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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143화 (144/749)

Chapter 143 - 130화 - 성녀의 맹세! (3)

“아하...♡ 꽤 재미있는걸 생각하고 있었네. 클레아.” “네. 가능할까요 리즈?”

호화로운 숙소의 욕실. 두 명이 들어가기엔 약간 비좁은 욕조 안에서, 리즈벳과 클레아는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세마라는 짐승의 암컷이 되기 위해 몸을 씻으며, 리즈벳에게 앞으로의 일에 대한 상담을 하던 클레아.

키득거리는 두 여자의 웃음에서는, 마치 음흉한 계획을 꾸미는 것 같은 묘한 분위기가 새어 나온다.

마치 그 계획의 대상에게 불쌍한 운명이 결정된 것 같은, 위험하고 묘한 분위기가...

“응. 가능할 것 같아. 후후... 어쩐지 요 며칠 너무 늦게 온다 싶었는데, 그런걸 준비하고 있었다니...♡” “후훗. 꽤 힘들었답니다. 호위해주던 히어로 나이트들이 자발적으로 도와줘서 다행이었어요.” “아하... 동료의 가족이 납치당한 것 때문에 꽤 열 받았나 보네.” “네. 그런 것 같았어요.”

서로를 바라보며 즐거운 듯이 웃던 두 여자는, 곧 뭔가 통한 것처럼 웃음을 멈추고 미소를 띤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마음의 준비는? 남은 미련은 없어?” “준비됐어요. 미련 따위, 남아 있을 리가 없죠.” “그것도 그렇네♡ 인간으로서의 삶 따윈, 더 이상 가치가 없는 의미 없는 삶 이니까♡” “전 아직 어렴풋한 느낌만 들 뿐이지만... 네. 그렇죠. 주인님의... 짐승의 암컷이 되는 것이야 말로, 암컷의 진정한 행복이란 것. 이제는 알 것 같아요.” “쿡쿡...♡ 응. 오늘 주인님의 진정한 암컷이 되는 순간,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말들과, 클레아의 가슴 속에서 느껴지는 그 감각... 그 모든 것을 말이야♡”

좁은 욕실 안. 리즈벳이 가까이 붙어있던 클레아의 가슴 골 사이에 손가락을 대자, 클레아는 눈을 감으며 그 손에 자신의 손을 겹친다.

마치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것 같은 클레아의 모습. 그 모습을 본 리즈벳은, 평소와는 다른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클레아를 바라보았다.

“방법은 클레아가 준비한 방법이면 문제없을 거고... 어떻게 변하게 될지는 느끼고 있지?” “네. 주인님께서 마안이라는 힘을 얻으신 후, 주인님의 말정액을 받아들일 때마다 더 확실히 알 것 같았어요.” “확실히...♡ 그 이후로, 주인님의 말정액이 더욱 진해졌으니까♡ 아직 주인님은 깨닫지 못하신 것 같지만...♡” “후훗♡ 더욱 황홀한 맛과 냄새가 되어서, 마실 때마다 가버렸어요♡” “아핫♡ 나도 그래♡”

자신들끼리만 통하는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것처럼 키득거리던 두 여자.

그러게 한동안 서로를 바라보며 키득거린 후, 리즈벳이 일어나 몸을 펴면서 클레아에게 말했다.

“그럼 슬슬 나가자. 주인님을 너무 기다리게 하면 안되니까. 이왕 하는 거 주인님의 선물을 착용한 모습도 같이 보여드리는 게 좋겠네♡” “네. 그래요 리즈.”

그렇게 짐승의 암컷이 될 준비를 마친 여자와 이미 짐승의 암컷이 된 암컷이, 웃으며 욕실 밖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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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욱... 후욱...”

욕실에 들어간 두 암컷을 기다리면서, 세마는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주체하지 못하고 말발굽이 달린 다리를 떨고 있었다.

이미 리즈벳을 통해 한번 경험해 보았던, 남의 여자가 자신에게 복종을 맹세하는 이 순간.

리즈벳 때도 몸이 달아올라 흥분되긴 했었지만, 지금처럼 참기 힘들 정도로 조마조마한 느낌은 아니었다.

아니, 이건 조금 다르다. 이 이상할 정도의 흥분은, 단순히 클레아가 자신에게 복종을 맹세한다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마안이라는 힘을 얻은 후, 간간이 몸이 달아오를 때 이전보다 더 흥분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지금, 그것이 착각이 아니었다는 것이 느껴진다.

마치 흥분의 한계치가 높아진 것 같은, 이상할 정도로 높아진 흥분감.

그 흥분감 때문에 당장 기다림이고 뭐고 집어 던지고, 욕실에 있는 두 사람에게 달려가고만 싶을 정도였다.

왜지? 마안의 부작용인가? 마안을 끄면, 조금은 나아지려나?

그런 생각을 하며 다리를 떨고 있던 도중, 기다리던 욕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앗, 주인님! 이쪽 보지 말고 잠시만 기다려~” “으으... 리즈. 견디기 힘든데...” “후훗. 죄송해요 주인님. 금방 준비할게요.”

그래. 아직 이성을 잃을 정도는 아니니까. 두 사람이 날 위해 준비한다는데 잠시라면...

그렇게 생각한 세마는, 침대에 걸터앉은 몸을 떨며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한동안 궁금증을 일으키는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던 중, 그 소리가 사라지고 또각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자신의 눈 앞에 알몸에 하이힐, 그리고 목에는 자신의 암컷이라는 증거나 다름없는 말 편자가 달린 초커를 매단 두 사람이 나타났다.

거기에 더해 클레아는 머리 위에 수녀의 베일만을 쓰고 있는 특이한 모습.

베일이 추가되었을 뿐인데, 알몸인 클레아가 경건하게 보이는 색다른 모습이었다.

그리고 클레아를 보조하듯이 옆에 서 있는 리즈벳은, 자신의 몸을 가릴 정도로 커다란 잔을 양손으로 들고 있었다.

마치 커다란 우승컵 같은 느낌의 저 잔은, 분명 클레아가 오늘 낮에 서약식을 할 때 쓰였던 성배 같은 느낌의 화려한 잔.

그걸 들고 오다니 혹시...?

“후훗♡ 주인님. 클레아가 주인님에게 바칠 복종의 맹세는, 성녀답게... 성직자이자 암컷으로서의 서약으로 바치려고 합니다♡” “서약이라...? 오늘 낮에 봤던 그것처럼?” “네♡ 주인님께선, 클레아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질문을 해 주세요♡ 성녀이자 암컷으로서, 클레아가 암컷으로서 거기에 대답해나갈 것입니다♡”

리즈벳이 마치 사제 같은 느낌으로 클레아의 복종 맹세에 대해 설명하자, 혹시나 하던 세마는 흥분감이 폭발하면서 솟아오른 말자지가 더욱 불끈거리기 시작했다.

“저건 어떻게 들고 온 거야? 나름 중요한 물건 같은데.” “교황님께 특별히 요청 드렸습니다. 오늘 하루는, 성물을 앞에 두고 기도를 올리고 싶다고...♡” “큭큭큭... 그래...”

흥분된 몸이 맥박 치듯이 불끈거린다. 절로 웃음이 새어 나온다.

뭘 준비했나 했는데, 설마 이런걸 준비했을 줄이야.

설마 교회의 성물까지 챙겨와서는, 자신의 암컷이 되는 서약을 바치고 싶다니.

파란 하이힐을 신은 클레아의 알몸과 더불어, 수녀의 베일을 쓴 채 다소곳하게 손을 모으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클레아의 모습.

클레아의 행동과 준비된 암컷으로서의 모습에, 세마는 이미 눈 앞의 암컷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인단 것 외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이질적인 검은 눈동자를 번뜩이고,

짐승의 얼굴을 일그러트리듯이 미소 지으며,

무시무시한 근육들이 맥박 치듯 불끈거리면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흉악한 말자지를 과시하고 있는 몬스터.

평범한 여성이 이 모습을 본다면 심약한 사람은 기절한다고 해도 이해될만한 모습이건만, 그런 몬스터 앞에 서 있는 클레아는 오히려 그 모습을 황홀하게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윽고 클레아를 소개시켜 주는 것처럼 클레아의 옆에 서 있던 리즈벳이, 성배를 들고 준비가 되었다는 것처럼 세마의 옆에 서자... 세마는, 몸을 젖히며 클레아에게 말했다.

“나에게 복종을 맹세하고, 나의 암컷이 될 성녀. 네리스 클레아. 내 앞으로 와라.” “네. 클레아가 여기 있습니다. 주인님...♡”

짐승이 명령하자, 클레아는 보이지 않는 눈을 반짝이며 세마의 앞에 다가와 무릎을 꿇는다.

짐승에게 바치는, 성녀의 서약식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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