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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81화 (82/749)

Chapter 81 - 75화 - 해드릴까요?

“이 개새끼들이 뒤지려고!” “뭐, 뭐야!?”

내가 욕을 외치며 달려가자, 험악하게 생긴 세 명이 놀라면서 날 돌아보았다.

그렇다고 해도 전력으로 달리는 내 속도를 눈으로 확인해 봤자 이미 늦었다. 나는 클레아의 옷을 찢는 녀석에게 몸을 뒤집으며 뛰어올라, 그대로 뒷발을 날렸다.

“커헉!”

몸에 내 뒷발이 꽂힌 남자가 그대로 몸이 날아가면서, 던전 벽에 부딪치면서 그대로 나뒹굴었다.

““형님!””

옆에 있던 두 남자가 날아간 남자에게 달려가는걸 바라보면서, 클레아를 가리듯이 다가가 클레아의 상태를 살폈다.

“클레아. 다친 곳은 없어?” “아... 아아... 세, 세마씨...”

클레아는 잔뜩 공포에 질려있던 것인지, 입을 뻐끔거리는 것처럼 말을 제대로 잇질 못했다.

“이 개새끼들! 여럿이서 눈도 안 보이는 여자를 겁탈하려 해?”

나는 내가 클레아에게 했던 짓도 생각하지 못한 채, 그저 내 암컷이 될 여자가 겁탈당할 뻔했단 사실에 분노하며 입에서 나오는 대로 욕을 내뱉었다.

마치 머릿속에서 문을 박차고 나간 이성이 돌아오지 않는 느낌이다. 저 새끼들을 복날에 개 패듯이 두들겨 패야 이성이 타다이마~ 하며 돌아올 것 같은데.

“허억...!” “주, 죽었어...!”

방금 전까지 안 돌아 올 것 같던 이성이, 저놈들이 내뱉은 소리에 허겁지겁 되돌아온 느낌이다.

뭐? 죽었다고? 방금 그거에? 잠깐,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지금?

“이, 이 씨발 마물 새끼가!” “저거 마물은 맞아!? 말하는데!?” “몰라 씨발! 일단 조져!”

산적같이 생긴 두 명이, 날 바라본 채 욕지거리를 내뱉으면서 칼을 뽑았다..

이 미친...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뭐야. 근데 왜 그다지 죄책감이 들질 않지?

어쩐지 그냥 죽을만한 녀석이 죽었다는 느낌인데... 이건 불법 모험가를 죽여서 그런 걸까? 아니면 클레아를 건드리던 놈들을 죽여서 그런 걸까?

무려 사람을 죽였는데 이런 느낌밖에 들질 않다니... 조금 당혹스럽긴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일단 눈 앞에서 칼을 뽑아든 저 두 놈을 조지는 게 먼저다.

“클레아. 조금만 기다려. 금방 끝낼 테니까.” “아, 네? 읏... 조, 조심하세요...”

클레아에게 말한 후, 놈들을 바라보니 상당히 때려주고 싶은 썩은 표정들이 눈에 들어온다.

당장 반인반수 형태가 돼서 녀석들을 흠씬 패주고 싶지만... 형태 변화는 몸이 연기처럼 흐느적거리느라 완전히 변하는데 몇 초 걸리는 스킬. 너무 틈이 많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그냥 말발굽을 굴리면서, 녀석들을 노려보았다.

“이, 이 씨발... 건방지게 마물 새끼가... 우리가 누군 줄...” “범죄자 새끼들이 뭘 시발 잘난 척이야!?”

경범죄도 아니고 강간, 살인 등을 일삼는 강력 범죄자 새끼들 말은 들어줄 필요가 없지.

나는 놈들의 말을 끊고 그대로 몸을 날리듯 달려들었다.

뒤에서 눈치를 보던 녀석은 옆으로 피하며 빠져나갔지만, 앞에서 중얼거리던 녀석은 당황하다가 내 어깨에 치이면서 쓰러져 버렸다.

나는 바로 앞발을 들어 쓰러진 녀석의 머리를 내려 찍었다.

단순 맨몸이었다면 2:1 이여도 질 것 같지 않았지만... 무기를 들고 있는데다 만약 이놈들이 투기를 쓴다면 밀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봐주니 뭐니 생각하지도 않고 그대로 있는 힘껏 내리 찍어 버렸다.

그렇게 내리 찍자, 뭔가 꺼름칙한 소리가 나면서 내 발굽 달린 발에 무언가 우그러지는 느낌이 전해졌다.

우웁... 되도록 보지 말자. 그렇게 생각하며 다른 한 놈 쪽으로 몸을 돌리니...

“크윽!”

어느새 내 코앞까지 다가온 녀석이, 내 몸에 칼을 휘둘렀다.

어떻게든 몸을 뒤틀며 피하려 했지만, 그대로 옆구리가 제법 베여 피가 터져 나왔다.

‘이 씨바알...!’

베인 곳이 화상을 입은 것 같은 뜨거운 고통이 몸에 퍼지며, 나는 속으로 욕을 내뱉었다.

날 벤 녀석의 몸에서 붉은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는 것을 보아, 아무래도 투기를 쓰고 있는 모양이다.

1초도 안된 그 사이에 투기를 두르고 바로 달려들어서 날 베다니, 이 새끼 반응속도가 상당하네. 그저 그런 강간범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는 피를 뚝뚝 흘리면서, 몸을 잔뜩 긴장시켰다.

투기를 두르고 달려드는 놈이라면, 암만 내가 덩치 큰 말이고 상당한 근육을 가지고 있더라도 얕볼 순 없다.

맨몸으론 내 몸에 스크래치도 못 긁을 것 같은 녀석들이 제법 큰 상처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사기적인 스킬이 투기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도... 사기적인 스킬인 만큼 약점도 명확하지.

“뒤져라 마물 새끼!”

나는 일부러 버겁다는 듯한 낌새를 내비치면서, 공격을 피하고 최대한 거리를 벌린 채 녀석을 살폈다.

어마어마하게 빨라지는 알스의 용사 투기라면 모를까, 저런 잡범죄자 새끼 투기는 집중하면 충분히 피할 만 하지.

그렇게 클레아에게서 조금씩 떨어지며 한동안 녀석을 피해 다니자, 붉은 기운이 줄어들면서 녀석의 얼굴에서 땀이 흐르는 게 보였다.

“이, 이 씨발... 마물 새끼가 잔머리를...”

녀석도 이상함을 느낀 건지, 몸에서 붉은 기운이 사라지면서 자세를 다시 잡았다.

투기 껐냐? 근데... 투기 없이 날 어찌 상대하려고?

나 역시 상처 때문에 오래 끌긴 힘들다. 붉은 기운이 사라지는 것이 보이자 마자 나는 녀석에게 달려들어 몸을 치켜세웠다.

그러자 녀석은 머리를 보호하려는 것처럼 검을 들어 방어했지만, 내가 노리던 곳은 애초에 머리가 아니다.

나는 그대로 앞다리를 녀석의 어깨와 팔이 이어지는 견갑골쪽을 내리 찍었다.

“끄아아아아악!”

녀석이 움찔거리며 내리던 칼에 다리가 좀 긁히긴 했지만, 녀석의 양쪽 팔이 끊어진 것처럼 내려가면서 비명을 내지른다.

이어서 나는 녀석의 몸을 밀어 넘어트린 후, 그대로 다리에도 앞다리를 내리 찍어 부러 트려 버렸다.

“끄아아아아악! 끄흑, 끅...!” “후우, 후우...! 뒤지려고 범죄자 새끼가...! 후우...!”

몸에서 긴장이 풀리니, 제법 깊게 베인 옆구리가 진짜 엄청 고통스럽다. 나는 고통을 참으며 숨을 고른 후, 녀석에게 말했다.

“살고 싶으면 내 질문에 대답해라. 알겠냐?”

그렇게 말하자, 아랫입술을 깨물고 고통스럽게 움찔거리던 녀석이,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시발. 너희 전부 몇 명이야? 언제 들어왔어?” “우, 우리가 전부... 들어온 건 이틀 전에...”

그나마 다행이네. 아직 못 찾은 리즈벳과 알스는 마물 외엔 위험할 일은 없을 테니까.

“하... 범죄자가 던전에 몰래 기어들어 왔으면 숨어서 챙길 것만 챙기고 나갈 것이지. 클레아는 왜 건드렸냐? 뒤지고 싶어서?” “우, 우린 불법 모험가가 아니야...”

뭐라는 거야 이 새끼.

“끅...! 우린... 독사의 송곳니 길드원들이다... 급전이 필요해서... 던전 배정을 받지 않고... 아무 던전을 골라 들어왔을 뿐이야... 조금만 챙겨서 나가려고 했어...!”

뭐야 미친. 그냥 범죄자 맞잖아. 아니 그것보다...

“이 새끼야. 클레아는 왜 건드리려고 했냐고. 주변에 파티원 있을 거란 생각은 못했어? 몰래 숨어들어온 새끼들이 뭐이리 당당해?” “끄흑...! 저 여자는... 우리가 노리던 수녀라서... 끄윽...!”

뭐? 클레아를 노리고 있었다고?

“뭔 소리야. 클레아를 왜 노려.” “그, 그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던 녀석이, 갑자기 눈을 굴리며 뭔가 변명을 찾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끅... 그, 그냥... 재미를 보려고 했던 것 뿐이...” “말 돌리지 말고 왜 노리고 있었냐고!” “끄아아아아악!!!”

녀석의 다리를 밟자, 비명을 지르며 녀석이 소리질렀다.

“마, 말 못해! 말하면 살려주더라도 두목한테 죽는다고!” “아니 이 미친 새끼가!” “끄흐억!!!”

당장 목숨이 걸렸는데도 말 못한다고 외치는 녀석의 말에 열이 올라 가슴팍을 그대로 까버렸다.

그러자 녀석은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그대로 떨림이 멎으면서 몸에서 힘이 빠져버렸다.

...어? 나는 당황하면서 녀석의 심장에 귀를 대자, 심장 소리가 들리질 않았다.

아니... 그걸로 죽은 거야? 다른 두 놈은 상황상 봐줄 여유가 없었지만 이놈은 굳이 죽일 생각까지 없었는데...

아 씨... 왜 클레아를 노리는 건지 들었어야 했는데. 어쩐지 기분이 찝찝하네.

거기다 사람을 죽였다는 것 때문이 아니라, 사람을 죽였는데 죄책감이 거의 없다는 것 때문에 더 기분이 심숭샘숭 하다. 내가 이렇게나 막 나가는 인간이었나.

나는 한숨을 쉰 후, 저 구석에서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클레아에게 다가갔다.

“후... 클레아. 끝났어.” “괘, 괜찮으신 건가요. 세마씨...?”

클레아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묻는다. 새파래졌던 얼굴빛이 돌아오고 몸의 떨림이 줄어든 걸 보니, 이제 좀 진정이 된 모양이다.

“옆구리랑 팔을 좀 베였는데... 미안한데 치료 좀 부탁해 클레아.” “네, 네! 제 쪽으로 상처를 향해주세요!”

클레아에게 상처를 향하면서 클레아 앞에 눕자, 클레아의 손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면서 상처가 빠르게 아물어 사라졌다.

옆구리는 꽤 깊게 베였었는데 몇 초 만에 사라지다니. 확실히 클레아 회복 능력이 성녀 후보답다고 할만 하네.

“고마워 클레아.” “아, 아뇨... 오히려 제가... 죄송해요. 세마씨...” “죄송할 게 뭐 있어. 이놈들이 나쁜 놈들인 건데... 그보다 이놈들 널 노리고 있었다는데, 뭐 짚이는 거 있어?” “아, 아뇨 전혀... 그러고 보니 제 이름도 알고 있었어요...”

뭐지 이 새끼들. 이름도 알고 있었던 거면 정말 제대로 노리고 있던 모양인데...

치료가 끝난 후 일어나 죽은 녀석들의 시체를 살펴보자, 손등에 뱀이 그려진 문양들이 보였다. 아무래도 길드 문장인 것 같은데 나중에 한번 알아봐야겠어.

보는 사람이 없어 인간형으로 돌아온 후, 녀석들의 가방을 뒤지니 던전에서 채집한듯한 광석 같은 것들이 가득했다. 이 새끼들. 적당히 욕심부릴 것이지...

그렇게 녀석들의 시체를 확인하고 짐과 옷 같은 돈 될만한걸 챙긴 뒤, 구석에 3명의 시체를 쌓아두고 다시 말보르기니 형태로 돌아왔다.

그리고 나서 클레아의 도움을 받아 녀석들의 짐들을 내 몸에 묶은 후, 수녀복이 찢어져 속옷과 팬티스타킹이 드러난 클레아를 등에 태웠다.

“일단 내 짐을 챙기러 가자. 좀 멀긴 하지만, 이놈들 외엔 다른 불법 모험가는 없는 모양이니까 알스나 리즈벳은 크게 위험할 일은 없을 거야. 그리고 모험가 경험이나 지식은 그 두 사람이 더 많으니까, 내 짐부터 챙기고 클레아 네 몸도 가리고 나서 두 사람을 찾자.”

그렇게 말한 후, 나는 내 짐이 떨어져 있는 곳을 향해 천천히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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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짐이 있던 장소로 돌아와, 클레아와 짐들을 내리고 옆쪽에 흐르는 물에 다가갔다.

말 몸으로 변했더니, 피는 사라지지 않고 내 말보르기니 폼의 몸에 그대로 들러붙어 굳어있었기 때문이다.

몸이 변할 때마다 연기가 되면서 재구축 된다는 느낌이었는데... 재구축 이라기 보단 저장되어 있는 형태를 불러오는 건가?

어째 위화감이 들기도 하지만, 피를 묻힌 채 라디아로 돌아갈 수도 없으니 일단 지우긴 해야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방 구석에서 흘러나오는 물 웅덩이에 다가가 클레아를 불렀다.

“클레아. 미안한데 내 몸에 피 좀 닦아줄래? 대충이라도 괜찮으니까...” “아. 네. 도와드릴게요.”

그런데 클레아는, 나에게 걸어오려다가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면서 주저앉아 버렸다.

“어, 어!? 크, 클레아!? 왜 그래!?” “죄, 죄송해요. 세마씨... 이제야 긴장이 풀려서...”

몸을 떨며 일어나려고 하는 클레아인데, 마치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는 것처럼 일어나질 못한다.

그렇게 일어나려던 클레아는, 몸을 떨다 눈물을 흘렸다.

“크, 클레아!?” “처, 처음이었어요... 남들이 절 죽이려고 하는 감정을 느낀 건... 그게... 너무 무서워서...”

노린다는 게 설마... 죽이려고 했단 의미였나? 도대체 왜? 눈도 안 보이는 수녀를 죽여서 무슨 이득이 있길래?

“거기다... 그 사람들이 죽었을 때... 저는 속으로 안심해 버려서... 사람이 죽었는데 안심하는 성직자라니... 그렇게 생각하니 제가 너무...” “아, 아니야. 클레아! 그 놈들은 죽어도 싼 놈들이었어!”

나는 눈물을 흘리는 클레아에게 다가가, 당황하면서 말을 꺼냈다.

“생각해 봐. 그 놈들 불법으로 던전에 침입해서 클레아를 겁탈하고 죽이려 한 거잖아? 완전 쓰레기 들이네 뭐! 그런 놈들은 그냥 죽는 쪽이 세상에 더 보탬이 되는 거 아닐까!?”

눈물을 흘릴 정도로 충격 받은 표정의 클레아를 보니, 뭐라도 위로를 해야 할 것 같아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을 내뱉었다.

“남자란 놈들이 눈도 불편한 여자를! 어! 그렇게 강제로 겁탈 하려고 하다니! 그거 완전 쓰... 레기...”

이런저런 말을 내뱉다가, 순간 내가 말한 쓰레기가 바로 나였다는 걸 깨달아 버렸다.

“...미안... 그 쓰레기가 나였구나...”

그대로 말 대가리를 땅에 박으면서, 클레아에게 사과했다.

그러자 슬픈 표정을 짓고 있던 클레아가, 풋 하고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그... 세마씨는 괜찮아요... 좀 이상하긴 하지만 순결은 지켜주셨고... 절 구해주시기도 했었으니까...”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는데 웃고 있는 묘한 표정으로, 클레아는 얼굴에 홍조를 띄우고 말을 이었다.

“그 사람들에게서 느낀 감정은 그... 무섭기만 했지만... 세마씨는 뭐랄까... 정말 절 원한다는 듯한 감정이라... 조금 다른 느낌이기도 했구요...”

그건 그렇긴 한데... 내가 그 범죄자들이랑 동급이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몹쓸 짓을 한 것 같아서 너무 미안하네.

그렇게 미안한 감정을 느끼고 있던 도중, 클레아가 일어나 천을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

“이제 괜찮아요. 몸 닦아 드릴게요.”

그렇게 말하며 내 옆에 앉아, 들고 있는 천을 적시며 내가 말해주는 위치를 닦아주기 시작한 클레아.

얘기를 나누며 내 몸을 닦아주는 클레아를 바라보고 있으니, 찢어진 수녀복 사이로 보이는 클레아의 속옷과 가슴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 조용하던 양심이 튀어나와, ‘미안하다며 쓰레기야’ 라고 외치는 것 같은 느낌인데... 아니 야 그래도 수컷이 이런 광경을 보면 이건 불가항력 아닐까...

그러던 중 어느새 내 말자지도 튀어나와서, 쿠퍼액을 흘리며 불끈거리고 있었다.

끄읍... 평소 같았으면 이대로 클레아에게 부탁을 했었을 텐데... 그런 일을 당하고 난 직후라서 클레아에게 부탁하기가 좀...

그런데 어느 샌가 말이 없어졌던 클레아가, 얼굴을 붉힌 채 내 몸을 닦아 주는 게 느려지더니... 곧 손이 멈추면서 고개를 숙였다.

“크, 클레아?”

당황하며 클레아를 부르자, 잠시 말이 없던 클레아는 조용히 고개를 들면서 나에게 말했다.

“...그, 해드릴까요, 세마씨...?”

그 말에, 내 말자지가 불끈거리며 날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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