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97 - 272화 - 거슬리는 방해물들! (2)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게 부모의 마음이라고 했던가.
“...그래서, 내가 일을 그만둬야 할 것 같아...”
근데 아무리 그렇다 해도 이건 좀 아니지. 안 그러니 리안나 아들?
하... 세상에. 설마 이런 상황에 부딪치게 될 줄이야.
하필이면 아직 어린 리안나의 아들이 그런 상황이라니. 골치 아프네 이거.
지금 리안나는, 그냥 아들이 좀 아프고 남편이 집에서 밥이나 하라고 갈구는 건 줄 알았는데...
아직 아들보다 날 선택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닌데. 이 일을 어쩐다?
“안돼 누나! 누난 내 암컷... 아니, 내 전용 코디인데!” “미안해. 세마야. 하지만, 지금 내 상황이...” “그 상황. 까짓거, 내가 해결해 줄게!”
어떻게든 리안나를 붙잡기 위해, 아무렇게나 내뱉은 말.
말하자마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 까짓거, 그냥 내가 해결해 버리면 되잖아?
어차피 리안나를 내 음수로 만들려면 이리저리 얽히게 될 텐데. 고민해결 컨셉으로 가면 되지?
아들이 괴롭힘 당하고 있다고? 이 좆만한 꼬맹이들이 못된 것만 배워서 말이야.
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그런 꼬맹이들 참교육 하는 덴 깡패들 고용해서 삼촌행세 부탁하는 게 직빵이라고 했었지?
삼촌행세는 안되겠지만, 내 근육이라면 그런 협박은 충분히 가능이지.
“어? 그런... 세마 네가 그럴 것 까진...” “아니. 누난 나한테 맡기고 세실리아 옷이나 잘 만들어 줘. 조금 시간을 주면 내가 꼭 해결해 줄 테니까.” “어? 어?” “이런 일은 부모가 나서봤자 해결이 안돼. 오히려 상대편 부모까지 나서게 되면 골치만 아프게 될걸? 나한테 생각이 있으니 누난 나만 믿고 있어 봐.”
리안나의 어깨를 붙잡으며 말하자,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는지 당황하는 리안나.
잠시 고민하는 것처럼 멍하니 날 쳐다보더니, 우울함이 느껴지던 얼굴에 웃음을 띄웠다.
“아하하... 정말... 이렇게 나설 정도로 내 옷이 맘에 든 거니?” “물론! 누난 이미 평생 내 전속 디자이너가 되는 걸로 결정되어 있다고. 아무데도 못 가!” “이 정도로 열성적인 후원자는 처음인데... 후후. 세마도 참...”
암. 열성적이다 못해 아예 자기 전용 암컷으로 만들려는 후원자는 내가 처음 아니겠어?
가지지 못한 다면 부숴버리겠어... 가 아니라.
기껏 해봐야 꼬맹이들 괴롭힘인 만큼, 협박 좀 하고 안되겠다 싶으면 좀 패고 하면 해결되지 않겠어?
그렇게 아들의 왕따를 해결해 주다가, 리안나가 점점 내게 빠져들게 만드는 거지. 큭큭...
이런 간단한 일로 리안나를 얻을 수 있다면,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
남을 괴롭히는 새끼들은 나이랑 상관없이 멀쩡한 놈이 없지. 뒤졌어. 아주 그냥 아작을...
“...혹시나 해서 말인데, 폭력을 쓰거나 하면 안 된다?” “어? 무, 물론이지! 애들한테 내가 폭력을 쓰겠어?” “갑자기 문신까지 새겨서 어린애들한텐 세마 네 모습이 좀 무서울 텐데...” “아하하... 걱정 마. 애들을 협박하거나 하지 않는, 아주 기똥찬 아이디어가 있으니까 말이야.” “후훗... 그래. 그럼 남편이랑 얘기해 볼게... 고마워. 세마.” “으, 응... 세실리아 옷. 잘 부탁해...”
...이거 어쩌지? 폭력도 협박도 못쓰게 생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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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 애새끼들이 못돼 처먹은 것만 배워선...”
리안나에게 호언장담을 하고 나서 3일 뒤.
리안나의 남편은 좀 거북한 듯 거절하려고 하더니, 리안나의 간곡한 설득에 마지못해 허락을 해 주었다고 한다.
거 도와준다는데 고마워하진 못할 망정... 하여간 맘에 안 들어. 리안나 남편.
뭐 어쨌건, 일단 폭력도 협박도 쓰기 애매하게 되었기에, 가축들과 함께 리안나 아들의 주변 조사를 시작했다.
리안나를 쏙 닮아, 남자라고는 믿기지 않는 귀여운 외모를 가졌다는 리안나의 아들. 모렌 디노.
디노에 대한 괴롭힘의 원인은 뭐... 별거 없었다.
반짝이는 붉은색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여자애 같다는 외모.
그리고 어디서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디노의 엄마인 리안나가 부끄러운 옷을 만든다는 아이들 사이에서의 소문.
자신의 엄마를 놀리는 아이들에게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하는, 내성적인 성격.
하필이면 디노가 다니는 학원이 돈 많은 평민과 귀족 자제들이 다니는, 꽤 좋은 학원이란 점까지.
차라리 주변에 그냥 평범한 평민 아이들만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못한 디노의 상황은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아이들의 먹잇감이 되기에 딱 좋은 상황이었다.
그 잘나가는 아이들 중심에 있는 게, 하필이면 신분 사회에서 거역하기 난감한 귀족 자제란 점이 더더욱.
리안나가 평민 중에서도 제법 상류층이란 점이 독이 되어 버렸네. 아이고...
아들한테 좋은 교육 시켜주겠다고 비싼 학원 보내놨더니 말이야.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겠지?
“어이가 없네. 꼬맹이들이 벌써부터 못된 것만 배워서는.” “리안나가 나섰어도 해결은 힘들었겠네. 주인님이 맡은 게 다행일지도?”
내 말이 그 말이야. 리즈벳. 세실리아.
어린애들 이지만 귀족 집안 출신이 섞여있는 것 때문에 리안나가 나서도 어찌 할 순 없었겠지.
리안나도 아는 귀족 정도는 있겠지만, 이런 꼬맹이들 일을 부탁하기도 힘들 거고...
...아 씨. 생각하니까 짜증나네. 이 건방진 새끼들. 디노 얜 둘째치고 감히 리안나를 헐뜯었겠다?
최대한 그 대가를 치르게 해 주고 싶은데... 폭력도 협박도 쓰지 않고 어떻게 해야 하지?
“어쩐다아... 그냥, 부모들을 잡고 탈탈 털어버릴까?”
애들은 손대지 않기로 했지만, 부모 쪽은 뭐 딱히 상관없잖아?
어린 자식들의 잘못은 부모가 감당해야지. 그냥 부모 쪽을 패서 애들 앞에 던져버리면...
“음... 그것도 리안나 귀에 들어가면 별로 좋아하진 않을걸요?” “그런가? 으음... 내가 그냥 붙잡고 말하면 들으려나...”
하긴. 클레아 말대로, 지금 리안나는 내가 폭력을 썼다고 하면 난감해 하겠지.
그럼 남은 건 어떻게든 괴롭히지 말라고 좋은 말로 다독이는 건데...
...내 눈 앞에서 수컷 꼬맹이들이 깝죽거리기라도 하는 순간, 바로 주먹이 날아갈 것 같단 말이야?
왠지 모르게 그럴 거란 확신이 들어. 내가 이렇게 어린 애들을 싫어했었나? 으음...
“...저, 주인님. 주인님과 음수 님들께 제시할만한 의견이 있는데요...” “응? 뭔데?”
성인용품점에서 날 가장 먼저 만났던 바니걸 가축. 루나.
디노와 주변 아이들의 뒷조사를 맡겼던 그녀가, 뭔가 할말이 있는 것처럼 손을 들었다.
“...그, 이건 먼저 음수님들께 여쭤보고 주인님께 말씀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응? 뭐, 그래. 상관없어.”
무슨 의견이길래 내 음수들에게 먼저 물어보겠단 걸까?
마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모인 내 음수들에게, 무어라 작게 속삭이는 루나의 모습.
특히 세실리아에게 무어라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 뭐지?
“...아핫♡” “그래? 쿡쿡...♡ 그렇단 말이지?” “어머나♡ 그것 참...♡”
무어라 말하던 루나의 말을 들은 내 음수들의 표정에, 사악한 웃음이 피어 오른다.
뭔가 재미난 것을 발견한 듯한, 기대감이 담겨있는 사악한 웃음.
루나가 이야기를 끝낸 것처럼 굽혔던 허리를 펴자, 머리를 맞대고 있던 내 음수들이 자리로 되돌아와 루나를 칭찬하기 시작했다.
“아주 좋은 정보야♡ 루나♡” “아핫♡ 미리 훈련해 둬서 다행이네♡ 딱 좋아♡”
리즈벳과 세실리아가, 루나를 칭찬하며 손가락을 까딱거린다.
“후후...♡ 도대체 어느 정도길래, 보고 온 아이가 이런 의견을 내게 만드는 걸까?” “그렇다면... 역시 비슷한 연령대인 리즈와 세실리아만 움직이는 게 좋겠는걸요?”
클레아와 세레스가, 벌써 뭔가를 기대하는 것처럼 눈을 반짝인다.
“뭐야, 뭐야? 여자들끼리만 즐거워하지 말고 나도 좀 알려줘.“ “...괜찮겠지? 지금 주인님이라면?” “으음... 아마 괜찮을 것 같기도 한데...”
바로 알려줄 줄 알았는데, 갑자기 다시 머리를 맞대고 무언가 의견을 나누는 내 음수들.
...도대체 뭐길래, 이런 반응들을 보이는 거지?
“...후후, 그건 말야. 오빠...♡”
곧 내 음수들에게서, 공포스러운 아이디어가 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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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정말 싫어? 오늘 안 가볼 거야?” “싫다기 보단... 잠깐 생각을 좀 해보잔 거지...” “뭐 어때? 주인님한텐 엄마랑 클레아 언니도 있는데. 그냥 확 질러버려 오빠.”
그리고 또다시 다음날.
내 양쪽에 달라붙은 리즈벳과 세실리아가, 아쉽다는 듯이 날 유혹한다.
뭣하면 패서라도 버릇을 고쳐주겠다고 생각하던 나였지만, 내 음수들의 이번 아이디어는 으음...
그렇게까지 한다고? 란 느낌이 들어서, 쉽사리 허락의 말이 나오질 않는걸.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너무 불쌍하잖아... 아니, 불쌍한 게 아니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건가?
뭐가 어쨌건, 내가 암컷을 얻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이란 느낌이라서... 크흠...
...아무래도 아직 내 양심이 죽지 않은 모양이야. 괜히 안심이 되네 이거.
“아직 시간은 있으니까. 오늘 하루는 몬스터나 좀 잡으면서 고민을 해보자.” “흐응... 뭐, 어쩔 수 없네. 디노가 불쌍하지만, 주인님이 결정할 때까지 기다려야지.” “분명 오빠도 즐거울 텐데~. 아아~. 디노... 지금도 괴로울 텐데, 구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너희들, 지금 일부러 재촉하는 거지?
푸흐흐...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고민을 해볼 거야. 아직 애들이니까.
음... 근데, 왜 길드 관리소가 이렇게 소란스러운 것 같지?
“...아! 세마 씨! 다 같이 계시네요. 마침 잘 오셨어요!” “응? 세라. 왜 그렇게 당황하고 있어? 그리고 사람들이 왜이리 모여있...” “히어로 이터에요! 지금, 라디아 남쪽으로 약 5km 떨어진 지점에서 나타났다고 해요!”
다급한 세라의 목소리에, 나에게 조르는 것처럼 매달리고 있던 두 사람을 포함해 우리 짐승들의 움직임이 굳는다.
생각지도 못하고 있던 히어로 이터의 이름을 들은 순간, 잽싸게 말보르기니 형태가 되어 내 암컷들을 태웠다.
내 등에 올라탄 음수들의 표정에 미소가 서린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나는 내 음수들을 떨어트리지 않게 천천히 히어로 이터를 향해 달려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