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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148화 (149/749)

Chapter 148 - 135화 - 성녀의 계획!

“그렇군요... 달려든 비보라를 떨치려다, 바닥에 떨어진 칼로 비보라를 ” “네... 죄송합니다.”

비보라가 클레아의 손에 죽은 뒤, 교회에 알리자 사제들과 함께 왕국에서 기사들이 파견되었다.

시체가 되어버린 비보라를 확인하고, 비보라가 보안 마법을 뚫고 들어온 경로를 확인하는 기사들.

당연히 우리에게도 사정청취를 하는 기사단이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내 암컷인 클레아가 죽였다고 말하긴 그래서, 내가 침입한 비보라와 뒤엉켜 싸우다 죽였다고 말해 두었다.

클레아의 성녀 임명에 뭔가 영향이 있을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내 암컷의 행동은 내가 책임지는 게 맞겠지.

“혹시 살인으로 인해서 뭔가 처벌을 받는 건...?” “네? 그럴 리가요. 이 자는 히어로 나이트의 가족을 납치하고 문장 발행기를 숨겨왔던 흉악범 입니다. 오히려 포상을 받으신다면 모를까, 처벌은 말도 안되죠.”

혹시나 싶어서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물었는데, 걱정할 필요는 없는 모양이다.

과연 왕정사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범죄자의 목숨은 얄짤없구만. 맘에 들어.

“...다만, 그 발행기의 행방을 알아내지 못한 건 조금 걱정입니다만...”

나에게서 얘기를 들으며 뭔가를 받아 적던 기사가, 조금 난감하단 듯이 멋쩍게 웃었다.

그거 아직 발견 안된 건가... 관리소에서 본건 혼자 옮길만한 물건이 아니었는데.

“...뭐 그래도. 그건 저희가 당분간 고생해야 할 일이니 신수 님께서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번 일로 꽤 놀라셨을 테니, 나머진 저희에게 맡기시길.”

뭔가 적는 것을 끝내고, 기사는 자신들만 믿으라는 듯이 웃었다.

그래. 그러면 고맙지.

이제 걱정거리였던 비보라도 사라졌으니, 정말 다 해결된 것 같은데...

“성녀님께서는 내일 임명식은 괜찮으시겠습니까? 필요하시다면 임명식을 미룰 수도 있습니다만...”

우리에게 사정청취를 듣던 기사 옆에 있던 사제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클레아에게 물었다.

성녀라고 부르는 걸 보니, 임명식이 아직이지만 사제들 사이에선 이미 클레아가 성녀가 되는 게 확정인 모양이다.

음... 그렇지. 죽어 마땅한 놈이긴 했지만, 그래도 사람을 죽였으니 클레아가 마음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나도 클레아를 바라보자, 눈을 감고 있던 클레아가 내 쪽을 향해 빙긋 웃더니, 사제를 향해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건넸다.

“괜찮습니다. 오히려 이런 일이 있었기에, 빠르게 임명식을 끝내야 할 것 같네요.” “그렇습니까. 그럼, 오늘 예정이었던 임명식 사전 준비에 바로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만...” “네. 준비하고 바로 갈 테니, 먼저 가서 그렇게 전해주시겠어요?” “알겠습니다. 그럼...”

사제가 떠나고 기사들의 정리가 얼추 끝난 것을 바라보다가, 옆 방으로 넘어오자 클레아가 눈을 뜨면서 웃는다.

“후훗. 속이 다 시원하네요.” “클레아 정말 멋있었어~. 한방에 쓰레기의 목을 푹! 꺄~♡”

마치 즐거운 게임이라도 했던 것처럼, 키득거리며 웃는 내 암컷들.

뭐... 비보라는 후환이 없도록 처리해야 할 놈이었으니까. 잘된 거겠지.

“그 쓰레기는 이제 끝났고... 주인님. 아쉽지만, 오늘은 시간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하단 것처럼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고개를 숙이는 클레아.

그래.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성녀는 돼야지.

갑자기 난입한 비보라 때문에 흥이 좀 식은 것도 있고...

아쉽지만, 시간은 앞으로 많을 테니까.

“음... 어쩔 수 없지 뭐. 시간은 많으니 천천히 즐기자고. 바로 갈 거야?” “그 전에 주인님께 여쭙고 싶은 게 있는데... 주인님께선, 라디아에서 계속 활동하실 생각이신가요?” “엉? 뭐, 라디아가 모험가 생활하긴 좋긴 한데... 그래도 클레아만 왕도에 냅두긴 좀 그러니 그냥 왕도로 이사 올까 하고는 있었지. 왜?”

그 동안 살펴본 왕도는 모험가 생활을 하기에 썩 좋은 곳은 아니었다.

길드 관리소도 오히려 라디아보다 조금 작은 규모였고, 모험가들 수준도 그렇게 높아 보이진 않았다.

애초에 왕국 기사단이 있어 어지간한 일들은 그들이 처리하는데다, 히어로 나이트라는 무지막지한 녀석들이 있어서 모험가가 그렇게 필요한 곳이 아니니까.

거기다 좀 강하다 싶은 녀석들은 기사단에 입단하는 터라, 왕도의 길드 관리소는 딱 잔심부름 용도란 느낌이 강했다.

라디아는 오히려 영주 병사들이 어정쩡하고 모험가들이 필요 이상으로 강해 보였는데. 딱 반대네.

아마 왕도로 온다면, 나도 적당히 레벨을 올린 후 기사단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가요. 그럼 선택할 수 있다면, 라디아가 더 낫단 말씀이시죠?” “그렇...지? 생활 쪽도 왕도는 너무 넓어서 좀 불편하단 느낌이고.” “알겠습니다. 그럼, 라디아를 선택하도록 하죠.”

어? 라디아를 선택한다고?

“...그거 선택이 가능한 거야? 성녀는 왕도에서 지내야 하는 거 아니었어?” “후후... 저에게 맡겨주시길. 주인님의 암컷답게, 주인님께서 원하시는 결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내게 믿음직스러운 표정을 보이며 웃는 클레아.

“거기에 더해 오늘의 아쉬움을 달래드릴만 한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내일 임명식에서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어허. 내 암컷이 재미있는걸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네.” “후후. 주인님께서 정 궁금하시다면, 미리 알려 드리겠습니다만...” “아니. 한 번 해봐.”

이렇게 기대를 시켜주는데, 굳이 미리 알 필요는 없겠지.

내 암컷이 된 클레아가 뭘 준비했는지, 어디 한번 지켜보도록 할까?

“클레아가 준비한 이벤트. 기대해 보겠어.” “후후... 반드시, 주인님을 만족시켜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웃어 보이는 클레아의 마족눈이, 요염하게 빛나는 것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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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날. 클레아의 임명식 당일.

어제 클레아는, 숙소에 복귀하지 않고 그대로 임명식에 나선다고 했었다.

왕궁 근처의 광장에서, 새로운 성녀를 보기 위해 모여있는 왕도의 시민들.

단상 뒤쪽엔 여신교의 간부들인 대주교들이 앉아있고, 그 뒤로 바울을 포함한 여러 사제들이 앉아있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제법 떨어진 귀빈석에서, 시민들과 단상 전체를 바라보듯이 지켜보고 있는 국왕과 왕족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이 광장에서, 오늘 마침내 클레아가 성녀가 되는 것이다.

“여신님께서 오늘 이 자리에, 새로운 성녀를 내려 보내시어...”

교회의 배려로 제법 좋은 자리를 차지한 나와 리즈벳은, 성녀답게 화려하고 근사한 하얀 성녀복을 입은 클레아에게 교황이 무어라 얘기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대충 여신에게 감사하는 말이 지루하게 한참을 이어지다가, 교황이 미소 지으며 클레아를 바라본 순간.

“...의 이름으로, 이 자리에서 새로운 여신교의 성녀가 탄생하였음을 선포합니다.”

마침내, 클레아가 성녀가 되었음이 공식적으로 선포되었다.

박수치는 시민들과 함께 박수 치면서,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드는 클레아.

클레아는 마안 제어가 안 되는 것인지,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지만... 어쩐지 그런 상태임에도, 클레아가 날 바라보며 미소 짓는 것 같다.

흐흐. 내 암컷이 성녀라니. 이거 꽤 기분 좋은걸.

노출이 전혀 없어 내 취향은 아니지만, 저 성녀복도 꽤 잘 어울리고... 음. 이쁘다. 내 암컷.

“그럼 지금부터, 성녀로 선출되신 클레아 님께서 소감을 발표하시겠습니다.”

사회를 보는 사제가 말하자, 클레아가 단상 앞으로 나와 마이크 같은 마도구 앞에 선다.

클레아가 숨을 가다듬자, 광장의 소리가 줄어들면서 시민들이 클레아의 말을 기다린다.

소감문 같은 게 적혀있을 것으로 보이는 종이를 든 채, 가만히 그 종이를 바라보던 클레아.

곧, 새롭게 뽑힌 성녀의 충격적인 발표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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