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09 - 284화 - 가족을 생각하는 욕구불만 유부녀!
“...하아...”
디노가 음수들에게 이끌려, 마왕성의 지하에서 라울 일당에게 오싹한 복수를 한 날의 아침.
아들과 함께 마왕성으로 출근을 하던 도중, 리안나는 어젯밤 남편과의 잠자리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오랜만의 섹스였는데...’
최근 어긋나기만 하던 남편과의 관계. 그 때문에 한동안 부부의 관계는 없었다.
거기다 이젠 여차하면 자신만의 집처럼 사용할 수 있던 가게도 없어, 자위도 만족스럽게 하지 못했던 최근의 생활.
그런 생활을 보내던 만큼, 분위기가 부드러워진 부부간의 관계를 무척이나 기대했지만...
‘...내가 너무 커다란 딜도에 빠진 걸까...?’
그런 기대가 허무해질 정도로, 남편인 다리오의 성기는 리안나에게 전혀 쾌감을 주지 못했다.
열심히 허리를 흔드는 다리오였지만, 그런 남편의 성교에서 느낀 것이라곤 손가락보다 못한 것처럼 느껴지는 허무한 감각뿐.
자신이 잘 조이면 무언가 다를 것 같았지만, 그렇게 질을 조이니 돌아온 것은 다리오의 사정이었다.
자신은 쾌감은 커녕 기분만 불편해 졌는데. 한 번의 사정으로 만족스럽다는 듯이 바로 잠들어 버리다니.
숨겨두고 있던 딜도 들이 생각나면서, 가슴속에 무언가 쓸쓸한 감정이 자리잡아 잠들 수 없는 밤이었다.
‘...아니, 오히려 딜도들보다 더 아른거리던 건...’
딜도들을 떠올린 순간, 그 딜도들을 밀쳐내고 눈 앞에서 아른거리던 거대한 무언가.
자신을 도와주고 후원해주던 고마운 몬스터의 말자지를 떠올린 순간, 리안나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정말, 나도 참... 안 되는데...’
처음 보던 순간부터, 눈을 뗄 수 없었던 거대한 몬스터의 성기.
인간과는 다른 흉악한 모양을 지닌 거대한 성기는, 욕구불만인 유부녀 암컷의 마음을 빼앗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것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빼앗겨 몬스터가 제안한 욕구불만 해소에 빠졌지만, 아슬아슬하게 몬스터와의 교미만은 하지 않고 있던 리안나.
딜도를 강하게 휘젓는 몬스터의 근육과 강렬한 말자지의 냄새를 기억한 그녀가, 남편과의 미지근한 교미에서 몬스터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터.
기껏 분위기가 좋아진 가족 관계가 망가질 것 같은 느낌이 리안나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하아...” “엄마? 무슨 일 있어요?” “으, 으응... 아니... 아무것도 아니란다...”
자신은 아이까지 있는 유부녀. 더 이상은 안 된다.
최근 남편과의 관계가 조금 어긋났었다 해도. 아무리 남편의 섹스가 불만족스럽다 해도.
그래도 아직 남편을 사랑하고, 자신의 옆에는 사랑스러운 아들이 있으니까.
‘...거기다 이제 세마에겐, 다른 여자들이 있으니까...’
세마의 제안을 받아들였던 것은, 도저히 참기 힘든 성욕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에게 다른 문제될 것이 없었단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모험가인 리즈벳. 성녀인 클레아. 그리고 영주의 딸 세실리아까지.
자신과 비교하면 젊고 아름다운데다 대단하기 까지 한 그녀들과 함께 하고 있는데. 이제 굳이 자신과 즐길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아무리 섹스는 하지 않더라도 그와 즐길 순 없다. 그건 자신의 남편과 동시에, 세마가 그녀들을 배반하게 만드는 거니까.
...만약, 그녀들이 허락이라도 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런데, 설마 세레스 님과도 그런 관계인 건 아니겠지?’
헛된 희망이라고 생각하면서, 성인용품 점에나 들려 성욕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보자고 다짐하는 리안나.
순간, 영주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만든 옷을 입으며 세마와 함께하던 영주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 아니... 아무리 세마라고 해도... 영주님은... 불륜... 이잖아? 거기다, 세실리아 님과 모녀 관계...’
의심하고 싶진 않았지만, 단순히 친한 관계라고 생각하기엔 묘했던 세레스의 모습.
원활한 업무를 위해 남편과 지위를 바꾸었다던 그녀가, 몬스터인 세마와 불륜을 한다니?
높은 귀족이신 분에게 너무나도 불경스러운 생각인데. 그런데 이건 무엇일까.
‘...그런 높으신 영주님도 세마와의 불륜에 빠지셨다면...‘
혹시 자신도 라는 생각이 들면서, 리안나의 가슴을 술렁이게 만든다.
‘...아, 안돼. 세레스 님이 세마와 무슨 관계든 간에... 나랑은 상관없어...’
머리를 흔들며, 가족을 떠올리기 위해 아들의 손을 더욱 강하게 움켜쥐는 리안나.
그런 리안나의 얼굴을, 디노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살며시 살핀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자신의 몸이 달아오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리안나는, 술렁이는 가슴을 안고 마왕성에 마련된 자신의 가게로 출근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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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녀올게요~ 리안나 씨~” “네에... 잘 부탁 드려요. 두 분...”
가게에 도착하자마자, 리즈벳과 세실리아가 디노의 손을 잡아 학원으로 향한다.
디노의 손을 통해 느껴지던 온기로, 술렁이던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던 리안나.
자신의 아들이 멀어지는 것과 동시에, 가라앉는 것 같던 리안나의 마음이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다.
‘...아, 안돼. 일 해야지...’
최근 대폭 줄어들어 있던, 자신이 디자인한 섹시한 여성복들.
자신이 집안 일에 신경이 팔려있던 사이, 어느새 이전 가게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로 불티나게 팔려버렸다.
파견 나온 직원들이 리안나의 디자인을 참고해 어느 정도 비슷한 옷들을 판매했지만, 이대로는 일반복 외엔 재고가 없는 수준까지 온 상태.
마치 수십 명의 신규 고객이라도 생긴 듯한 놀랍고도 기쁜 상황이지만, 그 만큼 바삐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럼 다들. 난 바로 의상 디자인에 들어갈 테니, 제작실에 원단들을 준비해 줄래?” ““네에~. 알겠습니다. 리안나 점장님♡”” “...그, 그리고 재고 목록도 같이 보여주렴. 재고를 보고 부족한 디자인을 채울 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어쩐지 최근, 점원들의 모습이 어색한 것은 자신의 착각일까?
마이너의 가까운 자신의 의상 철학을 빈말로도 좋아하는 직원은 거의 없었다.
‘원단 고르는 센스나 화려한 점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그 디자인은 조금...’ 이라고 말하며,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따르는 것조차 어색하던 직원들.
파견 나올 때 불만스럽던 표정들이 눈에 선한데도, 어쩐지 최근엔 자신에게 디자인을 가르쳐 달라는 둥 여러모로 분위기들이 바뀌었다.
심지어 평범한 직원복을 입던 그녀들이, 최근에는 무언가 노출을 늘려가고 있는 듯한 묘한 느낌까지.
처음에는 착각인가 싶었지만, 짙은 색기를 풍기며 불만 없이 일하는 직원들을 보게 되니 단순히 착각으로 넘어가기엔 조금 이상한 것이었다.
‘...가게를 자주 안 나와서 그런가...? 나중에 이야기를 나눠 봐야겠어.’
자신에게 향하는 무언가 기대감에 찬 눈빛들을 바라보며, 리안나는 의상 제작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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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그렇게, 몇 시간을 의상 제작에 몰입하고 있던 리안나.
약간의 피로감을 느껴 시계를 보자, 이미 점심시간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잡고 있던 원단과 몬스터 소재를 내려놓은 뒤, 리안나는 가볍게 몸을 젖히며 눈을 감았다.
“이렇게나 많이 팔려 있을 줄은... 아무래도 점심은 제작실 안에서 가볍게 먹어야겠네.”
남편의 허락으로 한동안 계속 출근할 수 있게 되었지만, 섹시의류의 재고가 거의 텅텅 비어버린 지금 상황을 생각해보면 여유롭게 지낼 수가 없다.
면적이 적어 간단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만큼 고급스러운 원단과 값비싼 몬스터 소재를 듬뿍 활용하는 리안나의 옷들.
고급스러운 재료는 그 만큼 다루는 데 시간이 필요한 법 이었다.
“미안하지만 점심은 사와 달라고 부탁해야겠...” “누나~. 같이 점심 먹을래?”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 머릿속에서 잊으려고 하고 있었던 몬스터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상반신을 탈의해 조금 무서워 보이는 문신을 드러내고 있는, 근육질의 몬스터.
손에는 바구니를 들고 있는 그 몬스터의 근육을 본 순간, 리안나의 가슴에서 억누르던 욕망이 다시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으, 응!? 세, 세마!? 와, 왔니?” “응. 내가 일이 있어서 누나 오는데 인사도 못했었네. 푸흐흐...” “아하, 하... 괘, 괜찮아... 응...”
세마의 얼굴이 보이질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굳이 찾지 않고 제작실로 들어온 리안나.
한참 의상 제작에 집중하느라, 이제 제법 마음이 가라앉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데 저 여자를 유혹하는 듯한 근육을 보자마자, 가슴이 술렁이면서 아랫배가 조금씩 저려온다.
팬티가 조금씩 젖는 듯한 느낌이 들어, 그것을 숨기기 위해 다리를 조금씩 꼬며 머리를 넘기는 리안나.
남편에게 만족하지 못한 유부녀의 몸이, 풍겨오는 강렬한 수컷의 냄새에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직원들한테 들었는데 지금 좀 바쁘다며? 위쪽 가게 직원들이 이렇게 점심거리를 만들어 주더라. 여기서 같이 먹자.” “으, 응... 그, 그럴까?“
달아오른 암컷의 육체가, 아무것도 의심하지 못하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만약 리안나가 욕구불만이 아니었다면, 조금이나마 이상한 점을 눈치챘을 것이다.
눈 앞에 있는 몬스터가, 지하에서 무언가를 준비하기 위해 가축들과 잔뜩 교미하고 왔다는 것을.
그 준비 때문에, 지금 이 몬스터의 몸에서는 암컷을 유혹하는 강렬한 짐승과 수컷의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닫히는 문 틈 사이로 보이는 직원들이, 사악하기 그지 없는 미소로 웃고 있었단 것을.
“푸흐흐. 위쪽에 있는 내 술집이랑 레스토랑. 거기 직원들 요리 솜씨가 다들 뛰어나거든. 아주 맛있을 거야. 누나.” “그, 그러니? 응... 그렇게 말하니 기대되는걸? 후훗...”
문을 닫는 짐승에게, 아무런 위기감을 감지하지 못한 욕구불만의 유부녀.
리안나는 지금, 짐승의 사악한 미소를 눈치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