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25 - 113화 - 용사라는 존재!
“쮸웁, 쪽, 쪼옥, 츕♡” “츄웁, 쪼오옥, 하음, 하아...♡ 아, 주인님. 일어나셨나요.”
눈을 뜨니, 자신들의 가슴을 비비며 내 말자지에 모닝 펠라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이 보인다.
잠든 두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다 해 뜨기 직전에 잠들었는데. 내가 잠든 잠깐 사이에 일어난 건가.
리즈벳은 물론이고 클레아도 표정이 좋아 보이는 걸 보니, 푹 잔 덕분에 진정이 좀 된 모양이다.
“두 사람 다. 잘 잤어? 푸흐흐. 아침부터 내 암컷들이 내 말자지에 붙어있는 걸 보니 기분 좋은걸.” “츕♡ 어젠 제대로 하질 못했으니까...♡” “쪽♡ 네. 조금 아쉬웠거든요...♡”
그렇게 말하며 다시 말자지에 집중하는 내 암컷들.
그 얼굴들을 보고 있으니, 어제 독사의 송곳니와 히어로 이터에게 아무것도 못하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 이 광경을 지키려면, 앞으로 정신차리고 노력을 좀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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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에게 모닝 말정액을 먹여준 후, 다 함께 서로를 애무하듯 씻고 나왔다.
아침부터 질퍽하게 즐겨보고 싶지만, 그건 라디아에 복귀하고 난 뒤에나 해 봐야겠지.
각자 옷을 꺼내며 입는 동안, 나는 클레아에게 앞으로 어찌 할 지에 대해 물었다.
“클레아. 성녀 시험은 어떻게 할래? 어제 같은 일도 있었으니 그냥 포기한다 해도 될 것 같은데.” “...그거에 대해서 할 말이 있어요.”
창문 근처에서 속옷을 입은 상태로 수녀복을 들고 있던 클레아가, 진지한 표정으로 내 쪽으로 얼굴을 향했다.
들고 있던 수녀복을 내려둔 뒤, 양 손을 모으고 몸에 힘을 주는 것처럼 심호흡을 한 클레아.
“저는, 성녀가 되겠어요.”
창문을 등지고 말하는 클레아의 얼굴이, 무언가 크나큰 결심을 한 것처럼 보인다.
“...괜찮아? 독사의 송곳니는 망했다지만, 그래도 힘든 일이 많을 텐데...” “괜찮아요. 견딜 수 있어요.”
미소 지으며 온화하게 고개를 끄떡이던 클레아는, 약간 분노에 차있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결심을 말했다.
“다른 것보다, 교회 안에서 어제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어요. 여신님의 뜻에 따라 세상을 평화롭고 안정되게 만들 여신교에서...”
고개를 숙이고 몸을 떠는 모습이, 그 사실에 정말 분노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 사람들이 여신교 안에서 자신들 마음대로 행동하게 두지 않겠어요. 두 번 다시 어제 같은 일이 생길 수 없도록... 제가 성녀가 되어, 그들을 막겠어요.” “...그래. 클레아라면 가능할거야.”
으음. 난 조금 아쉽네. 그럼 클레아가 왕도에 오게 되는 건데...
따로 떨어진다 생각하니 그건 좀... 저 결심한 표정을 보니 말리기도 뭐하고.
나랑 리즈벳이 왕도로 와야 하는 걸까? ...역시 그래야겠지?
“감히 주인님께 그런... 쓰레기들이... 개 같은 쓰레기 놈들... 치워버려야...”
응? 방금 클레아가 뭔가 작게 중얼거리던 것 같은데.
뭐였지? 클레아가 하지 않을 법한 험한 말이 들린 것 같기도...
...착각이었나? 온화한 클레아가 그런 말을 할 리가 없겠지?
“......아핫♡”
클레아의 근처에 있던 리즈벳이 클레아를 바라보며 키득거리고는, 다가가 뭔가 소곤거린다.
뭐야. 왜 나만 빼두고. 섭섭한데.
“두 사람만 뭔 얘길 하는 거야? 나도 껴줘.” “후훗♡ 여자들끼리의 비밀♡”
그렇게 말하곤 나에게 안 들리게 조용히 얘기를 나눈 두 사람의 표정이, 묘하게 밝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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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이틀이 지났다.
아무래도 여신교도 좀 정신이 없는 모양인지, 바로 다음 활동을 결정하지 못하고 성녀 후보들을 대기시켰다.
바울이 뭔가 클레아에게 유리하도록 나서던 모양인데, 덕분에 이틀간은 얼굴 보기도 힘들었다.
클레아는 잠깐씩 불려간 것 외엔 말 그대로 대기. 나야 뭐 땡큐지.
그대로 숙소에서 두 사람의 감미로운 신체를 즐기거나, 리즈벳과 성녀 선출이 끝난 후 어떻게 강해질 지를 얘기하는 등... 휴식하며 잠시 재정비를 하는 시간이었다.
푹 쉬면서 재정비도 했으니, 슬슬 리즈벳과 모험가 생활에 대해 얘기를 해둬야겠지?
비보라나 히어로 이터가 아직 잡히지 않은 게 좀 걸리지만... 그쪽은 왕국 기사단에 맡겨주면 되겠지. 실제로 지금 왕도 및 그 주변을 샅샅이 뒤지는 중이라고 하니까.
그리고 오늘. 일단 바울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내려갔더니, 바울이 오늘부터 다시 성녀 시험이 시작된다는 내용을 전해주었다.
“바로? 그렇게 급하게 진행해도 괜찮은 겁니까?” “조금 급하긴 하지만, 성녀 선출도 중요한 일이긴 합니다. 후우...”
어째 바울의 표정이 상당히 피곤해 보인다.
이틀간 고생을 좀 한 모양인데. 불쌍해라.
“일단, 엊그제 진행했던 마물 토벌은 점수에 넣지 않기로 했습니다. 히어로 이터가 나타난 클레아의 상황이 너무 특이한 경우라 다른 후보들과 비교하기 애매해져 버렸으니까요.”
결국 그렇게 되는 건가.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하고.
우리도 그렇지만, 다른 후보들도 꽤 짜증나겠어.
“...그리고 클라리스 수녀는, 그대로 성녀 선출에 참가합니다. 독사의 송곳니와의 연관점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거든요.” “정말요? 그렇다 쳐도 정황이...” “안타깝지만 클레아와 세마 씨의 증언 외엔 아무 것도 없는 상태입니다. 왕도 소속 주교들과 몇몇 대주교 분들이 클라리스를 음해하려는 거라며 아주 열을 내시더군요.”
잘 숨긴 건지 아니면 뭔가 있는 건지 몰라도, 그 동안 함께 활동했던 모험가들 조차 독사의 송곳니와는 연관 없는 모험가들 이었다고 한다.
뭐지? 그 정도로 철저했다고? 아니면 동명이인? 아니, 어쩌면 히어로 이터를 포함해 비보라가 뭔가 함정을?
증거는커녕 수상한 점 조차 발견하지 못했다니. 도대체 얼마나 숨기는데 신경 썼길래?
하다못해 몸에 길드 문장이라도 있었으면 확정인데. 그런 것조차 없다니... 그럼 어쩔 수 없나...
“상당히 불안하긴 합니다만... 클라리스 수녀는 어쩔 수 없을 것 같군요. 주변의 눈이 많아졌으니 다른 짓을 하진 못하겠지만요.”
안타깝게 고개를 내저은 후, 바울은 다시 표정을 되돌리고 다음 일정을 전했다.
“오늘부턴 다른 검증 시험들이 그대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심성 검사, 사무 능력, 성법 능력 및 재능 판정, 그리고 이후... 7일간의 고행 기도 입니다. 여기에 그 동안 해왔던 활동들을 종합한 후, 대주교 및 주교들의 선거로 성녀를 선출할 겁니다.” “다른 건 그냥 검사 같고... 성법은 성직자들의 스킬을 얘기하는 거죠? 사무 능력은 어떻게?” “네. 마법사들의 스킬인 마법처럼 따로 분류해 둔 겁니다. 마법과는 달리 에세르를 마나로 변환하는 과정은 필요하지 않지만... 그리고 사무 능력은, 클레아의 경우엔 도움을 줄 사람이 한 명 따로 붙을 겁니다.”
그럼 대부분 할만한 시험인 것 같은데... 고행 기도는 뭐지?
“음, 그럼... 고행 기도는 뭡니까? 7일간 한다구요?” “7일간 묵언, 금식, 그리고 무수면으로 여신께 기도를 올리는 겁니다.” “뭐...라구요? 묵언은 둘째치고 7일 동안 금식에 무수면?” “무수면은 말이 그런 거고, 사실 기도 올리는 자세 그대로 다들 조금씩 자면서 버티는 겁니다. 거기서 자세가 무너지거나 하면 감점이 되는 거죠. 금식이 힘들긴 한데, 하루 한 번 물은 허용되기에 어떻게든... 사실 저나 클레아는 물론이고 다른 후보자들도 한 두 번씩은 경험이 있을 겁니다.”
미친... 여신도 없는데 정신 나간 기도네 그거.
묵언기도 같은 건 지구에서도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은데 7일간 금식에 무수면이라니...
게다가 한 두 번씩 경험이 있다고? 그런걸 몇 번씩이나 해봤어?
“괜찮아요. 해본 적 있긴 하니까. 버틸 수 있어요.”
내가 황당함을 느끼며 클레아와 바울을 바라보자, 클레아가 날 안심시켜는 듯이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오히려 클레아의 표정에서 무조건 해내겠다는 굳은 결심이 느껴지고 있어서 어떻게 말릴만한 상황도 아니네 이거.
“그리고, 진행과 더불어 호위는 기존 계획보다 더 빡빡하게 들어갈 예정입니다. 원래는 왕국 기사단 몇 분과 히어로나이트 한 분 정도가 시험을 살피는 정도였지만, 이번엔 시험 때마다 히어로 나이트 분들이 일대일로 후보자들을 호위해주실 겁니다.”
그런 강한 애들이 한 명씩 붙는다... 그럼 시험 동안은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
“히어로 나이트들은... 믿어도 될까요?” “...? 네? 그건 당연하... 아. 그렇군요. 세마 씨는 잘 모르시는 거군요.” “...아. 그러네. 내가 말 해 준 적이 없구나.”
내 말에 이상하단 표정을 짓던 바울과 리즈벳이, 뭔가 그렇구나 하는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그리고 바울은, 헛기침을 하더니 가슴을 펴고 얘기하기 시작했다.
“용사가 되는 조건... 아직 완벽하게 파악된 것은 아닙니다만, 연구자들 마다 공통적으로 말하는 기본적인 조건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조건?” “네. 아주 당연한 것이지요.”
그렇게 말하고는, 바울은 클레아를 한번 힐끔 쳐다보더니... 뭔가 살짝 짜증나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당당히 말했다.
“선한 마음을 가지고, 무언가를 지키려고 하는 자가 용사가 된다... 그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바울은, 정말 자랑스럽다는 것처럼 미소 지으며 클레아를 바라본다.
“용사란 그런 존재입니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인 후, 전혀 걱정할 것 없다는 것처럼 날 바라보며 웃는 바울.
“그런 용사들 중에서 왕국과 시민을 수호하는 것에 의지가 강한 자들을 뽑은 것이 히어로 나이트인데, 위험할 리가 없지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자신감이 넘치는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