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19 - 293화 - 가족에게서 멀어져가는 리안나의 마음! (2)
점심을 먹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리안나와 나는 먼저 5층의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어차피 내 레스토랑. 나와 음수들을 위한 전용석까지 준비되어 있으니, 여유롭게 보내도 문제는 없잖아?
남편놈 때문에 거지같은 주말 출근을 한 리안나니까.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 줘야지.
“...저, 세마야. 여긴...” “어때? 분위기 괜찮지? 여기가 밤에 오면 바깥 풍경이 어우러져서 분위기가 근사하거든?”
왕좌 같은 상석 뒤쪽에 있는 창문으로는, 유흥거리 너머 꽤 먼 곳까지 시야가 트여있다.
은은한 불빛이 나오는 마도구와 창문 너머의 야경이 어우러지면... 크으. 아주 황홀하지.
...그런데 낮 이라서 그런가? 리안나의 표정이 좀 불안해 보이는걸.
“괜찮은 거니? 이 정도로 넓은 곳을 우리 둘이서... 거기다 여긴 장식이나 그런 게 귀족들이나 올만한 곳 같은데...” “아~ 그거 때문에 불안했구나? 걱정하지 마. 여긴 나만 쓸 수 있는 특별실이니까.” “세상에... 이 넓은 곳을 세마 너만...?”
아하. 이 특별실이 워낙 고급스럽고 화려하다 보니 부담스러웠구나?
푸흐흐. 이 레스토랑이 내 꺼라고 말을 했는데도 그러네.
음, 하긴... 여기가 내 가게가 아니었다면, 이런 화려한 특별실은 돈이 있어도 쉽게 예약할만한 장소가 아니겠지.
제법 부유한 리안나도 이런 곳은 처음 와보는 거겠지?
“음... 어쩌다 보니 규모가 커졌다고 해야 하나? 뭐, 부담은 가지지 마. 오늘 하루는 내가 누나의 피로를 싹 날려줄 테니, 누나는 그냥 즐기기만 해.” “...후훗. 그래. 고마워 세마.”
이제 긴장이 좀 풀렸나 보네. 그럼, 우리 리안나한테 피로가 싹 날아갈 정도로 영양이 풍부한 고급 요리를 대접해 줘야지.
“네. 주인님. 부르셨나요?”
테이블 위에 놓인 종을 울리자, 문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가축들이 들어와 고개를 숙이며 물었다.
과한 노출은 아니지만, 무릎 위로 올라오는 타이트한 치마에 가슴 골이 보이는 가축들의 복장.
나와 음수들만 있을 때의 음란한 원피스 복장이 아닌 것을 보니, 일반 손님을 맞이할 때는 저 복장인 모양이다.
“응. 슬슬 식사 준비를 부탁해. 가벼운 마실 것도 넣어서.” “알겠습니다. 주인님♡ 그럼...”
들어온 가축이 손짓하자, 밖에서 웨건을 이끄는 가축들이 들어와 테이블 위에 잔과 식기를 내려놓는다.
그리고 그런 가축들과 함께 들어와, 나와 리안나 사이에서 고개를 숙이는 드레스 차림의 암컷.
이 레스토랑을 나에게 바친 귀족 가축. 안달레나가 메뉴판을 들고 인사를 건넸다.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인님. 그리고 리안나 님♡” “어, 어어...? 네. 감사합니다? ...저, 귀족 부인이신 것 같은데 저에겐 경어를 쓰지 않으셔도...” “아뇨. 주인님께서 데리고 오신 손님에겐 경어를 쓰는 게 당연하죠. 거기에 레스토랑을 찾아와 주신 고마우신 분이시니까♡” “그, 그런...” “후후. 부담 가지지 마시고 편히 계셔주세요. 그럼, 오늘 요리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갑작스러운 귀족의 등장에, 당황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 리안나.
놀란 리안나에게 신경 쓰지 말라는 것처럼, 안달레나의 설명과 가축들의 접대가 이어져 나간다.
자신보다 신분이 높은 귀족이 스스로 몸을 낮추며 환영해주는, 황송할 정도로 극진한 대접.
어쩔 줄 몰라 하던 리안나는, 몇 가지 코스가 끝나고 메인 요리가 나올 쯤에야 표정이 풀어질 수 있었다.
간신히 즐기기 시작한 리안나의 모습이,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 특별한 레스토랑의 메뉴들 때문인지를 모른 채.
리안나와의 즐거운 식사가, 길게 이어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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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만족스러운 식사가 끝나고, 대화를 나누며 여유를 즐긴 레스토랑에서의 마지막.
인사를 하러 온 안달레나와 서로 웃으며 인사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리안나는 금새 극진한 접대에 익숙해졌다.
뭐, 그렇다고 해도 귀족을 가볍게 대할 순 없는지 계속 감사하단 식의 태도이긴 했지만.
내 음수가 될 예정인 만큼, 귀족인 안달레나 보다 자기가 더 위인데... 푸흐흐.
그래. 뭐, 지금은 모르겠지. 차차 알아가면 되는 거야. 리안나.
“후우... 정말, 어떻게 귀족 부인이 널 주인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극진하게 대접하는 거니?”
레스토랑에서 후식과 차를 즐기긴 했지만, 가게도 보여줄 겸 3층의 찻집으로 내려온 나와 리안나.
이 찻집은 찻잎 소매점에 가깝지만, 그래도 손님이 차를 즐길 수 있는 작은 테이블과 간식거리 정도는 준비되어 있었다.
내가 리안나를 데리고 들어가자 마자, 활짝 웃으며 ‘농후한’ 차를 준비해 준 찻집의 가축.
리안나는 그 진한 차를 마시면서, 놀랍다는 목소리로 물으며 미소를 지었다.
“뭐어... 여러가지 있었지. 안달레나가 원하던 걸 만족시켜 줬다고 해야 하나...?” “요 인기 많은 신수 같으니. 후후. 사실 귀족 부인이 직접 가게를 경영한단 것도 놀랐어. 보통은 가게만 소유하고 경영도 사람을 고용할 텐데...” “아. 그거! 안달레나가 영주인 세레스의 요리 친구라고 하더라고. 남편 허락을 받아서 가게 낼 곳을 찾던 도중에 날 만난 거라나?” “헤에. 영주님도 요리를? 신기하네...”
소소한 잡담을 이어나가는 동안, 리안나의 표정이 점점 더 편안한 느낌으로 변해간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과 데이트를 즐기는 암컷 같은 느낌이 되어가고 있는, 리안나의 부드러운 표정.
저 농후해 보이는 리안나의 차가, 빠르게 줄어들어간다.
“...마실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 차는 향이 엄청 특이하네. 우리 직원들이 타주던 차랑 똑같은 차지?” “응. 맞아. 이 가게에서 가장 잘 나가는 차야.”
내 음수들이 가축들과 모여서 말정액과 가장 어울리는 찻잎을 고른 거지. 푸흐흐...
“후우... 처음엔 좀 이상한 맛이다 싶었는데... 마시면 마실수록 정말 깊은 맛이 있네. 향도 뭔가 마음이 편안해지고...” “이 찻집 사장이 요즘 영업에 열심이라서. 아마 곧 다른 카페들에서도 볼 수 있을걸?” “그래? 음... 그럼 나도 집에 좀 사 가야겠다.”
차를 모두 마신 뒤, 아쉽다는 듯이 찻잔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리안나.
점점 좋은 느낌이 되어가는걸. 피곤해 보이던 얼굴빛도 상당히 좋아졌고 말이야.
그럼, 슬슬 몸에서 피로를 싹 날려버려 줘야지 이제.
“그럼 누나. 이제 다음으로 가 볼까?” “어머, 또? 그럼 가게는...” “오늘은 푹 쉬는 날이라니까. 걱정하지 말고 나만 따라와 봐. 몸에서 피로를 싹 없애줄게.”
나만 믿으란 듯이 가슴을 두드리자, 웃으며 나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는 리안나.
그런 리안나의 허리에 손을 걸치자, 리안나는 조금 부끄러운 듯이 얼굴을 붉힐 뿐, 거부는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은근슬쩍 내 옆구리에 몸을 밀착시키는, 만족스러운 리안나의 모습.
리안나의 체온이, 어쩐지 조금 달아 오른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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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런 극진한 대접을 받게 되다니...”
그런 리안나와 함께 올라온, 5층의 미용실.
단순히 머리만 꾸미는 것이 아니라, 화장, 피부관리, 손톱관리, 마사지 등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는 이 여성을 위한 공간.
안락한 의자에 가운을 입고 누워있는 리안나에게, 몇 명의 가축들이 달라붙어 그녀의 머리와 피부를 매만진다.
머리카락부터 시작해, 얼굴, 목, 손톱, 그리고 발톱까지.
가벼운 마사지와 더불어, 혼자서는 느끼지 못할 안락함을 느끼고 있을 리안나의 얼굴.
그 만족스러운 얼굴이, 리안나의 몸에서 피로가 빠져나가고 있단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
“누나. 이왕 하는 거 매니큐어랑 페디큐어도 칠해 보는 게 어때?” “후훗. 그럴까? 그럼 어떤 색이 좋으려나...”
처음에는 좀 부담스러운 것 같았지만, 그래도 미용을 싫어하는 여자는 없는 법.
오히려 과하게 부담스럽기에 효과가 확실할 것이라고 생각한 건지, 어느새 리안나는 가축들의 봉사를 마음껏 누리고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가축들에게 갈기 정도만 관리를 받고 있는 나.
이 미용실만큼은, 나보다는 내 암컷들을 위한 장소라고 느껴진다.
“리안나 님. 피부도 정말 좋으시네요~♡” “후후. 농담도. 가게 때문에 늘 화장을 진하게 하고 있어서, 별로 좋진 않을 거에요.” “아니에요~. 그렇다기엔 너무 매끈한 피부이신걸요♡ 문신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문신...?”
...오호라. 이런 식으로 이어진 타투샵에 넘기는 거구나?
아직까진 내 음수들과 가축들 정도 밖엔 만나지 못했지만, 이렇게 추천하다 보면 일반인들도 많이들 문신을 하게 되는 거겠지?
자신들도 모르게 내 취향으로 꾸미는 암컷들... 큭큭. 이거 곧 라디아에 문신이 유행하는 거 아닌가 몰라.
“그러고 보니... 우리 가게 점원들도 문신을 했던데. 요즘 유행이라도 하나요?” “맞아요♡ 요즘 유행이 점점 커지고 있답니다♡” “문신은 자신을 꾸미는 방법 중 하나니까요♡ 늙은 사람들은 이해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은 자신을 꾸미고 남자의 눈을 즐겁게 해주려는 여자들이 많답니다♡” “...헤에...”
리안나를 유혹하듯이, 가축들의 입에서 문신에 대한 좋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오늘 식사와 차 때문인가... 이거, 리안나가 흥미를 보이는 것 같은데?
그럼 나도 한 마디 얹어야 하겠지?
“가볍게 어깨 정도에 하면 예쁠 것 같은데? 누나, 지울 수도 있으니 한 번 해보는 건 어때?” “정말? 으음... 그럼, 작은 걸로 한번 해볼까...”
주변에서 유혹하듯이 속삭이는 여러 명의 가축들. 그리고, 옆에 있던 나의 권유.
그렇게 미용 서비스를 받으며 고민하던 리안나는, 두 시간 정도가 지난 후...
한쪽 어깨에 작다고 보기는 힘든, 적당히 크기가 있는 문신을 새겨 버렸다.
터틀넥 스웨터라도 입지 않는 이상 약간은 보일 문신이 어깨에 새겨지자, 리안나는 조금 걱정된다는 듯이 거울로 그 문신을 살폈다.
“생각보다 크네... 괜찮을까...” “엄~청 예쁜데 누나? 아주 멋져! 섹시해! 반해버릴 것 같아!” “세, 세마도 참... 부끄럽게...”
그런 리안나를 안심시켜 주기 위해 마구 칭찬을 건네자, 부끄러운 듯이 얼굴을 붉히는 리안나.
그 표정에선 이제 완전히 피로가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응. 그래 뭐... 이 정도는 괜찮겠지.” “괜찮아 괜찮아. 아주 예뻐서 내 몸도 불끈거릴 정도거든. 누나 남편도 아주 좋아할 거야.” “...후훗. 세마가 좋다니 다행이네.”
리안나의 표정에서, 순간적으로 무언가 오묘한 감정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남편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고, 내가 좋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말하며 미소를 짓는 리안나.
제법 많은 암컷들과 교미해 본 경험 때문일까? 순간적으로 나타났던 리안나의 감정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아마... 순간적으로 나타났던 그 감정은...
남편을 생각하기 싫다는, 열등한 수컷을 거절하는 감정이었을 것이다.
“......누나. 어때. 마지막으로, 우리 집 구경 한 번 하고 갈래?” “응? 지금? ...이제 곧 디노도 올 텐데...” “잠깐 구경하고 가면 되지? 차 한잔 더 할 시간 정도는 있으니, 구경하면서 차 한잔 더 같이 하자.” “......”
불끈거리는 육체. 그리고, 올라간 입꼬리.
아마 날 보는 리안나는, 내가 지금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확신이 든다. 말 없이 날 바라보면서, 침을 삼키고 있는 리안나의 표정이 그것을 잘 알려주고 있으니까.
한동안 말없이 날 바라보면서, 내 육체가 보내는 유혹을 어찌할까 고민하던 리안나.
곧 고개를 끄덕이면서, 리안나는 나를 향해 밝은 미소를 보여주었다.
“...후훗. 그럴까? 그럼?”
그렇게 밝게 미소 짓는 리안나의 표정이 무언가를 결심한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