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41 - 313화 - 짐승들의 독에 중독되어 가는 불쌍한 수컷들!
“이 곳인가...”
유흥 거리 안쪽에 있는 건물치곤 제법 깔끔한 건물을 올려다보며, 카르디 남작은 가볍게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
상의하고 싶은 게 있다며 자신을 초대한, 최근 귀족들 사이에서 소문이 좋지 않은 영주와 신수.
그 두 사람의 속내가 궁금해 응한 초대이지만, 낡은 건물들 사이에서 혼자 다른 분위기를 지닌 마왕성은 카르디 남작에겐 썩 흥미로운 모양새였다.
“왜 굳이 이런 곳에서 지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그 몬스터가 이런 저런 일을 한다더니, 돈을 좀 버는 모양이군.” “그렇습니다. 주인님.”
40대가 다 되어가는 인간 수컷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건장한 몸과 체력을 가진 카르디 남작.
사실 카르디 남작은, 신수나 영주의 소문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귀족 중 하나였다.
인간 수컷 치고는 나름대로 열정적인 편에 속하는 이 남자의 흥미거리는, 자신의 가족과 여자들과의 만남 정도.
그래도 일만큼은 나름대로 확실하게 하고 있는 그이지만, 자신의 판단으로 이혼하게 된 평민 여자들과 은밀한 만남을 즐기는 것은 그의 가장 큰 취미생활이었다.
만약 그가 자신의 아내에게 충분한 사랑과 성욕을 만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었다면, 저 가벼운 카르디 남작의 가랑이를 가만두지 않았으리라.
그렇게 반쯤 포기한 아내가 암묵적으로 허용해주고 있는 터라, 자신도 선을 지켜 만남은 반드시 콘돔을 쓰면서 한 두 번으로 가볍게 끝내고 있던 남작.
그런 남작에게 오늘 신수가 초대해 준 고급 클럽이란 장소는, 새로운 여자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나 다름없었다.
“뭘 상의하려는 건진 모르겠지만... 이런 장소는 오랜만이라 꽤 기대되는걸.” “...적당히 즐겨주십쇼. 주인님. 마님을 달래드리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으하핫. 알고 있어. 일단 오늘은 어디까지나 영주의 속내를 알아보러 온 거니까.”
남편과 자리를 바꾼 세레스의 초대장에는, 카르디 남작을 충분히 만족시켜 줄 수 있을 거라며 클럽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세레스는 본래 그런 클럽이나 남작 같은 남자에겐 눈살을 찌푸리던 고지식하던 여자.
그런 여자가 왜 이런 초대장을 보냈을까. 신수와는 도대체 무슨 사이인 걸까.
초대장에 적혀 있던, 여직원들의 특별한 접대란 것은 어떠한 것일까.
카르디 남작은, 두근거리는 기대감을 가지고 마왕성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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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남작님.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크흠, 뭐어... 우리 라디아에서도 가장 특별한 자네의 초대이니... 흠흠...”
어두컴컴한 실내에서 화려한 조명들이 반짝이고 있는 마왕성의 클럽. 네토아레나.
무언가 어지러운 향과 담배 연기가 채워진 이 클럽에서, 카르디 남작은 신수와 함께 무대 앞에 있는 특등석에 앉아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얼음이 들어간 술잔을 기울이면서,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는 카르디 남작.
마왕성에 들어오기 전엔 당당함까지 느껴지던 그의 표정이, 놀라움과 경악의 표정으로 뒤바뀌어 있었다.
이런 저런 상황을 생각하며 찾아왔지만, 그래도 이건 놀랄 수 밖에 없다.
어지간한 귀족 가에서도 쉽게 접하지 못하는, 고급스러운 재질의 테이블과 장식들.
신수가 이 정도의 자금력이 있었다는 것도 놀라운데, 지금 카르디 남작의 주변에서는...
“술을 드셨으면 안주를 드셔야죠♡ 카르디 남작님. 아~♡” “후후♡ 긴장하지 마시고 편히 즐겨주세요♡ 남작님♡”
도저히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인 여자들이, 그에게 달라붙어 접대를 해주고 있었으니까.
물론, 단순히 매력적인 여자들이 접대해주는 것에 놀란 것은 아니다.
만약 이 여자들이 평범했더라면, 카르디 남작은 별 생각 없이 감탄하며 이 접대를 즐겼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카르디 남작의 옆에 달라붙어 있는 여자들의 복장이...
‘...이런 복장은, 창녀들이나 노출증 있는 모험가라도 해도 거절할 것 같은데...’
어지간한 창녀들도 입지 않을, 과감한 복장이었으니까.
스타킹이나 장갑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이상한 장식이 달린 초커와 하트 형태의 천만은 동일하게 달고 있는 클럽의 직원들.
유두와 음부에 하트 형태의 작은 천만 붙어있다는 것에는, 아무리 여자를 좋아하는 남작이라고 하더라도 놀랄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창녀들은 아닌 것 같은데, 도대체 얼마를 주길래 여자들이 이런 옷을 입는단 말인가...’
몸을 파는 창녀란 직업은, 의외로 라디아 안에서는 엄격히 관리되고 있는 직업 중 하나다.
함부로 손님을 모아서는 안되면서, 동시에 창관 밖에서는 과한 노출을 드러내서는 안 되는 창녀란 직업.
오로지 창관에 스스로 찾아온 손님만을 받아들여야 하는 창녀들은, 창관 안에서도 속옷과 네글리제 같은 드레스를 입고 찾아온 손님들에게 자신들을 홍보하는 여자들이었다.
헌데 그런 창녀들보다 과감한 복장을, 이런 고급 술집 접대부들이 입고 접대를 한다니?
더욱이 어지간한 창녀들에게서도 보지 못한 색기를 흘리는 접대부들의 미소는, 여자를 좋아하는 카르디 남작 조차 빠져버릴 것 같은 강렬한 매력이 느껴지고 있었다.
“실은 부부 관계나 가족과 관련된 법을 담당하신다는 카르디 남작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 말이죠... 편하게 즐기시면서 의견을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아, 아아... 그래... 헌데, 앞의 저 무대는...” “저 무대 말씀입니까? 저희 직원들이 본 클럽 회원 분들의 눈을 즐겁게 해 드리는 무대입니다. 이 자리는 특히 잘 보이는 곳인데, 맘에 드십니까?” “으, 으음... 굉장하군... 이런 건, 다른 술집에선 본 적이 없는데...” “다른 곳은 나설 직원들이 없을 테니까요. 저희 클럽 직원들은 꽤나 개방적인 여성들이라서 말입니다.” “아, 아무리 개방적이라고 해도... 으음, 놀라워...”
색기 넘치는 화장과 문신을 새기고,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여자들.
설치된 봉을 이용해 춤을 추고 있는 여자들은,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묘한 쇠장식이 달린 초커와 스타킹 등을 신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의 여자들과 다른 것은, 음부와 유두에 하트형태의 천이 보이질 않는단 것. 그 대신, 그녀들의 음부와 유두에서 보이고 있는 것은...
반짝이는 보석이나 사슬 등이 장식된 피어싱이, 그녀들의 유두와 클리토리스 등에 달려 있었다.
다리 사이로 투명한 액을 흘려가면서, 수컷을 유혹하는 듯한 움직임으로 춤을 추고 있는 자극적인 모습의 여자들.
클럽에 채워진 향기에 묘하게 가슴이 울렁거리고 있는 남작의 하반신이, 꿈틀거리며 그 자극에 반응하고 있었다.
“...흐, 흠흠. 그런데, 세레스 님은 왜 안 계시지?” “아. 세레스 님은 지금 잠깐 일이 생기셔서요. 돌아가시기 전에 인사만 하러 오겠다고 하셨습니다. 바로 찾아 뵙진 못해 죄송하지만, 천천히 이야기 나누며 즐겨달라고 하시더군요.” “그, 그런가... 그래. 그럼, 나한테 물어보고 싶다는 게 뭔가?” “하하. 사실 별 거 아니긴 한데... 아, 일단 먼저 한잔 하시죠.”
잔을 들어올리며, 남작에게 건배하듯이 내미는 커다란 몸을 지닌 신수.
핏줄이 불거진 근육과 몸에 새겨진 문신이, 흉악해 보이는 짐승의 얼굴을 더욱 흉악하게 만든다.
그 흉악한 얼굴이,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것에 미묘하게 오싹함을 느끼는 카디르 남작.
양 옆에 붙어있는 여자들에게 이끌려, 그렇게 카디르 남작과 흉악한 몬스터와의 술자리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