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81 - 세라의 비밀 3
“...어떻게 하지...”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는 야심한 시각. 저는 세마 씨에게 받은 서류를 가져다 놓기 위해, 길드 관리소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평소였다면 유흥거리의 어두운 길거리가 조금 무서웠겠지만... 지금은, 무섭다거나 그런걸 생각할 여유가 없네요.
왜냐면 지금 제 뱃속에... 너무 무섭게 생기셨는데도 불구하고, 이전부터 묘하게 친근감이 들던 상대...
세마 씨의 아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술기운에 하룻밤 실수를 저지른 걸로... 심지어 신수라는 몬스터인 세마 씨는 아직, 제대로 된 인간의 모습조차 아니신데...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곧 결혼할 약혼자가 있는 제가 다른 수컷의 아기를 가져버렸단 것이겠죠.
약혼자인 데이브의 아기가 아니라... 그냥 모험가와 관리소 직원 사이일 뿐인, 세마 씨의 아기...
성녀님이 확인해주신 덕분에, 뱃속의 아이가 인간이라는 것만은 안심이지만...
결혼할 약혼자의 아기가 아닌데, 이대로 이 아기를 품어도 되는 걸까요?
“...하아...”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데이브에게 너무나도 미안하지만...
하지만... 어쩔 수 없네요. 뱃속의 아기에겐 잘못이 없으니까.
일단 생겨버린 건 어쩔 수 없잖아요? 무턱대고 지워버리거나 하는 건, 이 아기의 엄마로서 너무 잔혹한 짓이란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일단, 데이브를 어떻게 속일지를 고민해 봐야... 어라?
...왜, 저는 낳는 걸 전제로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읏...♡”
뭔가 이상하단 생각이 든 순간, 갑자기 자궁이 두근거리는 거처럼 욱신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다른 생각은 하지 말라는 것처럼...
아직 배도 부풀어오르지 않은 임신 초기일 뿐인데... 왜 이렇게, 살아있는 듯한 느낌이...
느낌 탓일까요? 어째선지 모르게, 제 아랫배 쪽에서 묘한 빛이 일렁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뭔가, 이상한 문양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한데... 집에 가서 자세히 확인해 봐야겠네요.
“...하아...♡ 앗, 으읏....♡”
아니, 지금은 그런 것보다... 이 욱신거림... 왜 이렇게 기분 좋은 걸까요...
자궁에서 뭔가를 요구하는 것처럼, 저릿한 욱신거림이 멈추질 않고 있습니다.
이 묘한 감각 때문에 애액이 멈추질 않아서, 팬티와 팬티스타킹을 뚫고 허벅지까지 젖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벌써부터 엄마를 이렇게나 괴롭히다니. 정말 못된 아기네요...♡ 기분 좋아...♡
“...어, 어라...!?”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리니, 저는 어느새 길드 관리소 앞까지 와 있었습니다.
뭘까요 방금. 저, 웃고 있었던 건가요...?
어째서... 분명, 이 아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데이브에게 말 못할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버린 제가, 왜 웃고 있었던 걸까요...?
뱃속에서 이상한 감각이 느껴졌던 것 같은데... 착각인가...?
...아무래도 많이 피곤한가 봐요. 그도 그럴게, 충격적인 사실을 알아버렸으니...
밤샘으로 일하고 있는 다른 직원들에겐 미안하지만, 얼른 서류만 놓고 돌아가야겠네요.
“...다녀왔습니다...” “아... 세라. 다녀왔어?”
늦은 시간이라 모험가들이 없는 길드 관리소의 안.
작은 마도구의 불빛만 일렁이고 있는 접수처 앞에서, 제 친구 밀리아가 피곤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안쪽에서 일하다가 잠깐 담배를 피러 나온 모양이네요. 그런데, 밀리아는 담배를 피우진 않았었는데...?
“신수님은 뭐래? 뭐 아시는 게 좀 있대?” “...응. 아무래도, 세마 씨가 저주받은 산맥의 던전을 해결하신 모양이야...” “뭐!? 정말!? 용사들도 해결 못한 그 던전을!?”
담배 연기를 내뿜고 다시 담배를 물려던 밀리아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담배를 떨어트렸습니다.
그럴 만도 하겠죠. 테세르의 농도가 너무 높아서 200년 동안 용사들조차 봉인만 하고 방치해 뒀던 곳이니까요.
히어로 나이트들 중 가장 강하다는 오를란도 경 정도는 와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던 곳인데...
항상 산맥을 돌아가야 했던 산맥 너머의 도시들과 수왕국쪽도, 이제 상단이나 모험가들이 가기 한결 편해지겠죠.
제 임신 때문에 제대로 반응해 드리진 못했지만... 그 정도로 세마 씨가 한 일은 대단한 일입니다.
“심지어 히어로 이터도 한 마리 잡으셨대. 이쪽은 흔적이 없어져서 파악이 힘들겠지만...” “아니, 저주받은 산맥을 해결한 신수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와아... 처음 봤을 땐 정말 흉흉해 보여서 신수란 게 믿기질 않았는데... 역시 신수는 신수구나.”
떨어트린 담배를 들어 재떨이에 비빈 후, 다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는 밀리아.
연기를 한 번 내뱉은 후, 밀리아는 저를 보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신수님은 네가 거의 담당이나 마찬가지였는데. 뿌듯하겠네 세라?” “아하하... 세마 씨가 언젠가 큰 일을 할거라곤 생각을 했었는데, 설마 이런 일을 하실 줄은 몰랐어.” “후후. 나중에 신수한테 스카웃 당할지도 몰라? 우리 같은 관리소 직원들은 커다란 길드에서 종종 관리직으로 데려가곤 하니까.”
밀리아가 말한 커다란 길드에서의 이직 제안은, 사실 길드 관리소에서 직원들이 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길드관리소는 월급도 나쁘지 않고 왕국의 준 공무기관이지만... 모험가도 아닌 사무직원들은, 올라갈 수 있는 직급에 한계가 있으니까요.
관리소의 최고 위치인 관리소장은, 여차할 경우 스스로 나서기도 해야 해서 강한 사람이 올라가는 자리...
그러니 사업도 많이 하셔서 자금도 안정된데다, 실력까지 있는 세마 씨에게서 이직 제안이 온다면 정말 좋은 제안이겠지만...
저는 결혼하고 나서 얼마 지나면 일을 그만둘 생각이라, 그렇게 기대되는 일은 아니네요.
“나도 지금부터라도 얼굴을 보여볼까... 왠지 모르게, 요즘은 신수님이 그렇게 막 무섭지도 않고...” “후후. 전부터 말했었잖아? 그렇게 무서운 분은 아니라고.” “아니, 이전엔 정말 가까이서 보면 몸이 떨렸거든. 그런데 요즘은 어쩐지, 뭔가 멋있어 보이는 것 같기도...”
세마 씨를 떠올리고 있는지, 밀리아가 살짝 멍한 표정을 지으며 담배 연기를 내뱉었습니다.
...어째선지 눈빛이 묘하게 느껴지는 건, 단순히 제 착각일 뿐이겠죠?
“...그런데 밀리아. 담배는 언제부터 피웠던 거야? 원래는 안 피웠었잖아?” “아, 이거... 그, 저주받은 산맥에서 테세르가 솟구쳤을 때... 다들, 그, 부끄러운... 경험을 했잖아?” “응? 그랬지?” “그 이후로 뭔가 담배 냄새가 막 땡기는 느낌이라... 궁금해서 한 번 사봤어. 나만 그런 게 아닌지, 다들 한번 피워볼까 하더라고.”
으응...? 그게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요?
밀리아가 담배가 피워보고 싶어서, 변명거리를 찾고 있었나 봅니다.
저 담배 냄새는 묘하게 맘을 끌어당기는 느낌이니,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네요.
“...세라도 한 번 피워볼래?” “으음... 궁금하긴 한데... 그럴까...?”
제가 궁금하단 표정을 짓고 있었던 걸까요?
밀리아가 피식 웃더니, 제게 담뱃갑을 내밀었습니다.
저는 냄새는 그렇다 쳐도, 담배 피는 모험가 분들의 모습이 묘하게 퇴폐적인 느낌이라 굳이 피우려고 하진 않았었는데...
왠지 모르게 오늘은 한 번 피워보고 싶네요. 거기다 얼른 피워보란 것처럼, 뱃속에서 두근거리는 느낌이...
“자. 불... 그대로 빨아들이면 돼.” “...후읍... 후아아... 아... 이거...” “기분 좋지? 나도 모험가들이 왜 피는지 이제 알았다니까.”
아... 뭔가요. 이거...
단순히 연기를 들이마시고 내쉬었을 뿐인데... 몸이 기뻐하는 느낌이에요.
이 기억에 있는, 뭔가 관능적으로 느껴지는 농후한 향...
...어라... 어째서, 세마 씨의 그 커다란 성기가... 떠오르는 걸까요...
“후웁... 하아... 아흐읏...♡” “...세라?”
아아...♡ 강렬한 수컷의 냄새...♡ 세마 씨의 냄새...♡ 황홀해...♡ 너무 기분 좋아...♡
뱃속이, 자궁이...♡ 이걸 원했다고, 기뻐하고 있어...♡
마치 온 몸에 쾌감이 스며드는 듯한, 이 황홀한 기분...♡
아핫...♡ 내 자궁 안에, 세마 씨의 씨앗이...♡
“세라? 세라!” “...핫!? 으, 응? 왜...?” “처음이라 많이 어지러웠나 보네? 갑자기 멍해 보였어.” “아... 그, 그런가...” “그러고 보니 오늘 계속 안색도 안 좋았고... 어디 몸이라도 안 좋아?”
아... 방금, 전 무슨 생각을...?
어째서, 세마 씨를 떠올리며 흥분한 걸까요? 세마 씨는 제 연인이 아닌데...
왜 이렇게 기쁘고 즐거운 듯한 감정이... 읏...
하아...♡ 자궁이 떨려서, 너무 기분 좋아...♡
“후우...♡ 하아...♡” “세라... 응, 열도 좀 있는 것 같고... 많이 안 좋은 모양이네. 혹시 담배 때문이야?” “아, 아니...♡ 그건 아닐 거야...♡ 오늘 조금...♡ 몸 상태가 안 좋아서 일찍 가보려고 했는데...♡” “으응... 그러는 게 좋겠다. 몸 떨리는 게 심상치 않네.”
제가 가지고 있던 서류봉투를 받은 뒤, 제 손가락 사이에 있던 담배를 가져가서 끄는 밀리아.
어째서일까요? 고작 반 정도 남은 담배였을 뿐인데, 저 담배가 너무나도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담배보다... 멈추질 않는 오싹한 감각이, 너무 기분 좋아서...♡
으읏...♡ 좀 더, 담배를 피워보고 싶어...♡
“다른 직원들한텐 내가 말해둘게. 세라. 혼자 돌아갈 수 있어?” “응...♡ 괜찮아... 조금 진정되고 있는데다, 그리 멀지 않으니까...” “조금 걱정되는데... 이 근처면 밤이어도 안전하긴 하지만... 그냥 내가 바래다 줄까? 아니면 데이브 씨를 불러서...” “아, 아냐! 괜찮아! 오늘 수시로 이런 느낌이었거든! 그, 더 나빠지기 전에 얼른 갈게...!” “아, 세라...!”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 밀리아에게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뛰쳐나와 버린 저.
뒤에서 밀리아가 조심히 돌아가라는 외침이 들려오지만, 지금 저는 그 외침에 대답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담배...! 분명, 집 근처에 밤에도 문을 여는 곳이 있었는데...!
아, 그래 맞아. 저 불 켜진 편의점...! 분명, 저기서...!
“어서오세요~... 어머나?” “아, 저...! 다, 담배...! 담배 있나요...!?” “...후후...♡ 네. 잔뜩 있답니다. 세라 님♡” “그, 담배랑 불 붙이는 마도구를... 읏, 지갑이 어디...!” “괜찮아요♡ 그냥 가져가셔도 된답니다. 세라 님♡” “아, 그, 그런가요!? 가, 감사합니다!”
뭔가 이상한 것 같기도 하지만, 어떻게 담배를 손에 넣게 되었네요.
밀리아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될 것 같아서... 담배를 달란 얘길 꺼내지 못하고 뛰쳐나와 버렸는데...
어디서 이걸... 아, 집 앞에 골목... 저기라면...!
“읏, 으흣...♡”
몸이 떨리는 자궁의 욱신거림 때문에, 손을 떨며 담배 상자의 포장을 벗기는 저.
아마 누가 본다면, 마치 마약 같은 거에 중독된 중독자로 보이겠죠.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어요. 지금 제 자궁 안에서, 얼른 이 담배를 피우라고 말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빨리, 이 담배를 피워야...!
“후웁... 하아...♡”
덜덜 떨며 담배 연기를 들이마시자, 제 몸 전체에 퍼져나가는 기분 좋은 감각.
담배를 빨아들일 때마다, 자궁 속에서 전해지던 욱신거림이 가라앉아 갑니다.
그대신 제 몸에 차오르는 건, 오르가슴에 도달한 것 같은 황홀하기 그지 없는 쾌감.
제 몸의 세포들이, 마치 이 담배연기에 섞인 무언가를 흡수하는 것 같은 쾌감입니다.
“하아...♡ 앗, 읏...♡ 후우...♡ 하아...♡”
어느새 바닥에 주저앉은 저는, 계속해서 담배를 피우며 몸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하반신이 축축한 느낌에 치마 안을 확인하자, 제 팬티와 스타킹은 어느새 물에 들어간 것처럼 젖어있었습니다.
그것을 확인하자, 왠지 모르게 제 자궁 안쪽이 뭔가 쓸쓸한 느낌이 들면서...
저는 어느새,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팬티스타킹 위로 제 보지를 문지르고 있었습니다.
“앙...♡ 읏, 아...♡ 세마, 씨...♡”
계속 줄담배를 이어가면서, 그렇게 음란한 물이 넘쳐 흐르는 보지를 문지르기 시작한 저는.,,,
제 아랫배에서 옷 위로 어두운 빛을 내뿜고 있는, 사악한 눈동자 같은 문양을 눈치챌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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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라... 내, 방...?”
아침에 눈을 뜨자, 저는 관리소 유니폼을 입은 채 침대 위에 누워있었습니다.
“...아... 그랬, 지...”
분명, 어제 집 앞의 골목에서 줄담배를 피우며 자위하다가... 한 갑을 모두 한꺼번에 피우고, 몸이 좀 진정된 후...
그대로 집에 들어온 후, 기다리던 데이브에게 오늘 몸이 안 좋아서 그러니 따로 자자고 말했었네요.
제가 살고 있는 이 곳은 투룸이긴 하지만, 침대는 하나 뿐이었는데... 그럼, 데이브는 어디에...?
...아. 데이브가 혹시, 제 몸에서 담배 냄새를 맡았으려나요?
데이브는 담배 냄새가 별로라고 했었는데... 읏, 저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데이브를 대했던 것 같은데...
“...하아. 유니폼에도 아직 냄새가...”
정말 묘한 기분이네요. 제가 왜 처음 피우는 담배를 그렇게 피우고, 골목에서 자위를 한 걸까요?
어째서, 담배를 피우는데 그런 갈증이 풀리는 듯한 기분이...
으으... 누가 본건 아니겠죠? 그런 치녀 같은 꼴을, 누가 보기라도 했다간...
“세라. 일어났어?” “데, 데, 데이브!?”
방 문이 열리면서, 앞치마를 입은 모습으로 저를 부르는 데이브.
갑작스러운 데이브의 등장에, 저는 저도 모르게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습니다.
방 안으로 들어오는 맛있는 냄새... 혹시, 데이브는 밖에서 자면서 아침까지 준비해 준 건가요?
으으... 부끄러워... 어제 난, 왜 그런 짓을...
“몸은 좀 괜찮아? 어제 들어올 때 보니, 좀 많이 안 좋아 보였는데...” “으, 응... 이제 좀 괜찮아... 그, 데이브. 나 어제 이상하지 않았어...?” “으음... 몸이 안 좋아서 그런지, 기분이 썩 좋아 보이진 않았는걸. 오자마자 아파서 따로 자자고 말하곤 들어갔는데. 기억 안나?” “으으... 미, 미안... 나 어제, 몸이 많이 안 좋았나 봐... 뭔가 짜증냈던 것만 기억이...” “하하. 괜찮아. 이제 아침 다 됐으니, 씻고 나와서 같이 먹자.” “고마워 데이브...”
데이브의 표정을 보니,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데이브에게 짜증을 내다니. 정말 미안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늦은 시간에, 골목에서 담배를 피면서 자위나 하고... 집에 와선 데이브에게 짜증을 낸 후에 바로 혼자 잠들어버리고...
으으. 이런 약혼자라니. 웃고는 있지만, 데이브가 많이 실망했겠죠...?
어떻게 데이브에게 사과를 해야...
“어제 무슨 일 있었어? 길드 관리소에서 밤샐 수도 있다더니...” “...으응... 그게...”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 편안한 차림으로 밖으로 나오자 식탁 위에 스튜와 빵 등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반대편에 앉아 미소를 지으며 저를 쳐다보는 데이브. 으으... 데이브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아...
“...저, 데이브... 나...” “응?” “나... 임신, 한 것 같아...”
숟가락을 들어 스튜를 뜨려던 도중, 그대로 굳으며 숟가락을 놓치는 데이브.
데이브는 멍하니, 그대로 저를 쳐다보았습니다.
“...데이브의, 아기야...” “저, 정말!? 정말이야 세라!?”
활짝 미소를 지으며, 제게 다가와 저를 붙잡는 데이브.
그 표정은, 진심으로 제 임신을 기뻐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실은, 갑작스럽게 몸이 안 좋아 졌었는데... 어쩌다 성녀님을 만나서 확인했더니, 임신이라고...” “서, 성녀님이!? 안에 싼 건 한번 뿐이었는데...!! 그럼, 확실한 거구나!?” “으, 응... 그게, 그래도 업무가 바쁘니 일을 끝내고 와서 알리려 했는데... 밤중에 몸이 안 좋아져서 그만...” “하하! 응! 임신했으면 무리하면 안되지! 고마워 세라! 정말 고마워!”
뛸 듯이 좋아하면서, 저를 부둥켜 안는 데이브.
아무래도 데이브는, 제가 바람을 피웠을 거란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번이라 설마 했었는데 임신이라니...! 나도 이제 아빠구나!?” “으, 응... 그, 그렇네.” “하하! 빨리 결혼 준비를 해야겠다! 세라 너희 부모님께도 알려드려야...!” “아하하... 으, 응... 그래, 야지...” “고마워! 정말 고마워 세라!” “...기뻐해줘서, 나도 고마워 데이브...”
제 배를 쓰다듬으며, 정말 기쁘단 표정으로 좋아하는 데이브.
분명, 데이브를 속인 것이니... 저런 데이브의 미소에 가슴이 아파야 할 텐데.
어째서일까요. 저는 속으로 다행이다 라는 안도감과 함께, 묘하게 즐거운 기분이 솟아나왔습니다.
“하하! 우리 아이 이름은 어떻게 하지!? 남자애일까 여자애일까!?” “...후훗. 아직 너무 성급해. 데이브.”
그 즐거운 기분 때문인지, 데이브를 속였음에도 불구하고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저.
제 자궁 속에서 맥박 치는 듯한 느낌이, 기분 좋게 제 몸에 퍼져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