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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344화 (345/749)

Chapter 344 - 316화 - 짐승들의 독에 중독되어 가는 불쌍한 수컷들! (4)

“미쳤어!? 당신 오늘 나한테 죽고 싶은 거야!?” “아, 아니 여보... 그게 아니라...”

귀족 거리의 어딘가에 위치한, 카르디 남작의 저택.

그 저택의 티룸 안에서, 드레스를 차려 입은 귀부인의 신경질적인 고함이 저택의 창문을 깨트릴 것처럼 터져 나왔다.

고함을 내지른 후, 귀신 같은 표정으로 손에 쥔 찻잔을 카르디 남작의 다리 근처에 집어 던지며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는 여성.

카르디 남작의 아내인 마르셀라가, 멱살을 잡으며 카르디 남작을 흔들기 시작했다.

“이 구제할 길 없는 쓰레기 같으니! 요즘 좀 풀어줬더니 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지!?” “켁, 케헥...! 자, 잠깐 여보, 이거 놓고...!”

한숨을 내쉬면서, 남작 부부를 놔두고 깨진 찻잔을 치우는 남작가의 사용인들.

보통이라면 자신들의 주인인 남작을 위해 마르셀라를 말릴 테지만, 방금 남작이 꺼낸 말을 들은 그들은 마르셀라의 분노에 공감하며 절레절레 고개를 내저었다.

카르디 남작가에서 일하는 자라면, 다들 익숙할 두 부부의 싸움.

남작이 연속해서 선을 넘었을 때 나오는 멱살잡이가 바로 나왔다는 것부터, 방금 남작의 발언이 얼마나 경솔했는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진짜 어이가 없어서...! 뭐? 다른 계집년들이 다 벗고 춤추는 술집에 함께 가자고? 그것도 딸내미랑 같이!? 죽고 싶다는 말을 돌려서 하는 거지 너!?”

분명 티타임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마르셀라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귀족 부인의 모습이었건만.

하지만 부인과 딸을 데리고 술집 접대를 받으러 가잔 카르디 남작의 제안은, 그런 그녀에게 귀족의 품위를 잃게 만들기에 충분한 제안이었다.

“정신차려 미친놈아! 넌 라디아의 가정들을 수호하는 재판관들의 대표라고!” “켁, 켁...! 자, 잠깐 들어봐 여보...!” “이게 그래도...! 듣긴 뭘 들으란 거야!? 네 유언!?”

남작을 내팽개치고는, 고풍스러운 의자를 부러뜨릴 기세로 안는 마르셀라.

테이블에 씩씩거리며 몸을 기대는 그녀를 위로하려는 것처럼, 남작가의 사용인들은 쓰러진 남작을 내버려둔 채 마르셀라에게 부채질을 해주며 새로운 찻잔을 건네주었다.

“내가 미쳤지 미쳤어...! 저런 정신 나간 인간인줄 모르고 덜컥 결혼하다니...! 절대 바람 안 피겠다는 그 말을 믿지 말았어야 했는데...!” “...흠흠. 그건 침대에서 당신을 만족시켜 주는 걸로 용서해 줬으면서...” “죽을래 진짜!?” “앗, 크흠... 무, 무섭소 부인. 진정하고 좀 들어보시오...”

조금 간을 보는 것처럼 투덜거려본 카르디 남작이었지만, 돌아온 것은 더욱 분노한 아내의 일갈.

그 일갈에 카르디 남작은 몸을 움츠리면서, 어떻게든 아내를 데려가기 위한 변명을 꺼낼 준비를 시작했다.

“하... 그래. 무슨 개소리인지 들어나 보자. 뭔데?” “그, 체통은 좀 지키... 아, 아니, 실은, 설명한 클럽은 신수랑 세레스 님께서 경영하시는 곳인데...” “...신수? 세레스 님? 라디아의 영주란 여자가 몬스터랑 같이, 헐벗은 여자들이 남자들을 접대하는 술집을?” “마, 맞소! 세레스 님께서 신수와 같이 귀족들도 즐길만한 고급 클럽을 만드신 건데, 거기가...”

안쓰러움까지 느껴지는 듯한 표정으로, 카르디 남작이 마르셀라의 표정을 살피며 설명을 이어나간다.

자신의 아내가 최대한 기분 나쁘지 않도록, 이런저런 포장을 곁들여 네토아레나 라는 클럽에 대해 설명하는 카르디 남작.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 안쓰러운 설명을 듣고 있던 마르셀라가, 설명을 모두 들은 뒤 머리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러니까... 신수에게 법 관련으로 도움을 주었다가, 나랑 마르티나 까지 VIP로 초대해서 접대해 주겠다는 말을 들은 거군요.” “그렇다니까! 실제로 그 클럽, 귀족들이나 부유한 평민 부인들도 자주 찾아오더군! 듣기론 여자 VIP 룸은 귀부인들 모임 같은 곳이라고 하던데...” “도대체 뭐 하러 그런 곳을 모임 장소로... 쯧... 귀족 거리의 가게들이나 신경 쓸 것이지...” “그, 그렇지만 여보! 마르티나도 20살이 됐는데, 접대 받는 경험 정도는 해보는 게 좋지 안겠소?” “이 인간이 정말...! 자꾸 미친 소리 할래!? 귀족 영애가 술집 여자들 접대를 뭐 하러 받아!?” “그, 그치만... 혹시라도, 나중에 그런 접대를 받을지... 도...” “제발 생각을 좀 하고 말을 꺼내 이 화상아!”

테이블을 내려치는 아내의 호통에, 주변의 사용인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거기에 동조한다.

자신의 편이 없다는 것에 씁쓸함을 느끼면서, 가만히 어깨를 움츠리고 차를 홀짝이는 카디르.

남편에게서 시선을 돌린 마르셀라가, 한동안 말없이 생각에 잠긴 채 테이블을 두드렸다.

“...거기, 설마 ‘끝까지’ 가는 그런 술집인건 아니겠지?” “...무, 물론! 크흠...! 내가 다른 여자를 만날 땐, 당신 허락을 받기로 했었잖소?” “허락 안받고 만난 적이 훨씬 많지만 말이지... 하아...”

에센티아의 인간 수컷 치고는, 제법 훌륭한 정력과 성기를 가지고 있던 자신의 남편.

날마다 그런 남편을 독점하고 싶었던 마르셀라 였지만, 그녀가 아무리 애를 써 보아도 카디르의 외도는 막을 수가 없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젊은 시절 그가 속삭이던 사랑의 말에 넘어가지 않았을 텐데.

하지만 이런 바람둥이의 속삭임에 넘어가버렸던 마르셀라는, 지금 와선 자신의 낮았던 남자 보는 눈을 원망할 수 밖에 없었다.

‘하여간 이 화상... 어디서 사생아라도 데리고 왔으면 그냥 이혼해 버렸을 텐데...’

이런 남편의 외도를 참고 있는 것은, 적어도 남작이 미안한 줄은 알고 뒷처리는 깔끔하게 하고 있기 때문.

만약 카디르 남작이 미안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자신과의 에세르 친화도가 멀어졌다면, 아마 마르셀라는 당장이라도 이혼장을 날렸으리라.

‘짜증나 정말... 암만 정력 좋고 튼실하면 뭐하냐고... 그걸 나한테 매일 쓰질 않는데...’

젊은 시절은 그렇다 쳐도, 지금 마르셀라는 한참 성욕이 물오른 나이대의 유부녀.

그런 마르셀라는, 요즘 따라 어쩔 수 없다며 묵인하고 있던 남편의 외도가 짜증나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이미 그 외도를 어느 정도 허락해 버렸고, 더욱이 남편인 카르디의 태도도 여전히 미안한 줄은 알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

그런 상황을 곱씹던 와중, 마르셀라의 머릿속에 하나의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좋아요. 같이 가 보죠.” “...응? 여, 여보. 정말?” “대신! 그 클럽, 이상한 곳이다 싶으면 앞으로 출입 금지에요. 거기에 당신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도 한동안 허락하지 않을 거에요.” “으, 응...? 그건...” “말하는 걸 보니 상당히 우리랑 같이 가보고 싶은 모양이던데. 이 정도 조건은 괜찮겠죠? 만약 조건을 어기면 이번엔 이혼도 불사할거니까 그런 줄 알아요.” “크, 크흠... 어, 어쩔 수 없지... 그, 그렇지만, 아마 마음에 들 거요 마르셀라...” “그건 두고 보면 알겠죠. 이 참에, 당신 취향이 어떤 건지나 파악해 둬야겠네요. 흥.”

고개를 돌리면서, 아직 자신이 화나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마르셀라.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선, 이대로 남편을 속박할 올가미가 만들어져 있었다.

설령 그 클럽이 마음에 들더라도, 출입금지를 선언해 카르디를 자신에게 묶어둘 올가미가.

하지만, 지금 마르셀라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자신의 남편이, 최근 2주 가량의 기간 동안 얼마나 그 클럽에 다녔었는지.

네토아레나라는 그 클럽에서, 남편이 무엇을 즐기고 있었는지.

지금 남편의 신체가, 얼마나 짐승들의 독에 중독되어 있었는지를.

그런 사실들을 몰라, 지금 카르디의 주의가 온통 짐승들이 제안한 특별한 서비스에 몰려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마르셀라.

그런 아내를 마약중독자 같은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카르디는 테이블 아래에서 해냈다는 듯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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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정말 와 주시다니! 반갑습니다 부인! 저희 클럽에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뭐, 뭐어... 그, 그래요... 반가워요...” “남작님. 이쪽분은 따님이십니까? 크으, 정말 부인과 따님 두 분 모두 미인이십니다!” “하하하! 내가 미인 복이 좀 많지! 자, 자, 마르티나. 이쪽 신수는 알고 있겠지? 인사하거라.” “...처, 처음 뵙겠... 습니다... 신수 님...”

푸흐흐. 세상에. 우리 카르디 남작, 정말 자기 아내랑 딸을 데리고 왔네?

제안을 건넨 지 이틀도 안됐는데 이렇게 데려오다니, 우리가 제안한 특별한 서비스가 그리도 궁금했던 건가?

거기다 아내와 딸이 저렇게 굳어있는데, 본인은 저렇게 편하게 웃으면서 술을 마시다니.

보추와의 교미라는 마약에, 아주 훌륭하게 중독되어가는구나. 큭큭...

“흐음... 부인과 영애께선 이런 곳은 처음이신 모양이시군요.” “...그, 그래요... 설마, 이런 곳 인줄은 몰랐네요...” “으, 읏... 아, 아버님...” “하하하! 샐리양! 나 술 한잔 더 따라주게! 자자, 당신과 마르티나도, 한잔씩 받으라고!”

큭큭큭. 정말 이거 못쓰겠는걸? 남작?

지금 당신을 째려보는 마누라의 눈빛이 느껴지지 않는 거야?

거기다 딸 쪽은, 뭔가 공부만 하던 아가씨라는 느낌인데... 그런 딸을 이런 장소에 데려왔다고?

보통이라면 당신 목숨은 오늘로 끝났을 거야. 집에 돌아갔을 때 마누라 분께서 당신 대가리를 깨버렸을 거거든.

뭐, 그래도 걱정은 하지마셔. 남작님. 내가 당신 대가리를 지켜줄 테니까.

당신의 부인과 따님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맛 보여줘서 말이야. 큭큭...

“푸흐흐. 처음이면 좀 당혹스러우시겠군요 부인. 아무래도 좀 개방적인 곳이죠?” “...조금 각오는 하고 왔는데, 이 정도일 줄은... 하아...” “아무래도 이 무대 쪽은 남성분들을 위한 곳이라서 말이죠... 안쪽에는 귀족 부인들도 모이시는 VIP 룸이 있는데, 그 곳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답니다. 이따가 한번 그쪽에 방문해 보시죠.” “...하아. 그래요. 도대체 어느 부인들이 와 있는지 얼굴이나 좀 봐야겠네요.”

으음. 이름이 마르셀라 였나 부인? 벌써부터 표정에서 나에 대한 혐오가 가득한걸.

나중에 그 표정이 어찌 변할지 기대할게. 큭큭...

“마르티나 영애님. 아무래도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으시죠?” “네, 네에... 그리고 뭔가 머리도 좀 어지러운데...” “담배 연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네요. 아, 몸에 나쁜 건 아니니, 익숙해지면 괜찮아지실 겁니다.” “그런가요... 후우...”

푸흐흐. 음란한 유흥에 면역이 없는 건가. 이런 순수하면서 지적인 암컷도 괜찮은데?

마르티나 영애. 너도 곧, 이 음탕한 유흥을 즐길 수 있게 될 거야.

“...자, 남작님. 부인과 영애께서 조금 긴장하신 모양입니다. 가족이 다같이 한잔, 어떠십니까?” “하하! 좋지! 자, 자! 당신! 마르티나! 잔을 들어 보거라!” “...이 화상이 진짜...” “......”

큭큭. 주변에 누가 없었으면 바로 머리에 잔이 날라왔겠는걸. 남작.

안 돼지 안돼. 우리 VIP 님은 소중하니까 말이야.

얼른 두 분께 우리 클럽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술을 맛 보여 드려야지.

“자,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저와도 건배 부탁드립니다. 부인. 영애. 실은 저, 두 분을 꼭 뵙고 싶었거든요.” “...신수인 당신이, 저랑 제 딸을?” “아~. 실은, 제가 결혼을 생각중인데... 여성이신 두 분께, 애매한 판결이 날 수도 있는 내용을 여쭤보고 싶었거든요.” “어머... 신수 님께서, 결혼을...?” “네. 남작님께서 여러 가지로 이야기를 해주셨지만, 여성이신 분들이 보면 다른 생각이 나올 수도 있지 않습니까. 부디 의견을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본인들의 영역인 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 걸까?

부인 쪽의 표정에선 약간이나마 혐오가 줄어들고, 영애 쪽의 표정에선 작은 흥미가 떠올랐다.

“그래요... 저 화상, 아니, 남편은 가정법의 대표 법관인 주제에 대충대충 넘기는 면이 있으니까...” “으음... 대답해 드릴 수 있는 거라면, 얼마든지...” “푸흐흐. 감사합니다. 두 분.” “하하! 그래! 아내와 마르티나의 의견, 자네에게 도움이 될 걸세! 하하!” “...씁. 저걸 죽여 살려... 하아. 그래서, 뭐가 궁금한 거죠?” “푸흐흐. 네. 실은, 저한테 여자가...”

자포자기 한 것처럼, 좌석에 몸을 기대며 술잔을 거칠게 넘기는 카르디 남작의 부인. 마르셀라.

그런 자신의 어머니의 눈치를 살피며, 마르티나 역시 홀짝홀짝 술에 입을 대기 시작했다.

어쩐지 남편을 죽일 생각으로 가득해 보이는 부인. 그리고, 아버지를 원망하며 자신이 왜 이런 곳에 온 건지 고민하는 듯한 딸.

우리 짐승들이 준비한 독이, 서서히 암컷들의 육체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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