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74 - 159화 - 혐오엔 협박으로! (5)
“...예상보다 효과가 빠른데?”
리즈벳이 작업을 마치고 자리에 돌아온 직후.
손에 든 말정액주를 모두 마신 셀레스티아의 얼굴에, 묘한 색기가 감도는 것이 느껴진다.
정말 무슨 최음제라도 되는 건가. 내 말정액은...
혹시 효과가 없으면 반쯤 강제로 시작하는 것도 생각했었는데, 그럴 필요까진 없겠는걸.
“...뭐야. 어디 가는 거지?”
슬슬 셀레스티아에게 가보려고 일어나려던 도중, 셀레스티아가 파티장 밖으로 나가는 것이 보였다.
어이쿠. 안되지. 그새 가긴 어딜 가. 셀레스티아.
넌 오늘 날 건드린 것과 딸내미의 싸가지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그럼, 다녀올게.” “네. 조심이 다녀오시길♡” “잘 즐기고 와~ 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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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하아...”
몸을 감싸는 묘한 열기에, 셀레스티아는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파티장을 나왔다.
방금 전, 그 묘한 맛과 걸쭉함이 느껴지던 샴페인이 도수가 너무 높았던 걸까?
이상할 정도로 몸이 뜨겁고, 머릿속이 멍해져 어쩐지 생각이 제대로 되질 않는다.
술이 그렇게 약했던 것은 아니었을 텐데... 아니, 이건 취했다기 보다는...
뭔가 몸이... 성적으로 흥분한 것 같은...
“하아... 읏...”
이렇게나 몸이 뜨거워지는 감각은, 이때까지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어째서일까. 셀레스티아는 남편이 아직 발기가 가능하던 젊은 시절, 남편과 사랑을 나누던 때보다 더 흥분한 듯한 느낌에 사로잡혀 다리가 떨렸다.
이대로 파티장에 서 있을 순 없으니, 조금 쉴 생각으로 파티장 옆에 마련된 휴식실에 향하려던 그 때.
“......”
셀레스티아의 눈에, 복도 한 켠에 있는 화장실이 보였다.
화장실. 극도로 개인적이고, 남들의 시선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
휴식실이라면 자신처럼 잠시 쉬러 온 사람들을 만나게 될 수도 있지만... 저 화장실이라면...
“...꿀꺽...”
휴식실에서 쉬는 것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흥분을 가라앉힐 수 있다.
평소의 셀레스티아라면 화장실에서 그러한 짓을 한다는 건 전혀 생각지도 못할만한 일이었겠으나...
이미 몸이 달아올라 있는 셀레스티아에겐, 그러한 것을 고려할만한 여유가 없었다.
그저... 얼른, 한시라도 더 빨리 자신을 괴롭히는 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싶을 뿐.
그렇게 영주성의 넓고 깨끗한 화장실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구석 칸에 들어가 자신의 치마를 걷어 올린 셀레스티아.
짐승의 흉계에 빠져 흥분해버린 암컷이, 그러한 방식을 선택한 것은 어찌 보면 예정된 수순이었다.
“흐읏, 하아...”
과연 영주성 답게, 청결함이 느껴지는 광택으로 빛나는 변기에 앉아 자신의 드레스를 걷어 올려 팬티를 드러낸 셀레스티아.
그 팬티 속으로, 일말의 망설임 없이 셀레스티아의 손이 들어간다.
입에 걷어 올린 드레스 자락을 물은 뒤, 셀레스티아는 그렇게 상상도 못해봤던 화장실에서의 자위에 빠져들었다.
“읏, 으흣, 읏...♡”
지나친 흥분감 때문에, 참지를 못하고 다른 손으론 자신의 커다란 폭유를 잡아 주무른다.
설마 영주의 부인이자 왕국의 백작인 자신이, 이런 식으로 화장실에 들어와 자위에 몰두하게 될 줄이야.
어째서 이렇게나 흥분해 버린 거지? 남편과의 첫날 밤조차 이런 식으로 주체할 수 없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최근 몇 년간, 남편의 발기부전 때문에... 성생활이 전혀 없었던 탓인 걸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자신도 이제 중년의 나이인데... 어째서, 이제 와서 이런 식의 흥분을...?
그런 의문감이 들 정도의 흥분 때문에, 셀레스티아는 화장실에 들어온 누군가의 인기척을 깨닫지 못한 채... 그저, 이상한 흥분이 지배하는 자위에 빠져있었다.
“읏, 으흣, 흣, 흐으읏...♡”
너무나도 간만에 경험하는 성적인 자극이, 왜 이렇게나 달콤하단 말인가.
남편과의 성교 시도가 번번이 실패할 때마다, 어쩔 수 없다며 그 외의 성적인 자극은 시도하지 않았던 셀레스티아에게, 숨어서 하는 자위는 너무나도 강렬한 자극이었다.
그 자극에 빠져,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는 시선조차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 똑똑
“...흐읏!?!”
자신의 코앞에서 들려온 노크소리에, 셀레스티아의 심장이 철렁 인다.
하지만 그 심장이 철렁이는 것보다 더한 충격이, 문 위를 확인한 셀레스티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 아아...” “이야... 안녕하십니까. 셀레스티아 백작님?”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얼굴과 목소리.
얼마 전, 자신이 내쫓으려다 오히려 창피를 당한, 그 꼴 보기 싫은 몬스터.
신수 세마의 얼굴이, 화장실 칸막이 위에서... 무언가를 든 채,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저건 설마...
“...잠깐, 이 문 좀 열어 보시죠?” “아, 아... 으...”
높은 칸막이 위로, 머리가 보일 정도로 커다란 덩치의 몬스터.
그 몬스터의 손에 흔들리는 작은 종이에, 무언가가 그려져 있다.
마치 자신에게 보여주는 것처럼, 몬스터가 흔들고 있는 그 종이 조각은...
화장실에서 입에 드레스를 문 채 자위하고 있는, 자신이 찍힌 사진이었다.
그 사진 때문에, 셀레스티아는 여자 화장실에 들어온 신수에게 욕 한마디 내뱉지도 못하고... 떨리는 손으로, 잠궈둔 화장실 칸의 문을 열어 버렸다.
“...프흐흐. 감사합니다. 백작님. 아무리 그래도 그 상태로 얘기할 순 없으니까요.” “......”
음흉한 미소를 지은 채, 태연하게 뻔뻔한 말을 내뱉는 고급스러운 복장을 갖춘 몬스터.
자신의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언밸런스한 복장을 갖춘 그 몬스터가, 새파래진 얼굴로 떨고 있는 셀레스티아를 향해 웃으면서 천연덕스러운 말을 꺼냈다.
“이야아. 과연 영주성. 화장실까지 고급스럽고 깨끗하네요. 이런 깨끗한 화장실은 제가 살던 곳에서도 거의 본적이 없는데.”
커다란 덩치를 감추려는 듯이, 벽에 손을 짚고 고개를 숙인 몬스터.
그 몬스터의 목소리가, 셀레스티아에게 점점 더 음흉하게 파고든다.
“화장실 칸 내부도 엄청 넓어서, 이렇게 제가 들어와도 넉넉하다니... 다만, 칸막이 높이가 좀 아쉽네요. 이렇게 두껍고 고급스럽게 만들어 놨으면서, 위쪽은 뻥 뚫어놓다니.”
그렇게 말하면서, 몬스터는 손에 쥔 사진을 셀레스티아의 얼굴 앞에서 흔들었다.
“이래서야... 저처럼 나쁜 목적을 가진 사람이, 이런걸 찍기 딱 좋잖아요? 어때요? 잘 찍히지 않았습니까?” “어, 어쩌려는 거에요 당신...”
간신히 고개를 든 셀레스티아가, 간신히 떨리는 목소리를 쥐어짜냈다.
“이, 이게... 범죄라는 건... 알고 있나요...? 저, 정말 당신을 내쫓을 수도...”
그렇게 말하는 셀레스티아를 내려다 보며, 세마는 예상 이상으로 좋은 반응이라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레벨이 레벨인 만큼, 당장 자신을 제압해서 사진을 빼앗아도 될 텐데. 화장실에 숨어 자위하던 것을 들켰다는 충격 때문에, 셀레스티아는 그런 생각에 도달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아니, 어쩌면... 지금 셀레스티아가 겪고 있을, 기묘한 흥분감 때문일 수도...
“...프흐흐. 그렇죠. 범죄이긴 하죠... 근데, 이 사진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게 말하면서, 세마는 자신의 품 안에서 몇 장의 사진을 더 꺼내 셀레스티아에게 보여주었다.
셀레스티아가 몬스터인 세마를 향해 절하고 있는, 몇 장의 사진을.
그 사진에, 셀레스티아의 눈이 커지면서 새파래진 얼굴빛이 더욱 어두워진다.
잠시 그 사진들을 바라보던 셀레스티아가, 정신을 차린 것처럼 세마를 째려보았다.
“...뭐, 뭘 원하는 건가요. 당신은...” “푸흐흐... 이제 좀 말이 통하시네. 뭐, 별건 아니고...”
그렇게 말하면서, 몬스터는 자신의 허리에 손을 가져다 대더니...
자신의 허리춤을 감싼 천과 통이 넓은 바지를 풀어헤쳐...
“히, 히익...!”
그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흉악하기 그지 없는 말자지를 꺼내 셀레스티아의 눈 앞에 드러내었다.
“날 엿 먹인 것과 네 딸의 싸가지에 대한, 위자료를 내 줘야겠어. 셀레스티아.”
그 말자지에서 발해지는 짐승의 음흉한 욕망이, 셀레스티아를 향해 퍼져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