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88 - 172화 - 짐승의 특별한 교육! (2)
“오오, 받아주겠단 건가?” “예에. 이제 바쁜 일도 얼추 정리가 되었으니, 이런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요.”
영주의 편지를 받은 다음 날, 나는 바로 영주를 만나러 와서 세실리아의 훈련 담당을 맡겠단 뜻을 전했다.
그 얼굴만 반반한 싸가지의 선생이 된다는 건 좀 골치 아플 것 같지만... 그래도 ‘지금’ 은 아주 고맙기 그지 없는 제안이지.
셀레스티아는 이걸 몰랐던 건가? 알고 있었다면, 날 자주 보게 될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해서 그런 시비는 걸진 않았을 텐데...
뭐, 자세한 건 어찌됐든 간에 아무튼 이건 기회야. 놓칠 순 없지.
프흐흐... 셀레스티아.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널 위한 특별한 체벌을 준비해 뒀으니까.
“...그런데, 왜 굳이 저에게 맡기시려는 겁니까? 저야 감사할 다름이지만, 영주님 정도면 더 실력 있는 사람들도 많이 아실 텐데...” “으음, 그게...”
영주가 보낸 편지를 받았을 때부터 계속 궁금했던 질문을 건네자, 영주는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피하기 시작했다.
...? 뭐야. 그러니까 불안해지잖아.
“혹시 말씀해 주시기 힘든 부분이라도...” “아, 아닐세. 그게 아니라 실은 자네에게 실례되는 이야기라서... 크흠...” “괜찮으니 편하게 말씀해 주셔도 됩니다. 오히려 모르고 있는 게 더 궁금해지니까요.” “음... 자네가 그렇다면, 정말 미안한 말이긴 하지만...”
뭔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곤란해 하던 영주가, 잠시 헛기침을 한 후 정말 미안하단 표정을 지으며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부탁해놓고 이런 말을 해서 미안하긴 하네만, 내 딸은 성격이 좀 문제가 있다네.”
와우. 부모가 직접 자식이 문제가 있다고 말할 정도라니. 얼마나 심각한 거야 걔?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건 다 하게 해줬더니, 그게 당연한 게 되어버렸어. 질리거나 하기 싫은 일은 절대 하려고 하지 않지.”
개초딩이잖아 그거. 다 좋은데 자식 키우는 건 제대로 못하셨네 이 영주님.
“그런 그 아이가 가장 깊이 빠진 게 검술 수련과 몬스터 토벌이라네. 처음엔 열심히 하는 모습이 기특하다 싶어 이런저런 선생들을 붙여줬었는데...” “줬었는데요?” “...그런 딸아이 성격 때문에, 다들 얼마 못 가서 그만둬 버렸지.”
이거, 아무래도 내가 봤던 세실리아의 그 싸가지는 최대한 자제한 수준이었나 본데...
“그렇군요... 그런데, 저는 검을 쓰지도 않고 누굴 가르칠 정도도 아닌데... 정말 괜찮으십니까?” “음? 아니, 자네에게 바라는 건 그런 게 아닐세. 부모인 내가 말하긴 뭣하지만, 세실리아는 꽤나 재능이 있어서 선생들이 금방 그만두는 와중에도 배울 건 다 배웠었거든.” “그렇다면?” “...세실리아가 몬스터 토벌을 좋아한다고 했지? 아마 셀레스티아에게 영향을 받은 모양이야.”
으음, 설마...
“...자네에겐 미안한 말이네만, 신수인 자네는 분류로 치자면 몬스터에 해당하니... 그 아이와 대련을 해 주면서, 힘을 좀 빼 달라는 걸세.” “아하...” “참 무례한 부탁이네만, 대련이나 훈련을 시켜줄 선생이 없으니 힘이 넘쳐서 병사들을 데리고 자꾸 밖에 나가려고 들어서...” “...그러니까, 훈련을 시켜주기보단 적당히 놀아주면서 체력을 좀 빼달라는 거군요?” “그렇다네. 지금도 바쁜 레오 군을 괴롭히고 있어서 참 골치가 아파. 가만 내두다간 언젠가 사고를 칠 것 같다네.”
진짜 초딩이네. 세실리아. 설마 다 큰 성인 여자랑 놀아주면서 체력을 빼달란 말을 듣게 될 줄이야.
“그런 거라면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체계적인 검술이나 훈련을 시키라고 하셨으면 받기 힘들었을 겁니다.” “아직 모험가를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되지 않았는가? 한참 배워나가고 있을 자네에게 그런 부탁은 부담스럽겠지.”
프흐흐. 말하는 걸 보니 셀레스티아가 나한테 졌다고 말 안 했나 봐?
뭐, 한방도 못 때리고 그냥 버티기 승이긴 했지만 말이야. 그래도 이긴 건 이긴 거지.
지쳐 쓰러졌을 때 분해하던 셀레스티아의 표정을 떠올리며 속으로 피식거리는 동안, 영주는 내게 종이 한 장을 건넸다.
“이건 계약서일세. 급여 등의 조건은 여기 적혀 있으니, 지금 한번 살펴보게나.”
어디 보자... 다음주부터 주 3회, 하루 2시간... 한 달에 금화 3닢... 과연 영주 의뢰. 나쁘지 않네. 아니, 상당히 후한 조건인데?
대련 중엔 누가 다쳐도 문제 삼지 않는 다는 내용도 있고. 제법 신경을 많이 써 줬는걸.
이 정도면 바로 사인해도 되겠어.
“네. 괜찮은 것 같습니다.” “으음. 고맙네. 그럼, 딸 아이를 잘 부탁하네.” “푸흐흐. 오히려 제가 배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세실리아의 훈련 담당을 받아들인 이유는 따로 있긴 하지만, 이런 조건들이라면 오히려 땡큐지.
달달한 꿀 과외 하는 느낌인걸?
“...이건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훈련 때는 보호구는 꼭 준비해 오게나. 영주성엔 그런 보호구는 없어서...” “음? 갑자기 보호구는 무슨 말이신지?” “...사실, 마지막 선생은 그... 딸아이한테 당해서, 터져버렸거든...”
...터져? 어디가? 설마 그곳이?
어이. 영주 아저씨. 날 똑바로 보고 말해줘. 어디가 터졌다고?
사인하는걸 다 지켜 봐놓고 이제 와서 그런 소리를 하다니. 이 아저씨가...
“...치료는 확실히 받았겠죠? 그 선생?” “...그 선생에겐 정말 미안하게도, 하필 그때가 성녀 선출시기여서... 교회에 그 정도 상처를 치료할 수 있을 주교나 성녀님이 자리를 비우셨을 때였다네. 그 후 치료가 가능한 시기를 놓쳐버려서...” “...양쪽 다?” “양쪽 다라네...”
앗, 아아... 그럴 수가...
“보상은 내 사비도 넣어서 넉넉히 해 주었네만... 같은 남자로서 너무 미안해서, 그 선생에게 고개를 들 수 없더군...” “그, 그렇습니까... 참고하겠습니다.”
세실리아... 얘 참 물건이네. 남자 하나를 그렇게 보내버렸었다니.
내 말불알이면 괜찮... 으려나? 혹시 모르니 보호구는 준비해 놔야겠는걸.
“알버트. 이 서류에 사인...을...!?”
이미 영주에게 넘어간 계약서를 바라보면서, 내 시선을 피하는 영주에게 조금 원망의 눈빛을 보내고 있던 그 때.
오늘 영주성을 방문한 목적인 셀레스티아가, 손에 서류를 들고 영주의 집무실에 들어왔다.
왔구나. 셀레스티아. 오늘 내가 찾아온 이유!
“아, 셀레스티아. 마침 잘 왔소. 얼마 전에 얘기했던 세실리아의 훈련 담당 건 말인데, 세마 군이 승낙해 주겠다고...” “뭐, 뭐라구요!? 훈련 담당!?” “응? 당신도 그러자고 했잖소?” “아, 어어!? 제, 제가 말인가... 요오...”
날 보고 서류를 떨어트린 셀레스티아가, 영주의 말에 당황하다가 점점 표정이 새파래진다.
음... 설마, 자기도 모르게 오케이 해버린 건가?
푸흐흐... 뭔가 이상하더라니... 이제 상황이 좀 이해가 되는걸.
“으응? 저녁 식사하면서 당신도...” “아, 아아! 그, 그랬...! 었...죠... 으, 으읏...”
저럴 정도라면 아무래도 혼란 스킬이 뭔가 영향을 준 것 같은데... 그냥 마이너스 스킬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제대로 터트려 줬는걸?
좋아. 안 그래도 나가면서 널 찾을 생각이었어. 우리 한번 대화를 시작해 보자고. 셀레스티아.
“이야. 셀레스티아 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 어!? 아... 그, 그래요... 오, 오랜만이네요...” “알고 계시겠지만, 제가 세실리아 영애님의 훈련 담당이라는 영광스러운 업무를 맡게 되어서요. 다음주부터 일주일에 3일은 영주성에 찾아오게 되었네요.” “사, 삼 일...” “앞으로 자주 뵙게 될 것 같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셀레스티아 님께 묻고 싶은 게 있었는데. 왜 그 결투한 날...” “아아아아아!!!”
결투란 단어를 꺼내자, 셀레스티아는 나이에 맞지 않게 팔을 허우적거리며 내 말을 막으려 들었다.
푸핫. 미모의 40대 유부녀가 저렇게 당황하는 꼴을 보게 되다니. 이거 귀엽네.
“응? 방금 결투라고?” “으, 으응!? 자, 잘못 들었나 보네요! 알버트!” “...푸흐흐. 네. 제가 발음이 안 좋았네요. 아무튼, 따로 질문 드릴게 있는데... 잠시 괜찮으시죠?” “으, 으읏... 그, 그래요...” “그럼, 영주님. 다음주에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으음? 아, 그래. 다음에 보세나...” “네. 그럼... 셀레스티아 님.” “......다, 당신. 이것들 좀 사인 부탁해요.”
그렇게 영주에게 인사한 후, 슬쩍 셀레스티아를 부르며 영주의 집무실을 빠져나온 나.
영주에게 서류를 건넨 셀레스티아가 바로 문을 닫으며 내 뒤를 따라 나온 뒤, 얼굴을 붉히며 날 째려보았다.
“다, 당신...!” “이야. 셀레스티아 님. 영주님과 볼일이 끝난 후에 찾아 뵈려고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딱 맞춰서 와 주셨네요.” “세실리아의 훈련 담당이라니!? 무슨 생각이에요!?” “으응? 셀레스티아 님도 허락하셨다더니? 왜 그러십니까?”
아주 만족스러운 반응이구나. 셀레스티아. 얼굴빛이 아주 볼만한걸.
나는 그대로, 슬쩍 셀레스티아에게 다가가 어깨에 팔을 걸치며 손에 닿은 커다란 폭유를 주물렀다.
“...!!! 미, 미쳤어!? 이 몬스터가 지금 뭘 하는...!!”
영주의 집무실 앞. 사람이 없다지만 그런 장소에서 외간 수컷이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는 것에 당황하며, 목소리를 낮춰 내게 욕을 하는 셀레스티아.
“아주 건방진 짓을 해줬더라? 셀레스티아?” “...!!”
그런 셀레스티아에게 내가 작게 속삭이자, 셀레스티아는 흠칫 몸을 떨더니 그대로 굳어버렸다.
“내가 분명, 내 재산을 건드리는 건 먹여 살려야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곤란하다 했던 것 같은데... 아니, 조금 다른가? ...아무튼 비슷한 말은 했었는데 말이야.” “무, 무슨 말을... 나, 난 아무것도...” “...푸흐. 잠깐 걸을까? 몬스터라서 제법 귀는 좋거든. 누가 오는 소리 들리면 바로 떨어질 테니 걱정하지 말고.” “으, 으읏...”
한적하게 넓은 영주성의 복도. 그곳을 셀레스티아의 어깨에 팔을 걸친 채, 손에는 탄력이 넘치는 셀레스티아의 폭유를 주무르며 나란히 걷는다.
그런 내 행동에 셀레스티아는 몸을 떨었지만, 얌전히 저항하지 않으면서 나와 맞춰 걷기 시작했다.
“어디보자, 셀레스티아의 방은 이쪽?” “...마, 맞아요... 그, 그보다, 난 정말 아무것도...” “에이. 왜 이래. 서로 볼 것 다 본 사이끼리. 그렇게 뜨거운 교미를 한 사이인데.” “이, 이 몬스터가 지금 날 모욕...!” “야. 셀레스티아.”
주무르던 폭유를 세게 쥐면서 목소리를 깔자, 셀레스티아의 표정이 굳으면서 몸이 떨리는 게 느껴진다.
“정말 실망이야... 날 엿 먹이려 해놓고, 이런 식으로 모른 척 하고 지나가려 하다니.” “읏, 으읏...!” “이런 억울한 일을 당하다니, 정말 화가 나는걸. 뭔가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한데... 아! 그러고 보니, 영주님이 때마침 좋은 제안을 해 주셨지?” “...!!! 다, 당신 설마...!!” “이대로 스트레스가 쌓인 채 다음주가 되어버리면, 누군가의 따님께 험악한 짓을 해버릴지도 모르겠는걸. 손이 근질거려서 참을 수가 없네.” “으, 으윽...!!”
열 받냐. 셀레스티아? 네가 던져준 엿의 대가다. 받아들이렴.
아, 혹시 딸 만큼은 지키고 싶어? 그렇다면 방법이 있지.
“음... 만약, 누군가가 이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준다면... 누군가의 따님에겐 별 일이 없을 것 같은데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셀레스티아의 손을 이끌어 튀어나온 말자지 때문에 부풀어 오른 바지에 올린다.
셀레스티아는 그저 몸을 떨 뿐, 그런 내 행동에 저항하지 못하고 그대로 내 말자지에 손을 겹쳐두고 가만히 굳어있었다.
“...어쩔래? 계속 모르는 척 할거라면, 난 다음주부터 네 딸을...” “아, 알았어요! 세실리아는 건드리지 말아요!” “푸흐흐... 그래. 그래. 잘 선택했어... 아, 여기가 셀레스티아의 방인가?”
오... 영주의 집무실만큼 커다란 문은 아니지만, 다른 곳들보다 제법 화려한 문이라서 눈에 띄는걸.
슬쩍 봐도 높으신 분 방이란 느낌이 나네.
“여, 여긴 내 집무실이에요... 그, 그런데 여기서는...” “아. 걱정하진 마. 지금은 그냥 바래다 준 것뿐이니까.”
표정이 새파래 진 채, 불쌍할 정도로 몸을 떠는 셀레스티아.
그런 셀레스티아의 폭유에서 손을 뗀 후, 나는 셀레스티아의 반짝이는 하늘색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며 속삭였다.
“오늘 밤. 내 집으로 와라. 네가 한 짓에 대한 체벌을 해 줄 테니까.” “체, 체벌... 이라고...?” “푸흐흐. 뭐야. 설마 저번처럼 상냥하게 해 줄거라 생각했어?”
기대해. 널 위해, 내 암컷들과 내가 아주 특별한 것을 준비해 놨거든.
이번엔, 혼란 정도로는 끝나지 않을 거야. 셀레스티아.
“딸을 지키겠다는 그 마음이, 부러질 정도의 체벌을 해 줄 테니까. 단단히 각오하고 오도록 해.”
각오하라는 내 속삭임에, 표정이 보이지 않게 고개를 숙이고 드레스 자락을 쥐어 잡은 채 몸을 떠는 셀레스티아.
어쩐지 그 떨림이, 내 시선에는 공포나 두려움이 아니라 기대감이 섞여있는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