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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306화 (307/749)

Chapter 306 - 281화 - 더욱 더 하드해지는 음수들의 작업! (2)

“야 디노~. 오늘은 올 때도 그 누나들이랑 같이 왔더라?” “너, 그 누나들이랑 친하냐?”

학원에서의 쉬는 시간. 디노에게 어깨동무를 하면서 친근한 척 다가온 라울과 그 무리들.

평소엔 괴롭히는 때가 아니면 다가오지도 않는 주제에. 이런 식으로 태도를 바꿀 수가 있다니...

이 상식을 벗어난 뻔뻔함에, 디노는 조금 표정을 찡그릴 수 밖에 없었다.

‘누나들이 말해준 대로네...’

학원으로 오던 도중, 자신에게 미리 이런 상황에 대해 귀띔해 주었던 리즈벳과 세실리아.

두 사람의 그 조언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표정을 찡그리는 정도로 끝내진 못했을 것이다.

그 조언에 따라, 라울 무리에게 대답하려던 도중...

‘...누나들, 정말... 괜찮을까?’

무언가 불쾌한 기분이 새어 나와, 디노는 선뜻 그녀들이 알려준 대로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지금처럼 자신들에 대해 묻는 다면, 굳이 얼버무리려 하지 말고 잘 대답해준 뒤...

자신들에게 데려오라고 하던, 그녀들의 말을.

“야. 왜 말이 없어? 그 누나들이랑 친하냐고?” “...그래. 친해.”

이놈들과 그 누나들을 만나게 하다니, 그것이 너무나 싫고 불쾌하다.

자기를 괴롭히는 이 녀석들에게, 그 누나들을 건네주는 것 같은 불쾌함.

그 누나들을 만난 지 이제 겨우 이틀째인데. 왜 이런 불쾌한 기분이 드는 걸까?

그 이유를 모르는 디노는, 주먹을 쥐며 그 불쾌함을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야. 잘됐네? 우리도 그 누나들이랑 친해지고 싶거든? 친구끼린데 좀 소개시켜 줄 수 있지?” “......알았어.”

짐승들이 알려준, 황홀한 쾌락의 입구를 맛본 디노.

아직 남아있는 수컷의 자아가, 그런 색다른 쾌락을 경험시켜 준 암컷들에게 매료되어 묘한 소유욕을 느끼고 있었지만...

하지만, 디노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녀들에겐, 자신은 그저 아는 사람의 아들일 뿐이란 것을.

여자 같은 외모를 가진 자신은, 자신의 옆에 있는 이 양아치 같은 놈들보다 수컷으로서의 매력이 없다는 것을.

지금은 그냥 누나들이 말했던 대로, 이 녀석들에게 누나들을 소개시켜 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그것들을 잘 알고 있기에, 불쾌한 감정을 참으며 이 녀석들에게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푸훕. 그래. 말 나온 김에 오늘 부탁한다?”

피식 웃으며 자신의 어깨를 두드린 후, 멀어지는 라울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

“큭큭. 계집애 아니랄까 봐. 아무 말도 못하는 것 좀 봐.” “그 누나들 모험가 같던데. 라울 너희 가문 전속 모험가로 고용하는 게 어때?“ “야. 라울. 잘되면 나도 그 누나들 친구 소개 좀 시켜줘!”

마치 들으라는 듯한 비웃는 목소리에, 몸이 떨리고 분한 감정이 솟아오른다.

안쓰럽게 여기지만 나서진 않는 주변의 시선이, 너무나도 수치스럽다.

언제까지 이런 시선을 견뎌야 하는 걸까.

누나들은 괜찮다고 했었지만, 정말 이대로 저 녀석들을 만나게 해도 괜찮은 걸까?

그런 생각들을 이어나가며, 교실을 나가는 라울 무리를 째려보는 디노였지만...

그런 디노는 물론이고, 웃으며 떠드는 라울 무리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자신들은 지금, 그녀들을 걱정하거나 욕정을 가질 만한 상황이 아니란 것을.

매혹적인 암컷처럼 느껴지는 그녀들은 사실, 자신들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는 짐승이란 것을.

이 불쌍한 수컷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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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술 마실 줄은 아니?” “마침 우리가 아는 여자들이랑 모임이 있는데~. 우리랑 친해지고 싶으면, 같이 가지 않을래?”

가벼운 생각으로 작업을 건 라울은, 순식간에 진행되는 상황에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뭐야. 존나 쉽잖아 이 년들?’

라디아 안에서 나름 잘나가는 귀족 집안에 태어나, 모자란 것 없이 살아온 건방진 수컷 라울.

한참 성욕이 끓어오르는 나이대인 라울에게 눈 앞의 두 여자는, 디노와 함께 다니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암컷들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감히 디노 주제에 이런 여자들이랑 다니다니... 건방진 자식.’

어지간한 여자들보다 예뻐 보일 정도로 곱상하게 생긴 디노.

처음 만났던 날, 라울은 그런 디노에게 첫눈에 반해 자신도 모르게 접근해 버렸었다.

며칠 동안 디노의 성별을 모른 채, 이성으로서 디노와 가까워 지려고 노력하던 라울.

만약 디노의 성별을 조금 더 늦게 알았더라면, 귀족인 자신이 정말 큰 창피를 당했을 것이다.

자신의 착각으로 생긴 그 굴욕적인 감각.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 이 건방진 귀족 자제는, 딱히 원한도 없는 디노를 그때부터 악착같이 괴롭히게 되어버렸다.

‘계집애 같은 너한테, 이 여자들은 너무 아까워.’

그런 그에게, 리즈벳과 세실리아 같은 암컷들이 디노와 함께 있는 모습은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모습이었다.

디노에 대한 괴롭힘이 반, 저절로 발기되어버릴 정도로 고혹적인 두 암컷의 모습이 반.

아직 경험은 없지만, 라울은 오늘 동정을 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가볍게 리즈벳과 세실리아의 함정에 발을 올려버렸다.

“여기 2층. 가볍게 요리랑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이거든~.” “맥주 정도면 가벼우니까. 그 정도는 마실 수 있지?” “하하. 누나들. 저희도 술 정돈 마실 수 있거든요?” “쿡쿡... 그래?”

키득거리며 웃는 두 사람의 표정에, 기대감에 차있는 수컷들이 마음이 동요한다.

‘하 씨... 존나게도 꼴리네 이년들...’ ‘시발... 친구들이란 년들도 다 이런 년들 일려나?’ ‘친구 잘 둔 덕에 나도 섹스란 걸 해보는구나... 시발 섹쓰으!’

그저 눈 앞에 보이는 여자들의 노출된 육체에, 침을 삼키며 흥분할 수 밖에 없는 불쌍한 수컷들.

자신들이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는 동물마냥, 암컷들을 뒤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자. 디노. 너도 올라와야지?” “......네에.” “...칫.”

디노의 손을 잡아 이끄는 두 여자를 지켜보며, 라울은 조용히 혀를 차며 디노를 노려보았다.

‘그래. 뭐... 오늘은 그냥 소개받는다 생각하고...’

굳이 디노에게 함께 가자며, 디노를 데리고 온 리즈벳과 세실리아.

저 둘과 디노가 아직 더 가까운 만큼, 굳이 데려오겠다는 두 사람을 말릴 순 없었다.

조금 짜증나긴 하지만, 그래도 상관은 없다.

어차피 이제 곧, 디노는 저 여자들을 자신에게 빼앗기고 질질 짜게 될 테니까.

모험가로 보이는 두 사람이니, 자신이 귀족이란 것을 알게 되면 머리를 굽실거리게 될 터.

디노 따위는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은 이제 시작될 술자리에서의 대화나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저 여자들... 우리 가문 전속 모험가로 고용하면, 디노가 무슨 표정을 지으려나?’

괴로워하는 디노의 표정을 떠올리면서, 라울은 그렇게 홀스 호프라는 주점에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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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누나. 저 귀족이거든요오? 저희 집안 전속 모험가가 되며언...” “쿡쿡. 그래?”

“헤에... 누나는 이름이 뭐에요?” “후후. 너 그 질문 몇 번째니?”

“누난 남자친구 있어~? 혹시 나랑...” “글쎄~. 어쩔까?”

홀스 호프의 가장 큰 테이블에서, 남녀 12명이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한 잔도 채 마시지 않았는데, 벌써 인사불성이라도 된 듯이 혀가 꼬여있는 남자들.

아직 어려 보이는 그 남자들이, 노출이 과한 옷을 입은 여자들을 향해 어설픈 작업을 걸고 있었다.

“......”

그리고 이 12명 이외에, 리즈벳과 세실리아 사이에서 들러리처럼 끼어있는 디노.

자리가 없어 리즈벳과 세실리아 사이에 간신히 끼어 있는 디노는, 맥주를 마시는 주변과는 달리 혼자 조용히 주스를 마시고 있었다.

“......하아씨. 디노, 이 새끼...”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처럼, 디노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라울.

손에 든 맥주가 비워지지도 않았는데, 라울의 모습은 이미 훌륭한 만취 상태였다.

“...뭐, 뭔데...” “야아. 하필 앉아도 거기 앉아야겠냐아? 이 시발 분위기도 못 읽는 새...끼...”

- 덜커덩!!

“...어, 어!?”

말을 하던 도중, 몸이 기울어지며 그대로 넘어지는 라울.

자신을 부르는 라울에게 긴장하고 있던 디노의 표정이, 놀라 굳어버렸다.

그 라울이 쓰러지자, 약속이라도 한 듯 다 같이 엎어지는 라울의 친구들.

테이블 위에 쓰러진 6명의 수컷을 바라보며, 두 음수와 그 음수들을 따르는 가축들이 미소를 지었다.

“분위기를 못 읽는 건, 어느쪽 이려나~?” “킥킥♡ 병신들...♡”

쓰러진 수컷들을 비웃는 것처럼, 즐겁게 키득거리는 짐승들.

마치 쓰러질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가축들이 일어나 수컷들에게 다가간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리즈벳과 세실리아를 번갈아 보며 살피는 디노.

“어, 어어...? 저, 누나들...?” “...자. 디노♡” “네가 좋아할만한, 재미난 걸 보여주도록 할게♡”

아무것도 모르는 디노를 바라보면서, 두 짐승이 사악하게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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