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33 - 213화 - 짐승의 암컷이 있어야 하는 곳! (3)
제법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울리고 있는, 나의 가게 홀스 호프.
신수가 주인이란 점이 제법 괜찮은 홍보가 된 것인지, 오픈빨을 넘어 나름대로 번창하고 있다.
테이블은 거의 만석. 손님은 대부분은 모험가인가... 괜찮네.
이 정도로 장사가 계속 이어지면, 그냥 식재료는 전부 사와도 큰 문제는 없겠는데?
신고했던 장사 내용 때문에 한 달에 한두 번은 직접 잡아올 수 밖에 없지만, 그 정도만 해도 나름 먹고 살만한 수준으론 벌리고 있으니까.
아주 좋아. 그냥 평범한 술집이라 뭐 어마어마한 수입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꽤 훌륭한 연금이지.
“하아... 오랜만이네요. 이런 분위기.”
가게의 손님들을 보며 내가 만족스러운 기분에 젖어있는 동안, 세레스도 뭔가 감회에 젖은 것처럼 주변의 모험가들을 둘러본다.
식사에 곁들인 가벼운 맥주였지만, 세레스에게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덴 충분했던 알콜의 양.
마치 옛 추억을 떠올리기라도 한 것처럼, 세레스가 사람들을 바라보는 눈빛에 아련함이 깃들어있다.
흐음... 모험가 생활을 했었다더니, 옛날엔 이런 종류의 술집도 와봤던 건가?
“세레스 언니. 이곳 같은 종류의 술집에 와봤던 적이 있나요?” “귀족 작위를 되찾기 전엔, 그냥 평범한 모험가였거든. 제법 자주 들렀었지 그땐.”
업무를 마치고 합류한 클레아가,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세레스에게 질문을 건넨다.
우리 세레스가 여러가지 인생 경험을 겪어봤던 모양인데... 오늘 온 김에 술안주로 좀 들어보는 것도 좋겠는걸.
“우와아. 언니는 천상 귀족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후훗.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작위를 잇기도 전에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별 수 없었지. 왕국에서 귀족 지위는 조건이 안되면 하루아침에 박탈당하기 마련이니까.”
조금 씁쓸한 표정으로 웃은 뒤,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는 세레스.
“아~. 옛날 생각 나네... 그땐 나도 워낙 날이 서있어서, 이런 술집에서 추파 던지는 남자들을 얼려주곤 했었는데...” “푸핫. 정말? 우리 귀부인이신 세레스가 그런 일을?” “그땐 라디아도 한참 재건중이었을 때라, 모험가들도 질이 좋지 않았었답니다. 가게들도 이곳에 비하면 대부분 허름한 편이었구요.” “우리 세레스가 고생이 많았구나... 자. 마셔. 마셔.” “쿡쿡. 네. 세마 님과 두 사람도 같이♡” “꺄~ 언니, 마셔!”
테이블에 앉은 내 암컷들과 건배하며, 다시 한번 맥주를 들이킨다.
크으... 우리 세레스. 어찌 저리 조신하게 잘 마시는지.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지만, 역시 귀족이구나.
“푸하... 근데, 몬스터가 라디아를 그리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는 게 이해가 안되네. 도대체 뭐가 나왔었길래?” “만 단위를 훌쩍 넘긴 몬스터 침공이었거든요. 거기에, 드래곤 같은 강력한 몬스터들도 껴있었구요.”
세상에. 만 단위를 훌쩍 넘어? 드래곤이 껴있어?
여태까지 내가 만난 몬스터와 마물을 더해도 만은 안 넘을 텐데. 도대체 어디서 그런 숫자가 튀어나왔대?
“우리 세레스가 몬스터를 싫어할만한 이유가 있었구나. 그런 놈들이 휩쓸고 갔었다니. 이거 내가 미안한걸.” “어머나. 세마 님은 그런 몬스터들과는 전혀 다르신걸요♡ 전 세마 님을 만나서, 정말 너무나도 행복하답니다♡”
위로하는 것처럼 살짝 어깨를 토닥여주자, 나에게 기대며 미소를 짓는 세레스.
그 표정은, 몬스터가 아니라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 바라보는 듯한 애정이 담긴 표정이다.
그래. 이 암컷은, 내가 몬스터든 무엇이든 상관없을 테지.
세레스는 이제, 나에게 종속된 나만의 암컷이니까.
...그런데 테이블 앞에 앉은 리즈벳과 클레아의 표정이 묘한걸. 왜지?
세레스가 머리를 기대고 있는 게 부러운 건가?
아닌데... 두 사람이 세레스를 바라보면서, 뭔가 즐거워 하는 것 같은 느낌이...?
“...세레스 언니에겐, 그렇게 지켜낸 라디아가 정말 소중하겠네요.” “응? 그렇지... 내겐, 내 인생 그 자체나 마찬가지인 도시니까.” “헤에... 그럼, 라디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인간은, 언니에겐 적이나 마찬가지겠네?” “물론이란다. 리즈. 옛날엔 불법 행위를 하던 귀족을, 내 손으로 처벌한 적도 있는걸.” “주인님은 어때요? 언니한테, 남편보다 소중할까요?” “후훗... 요즘 내 남편은, 정말이지 너무나 한심하게 느껴져서... 요즘은 어찌되든 상관없단 기분이야.” “아하핫♡ 그렇구나♡”
으음? 두 사람, 왜 이제 와서 그런걸 묻는 거지?
어차피 이제 곧 세레스도 내게 복종을 맹세하게 될 텐데. 왜 그런 확인하는 듯한 질문을...?
“그런데, 그건 왜...” “아 썅! 좀 앉아 보라고!!”
두 사람에게 세레스의 물음이 닿기도 전에, 가게를 쩌렁쩌렁 울리는 거친 남자의 목소리.
“하아. 놓으시라니깐요?” “아 진짜! 그냥 잠깐 같이 한잔 하자는데! 왜 이렇게 튕겨대!” “전 손님한테 관심 없거든요? 좀 놔주세요.”
목소리가 나온 곳을 바라보자, 가게의 점원이자 짐승의 노예의 일원인 루나가 보인다.
그 루나의 손목을 잡고 있는, 모험가로 보이는 술에 취한 2명의 남자.
“아이고. 요즘 없다 싶더니 또...”
그냥 딱 봐도 알 수 있는, 술에 취한 진상 모험가였다.
암만 우리 노예들이 미인이어도, 싫다고 하면 곱게 포기할 것이지. 어휴...
하여간. 꼭 저런 놈들이 있다니까. 곱게 쳐먹고 갈 것이지.
“아, 주인... 아니, 사장님!” “사장...? 헉? 뭐, 뭐야. 왠 몬스터가...!” “우리 직원한테서 손 떼지? 뒤지기 싫으면.”
내가 노려보는 순간, 화들짝 놀라며 루나에게서 손을 떼는 시건방지게 생긴 모험가.
고개를 까딱여 루나를 주방으로 보낸 후, 뭐 하는 놈들인가 훑어보며 견적을 내 보았다.
본 적 없는 놈들인데... 뭐야. 이 새끼들 술도 별로 안 마셨잖아?
씁. 취하지도 않았는데 성희롱질이라니. 이거 참 대단한 놈들일세.
“니들한텐 돈 안받아. 그냥 꺼져.” “뭐, 뭐...!? 이 씨발, 신수가 운영하니 뭐니 하더니, 이런 몬스터가 운영하는 곳이었어?” “날 모르는 거 보니 여기 온지 얼마 안됐나 봐? 우리 가게는 미친놈들 사절이야. 자. 당장 꺼져.” “아, 씨발 몬스터 주제에 지금 누굴...!”
어쭈? 자세 잡는 거 봐라?
이 새끼들, 혹시 술이나 여자가 아니라 뭔가 다른걸 노리고 온 건 아니겠지?
“놔 이 몬스터 새끼야! 몬스터 주제에 건방지게 어딜...!” “자. 자. 닥치고 나가자~. 강제로 끌려나가기 싫으면 얼른...” “좆까!!!”
욕설과 함께, 나를 향해 날아오는 손놈새끼들의 주먹.
가볍지 저 정도는. 어딜 무기도 없이 날...?
어라 시발. 손에 칼이 있네.
“아 씁!”
잽싸게 몸을 숙여 단검을 피했지만, 아슬아슬하게 내 어깨를 스치며 옷이 베였다.
피부도 조금 베인 모양인지, 옷에 살짝 배어 나오는 검붉은 색의 피.
이 씹새끼들이 지금 무기를 뽑아!? 뒤질라...
- 쩌엉!!
내가 반격을 하기도 전에, 무언가 얼어붙는 소리와 함께 나와 손놈새끼들이 있던 테이블이 얼어붙었다.
나만을 빼고, 마치 두 놈만을 노린 듯한 정확한 마법.
뒤를 돌아보자, 세레스가 분노한 표정으로 이쪽을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이 쓰레기들이, 감히...!”
천천히, 또각거리는 구두소리와 함께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세레스.
내 옆에 서서 몸이 얼어붙은 두 명을 바라보며, 분노의 욕설을 내뱉었다.
“감히, 내 도시에서... 그것도 세마 님에게 상처를 입히다니...!” “씨, 씨발! 뭐야 당신은!” “다, 당장 마법 안 풀어!? 지금 우리가 누군 줄 알고...!” “하...! 너희들이야 말로, 내가 누군진 아는 거냐!?” “씨발! 옷차림은 무슨 창녀 같은 년이...!”
- 콰앙!
분노한 세레스가 바닥을 밟자, 세레스의 몸 아래에 마법진이 펼쳐지면서 수 많은 얼음조각들이 공중에 나타난다.
자신들을 노리는 날카로운 얼음 조각들을 보며, 사색이 되어 몸을 떨기 시작하는 두 모험가.
조용해진 가게 안에서, 누군가의 중얼거림이 작게 들려왔다.
“비, 빙결의 마녀... 아, 아니 영주 부인...?”
오호라... 아직 알아보는 사람도 있는 건가? 우리 세레스 유명인 이였네?
그렇습니다. 여러분. 이 여자가 바로, 내 암컷인 빙결의 마녀님 이십니다.
“이 쓰레기 같은 놈들! 라디아의 영주 부인이자 백작인 내 권한으로, 너희들을 즉결처분 하도록 하겠다!” “뭐, 뭐...? 영주 부인...? 백작...?” “야, 야, 이야기랑 다르...” “네~♡ 언니♡ 잠시만♡”
분노한 세레스가 눈 앞의 모험가들을 즉결 처분하려고 손을 뻗는 순간, 리즈벳이 끼어들면서 세레스를 말린다.
“리즈! 이런 쓰레기들은, 얼른 치워버려야...!” “후후♡ 응. 말 그대로지만, 여긴 보는 사람도 많고, 마법을 쓰면 가게가 부숴지잖아? 주인님의 가게라구 여긴♡” “...그, 그렇... 네... 세마 님의 가게를, 부수면 안되지...” “후훗♡ 클레아가 병사들을 부르러 갔어. 내가 넘기고 올 테니까, 언니는 진정하고 주인님 상처를 좀 봐줘♡ 금방 클레아 데리고 올게♡” “어, 이건 그냥 긁힌 정도인데... 내가 데려가는 게...” “괜찮아♡ 내가 잘 처리하고 올게♡”
이 정도는 세실리아에게 당한 수준도 못 되는데... 하여간. 우리 리즈벳은 걱정도 많다니까.
“...언니. 인간들 중에도, 참 쓰레기가 많아. 그렇지?” “정말이야. 하아... 라디아의 시민 수준이 제법 높아졌다 생각했는데, 아직도 이런 놈들이 있다니...” “아무래도, 라디아엔 물갈이가 필요할 것 같지 않아?” “그러게. 도시 안에 이런 녀석들이 얼마나 많을지...” “인간들이란, 정말 어쩔 수가 없네? 그렇지?” “...응. 그렇구나... 인간들은, 어쩔 수가 없지...”
세레스의 몸을 살며시 쓰다듬으며, 뭔가 유혹하는 듯한 느낌으로 묘한 말들을 꺼내는 리즈벳.
으음... 이거 참. 내 암컷들의 대화는 가끔 이해가 안 된다니까.
“쿡쿡...♡ 그럼, 이 쓰레기들은 내가 넘기고 올게♡ 잠시만 기다려~♡” “자, 잠깐, 영주 부인...!” “저, 저희는 그...!” “닥쳐♡ 얼른 가자♡” “커헉! 아, 자, 잠까안...!”
손을 까딱거리면서, 아직 몸이 얼어있는 두 사람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리즈벳.
소란을 피운 인물들이 밖으로 나가자, 조용해졌던 술집 안에서 드문드문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으음. 우리 손님들. 다들 놀랐겠는걸. 어쩔 수 없지.
여기선 통 크게, 사장으로서 서비스를 해줘야지.
“아~. 생각지도 못한 손님들이 찾아왔었네요. 소란 피워서 죄송합니다. 손님들! 사죄의 의미로, 오늘 자리에 계신 손님들에겐 맥주를 무상으로 제공하겠습니다!” “오오! 신수 형씨, 역시 통 크구만!” “점원 지키는 거, 멋졌어요~” “영주 부인, 아직 실력 안 죽으셨네! 모험가 복귀하셔도 되겠어!”
맥주 무료란 소리에, 다시 활기를 되찾아 가는 나의 가게.
중간중간 자신을 부르는 중년 모험가들의 외침에, 세레스가 살짝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인다.
그렇게 함께 자리로 돌아와, 서로 웃으며 리즈벳과 클레아를 기다리는 나와 세레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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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영주 부인이라니...! 이게 뭐야...!” “자, 잠깐! 아가씨! 우린 그냥...!” “네~♡ 아가리해♡ 쓰레기들아♡”
마왕성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
붉은 머리의 마법사가 손을 까딱거리며, 두 남자를 데리고 그 골목의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어두운 밤에 달빛도 점점 가려지는, 어두컴컴한 골목길.
아무도 없는 으슥한 골목 안을 어느 정도 걸어나가자, 그 안에서 보이는 금발의 여자.
“아~ 무거워. 쓰레기 새끼들 쓸데없이 무겁기만 하네.” “수고했어요♡ 리즈♡”
성녀 클레아의 앞에, 두 남자를 내려놓으며 리즈벳이 키득거리는 웃음을 흘렸다.
“서, 성녀님! 이야기가 다르잖아요!” “교회에서 쫓는 범죄자 때문에 소란이 필요하다더니, 영주 부인이라뇨!?” “졸지에 귀족에게 찍혀버렸는데! 이거 어떻게 하실 겁니까!?”
마치 기어가는 것처럼, 녹아가는 몸을 움직여 클레아에게 따지는 두 남자.
클레아는 그런 남자들의 말을 무시하면서,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리즈벳을 향해 물었다.
“서로 한 놈씩 처리할까요?” “쿡쿡♡ 어차피 태워버릴 텐데 뭐♡” “후훗. 옮겨오느라 에세르를 많이 소비했잖아요? 시체만 신경 써서 태워줘요♡”
두 여자의 입에서 오가는 불길한 말에, 두 남자는 점점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자신들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는 두 명의 여성.
어째서일까. 두 명의 여성이 마치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처럼 느껴져서, 몸에 소름이 돋고 이가 딱딱 떨린다.
“서, 성녀... 님? 왜, 왜 그러십니까...” “자, 잠시만... 아가씨, 지금 왜 손을...”
- 퍼엉!!! - 푸슉!!!
“끄아아아아아악!!!” “케, 케헥...!!?”
불타오르는 한 명의 남자. 그리고 목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는 다른 남자.
리즈벳의 손에는 불길을 내보낸 마법진이, 클레아의 손에는 날카로운 단검이.
마치 기계적인 작업을 하는 것처럼, 두 여자는 모험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라디아에 찾아온 두 모험가의 목숨을 빼앗아버렸다.
“끄아아아악! 무, 물!! 아아악!!” “케헥, 꺽...! 서, 성녀어...!” “생각보다 비명이 시끄럽네요. 괜찮을까요?” “후훗. 이런 일을 위해 노예들을 훈련시켰던 거잖아? 저렴한 방음 도구들로 골목을 막을 뿐이지만, 이런 골목이면 그 정도로 충분할거야.”
두 사람이 웃으며 골목 안쪽을 바라보자, 그 안쪽에서 몇 명의 여성들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인다.
손에는 그냥 소리를 줄여주는 정도의, 값싼 마도구를 들고 있는 여자들.
그 여자들이, 골목을 지키는 것처럼 넓게 퍼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끄아아아아악! 아, 아아악!!” “돼지처럼 시끄럽긴. 빨리 뒤지라고.” “정말, 인간은 죽는 것조차 짜증나게 만드네요.”
차가운 눈빛으로, 죽어가는 두 남자를 내려다 보는 두 명의 짐승.
그녀들의 눈빛엔, 무언가 혐오스러운 것을 바라보는 듯한 혐오감과 불쾌함만이 나타나 있었다.
“......”
그렇게 허무하게, 시체가 되어버린 두 명의 모험가.
그 시체를 구석으로 차버린 후, 리즈벳과 클레아는 할 일을 마무리 했다는 것처럼 몸을 폈다.
“후후. 그래도 인간 치곤 호화로운 죽음이네.” “그러네요. 세레스 언니를 검증한다는, 영광스러운 임무를 담당해 주었으니까요♡” “킥킥♡ 인간의 쓸모는 그 정도 아니겠어?” “그 말대로에요. 리즈. 후후...♡ 자, 그럼 시체만 더 태우고 얼른 돌아가죠.” “그래♡ 주인님도 기다리고 계실 테니까♡”
골목에 사악함이 담겨있는 듯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시체에 다시 한번 불을 붙이는 붉은 머리의 마법사.
시체에 불을 붙인 후, 더 볼 것도 없다는 듯이 두 암컷은 어두운 골목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세레스 언니의 검증도 끝났으니, 이번 주말은 즐거워 지겠어요♡” “지위가 지위인 만큼, 앞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아지겠어♡” “정말, 앞으로가 기대되네요. 후후...♡”
두 짐승의 범죄가, 조용히 어둠 속에서 치러진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