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48 - 320화 - 암컷 짐승만이 할 수 있는 사악한 배신!
“후우, 후욱...! 흑, 크흑...!”
자신의 집에 도착한 다리오는, 거친 숨을 내쉬면서 손에 든 봉투를 움켜쥐었다.
평민치고는 나름대로 부유한 수준의 재력. 평범하지만 모난데 없는 외모. 그리고 적당한 능력.
자신의 옆에 세우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시선을 보내는 아름다운 아내와 그런 아름다운 아내를 쏙 빼 닮은 귀여운 아들.
잘 아는 귀족에게도 성공한 인생이라며 부러움을 받던, 자신의 행복한 가정.
그런 행복한 가정이, 확정되어버린 아내의 불륜 하나로 인해 완전히 망가져 버린 것처럼 느껴진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자신이, 무엇을 잘못한 거지?
어째서 자신의 아내가, 불륜이라는 최악의 형태로 자신을 배신했단 말인가?
착잡한 절망감에 휩싸인 다리오는, 거실의 소파에 기대며 크리스티에게 건네 받은 봉투를 열었다.
“...큭, 크흐흐윽... 으흑...”
웃음인지 울음인지 구분이 안가는 표정을 지으며, 다리오는 다시 한 번 사진들을 확인하며 절망감에 잠겼다.
자신이 아니라 흉악해 보이는 몬스터에게 안겨 너무나도 행복한 듯한 미소를 짓고 있는 리안나의 모습들.
콘돔조차 쓰지 않고 불륜을 저질렀단 것은, 이 에센티아에서는 불륜 상대 이외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남편의 아이를 임신할 확률 따윈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불륜 상대를 만족시켜 주려는 암컷만이 할 수 있는 이기적인 행동.
이대로 수 년이 지나면, 남편인 자신과의 친화력이 떨어져 리안나의 난자는 자신의 정자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더 빠를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게, 이 사진엔 여태까지 사정한 양을 모두 모아도 모자를 것 같은 몬스터의 정액을 커다랗게 배를 부풀려가며 받아들인 리안나의 모습이 담겨 있으니까.
그것도, 다리오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음탕한 표정을 지으며 몬스터의 정액을 받아들인 리안나의 모습이.
처음 보는 리안나의 얼굴을 다시 한 번 확인하자, 아내가 완전히 자신에게서 멀어진 듯한 절망감이 다리오를 짓누른다.
하지만, 지금 다리오에게 가장 절망스럽고 괴로운 것은...
눈물이 날 정도로 괴로운데, 이런 절망감 속에서 자신의 성기가 처음 보는 아내의 모습에 흥분하고 있단 것이었다.
“크흑, 윽...! 어째, 서... 나는...!”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
자신은, 이런 기분 나쁜 종류의 성적 취향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평범한 남자인 자신은, 가지고 있는 성적 취향 역시 평범하기 그지 없었는데. 그런데 어째서...
지금은 이렇게, 뭔지 모를 패배감을 기분 좋게 느끼며 절망스러운 발기를 하고 있는 걸까.
“...흑, 으흑...! 리안나...!”
자신의 몸에 스며든 짐승의 독이, 그 원인이란 것을 알지 못한 채.
짐승의 독이 열등한 수컷에게 일으키는, 짐승에 대한 패배 욕구에 저항을 하지 못하는 다리오.
그렇게, 자신의 발기한 성기를 꺼내려고 하던 순간...
“...!?”
자신의 집 문이 열리며, 익숙한 목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머? 뭐야. 집에 있었네? 당신♡” “킥킥...♡ 다녀왔습니다~♡”
만나고 싶었지만 만나기 두려웠던, 자신의 아내와 아들.
음란하기 그지 없는 옷을 입고 있는 자신의 가족들이, 강렬한 짐승의 냄새를 풍기며 거실로 들어왔다.
“...리안나... 디노... 너희, 들...”
다급하게 사진을 봉투에 넣으며, 아내와 아들을 두려운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다리오.
두 사람의 옷차림을 본 순간, 다리오의 가슴 속에서 또 다른 느낌의 절망스러운 감정이 솟아오른다.
가슴에서 가려진 부분보다 피부가 더 많이 보이고, 아래에는 팬티까지 보이고 있는 얄팍하고 짧은 드레스를 입은 리안나.
그런 리안나 만으로도 아찔한데, 아들인 디노는 팬티 같은 핫팬츠를 입고 비키니 같은 상의로 커다랗게 부푼 가슴을 가리고 있다.
대중들을 위한 일상복을 만드는 다리오로서는, 도저히 좋게 볼 수는 없는 두 사람의 옷차림.
아니 그 전에, 두 사람은 도대체 언제 저런 식으로 변하게 된 거지?
최근, 며칠에 한 번 새벽에나 들어와 자신을 보지도 않고 잠만 자고 가던 두 사람 이었는데.
리안나는 그렇다 쳐도, 잠깐 못 본 사이에 자신의 아들이 딸로 변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마치 현실이 아닌 듯한 두 사람의 모습에, 다리오는 봉투를 제대로 숨기지도 못하고 두렵다는 듯이 덜덜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내와 아들의 뒤에서 다리오를 더욱 두렵게 만드는 누군가의 모습.
“...오~. 리안나 남편. 잘 지냈어?”
다리오를 절망에 빠지게 만든, 흉악하기 그지 없는 모습의 몬스터가 무엇인가 커다란 가방을 들고 다리오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네, 네가...! 어째서, 여기에...!!” “으응~? 오늘 일찍 퇴근한 두 사람을 바래다 주는 김에 들린 건데? 왜. 뭐 문제 있어?” “무, 문제!? 너는...! 너는...!!”
다리오의 안색이, 마치 봐서는 안될 것을 본 것처럼 새파랗게 변했다.
떨리는 손으로 몬스터를 손가락질 하면서, 무어라 항의하려는 듯이 입을 뻐끔거리는 다리오.
하지만, 그의 말은 자신을 쳐다보는 가족들의 시선에 억눌려 입 밖으로 나오질 못했다.
“하아. 당신. 기껏 찾아온 세마 군에게 그게 무슨 무례한 태도야?”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안 좋네요~. 허접한 옷이나 팔면 그렇게 되는 거에요?” “뭐, 뭣...! 너, 너희들...! 지금, 무슨...!”
마치 다리오가 잘못하기라도 한 것처럼, 날카롭게 쏘아 붙이는 리안나와 디노.
불륜을 저지른 것이 확실한 아내와 이상하게 변해버린 아들인데. 어째서일까?
가족들의 싸늘한 시선을 마주한 순간, 다리오의 가슴 속에서 그들에게 머리를 숙여야 할 것만 같은 감정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자신에겐 잘못이 없는데, 마치 없는 죄라도 꾸며내서 용서를 구해야 할 것만 같은 이상한 감정.
그 감정 때문에, 불륜을 저지른 아내를 앞에 두고도 다리오는 분노를 내비칠 수 없었다.
“푸흐흐... 뭐, 그냥 인사나 할 겸 들린 거야. 다리오 형씨. ...자리가 불편하네. 이거 좀 옮긴다? 으챠.” “너, 너...! 지금, 뭘...!” “아 왜 지랄이야. 다시 되돌려 놓을 테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옆에 놓여져 있던 다인용 소파를 가볍게 들어, 자신과 테이블을 앞에 두고 마주보도록 놓는 몬스터.
그 몬스터가 마치 자신이 주인이라도 되는 양 소파에 자리잡자, 리안나와 디노가 당연하다는 듯이 그의 양 옆에 달라붙었다.
무례하기 짝이 없는 그 모습을, 부들부들 떨며 가만히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다리오.
다리를 쩍 벌리고 디노와 리안나의 어깨에 팔을 올린 몬스터가, 다리오를 바라보며 비웃는 것처럼 미소를 지었다.
“푸흐흐.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다리오?” “...뭐 하러, 왔지...? 설마...” “응~? 그냥 인사나 하러 온 거라니까? 왜? 뭐 의심되는 이유라도 있어? 큭큭.” “...크, 윽...!!”
자신의 아내와 불륜을 저지른 몬스터가, 이렇게 자신에게 무례하고 뻔뻔할 수 있다니.
치욕스럽고 짜증나는 이 상황은, 몬스터에게 거역하면 안될 것 같은 패배감에 빠져있는 다리오 조차 주먹을 쥐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렇다 해도, 주먹을 쥐는 것이 고작일 뿐이었지만.
“...그래. 역시, 리안나와 넌 지금...” “아. 잠깐만. 손이 좀 근질거려서.” “뭐...?”
어렵게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꺼내려던 순간, 갑자기 다리오의 말을 막는 몬스터.
그리고 몬스터는, 마치 다리오에게 과시하는 것처럼 드레스 안으로 손을 집어넣으며 리안나의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크흐흐. 손에 닿으니 이거 참을 수가 있어야 말이지.” “아앙♡ 정말, 세마도 참♡” “클레아나 세레스 같은 폭유는 아니지만, 그래도 리즈처럼 내 손에 쏙 들어오는 게 아주 주무르기 좋은 가슴이란 말이야. 리안나의 가슴은.” “으응♡ 세마♡ 주무르는 게 너무 거칠어♡ 앙♡”
불륜을 저질렀다지만, 아직 그것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지 않은 자신의 아내.
아직 관계를 정리하지도 않았는데 당당하게 자신의 아내를 희롱하는 모습에, 다리오는 자신을 짓누르던 절망감을 밀치고 몬스터를 향해 분노를 내뱉었다.
“이 자식!! 지금, 내 앞에서 리안나를...!” “아앙? 그냥 스킨십 좀 하는 거잖아 새꺄. 팔불출이야?” “하아. 뭘 이 정도 가지고 화를 내는 거야? 내 가슴이 당신 거라도 돼?”
하지만, 그 분노를 파리 쫓는 것 마냥 가볍게 털어내며 자신을 째려보는 리안나와 몬스터.
짐승들의 위협이 섞인 시선에, 다리오는 숨을 삼키며 자신의 아내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뭐, 뭣...!? 리, 리안나... 너...!” “세마가 내 가슴 좀 만지겠다는데. 눈치도 없이 끼어들긴... 하아. 정말이지 당신은 날 방해만 하는구나?” “무, 무슨 소리야 리안나. 너 지금 제 정신이...!!” “아 시끄러~. 정말 소심한데다 구질구질하기까지 한 남자네. 아빠는.”
마치,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 마냥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자신의 가족들.
그 시선에 담긴 경멸의 감정을 확인한 순간, 다리오는 무엇인가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끼며 밀쳐냈던 절망감에 다시 휩싸이기 시작했다.
“세마 형~. 이쪽엔 내 가슴도 있는데에~♡” “큭큭. 기어오르지 마라. 디노. 네 가슴은 그냥 모양만 흉내 낸 모조품일 뿐이거든? 네 가슴 따위, 암컷들이 없으면 어쩔 수 없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일 뿐이라고.” “아앙♡ 아파아♡ 너무해 세마 형~♡”
달라붙는 디노의 가슴을 거칠게 잡아당기면서, 찌부러트릴 것처럼 난폭하게 주무르는 몬스터.
가슴이 여자처럼 부풀어 오른 자신의 아들이, 그런 난폭한 몬스터의 손에 기쁜 듯이 미소 짓고 있다.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마치 자신의 소유물인 것 마냥 다루는 몬스터의 모습.
무엇인가 무너져 내린 다리오는, 고개를 떨구며 그저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가족을, 저 몬스터에게 빼앗겨 버렸다는 것을.
“...뭐야. 얌전하네? 쫄보새끼 같으니... 큭큭.” “......으, 흐윽...!!” “푸흐흐... 리안나. 입 벌려. 나 입도 심심해.” “후훗...♡ 네에. 알겠습니다. 아~앙♡ ...츕♡ 츄웁♡ 쮸웁♡”
자신의 가족을 빼앗아간 저 몬스터는, 오늘 인사 따위를 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 아니다.
그저, 자신을 놀리고 거기에 대한 반응을 즐기기 위해 찾아왔을 뿐.
그런 불쾌하기 그지 없는 상황에서도, 다리오는 그저 입술을 깨물며 몸을 떨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은 그저, 옷 장사나 하는 평범한 수컷. 저 몬스터는, 자신이 무기를 들고 덤벼들어도 어찌 할 수 없는 강한 수컷이니까.
하지만 저 몬스터는 그렇다 쳐도, 설마 자신의 아내와 아들이었던 두 사람이 이런 식으로 동참하다니.
두 사람의 배신에 몸을 떨면서, 다리오는 가슴 속에서 붙잡고 있던 약간의 희망을 완전히 놓아버렸다.
‘......이제, 리안나를 붙잡을 수 없구나. 나는...’
이젠 확실해졌으니, 그저 정리하는 것만이 남았을 뿐.
리안나와의 이혼을 확실하게 결정한 다리오는, 머릿속으로 앞으로의 일에 대해 생각하며 이혼 절차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크리스티에게 들었던 이혼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물들. 아내의 귀책에 따른 재산 분할과, 디노에 대한 친권.
혼자가 될 자신의 상황과 챙겨야 할 재산들을 떠올리며 울먹이는 표정을 짓고 있던 다리오.
리안나와 혀를 섞던 몬스터가, 그런 다리오를 확인하고는 천천히 리안나에게서 떨어지며 미소를 지었다.
“...푸흐... 사실, 오늘 그냥 인사나 하러 온 건 아니긴 하거든?” “...그렇, 겠지...” “큭큭...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는 모양인데. 우리, 이야기 할 게 참 많을 것 같지?” “...그래. 오늘 확실하게 해 두도록 하지.” “오~. 아주 좋은 태도야. 그럼,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디노. 가서 잔 좀 가져와.” “알겠습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디노에게 잔을 가져오라고 지시한 몬스터.
디노가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몬스터는 가져온 커다란 가방 속에서 그 가방 크기에 맞지 않는 술병을 꺼냈다.
재빠르게 돌아온 디노가 테이블 위에 잔을 내려놓자, 그 술병을 열어 한 잔씩 채우는 몬스터.
잔 하나를 다리오에게 건네며, 몬스터는 사악한 미소로 다리오를 쳐다보았다.
“맨 정신으론 아무래도 좀 고통스럽지 않겠어? 한 잔 하고 시작하자고.” “...후우우... 이, 쓰레기 같은 자식...” “이거 참. 배려를 해 줘도 불만이구만. 큭큭...” “...그래. 좋아.”
각오를 다진 듯이, 제법 독한 맛이 느껴지는데도 불구하고 술을 모조리 목 너머로 털어 넣는 다리오.
한 잔을 한번에 비워버린 다리오는, 거칠게 잔을 내려놓은 뒤 입가를 닦으며 몬스터와 리안나를 노려보았다.
“그래! 어디, 당신이 원하는 대로 이혼해 줄테...! 니...!?”
술잔을 비우자 마자, 다리오의 몸이 기울면서 의식이 흐려져간다.
그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테이블 위로 잔을 깨트리며 쓰러지는 다리오.
흐릿해지는 의식 속에서, 간신히 몬스터와 자신의 가족을 올려다 본 다리오의 시선에...
세 마리의 짐승들이, 자신을 바라보며 즐거운듯한 미소를 짓는 것이 보였다.
술 때문 이라기엔 너무나도 강렬한 졸음에, 도저히 저항을 하지 못하고 천천히 눈꺼풀이 감기는 다리오.
짐승들의 미소가, 다리오가 완전히 의식을 잃을 때까지 눈 앞에서 아른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