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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73화 (74/749)

Chapter 73 - 67화 - 의미없는 프러포즈!

던전을 다녀온 후 3일이 지났다.

던전에서 복귀한 당일, 리즈벳에게 클레아에게도 성욕처리를 시키고 있단 걸 들킨 게 아닌가 싶었지만, 다행히도 리즈벳의 반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밤마다 연인 컨셉으로 즐기게 되면서 더 달라붙는 느낌이었는데... 들켰다면 이렇진 않았겠지. 아무래도 내 기우였던 모양이다.

리즈벳의 반응에 조금 안심하며, 3일간은 리즈벳과 밤을 즐기고 클레아를 찾아가 성욕처리를 시키는 등 제법 여유롭게 보냈다.

오늘이 리즈벳 생일이라 그 사이에 뭔가 하러 나서긴 애매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길드관리소에서 알스와 리즈벳 두 사람이 기뻐하는 소식을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길드관리소 내부 평가에서, 두 사람이 드디어 초보자란 평가를 벗어났다는 소식이었다.

아직 불안한 점이 있고 두 사람뿐인 길드이긴 하지만, 어엿한 중견 모험가로 평가된 만큼 앞으로 관리소에서 할당 받을 수 있는 던전이나 퀘스트도 폭이 넓어질 거고, 혜택이나 소소한 것들이 달라질 거라나.

뛸 듯이 기뻐하는 두 사람을 보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기뻐하던 알스는, 다음 던전이나 퀘스트는 이제 난이도가 제법 생길 테니 자신이 며칠간 고민해 보겠다며 우리에게 당분간 휴식을 하자고 말했다.

다만 그렇게 휴식하던 도중 오늘... 알스는 나에게 미안하지만, 리즈벳과 할 말이 있어서 두 사람끼리만 저녁을 먹고 오겠다고 말했다.

정말 미안한 듯한 표정을 보니 뭔가 눈치를 챈 건 아닌 모양인데... 혹시 오늘 뭔가 고백이나 이벤트를 하려는 걸까?

나는 애써 태연한 척하면서 잘 다녀오라고 말한 뒤, 리안나의 가게에 가서 선물할 거라고 말하며 리즈벳의 사이즈로 상당히 섹시한 베이비돌 의상을 구입했다.

사이즈야 리즈벳의 몸은 잘 알고 있으니 문제가 없었는데... 리안나가 어쩐지 붉어진 얼굴로 누구한테 선물할 거냐는 눈빛을 보내서, 얼버무릴 겸 실컷 만족시켜 주고 왔다.

그리고 이제 저녁... 슬슬 리즈벳과 알스과 돌아올만한 시간. 설마... 하룻밤을 보내고 오진 않겠지?

과연 나에게 푹 빠진 것 같은 리즈벳이 어떻게 행동하려나... 태연한 척 하긴 했지만 좀 긴장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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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더 기다리길 30분 가량, 긴장된 기분으로 방 안에서 서성이며 기다리고 있었다.

경우에 따라선 내가 노리는 암컷이 본인의 연인과 하고 오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나 이지만... 리즈벳은 내가 처음으로 노린 암컷이자, 나 이외의 수컷은 받아들인 적 없는 깨끗한 암컷.

여기까지 와서 괜히 다른 남자가 건드리게 하는 건 좀 불쾌한 기분인데. 억지로라도 따라갈 걸 그랬나?

그렇게 생각하며 서성이던 도중, 조용한 방 안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렸다.

그렇지! 하며 달려가 문을 열자, 문 앞에는 얼굴을 붉힌 채 날 바라보는 리즈벳이 있었다.

그런데 노크하던 리즈벳의 왼손 약지에... 처음 보는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왔어? 저녁만 먹고 온 모양이네?” “...응.”

나는 반지를 보고 조금 당황했지만 내색하진 않은 채, 오늘 사 온 의상을 들고 리즈벳의 방에 들어왔다.

“알스가 오늘 리즈벳한테 뭔가 말할 게 있던 모양인데... 무슨 일이었어?” “......”

내가 묻자, 리즈벳은 얼굴을 붉히곤 잠시 고민하더니, 내게 말하기 시작했다.

“......알스가 프러포즈 하더라... 초보 모험가도 벗어났으니 이제 1~2년정도 돈을 모아서 결혼하자고...”

어쩐지 리즈벳의 손에서 반지가 빛나는 것 같다. 알스 이 자식... 바로 이렇게 프러포즈 할 줄이야.

어쩐지 불안한 낌새는 느끼긴 했었는데... 이거 내가 알스가 고자 같다고 너무 맘을 놓고 있었던 걸까.

아무래도 두 사람이 아직 나이가 어린 것도 있어서 너무 느긋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결혼하는 나이대가 현재 지구와는 다를 수도 있단 걸 생각했어야 했는데.

...응? 근데 프러포즈 받은 당일... 그것도 리즈벳의 생일이기도 한 특별한 날인데, 저녁만 먹고 왔다는 건가? 한창때의 커플이?

“그... 알스가 오늘 자고 가란 식으로 말했는데... 오늘은 몸이 안 좋다고 거절하고 그냥 왔어...”

내 의문에 답하는 것처럼, 리즈벳이 이어서 말했다.

정말? 그러고 그냥 왔다고? 생각보다 리즈벳이 나한테 빠져있는 정도가 장난이 아닌데?

설마 연인에게 프러포즈 받은 후 처음으로 함께 밤을 보낼 기회까지 차버리고 올 줄은...

나는 조금 당황했지만, 곧 만족스러운 기분에 휩싸이며 미소가 절로 새어 나왔다.

연인과의 첫날밤을 포기하고 날 찾아오다니, 최고잖아?

“그러고 나선 날 찾아오다니... 이거 오늘 제대로 만족시켜 줘야겠는데?” “...그, 그전에... 물어볼 게 있는데...” “응? 뭔데?”

물어볼 거라니. 갑자기 뭐지?

“...그... 클레아 씨랑은... 무슨 관계야?”

순간, 던전에서 복귀했던 날 들었던 근처에서 문을 닫는 소리가 머리를 스쳤다.

동시에 몸에서 긴장감이 퍼지면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이거... 눈치챈 거겠지? 역시 그때 문을 닫는 소리는 리즈벳이였나? 내 방 문 앞에서 소리를 듣다 도망치듯 들어간 거라고?

그리고 그렇게 눈치챘으면서, 바로 물어보지 않고, 굳이 알스에게 프러포즈 받은 날 물어본다는 건...

잘 대답해야 할 것 같다. 마치 지금 이 순간, 눈앞에 돌이킬 수 없는 중요한 선택지가 나타난 것 같은 기분이다.

“...리즈. 먼저 이것부터 말할게. 내 성욕이 어마어마 하다는 건 말했었지?” “응? 어, 응...”

리즈벳의 표정에서 왜 갑자기 그 얘길 하냔 듯이 의문이 서린다.

“나도 리즈벳을 만나기 전까진 생존이 최우선이라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데... 안전이 확보되고 실제로 말자지를 몇 번 사용하게 되니까, 하루에도 몇 번씩은 이 녀석이 불끈거리고 있는 중이야.”

그렇게 말하자 리즈벳이 조금 표정을 붉히며 내 하반신을 쳐다본다.

“리즈 덕분에 그래도 그럭저럭 버틸 만은 하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몸이 달아오를 때가 있더라고.”

이건 거짓말은 아니다. 이 말 몸뚱이는 내 몸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부터 간간이 성욕이 제어가 안 되는 느낌이다.

지구에서의 내 몸과 비교하면 이건 무슨 비아그라라도 먹은 듯한 느낌으로 계속 불끈거리는 느낌이니... 리즈벳이 아니었으면 창관 같은 곳에 돈을 다 쏟아부었겠지. 아니면 넘치는 성욕을 참지 못하고 아무 여자나 붙잡고 강간이라도 했을 것 같다.

“하루 한 번 제한 때문에 리즈에게 더 부탁하긴 미안하고... 창관은 가지 않는다고 약속했고... 손으로는 도저히 만족이 안되고...” “......”

리즈벳의 표정을 살피며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아직 부끄러운 듯한 표정으로 가만히 듣고 있는걸 보면 기분 나빠 하는 것 같진 않은데...

“그게 계속 쌓여가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리즈에게 부탁하긴 미안해서 클레아에게 부탁한 거야.” “...그럼... 클레아씨랑 사귀거나 하는 건 아니란 말이네?”

사귄다고 하기엔 클레아는 아직 좀 그렇지. 협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수준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노리는 암컷들과 사귄다고 말할 정도가 되려면... 복종 선언까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사귀는 건 아냐. 클레아는 수녀잖아? 내가 좀 불쌍해서 자비를 베풀어 준 거란 느낌인데. 섹스를 한 것도 아니고” “그, 그래. 클레아 씨랑 특별한 관계는 아니란 거네.”

특별하다면 특별한 관계 아닌가 싶긴 한데... 아직은 그렇지 뭐. 물론 협박에 의한 자비긴 하지만.

“...그럼, 있잖아...”

리즈벳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하루 한 번 제한을 풀고... 그, 내가 세마의 성욕을 전부 처리해 주면... 되겠네?”

...뭐? 아니 지금 뭐라고?

아니, 분명 이제 슬슬 하루 한 번 제한을 건드려 볼 생각이긴 했다. 이제 밤에는 거의 내 암컷이 되어버린 리즈벳이니, 슬슬 뭔가 계기만 있으면 유혹에 넘어올 거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근데 그 계기가 본인 말고도 다른 여자를 건드리고 있다는 걸 들킨 거라고?

뭔가 리즈벳의 성욕이 내 상상을 뛰어넘은 것 같은데. 지금은 그저 어떻게든 넘어가기만 하면 다행인 상황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내 상식이 에센티아의 상식이랑 뭔가 차이가 있는 걸까?

슬슬 뭔가 급하게 밀어붙여도 통할만한 상태라곤 생각하곤 있었지만, 꽤 당황스럽네 이거.

...아니, 그렇다 쳐도 지금 리즈벳의 제안. 기다리던 상황인 건 틀림없긴 하지. 그렇다면...

“...리즈. 정말이야?”

내가 묻자 리즈벳은 고개를 숙인 채 살짝 끄덕인 후, 부끄러운 듯 목소리를 떨며 말했다.

“그... 나도 세마의 성욕이 엄청나단 걸 알고는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세마의 성욕을 전부 풀어주면...”

고개를 숙이고 있던 리즈벳이, 슬쩍 날 바라보며 말했다.

“다른 여자는... 만나지 않아도 되는 거지?”

내 상상을 뛰어넘은 리즈벳의 귀여운 질투에, 나는 속으로 감탄하며 박수를 쳐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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