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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232화 (233/749)

Chapter 232 - 212화 - 짐승의 암컷이 있어야 하는 곳! (2)

“세, 셀레스티아... 굳이... 가야만 하겠소?”

다리를 후들거리며 영주성 입구에 나와, 세레스를 붙잡는 알버트.

세레스를 바라보는 눈빛이 마치 주인에게 버려진 강아지 같아서, 뭔가 처량하게 느껴진다.

거기다 당당한 영주이던 알버트의 모습이, 날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것 같은 느낌이...

음... 이쯤이면 세레스를 포기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아내를 엄청 사랑하고 있던 모양이구만. 우리 영주님은.

난 이해가 안될 정도의 집착이지만, 사랑은 여러 가지 있는 법이니까 존중해줄게.

뭐, 그래 봤자 이미 세레스는 나만의 암컷이 되어버렸지만.

“하아... 신수인 세마 님과 친분을 쌓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건가요? 알버트?”

그렇지. 역시 내 암컷이야. 잘 알고 있잖아?

내 암컷에겐 나와 친분을 쌓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지. 암. 그렇고 말고.

...푸흐흐. 영주의 저 절망인지 기쁨인지 모를 묘한 표정이 정말 보기 좋은걸.

남의 여자를 건드리는 취향만 있는 줄 알았는데, 다른 남자의 불쌍한 표정이 보기 좋다니... 음... 생각보다 훨씬 더 또라이였구나. 나는.

“그, 그렇지만, 너무...” “이 모든 건 라디아의 부흥을 위해서랍니다. 영주면 영주답게, 공사를 구분해줘요. 알버트.”

푸핫. 우리 세레스. 참 말도 잘하는걸?

공사를 구분하라니. 큭큭... 나와 즐기는 게 라디아를 위해서란 거야?

나 이거 참... 그렇다면 라디아를 위하는 우리 세레스를 위해, 내가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는걸?

“...그, 그래도... 주말은... 나와 함께, 즐겁게 보내도 되잖소...”

오. 뭐야. 이제 와서 그런 말을?

오늘따라 왠지 더 집착하는 느낌인데... 이제 와서 불안해지기라도 한 건가?

“흐응... 즐겁게 인가요...”

뭐, 이젠 뭐가 됐든 늦었지만 말이야.

남편에게 잘 알려주라고. 세레스. 남편 따위보다, 몬스터인 나와 지내는 것이 더 즐겁다는 것을.

“...세, 셀레스티아...?”

무표정한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세레스는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자신의 남편에게 다가갔다.

다가온 자신의 아내에게 불안함을 느끼는 것처럼, 흠칫 몸을 떨던 알버트.

그런 알버트를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던 세레스는, 피식 웃더니 알버트의 하반신에 자신의 손을 가져다 대었다.

“여, 여보...!?” “풋...♡ 여전히 기운이 없네요. 알버트의 이쪽은♡ 자. 당신 아내의 가슴이라고요? 기운 좀 차려봐요♡”

바지 위로 알버트의 성기를 주물럭거리면서, 유혹하는 것처럼 자신의 가슴골을 남편의 눈 앞에 들이미는 세레스.

얼마간 그렇게 남편의 성기를 주물러주던 세레스는, 더 볼 것도 없다는 듯이 손을 떼었다.

미소를 짓고 있지만 마치 하찮은 무언가를 바라보는 듯한 차가운 눈빛으로 남편을 바라보다가, 세레스는 알버트의 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아무래도, 당신과 함께 있어 봤자 즐거울 것 같진 않네요. 그렇죠?” “...윽, 그, 그런...”

수컷의 자격이 없는 남편이, 처량하게 고개를 떨군다.

“날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다고 했었잖아요. 알버트. 그건, 거짓말 이었나요?” “그, 그건... 거짓말이, 아니오...”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는 알버트의 모습이, 너무나도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럼, 주말 동안 난 어디에 가 있어야 할까요?” “......세, 세마... 군에, 게...”

사랑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 때문일까.

결국 알버트는, 또다시 자신의 아내를 붙잡지 못하고 그녀의 외도를 허가해 버렸다.

“네에♡ 그렇죠♡ 잘 알고 있네요. 알버트♡” “......” “세마 님께 절 보내는 건, 당신이 했던 약속을 지키는 거니까요♡ 약속을 지켜줘서 정말 고마워요♡ 알버트♡” “무, 물론이오... 난, 당신을 위해서라면...” “쿡쿡♡ 그래요♡ 자기 아내를 만족시켜 줄 수 없으면, 그렇게라도 해야죠♡” “하, 하하...”

큭큭... 우리 영주 부부는 참 사이가 좋네. 이거 질투 날 정도인걸?

아주 보기 좋아... 자, 그럼, 슬슬 내 암컷을 데리고 돌아가도록 할까?

나와 내 암컷이 있어야 할, 올바른 장소로 말이야.

“큭큭. 그럼 영주님. 우리 세레스는 주말 동안 잘 데리고 있겠습니다.” “아앙♡ 세마 니임♡”

영주 앞에 있는 세레스에게 다가가, 어깨에 팔을 올려 세레스의 폭유를 과시하듯이 주무른다.

약간의 저항조차 하지 않고, 그 손을 받아들이며 내 옆구리에 밀착하는 세레스.

내게 자신의 아내를 보낸 남편이, 그런 세레스를 바라보며 주먹을 움켜쥔 채 몸을 떨었다.

“너무 걱정하진 마십쇼. 주말 동안 세레스를 아~주 즐겁게 해줄 테니까. 너무 즐거워서, 아마 돌아오기 싫어할지도?” “...큭...!” “후후훗♡ 세마 님도 차암♡ 너무 기대돼서, 벌써 두근거리기 시작했어요♡” “......”

한 순간 날 노려보다가, 세레스를 보고 고개를 떨구는 안타까운 알버트의 모습.

암컷에게 버려진, 불쌍한 패배자 수컷의 모습이었다.

“큭큭. 죄송합니다. 가족간의 시간을 방해해서. 영주님께서도 아내분과의 시간을 기대하고 계셨을 텐데...” “어머나, 죄송할 필요는 없답니다. 세마 님♡ 그도 그럴게, 제 남편 알버트는...”

내 몸에 자신의 폭유를 비비며 달라붙은 채, 남편의 아랫도리를 향해 시선을 보내는 나의 암컷 세레스.

마치 비웃는 듯한 아내의 눈빛을 받은 알버트의 아랫도리는, 자신의 아내의 말에 수긍하는 것처럼...

“아무래도, 제가 세마 님과 함께 있는걸 더 기대하고 있는 모양이니까요♡”

반듯하게 다림질된 바지에 선을 새기며, 작게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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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 언니~♡” “잘 지냈니? 리즈♡ 클레아는?” “교회에서 일하는 중이야. 주인님이 발견한 마물을 찾는다고 교회도 나서고 있으니까.” “저런, 안타까워라. 나중에 좀 도와줘야겠네.”

마치 친자매가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서로 부둥켜안으며 안부 인사를 나누는 리즈벳과 세레스.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두 사람의 표정에서 반가움이 흘러 넘친다.

클레아 때도 그랬지만, 참 묘하게 사이가 좋단 말이지. 내 암컷들은. 진짜 무슨 사이 좋은 자매들 같아.

뭔가 동질감 같은 거라도 있는 걸까? 아, 하긴. 내 암컷이란 공통점이 있긴 하지. 푸흐흐...

뭐, 아무튼 다행이네. 텃세부리는 것도 없고 신분으로 잘난 체 하는 것도 없으니까 말이야.

내 암컷들이면 모두 사이 좋게 지내야지. 암.

“세레스. 짐은 어디다 둘까?” “거실 쪽에 부탁 드려요. 그 짐은 다른 건 없고, 선물이랑 몇 가지 마왕성을 꾸밀만한 것들을 가져온 거니까.” “클레아 오면 같이 꾸미면 되겠다. 그러는 김에 언니 방도 하나 고르고.” “어머나. 그래도 되겠니?” “아직 빈 방은 많이 있으니까♡ 원하는 곳 아무데나 골라도 돼 언니♡”

푸흐흐. 그렇지. 내 암컷이면 마왕성에 방 하나는 잡아야지.

어차피 아직 가구도 안 들여놓은 빈 방이 많거든... 뭐, 사실 빈 방 전부 꾸미기엔 돈 여유가 없어서 란 이유도 있지만.

그래도 세레스 방 하나 정도는 충분히 꾸밀 수 있으니까. 확실하게 자리를 만들어 놔야지.

내 암컷이면 결국, 이 마왕성이 자기 집이니까.

“후훗. 그럼 이 참에 성에서 가구들을 옮겨와야겠네. 어차피 거기엔 쓸데없이 채워진 가구들이 많거든.” “어라. 그래도 돼?” “물론이랍니다. 영주 일가 거주구역의 가구들은 대부분 제 소유거든요. 앞으로 마왕성에선 자주 지내게 될 것 같으니까...♡”

큭큭. 우리 세레스가 자기가 있을 곳을 잘 알고 있구나.

그래. 결국 세레스 너도 완전히 내 암컷이 되면, 그때부턴 이 마왕성에서 지내게 할 거니까.

어차피 같이 살게 될 테니, 자기 물건 챙겨오는 것 정도야 뭐... 가구 살 돈 굳어서 좋네 뭐.

당장 내일이라도 내 암컷으로 만들 수 있는 상태인 만큼, 옮길 수 있는 건 빨리 옮기도록 해야겠어.

“언니. 저녁은? 식사는 하고 왔어?” “아직이야. 모두랑 같이 하려고 바로 왔거든.” “그럼 2층의 주인님 가게로 가자. 아직 들어가 본 적 없지? 술집인데, 노예들 솜씨가 좋아서 식사류도 제법 갖춰져 있거든.” “어머나. 그럼 오늘은 그쪽으로 갈까? 세마 님. 괜찮으신가요?” “푸흐흐. 그래. 가자. 나한텐 집밥이지만, 세레스도 내 가게가 어떤 곳인지는 봐 둬야지.” “클레아도 곧 올 거야♡ 그럼, 내려가자♡”

서로 손을 맞잡은 채, 2층의 홀스 호프로 내려가는 리즈벳과 세레스.

영주성에서와는 다르게, 세레스의 표정이 뭔가 편안해 보인다.

마치 가족들이 식사하러 가는 듯한 훈훈한 모습 그 자체.

세레스가 마왕성을 자신의 집으로 인식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은 채 내 암컷들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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