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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274화 (275/749)

Chapter 274 - 251화 - 이러면 할 수 밖에 없잖아! (3)

“후우... 니네는 이런 거 피지 마라...” “어머? 알겠습니다. 주인님.” “엇, 아, 아냐. 그냥 혼잣말 이었어.”

내 혼잣말에 반응한 하녀 가축에게 고개를 흔들자, 메이드복을 입고 있는 하녀가 고개를 끄덕인 후 내게 임시로 재떨이로 쓰고 있는 그릇을 내민다.

세실리아를 만나는 날이기도 해서, 세레스와 함께 영주성에 마약을 처리하러 온 지금.

마약은 세레스에게 맡기고, 나는 준비 중이라는 세실리아를 기다리며 방에서 다시 담배를 빨고 있었다.

“근데... 흐음...”

오랜만에 담배를 만난 건 좋다 치는데, 이거 참...

거울에 나타난 담배를 물고 있는 몬스터의 모습. 이게 진짜 나라고?

세상에, 실화냐... 이제 익숙해진 내 말 대가리가 담배 하나로 이렇게 어색해지다니...

두꺼운 목에 핏줄이 꿈틀거리고 있는 말 대가리가 담배를 빨고 있는걸 보니, 왠지 현실감 없는 불량함과 공포가 느껴져서 내가 아닌 것 같아!

퀭한 눈으로 담배를 꼬나 물고 있던 폐인은 어디 갔지? 어디로 갔냔 말이야!

물론 방구석 폐인 시절 모습도 원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뒷골목의 지배자 같은 느낌을 원했던 것도 아니라고!

미치겠네... 길에서 이런 모습으로 돌아다녔다간, 라디아에 갓 왔을 때 느낀 충격과 공포의 시선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겠는걸.

그냥 오랜만에 담배 맛이나 보려고 한 건데... 이거, 그냥 안 피는 게 좋겠지?

“세마 오빠! 왔어? ...어? 담배네? 어디서 구한 거야?”

체육복 같은 느낌의 간편한 옷을 입은 세실리아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더니, 내가 물고 있는 담배를 보고 신기하단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오, 아네? 본 적 있어?” “예전에 어떤 귀족이 피는걸 한 번... 근데, 어디서 구한 거야?” “내 집 지하에 이전에 살던 범죄자 놈들이 남기고 간 마약이 있더라고. 그 사이에 술이나 담배 같은 게 같이 있더라.” “마약!? 라디아에서!?” “지금 세레스가 조사 중이야. 듣기론 라디아를 물류 창고로 쓴 것 같다고 하던데...”

마약이 돌아다닌 다기엔, 라디아의 분위기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지.

무엇보다 라인하르트 왕국은 마약 같은 것엔 꽤나 엄격해서, 왕실의 입김이 거의 안 닿는 외곽 도시들도 마약은 쉽게 보지 못한다고 하니까.

그런 왕국에서 그 정도로 많은 마약을 가지고 있었다니... 독사의 송곳니 이놈들, 정말 단단히 미친놈들 이었구나... 상남자 들이었어 아주.

“뭐, 불법인 마약은 당연히 처분해야겠지만, 담배나 술은 불법은 아니잖아? 그런 건 발견한 내 물건들이 돼서, 한 번 맛이나 보자 하고 피워 본거지.” “헤에... 하긴, 소유자가 없는 물건은 발견한 사람이 가지는 게 당연하니...” “푸흐흐. 근데 안되겠다 이거. 내가 봐도 담배 피는 모습이 너무 흉악해 보이네. 그냥 돈 주웠다 생각하고 처분해야겠어.”

마지막 한 모금을 빨아들인 후, 하녀 가축이 들고 있는 재떨이 그릇에 담배를 비벼 끄면서 연기를 내뿜는다.

그런 내 모습을 마치 관찰하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세실리아가, 콧소리와 함께 묘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다가왔다.

“흐응~. 뭐, 딱히 흉악해 보이진 않는데?” “응? 그래?” “응. 오히려 뭔가 남자다운 느낌이 난다고 할까...”

...담배 피는 모습에서 남자다운 느낌이라니. 너무 꼴마초 같은 감상 아니야?

“그, 그래? 그보다 세실리아. 담배 연기 매울 텐데, 너무 가까이는...” “생각보다 맵진 않아. 처음 보는 하녀도 옆에 멀쩡히 있잖아? 그냥 좀 강한 향초 같은 느낌인데...”

여기 있는 하녀는 재떨이를 들어 주겠다며 꾸역꾸역 따라와서 데리고 있는 건데...

근데, 내 음수들도 그렇고... 처음 보는 여자들이 싫어하지 않는 걸 보면 에센티아의 담배는 뭔가 좀 다른 걸까?

피워 본 나는 그냥 독특한 향이 좀 베여있는 담배 연기 같은데... 잘 모르겠네 이거.

“뭐 아무튼, 그냥 팔기엔 좀 아깝지 않아? 나중에 팔더라도 잠깐은 즐겨 봐. 그거 제법 비싼데다 쉽게 구하진 못하는 거라고 들었거든. 그리고 이왕 생긴 거 나도 좀 주고.” “뭐, 뭐라고...!? 여자애가 담배라니!? 떼엑! 안돼! 세실리아!” “응!? 왜!? 여자인게 뭐 어때서!?” “여자애가 무슨 담배를 과자 달란 것처럼...? ...어...?”

순간 내 안의 씹꼰대 유교 마인드가 깨어나 세실리아를 야단치자, 내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이 세실리아가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아니, 그래도 세실리아 같은 어린 여자애가... 응? 잠깐 있어봐.

분명, 여자가 담배 피면 안 된다는 생각은 임신 때문에 특히 몸에 안 좋아서... 인데...

그거, 그냥 교회에서 치료받으면 땡인 에센티아에서 의미가 있나?

여자가 담배 피면 보기 안 좋다는 건, 그냥 구시대적인 꼰대 마인드일 뿐이고... 어라? 말릴 이유가 없네?

“...그러네. 생각해보니 딱히 상관 없구나.” “뭘 생각했길래... 담배 정도는 귀족이면 한 번쯤은 피워는 봐. 옛날 국왕 중에 담배 연기를 하도 싫어하던 국왕이 있어서 조심하던 게 여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뿐이지.” “그, 그래? 그건 몰랐네...”

죄짓는 건 아니지만 옛날부터 이어진 분위기 때문에, 그냥 소수 귀족들이 조용히 즐기고 있을 뿐이란 건가...

그러고 보니 내 음수들이, 내가 담배 피는 걸 보고 뭔가 떠올린 것 같았지?

그러면 그냥 가지고 있는 것도 나쁘진 않겠는걸. 그냥 애들 보는 앞에서 안 피도록 조심하면 되겠어.

“언제 한 번 피워보겠지 하고 있었는데, 오빠가 피는 걸 보니 궁금해졌어... 그래도 일단, 지금은 훈련부터 하러 가자!“ “푸흐흐. 그래. 가자. 어제 레오랑은 즐거웠어?” “아 짜증나! 들어봐 오빠! 레오 그 허접이 진짜...!”

분위기를 전환할 겸 어제 만났을 레오에 대해 묻자, 표정을 찡그리며 내게 팔짱을 끼는 세실리아.

훈련장을 향해 나와 사이 좋게 걸어가는 동안, 세실리아는 기다리고 있었단 듯이 자신의 약혼자에 대한 짜증을 내뱉기 시작했다.

약혼자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기엔, 너무나도 분노와 짜증으로 가득한 세실리아의 얼굴.

훈련장에 도착해 내 주먹이 세실리아의 자궁을 때려준 그제서야, 세실리아의 얼굴은 행복함으로 물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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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아...♡ 상쾌해...♡ 역시 수컷은, 이런 식으로 암컷을 복종시키는 거친 면이 있어야지♡ 오늘도 좋았어♡ 세마 오빠♡”

벤치에 앉아, 상쾌한 표정으로 내 팔에 팔짱을 낀 채 땀에 젖은 얼굴을 비비는 세실리아.

오늘도 배가 푸르스름해질 정도로 얻어맞았는데도, 그 표정은 너무나도 행복한 암컷 그 자체다.

날이 갈수록 주먹질이 강해지고 있는데... 이거 날이 갈수록 세실리아의 내구력이 올라가는 느낌인걸? 푸흐흐.

“큭큭. 말정액은 안마셔도 되겠어? 몸이 지쳤으니 회복시켜 줘야 하지 않아?” “뭐어... 지금, 목이 좀 마르긴 한데...♡”

자신의 처녀를 빼앗아 간 몬스터의 말자지에게 사랑스럽단 눈빛을 보내며,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는 세실리아.

그 표정엔, 처녀를 빼앗긴 분노나 흉악한 크기에 대한 두려움 따윈 보이지 않는다.

엊그제 그런 거친 첫 경험을 한 주제에, 이젠 제법 요염함까지 담기기 시작한 세실리아의 얼굴.

바지 밖으로 튀어나와 꿈틀거리는 녀석을 쿡쿡 찌르면서, 세실리아는 즐겁다는 듯이 키득거렸다.

“어차피, 오늘도 엄마랑 같이 교미할거잖아? 조금 기다렸다가 엄마랑 같이 즐겨야지♡”

첫 경험에서 세레스의 폭유를 빨았던 경험 때문일까?

세실리아는 이전의 꾸며낸 듯한 귀족 영애의 태도를 접고, 세레스를 친근하게 엄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푸흐흐... 어머니랑 그런 사이 좋은 모습. 나쁘지 않아 세실리아.

이제 같은 음수가 될 테니, 사이 좋게 지내 줘야지.

그런데, 이따가 같이 즐긴다라... 아직 세레스는 마약 관련 처리로 바쁘려나?

“거기, 메이드 양? 가서 세레스한테 얼마나 남았나 물어봐 줄래? 세실리아가 기다린다 말해주고.” “알겠습니다. 주인님♡”

이젠 당당히 훈련을 안에서 지켜보고 있던 하녀 가축을 부르자, 메이드복이 근사해 보일 정도로 훌륭하게 고개를 숙인 후 세레스를 부르러 훈련장을 빠져나갔다.

하녀 가축을 보내고 잠시 세실리아를 쓰다듬고 있다가, 문득 다시 한 모금 생각이 나서 벗어둔 겉옷에서 담배를 꺼낸 나.

케이스에서 담배를 꺼낸 후 리즈벳이 준 마도구로 불을 붙이는 내 모습을, 세실리아는 흥미롭단 듯이 계속 지켜보았다.

“후우으... 운동하고 나서 한 모금도 괜찮네...” “...오빠! 나도 한번 피워볼래” “푸흐흐. 그래. 어디 한 번 빨아 봐.” “후으읍... 후아...”

콜록거리는 첫 담배 경험을 예상했건만, 세실리아는 생각보다 능숙하게 내가 내민 담배에서 한 모금 빨아들인 후 연기를 내뿜었다.

어... 뭐야. 왜 기침 안해?

정말 에센티아 담배는 뭐가 틀린 건가?

“하아... 이런 거구나. 나쁘지 않네...” “목 안 따가워? 세실리아? 처음엔 기침하기 마련인데...” “피워보니 살짝 매운 느낌은 나지만, 기침할 정도는 아닌데? 향도 제법 괜찮은 것 같아.”

이건 담배가 다른 거야? 아니면 에센티아 인간들의 몸이 달라서 그런 거야?

인간이 아닌 몬스터의 몸이다 보니 가늠이 되질 않네.

“흐음... 그래? 그럼, 나중에 좀 가져다 줄게. 중독될 수도 있으니 너무 많이 피진 말고...” “풋. 마약도 아닌데 담배가 무슨 중독이야.”

제 상식으론 준 마약이거든요 이거. 에센티아는 다른 것 같지만.

“그래도 적당히 피워야지. ...음. 생각해보니 재떨이가 없네...”

화기애애하게 세실리아와 담배 한 개비를 나눠 피면서 대화를 나눈 뒤, 끝자락만 남은 담배를 든 채 머리를 긁적였다.

재는 그냥 벤치 옆에 툭툭 털었지만... 꽁초는 어쩌지?

“어차피 돌 바닥인데, 훈련장 바닥에 비벼 꺼도 되겠지?”

그렇게 불씨가 남은 꽁초를 든 채 고민하던 도중, 세실리아가 내 팔을 조금씩 당기는 게 느껴졌다.

왜 그러나 싶어 쳐다보자, 뭔가 묘하게 붉은 홍조를 띄운 채 입을 우물거리는 세실리아.

곧, 세실리아는 내게 방긋 미소를 짓더니...

“...아~♡”

꽁초를 가리키며, 자신의 입을 벌려 혀를 내밀었다.

...뭐... 라고? 이거...

말로만 듣던... 인간 재떨이...!?

“......” “...으흣...♡”

황당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도중, 내 손이 세실리아의 혀를 향해 담배 꽁초를 가져다 지져버렸다.

뭐지 이거? 너무 생각지도 못한 모습을 만나서 그런가!? 나도 모르게 몸이 움직였어!?

아, 아니 이건...! 그렇게 혀를 내밀어 버리면, 나도 모르게 해버릴 수 밖에 없잖아!? 세실리아, 괜찮은거야!?

세상에, 뭐야 너. 왜 표정이 이렇게 즐거워 보여!?

네 혀에, 담배가 지져지고 있다고!?

“...퉷, 퉷...! 으엑, 뭐야. 생각만큼 느낌이 오진 않네... 퉤엣” “으아!? 세실리아. 혀 괜찮아!? 나도 모르게 가져다 대버렸는데!?” “히힛...♡ 왠지 기분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내밀어 봤는데... 혀에 닿는 느낌은 그냥 그렇네. 뭐, 왠지 모르게 만족스럽긴 하지만...♡”

담배 재를 닦아낸 후, 세실리아는 나를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듯이 미소를 짓는다.

본인이 원하던 고통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의 혀를 재떨이로 쓴 것이 제법 만족스러워 보이는 세실리아.

사람으로서 차마 하면 안될 짓을 한 것 같은데, 미소 짓는 세실리아의 표정을 보니 색다른 감정이 가슴에서 새어 나온다.

여자를... 아니, 암컷을 도구처럼 써버린, 이 색다른 경험.

나는 미소 짓고 있는 세실리아를 바라보면서, 알 수 없는 감정에 이끌려 입꼬리를 올릴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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