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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235화 (236/749)

Chapter 235 - 215화 - 짐승의 암컷이 있어야 하는 곳! (5)

“지배자를... 바꾼다...?”

키득거리는 리즈벳과 클레아를 바라보면서, 세레스는 두 사람이 건넨 제안이 가슴 속을 파고드는 것을 느꼈다.

귀족에게 말하기엔, 너무나도 무례하여 그 자리에서 즉결처분을 당한다 하더라도 납득이 될만한 말.

두 사람의 대담한 말에 놀라움을 느끼는데, 이 놀라움은 단순히 생각지도 못했던 말을 들어서가 아니다.

자신의 마음이, 어째서인지 모르게 그 말에 끄떡이고 있는 것에 대한 놀라움.

자신보다 어린 두 사람에게, 방금 꺼낸 의견이 왕국에선 얼마나 위험한 말인지를 알려줘야 하는데.

어째서일까. 그럴 마음이 들지 않고, 자신의 내면에서 자신이 무언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 같아 알 수 없는 감정이 새어 나온다.

“후훗...♡ 언니, 이쪽으로...♡” “자♡ 언니의 도시, 라디아를 봐♡”

옥상의 난간으로 자신을 이끄는 두 여자. 리즈벳과 클레아.

자신과 마찬가지로, 부끄러운 암캐의 복장을 한 두 사람에게 몸이 자연스럽게 그녀들을 따른다.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지는, 자신의 고향 라디아의 풍경.

양쪽에서 자신을 도망치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달아 붙어 있는, 어쩐지 동질감이 느껴지는 두 여자.

온기를 내뿜던 마도구에서 멀어져, 시원한 서늘함이 느껴지는 겨울바람이 마음속을 간지럽히면서.

세레스는,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납득해 버렸다.

드디어, 올 것이 찾아왔다고.

“정말 멋지네요. 언니의 도시, 라디아는♡” “규모는 비교가 안되지만, 개발 수준은 왕도에도 밀리지 않지?” “몬스터 침공 때문에 최근에 지어진 건물이 많으니까요. 오래된 건물도 깔끔하게 수복된 편이고...” “고작 20년 정도 만에 흔적도 안보일 정도로 도시를 복구하다니♡ 굉장해 언니♡” “그, 그런... 당연한... 일이었는데...”

두 사람의 칭찬에, 무언가 뿌듯한 감정이 밀려온다.

내려다 보이는 자신의 도시에,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

어린 시절 파괴된 자신의 고향. 그 고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던, 전대의 영주.

무능함 때문에 알버트의 영주 임명이 수월하게 가능했던 것이, 그의 유일한 업적일 것이다.

10년 가량은 복구에 여념이 없었고, 그 이후론 도시 발전에 힘쓰던 영주 부인으로서의 인생.

그 노력이 인정받은 것만 같아,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다.

“그런데... 그런 도시의 주인이...” “언니의 남편. 현재의 영주란 거네요.”

그녀들의 말에, 시선이 자연스럽게 영주성으로 향한다.

이 라디아에서, 가장 신분이 높은 자가 거주해야만 하는 저 영주성.

그 성의 주인인 자신의 남편은, 지금쯤 자신에게 버림받아 쓸쓸한 주말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버릴 수 밖에 없었던, 한심하기 그지 없는 자신의 남편.

그 열등한 수컷이 라디아의 주인이 있어야 하는 저곳에 있다고 생각한 순간, 무언가 알 수 없는 감정이 세레스의 마음에서 끓어오른다.

알 수 없는, 마치 거무죽죽한 느낌이 드는 듯한 묘한 감정.

그 감정이 무엇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자신의 곁에 있는 두 여자가 자신의 몸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어쩐지, 이상하지 않아? 세레스 언니?” “이, 이상하다니...?”

머릿속에서, 그 말에 동의하며 이상하다고 외친다.

“세레스 언니가 힘들게 복구한 고향의 주인이, 지금 저 성 안에 있는 그 수컷이란 점 말이에요♡”

가슴 속에서, 자신도 그것이 이상하다고 하는 듯한 묘한 감정이 새어 나온다.

“언니의 고향. 언니의 도시인, 이 라디아인데...♡” “그런 소중한 도시의 주인이, 지금 저 성 안에 있을 언니의 남편이라니...♡” “그런 거, 뭔가 잘못되었단 생각이 들지 않아? 킥킥...♡”

잘못되었다. 그래. 너무나도 잘못되었다.

어떻게 복구한 도시인데. 어떻게 되찾은 도시인데.

이런 소중한 라디아의 주인이, 고작 저런 한심한 수컷이라고?

그런 한심한 수컷이, 자신의 남편이라고?

“언니를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발기부전인 한심한 수컷...♡”

한심하다. 너무나도 한심해서, 눈물 날 것만 같다.

“아내가 바람피우는 걸 보면서 기뻐하는, 역겨운 수컷...♡”

역겹다. 너무나도 역겨워서, 토할 것만 같다.

“영주로서도, 수컷으로서도 낙제점인, 열등하기 그지 없는 한심한 수컷이라니...♡”

저런 인간을 남편으로 받아들이고 영주로 만들었다니. 자신의 선택이 너무나도 후회스럽다.

“그런 수컷이 지배하고 있었으니, 도시에 쓰레기들이 모이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

그런걸 가만히 내버려 두고 있었다니, 자신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언니의 고향, 언니의 도시 라디아엔...♡ 그런 열등한 수컷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주인이, 지배해야 하지 않을까?”

걸맞은... 주인...?

“거기다...♡ 보세요. 언니. 길에 보이는 저 개미 같은 인간들을♡”

금발의 짐승의 말에, 수 많은 인간들이 눈에 들어온다.

“저 인간들이 과연, 언니의 도시에 어울리는 주민들일까?”

적발의 짐승의 말에, 어쩐지 모르게 저 인간들이 뭔가 하찮게 느껴진다.

“멋진 도시에는, 거기에 맞는 주인과 주민들이 있어야 하는 법♡” “아무래도 지금 라디아엔, 주인은 물론이고 주민들까지 질이 떨어지는데...♡” “만약, 이 도시에 걸맞은 주인이 이 도시를 지배해 준다면...?” “그리고, 이 도시에 저런 열등한 인간들이 아니라 걸맞은 주민들이 생긴다면...?”

아아. 그런...

그것은, 너무나도...

“아름답겠네요...♡”

머릿속에서, 그 아름다운 도시의 풍경이 펼쳐진다.

도시에 걸맞은 지배자. 그를 따르는 올바른 주민들.

어쩐지 그 아름다운 도시에 있는 주민들의 얼굴은 보이질 않지만, 왠지 모르게 알 것 같다.

그것이야말로, 이 라디아의 올바른 모습이란 것을.

“고장 나버린 열등한 수컷. 언니의 남편은...♡” “주인의 자격이, 없다...♡”

“저 길에 보이는, 개미 같은 인간들은...♡” “라디아의 주민으로, 적합하지 않다...♡”

세레스의 이성이, 두 사람의 질문에 자연스럽게 답을 내 놓는다.

남편에게 실망하고, 짐승의 교미에 정복당해 억눌러져 있던 세레스의 이성.

그 이성이, 마치 되살아난 것처럼 부활해 다시 세레스에게 올바른 생각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단 그것이, 인간으로서의 올바른 생각이 아니라 짐승으로서의 올바른 생각일지라도.

““라디아에 걸맞은, 올바른 주인을♡”” “라디아에 걸맞은, 올바른 주인을♡”

이 도시의 주인은, 바뀌어야만 한다.

““역겨운 인간 따위는, 이 도시엔 필요 없어♡”” “역겨운 인간 따위는, 이 도시엔 필요 없어♡”

이 도시엔, 저 역겨운 인간들은 필요가 없다.

““이 라디아를, 짐승들의 도시로♡”” “이 라디아를, 짐승들의 도시로♡”

이 라디아는, 짐승들의 도시이니까.

““짐승이야말로, 이 라디아의 올바른 지배자♡”” “짐승이야말로, 이 라디아의 올바른 지배자♡”

짐승이야 말로, 이 라디아의 올바른 지배자 이니까.

“후훗...♡ 아하핫...♡”

미리 들었던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두 사람과 똑같은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무언가 어긋나 있던 것들이 맞춰진 것만 같은, 상쾌하기 그지 없는 감각이 세레스의 몸에 퍼진다.

짐승이 되어버린 본능. 그 본능에 억눌려 그저 따르기만 하던 이성.

나눠져 있던 본능과 이성이, 두 짐승에게 이끌려 다시 하나가 된 순간.

마침내, 세레스라는 짐승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그렇네요... 그런 거였어요...♡”

본인이 무엇인지를 깨달은 암컷이, 자신의 환희에 차올라 기쁜 미소를 짓는다.

자신은, 인간 따위가 아니다.

자신을 지배해 준 짐승의 암컷이 되어버린,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일 뿐.

자기 자신이 그리도 싫어하던 짐승이 되었다는 것을 이해하자마자, 황홀한 행복감이 세레스의 전신에 휩싸이면서.

암컷의 유두에선 모유가, 음부에선 암컷의 즙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킥킥...♡ 언니.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이해했다면...♡” “이 라디아에 걸맞은 지배자께, 지배를 부탁 드려야겠죠?”

자신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해준, 두 짐승.

그 짐승들에게 이끌려 뒤돌아보자, 흉악한 말자지를 세우고 있는 몬스터가 보인다.

자신에게 짐승의 쾌락을 알려준,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수컷 몬스터.

그 몬스터의 모습을 확인한 순간, 세레스는 이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저 몬스터야 말로 자신의 주인이란 것을.

자신의 주인이야 말로, 이 라디아에 걸맞은 올바른 지배자란 것을.

자신은 저 수컷을 따르는, 그저 한 마리의 암컷이란 것을.

“자아♡ 세레스 언니...♡” “언니는 모습은 지금, 한 마리의 암캐네요...♡” “암캐답게, 주인님을 향해 애교를 부리면서...♡” “주인님께, 암컷으로서의 복종을 맹세해 보시길...♡”

두 짐승의 속삭임에, 가슴 속에서 벅찬 감정이 차오른다.

자신을 짐승으로 만들어 준, 우월하기 그지 없는 수컷의 지배.

이제 세레스라는 한 마리의 암컷은, 그 지배를 영원히 받을 수 있는 저 수컷의 진짜 암컷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제 더 고민할 것은 없다. 자신과 이 라디아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확실하게 이해했으니까.

그렇게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파악한 암컷은, 네 발로 엎드리면서 왠지 모르게 알 수 있는 복종의 의식을 따르기 시작했다.

“하아...♡ 세마 님...♡ 저의 주인님...♡”

모유와 애액을 흘리면서, 자신의 주인에게 천천히 기어간다.

“저, 라디르 네브 셀레스티아... 아니, 라디르 네브 세레스는...♡ 주인님께 영원한 복종을 맹세하겠습니다...♡”

항문에 박힌 꼬리를 흔들며, 주인을 향한 자신의 감정을 주인에게 알린다.

“귀족이자 영주 부인이던, 인간으로서의 삶을 버리고...♡”

남편과 지내온 모든 추억, 모든 기억이, 검게 칠해지며 구겨져 나간다.

“주인님께 복종하고, 주인님만을 사랑하는...♡ 주인님만의 암컷이 되겠습니다...♡”

빠져나간 남편과의 추억의 자리에, 짐승이 주던 쾌락이 채워져 나간다.

“저는 한 마리의 짐승♡ 한 마리의 암컷♡ 주인님만을 따르는, 충실한 노예...♡”

이것이야 말로, 자신이 찾던 진정한 행복.

“주인님만을 따르겠습니다♡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은, 바로 주인님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남편, 지위, 돈, 권력... 주인님을 따르는 행복에 비한다면, 그 모든 것은 하찮은 것일 뿐...♡”

이 행복을 위해서라면, 이제 그런 열등한 남편 따위는 어찌되든 상관없다.

“저 세레스에게 주인님을 따르는 행복을♡ 이 라디아에 짐승이신 주인님의 올바른 지배를♡”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굴복한 암컷으로서의 행복.

“우월한 수컷이신 주인님이야 말로, 저와 이 도시의 지배자로 걸맞으신 분...♡”

그 행복함에 휩싸여, 주인의 발굽이 달린 발에 입을 맞추는 세레스.

수컷 짐승에게 굴복한 암컷이 그 수컷에게 전하는, 복종의 맹세였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전한 후, 세레스는 뒤로 누워 마치 개처럼 배를 보이며 수컷을 향해 외쳤다.

“그러니...! 부탁 드립니다! 주인님♡ 저 세레스에게, 주인님의 진짜 암컷이 되는 영광을 주시길♡ 저의 고향 라디아를, 주인님이 지배하는 짐승의 도시로 만들어 주시길♡”

언어를 통해 전하는, 암컷의 진심이 담긴 간곡한 부탁.

귀족으로서의 위엄 따위는 없는, 암컷으로서의 올바른 태도를 본 다른 암컷들이, 감동에 차올라 자신들의 음부에서 암컷의 즙을 흘린다.

암컷들 사이에 왕처럼 앉아 세레스를 내려다보는, 암컷들의 지배자.

그 지배자가, 흉악한 말자지를 불끈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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