 있으니,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는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다.
내가, 알스에게 비밀로 한 채, 그 커다란 말자지와 섹스 하는 것을 즐기고 있으니까. 그리고 그 즐거움 때문에 세마에게 점점 더 끌리고 있으니까.
처음엔 그저 흉물스런 몬스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세마를 바라볼 때마다, 마치 남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뛰어난 수컷을 바라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에 휩싸인다.
만약 여기서 그만두지 않는다면... 뭔가... 돌이킬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인데... 벗어날 수가 없다. 그 흉악한 말자지가 날 범하는 쾌감이 너무나도 강렬하다.
미안해 알스... 기회가 왔을 때 반드시, 세마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너에게 돌아갈 테니까...
그러니까... 조금만 더... 눈치채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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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렇게 다짐을 하고 몇 시간이 지나자마자, 다짐이 무색하게 세마의 말자지에 다시 빠져버렸다.
숙소 3층에 오르면서 세마가 내 엉덩이를 만지니, 알스에 대한 생각이 사라지고 말자지와의 섹스만이 머릿속에 가득 차버려서... 씻지도 않고 그대로 섹스해 버렸다.
거기다 오늘 낮에는 굳이 나서서, 마치 연인 같은 키스를 알스 몰래 나누기까지.
왜지? 분명 욕망을 절제하자고 다짐했었는데, 세마를 보게 되면 그런 생각 따위 바로 사라져 버리고 흉악한 말자지에 대한 생각만이 떠올라, 발정한 것처럼 몸이 달아올라 버린다.
내가 이렇게 음란한 여자였을 줄은... 나 자신의 음란함에 조금 두려움마저 느껴진다.
이제 곧 세마가 성욕처리를 위해 날 깨우러 오겠지. 정말 그만두고 싶다면 이쯤에서 그만두어야 한다. 여기서 그만두지 못한다면, 아마 나는 그 쾌락에서 벗어나지 못할 테니까.
“리즈.” “...응...”
...한 번 정도는 괜찮겠지? 하기로 해놓고 거절한다면 세마의 성욕으론 많이 괴로울 거야. 콘돔까지 챙겨왔으니까... 한 번 정도는...
세마가 부르자마자 결심을 포기한 나는, 기대감에 젖은 채 콘돔을 넣어 두었던 손가방을 들고 세마를 뒤따라 걸었다.
바람기 섹스를 위해 연인 몰래 빠져나온다는 일이, 마치 부모님 몰래 장난을 치는 것처럼 두근거리고 즐겁기까지 하다니.
리즈벳.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나는 속으로 나 자신에게 욕을 하며, 콘돔을 꺼내려고 손가방을 열었다. 그런데... 그 안에는, 있어야 할 콘돔이 없었다.
당황스럽다. 어쩌지? 기껏 섹스를 하러 나왔는데 콘돔이 없다니. 아무리 그래도 콘돔 없이는...
입으로 해 주어야 할까? 물론 세마의 말자지는 이상하게 입으로 하는 것조차 상당히 흥분되면서 좋긴 하지만...
하루 한 번의 제한을 입으로만 끝낸다고 생각하니, 너무나도 아쉽다. 딱 한 번만 피임 마법을 쓸까? 딱 한 번이라면 에세르 친화도 문제도 그렇게 걱정되지는 않는데...
그런데 콘돔이 없단 얘길 들은 세마는, 고민하는 나에게 공포스러운 제안을 했다.
“그냥 애널섹스를 하는 건 어때?”
애...널? 그거... 항문? 배변을 하는 곳으로 하자는 건가?
분명 그런 섹스도 있다고 얼핏 들었던 기억이 있긴 하지만... 그런 건 변태적인 사람들이나 하는 게 아니었나? 그런 부끄러운 곳으로 섹스를 한다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저었지만... 세마는 그런 나에게, 평범한 섹스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
말도 안 돼. 그냥 섹스도 정신이 아찔해지는 위험한 쾌감이었는데. 그것보다 더...?
그 말을 듣자, 부끄러운 구멍으로 섹스한다는 부담과 공포가 가라앉고 흥미가 솟아올랐다.
얼마나 기분 좋은 걸까? 그냥 섹스도 늘 마지막엔 정신을 잃었을 정도인데. 그것보다 더 강렬한 쾌감이 있을 수 있다니?
...그래. 콘돔도 없으니 어쩔 수 없네. 아무리 그래도 그냥 하는 건 안되니까. 응. 어쩔 수 없지.
나는 어느새 말도 안 되는 납득을 하며,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사용법만 기록해 두었던 마법까지 사용했다. 그 뒤,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세마에게 스스로 엉덩이를 내밀었다.
그리고 세마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 항문을 만지고 핥으면서 나에게 어마어마한 부끄러움과 쾌감을 전해 주었다.
스스로 내밀긴 했지만, 남이 내 항문을 만진다는 건 너무나도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서... 그 부끄러움에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도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다가, 갑자기 느껴진 고통에 정신을 차렸다.
“후욱... 후욱... 흐읏...!”
괴롭다. 답답할 정도로 숨쉬기가 힘들다. 뭐야 이거? 내 항문에... 세마의 자지가 들어온 건가?
마치 찢어질 것만 같은 고통 때문에, 너무나도 괴로운데... 그런데도, 어쩐지 묘한 쾌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쾌감은, 세마가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커져서... 어느 순간 고통이 사라져버리고 쾌감만이 느껴졌다.
거기다 조금 더 지나자 세마의 말자지가 내 내장 안쪽까지 범하기 시작하면서, 정말 내 항문이 성기가 되어버린 것 같은 쾌감으로 인해 정신이 아찔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항문을 범해지는 쾌감으로 인해 아찔한 행복감을 느끼던 도중, 세마가 내 귀에 속삭였다.
“리즈벳의 처음. 전부 내가 가졌네?”
그 말을 들은 순간, 시간이 멈춘 것처럼 쾌감이 멈추고 심장이 터져버린 것 같은 큰 고동이 울렸다.
내 처음을 전부? 손이랑 입... 보지... 거기에 항문... 어? 전부?
나는 알스와는 섹스는 커녕 키스조차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데... 그런데 전부 세마와 해봤다고?
앞으로 알스랑은 무슨 경험을 하던 간에... 그건 모두 세마와 경험한 일... 이란 거지?
형언하기 힘든 아찔한 느낌이 전신을 타고 흐른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그 아찔함이 흐르면서, 동시에 조금 절정 해버렸다.
도대체 뭘까 이 감정은? 어째서 알스의 얼굴이 제대로 떠오르지 않는 걸까? 마음속에서 기왕 이렇게 된 거 알스에 대한 생각은 접고 즐기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알스는 내가 본인 몰래 바람기 섹스를 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나중에 알스와 결혼하게 되더라도, 아마 알스는 내가 구멍이란 구멍에 세마의 거대하고 흉악한 말자지를 받아들였단 것을 상상도 하지 못하겠지.
어쩐지 그 사실이... 너무나도 유쾌하게 느껴진다.
“리즈. 내 성욕처리를 하는 동안엔... 날 연인이라고 생각해 보는 게 어때?”
내 귀에 세마가 속삭이며 제안하자, 이번엔 조금 다른 아찔한 느낌이 몸에 흐른다.
연인? 세마가... 나의?
알스라는 연인 때문에, 상상하는 것조차 괴롭던 것을 세마에게서 들으니... 몸에서 기쁜 감정이 마구 흘러넘친다.
내가... 세마의 연인...
성욕처리를 하는 순간만이라면... 내가 이 수컷의 암컷 이 될 수 있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내 마음 속에서 망설임과 죄책감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응♡ 좋아...♡ 어디까지나 컨셉일 뿐...♡ 기왕이면 즐기는 게 좋으니까...♡”
그래. 어디까지나 하루 한 번 성욕처리를 하는 동안만의 컨셉. 망설일 필요도,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세마의 연인이자 그의 암컷 일 뿐이니까.
나는 그대로 눈앞의 내 연인에게 키스를 하며 나의 사랑을 전했다.
그리고 그가 주는 쾌락에 빠져, 여태까지 느껴본 적 없는 암컷의 행복을 느끼며 짐승 같은 소리로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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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리니... 내 배가 세마의 정액으로 가득 차 부풀어 오르고, 몸이 붕 뜬 것 같은 행복한 여운이 날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날 끌어안고 있는 세마를 보자, 기쁜 감정이 솟아올라 심장이 두근거렸다.
눈앞에 있는 이 수컷은, 내 모든 것을 바친 사랑하는 나의 연인.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나도 행복해서 눈물이 날 것 같다.
키스를 나누고 일어나던 도중, 그 행복감에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세마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세마는 오히려 그 모습을 보고 흥분된다 말하며 거대하고 멋진 말자지를 불끈거리며 내게 보여주었다.
쓰러진 채 항문에서 정액을 배출하는 창피한 모습조차 좋아해 주다니... 정말 부끄러운데, 동시에 너무나도 기뻐서 살짝 절정해버린 것 같다.
세마는 뒷정리를 한 후, 날 안아 들고 보스방으로 되돌아왔다.
보스방에서 꽤나 멀리 나와서 거리가 제법 됐는데도 전혀 힘들어하지 않다니, 정말이지 수컷으로서 우월함이 느껴지는 근사한 몸이라고 생각된다.
이 근사한 몸이 앞으로 매일 성욕처리 시간 동안은 내 연인인 사람의 몸이라니... 후훗. 어쩐지 너무나도 즐거운 느낌이다.
이후 침낭에 들어와 세마와 가볍게 키스하며 잘 자라고 인사를 나눈 뒤, 나는 몸을 감싸는 행복한 여운에 빠져들었다.
제법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 세마의 정액이 가득 채워져서 살짝 부풀어 오른 배를 쓰다듬으며, 나는 앞으로의 일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이어질진 모르겠지만... 응. 알스에겐 미안하지만, 적어도 성욕처리를 하는 동안엔 알스는 생각하지 말자. 하루 한 번... 성욕처리를 할 때는... 난 세마의 연인이니까.’
알스에 대한 죄책감이 완전히 사라진 나는, 행복한 기분으로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