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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389화 (390/749)

Chapter 389 - 355화 - 시동을 거는 마왕의 완전 지배! (2)

“무, 무슨 말을 하시는 거에요 세마씨! 길드 관리소에서 그, 그런 짓을...!? 안돼요! 그런 건 절대 안돼!”

내 품 안에 들어온 채, 가만히 밀리아에게 건네는 제안을 듣던 세라.

사실 난 밀리아가 거부감을 보일 거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가장 먼저 거부반응을 보인 것은, 내 음수가 되어가고 있는 세라였다.

이럴 수가... 내 테세르를 빠르게 받아들여가고 있는 세라라면, 당황할 수는 있어도 거부하진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나랑 처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밀리아가 고민하는 표정이라니. 이건 좀 놀라운걸.

“...따로 준비할 건 없을까요? 그, 콘돔이라던가...”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밀리아! 너도 남자친구가...!” “걔랑은 헤어진 지가 언젠데. 그보다, 세라 너 반응이 이상한데...? 넌 곧 데이브랑 결혼한다며. 왜 그런 반응을... 어? 너 혹시...” “...!! 아, 아니! 그, 그런 거 아니거든!?”

오호라... 밀리아라는 이 암컷. 눈치가 꽤 빠른걸?

푸흐흐. 세라. 내 품 안에서 허겁지겁 벗어났지만, 이미 다 들킨 모양이야.

“어머머... 세상에... 세라 너... 언제부터...” “잠깐만 밀리아! 무슨 생각 하는 거야! 아니, 아니라니까!!” “됐어 얘. 눈치채고 나니 확실히 느껴지거든? 우후훗... 정말, 그 잘난 약혼자를 가진 얌전한 세라가... 신수님과...♡” “아, 아냐! 저, 정말 그런 게 아니라 세마씨랑은...!!” “아주 사랑하는 사이지. 이미 세라랑은 두 번 정도 뜨거운 밤을...” “꺄악! 세마씨! 말하지 마세요!!” “어머나... 정말 세라랑 신수님이...♡”

원망스럽단 표정으로 내 가슴을 때리면서, 내게 귀여운 항의를 하는 세라.

밀리아는 입가를 가리며, 그런 나와 세라를 재미난 것을 본 듯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그런 밀리아의 표정을 보게 된 세라는, 울먹이는 표정을 지으며 밀리아에게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라의 변명을 듣던 밀리아는, 한동안 재미있단 듯이 키득거리더니...

곧 만족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세라를 안심시키는 것처럼 토닥이며 말했다.

“걱정하지마 얘. 내가 세라 네 결혼을 망치겠어? 그냥, 세라도 은근히 욕심이 많구나~ 싶어서 재미있을 뿐...” “으으으... 그게에...” “후후...♡ 그럼 세라. 길드관리소 안에서... 뭐라구?” “...몰라... 마음대로 해...” “아하하! 알겠어! 마음대로 할게!”

세라의 반응에 깔깔대며 웃는 밀리아와, 내 쪽을 원망스럽다는 듯이 쳐다보는 세라.

푸흐흐. 뭐 어때 세라. 지금 깔깔거리며 웃고 있는 밀리아는, 곧 완벽한 비밀 보장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물론, 세라 너는 아직 알 수 없겠지만 말이야. 큭큭...

“세라, 세라. 잠깐. 혹시나 해서 말인데...” “...뭔데?” “그, 나한테 오늘 아침에 임신했다고 말했던 거... 혹시, 그건 아니지...?” “......” “어머어머 얘 좀 봐... 정말 간 큰 짓을... 만약 몬스터가 태어나면 어쩌려고 그래?” “...일단, 사람이래... 성녀님께서 확인해 주셨어...” “성녀님께서? 으음... 그럼 믿어도 되겠지만... 이거, 데이브가 알게 되면 졸도하겠는걸...”

갑자기 조심스럽게 뒤돌아 서서, 조용히 소곤거리기 시작한 세라와 밀리아.

내 청력 좋은 말 귀에 신경을 집중해 가만히 들어보니, 아무래도 밀리아는 세라의 임신 사실을 미리 들었던 모양이다.

저런 사실을 터놓는 걸 보니, 꽤나 친한 사이인 모양인데... 이거, 밀리아는 반드시 가축으로 만들어줘야겠는걸? 큭큭...

“...신수님도 참 대담하시네요... 제안도 그렇고, 세라의 일도 그렇고...” “뭐, 세라가 워낙 좋은 암컷이라... 수컷으로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거든. 거북하다면 아까 제안은 그냥 거절해도 되는데?” “...좀 놀라긴 했지만, 그, 흥미가 없진 않아서요...♡” “푸흐흐. 그래?”

이야기를 끝낸 듯한 세라와 밀리아가 돌아서자, 나는 세라를 다시 내 품 안으로 끌어당기며 밀리아를 바라보았다.

살짝 진한 화장과 피곤해 보이는 얼굴에서 묘한 퇴폐미가 느껴지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세라의 친구답게 성실해 보이는 인상을 지닌 밀리아.

그런데 그런 밀리아는, 세라와 나의 관계를 알고 나서도 나를 향한 뜨거운 시선은 변하질 않았다.

이거 참. 밀리아 얜 원래 음란한 거야 아니면 담배 때문에 이상해진 거야?

친구를 임신시킨 불륜 상대와의 교미에 흥미가 있다니. 정말 맘에 쏙 드는 암컷이네. 큭큭...

“세라. 어때? 친구 쪽은 해도 괜찮은 모양인데...” “...정말 거기서요? 모험가분들까지 같이?” “물론이지. 사람이 많아야 들켰을 때 크게 혼나지 않잖아?” “모험가분들은 어떻게 설득하시려구요? 잘못했다간 성희롱으로...” “뭐어. 문제 없을걸. 아마 저 모험가들, 내 얘기를 아주 잘 들어줄 것 같은 느낌이거든.” “...몰라요 그럼. 세마 씨 원하는 대로 하세요. 흥.”

앗. 이런. 설마 다른 암컷들과 교미한다고 삐진 건가?

세라는 아직 다른 암컷들과의 교미를 넘어갈 수준은 아니었나 보네. 아니면 세라 본인이 질투심이 강하거나...

“에이~. 세라. 알잖아? 그, 나는 신수다 보니 기회가 있을 때 교미를 해둬야 한다는 거.” “뭐에요 그게. 세마 씨가 신수이신 거랑 무슨 상관...” “자식을 가질 확률이 워낙 적으니까. 자손 번식은 억지로라도 해 둬야지.” “...리즈벳 씨나 다른 분들도, 임신 시키셨다고 했으면서...” “에이, 그렇기는 한데~ ...세라도 이렇게 기회가 있을 때, 미리 아기한테 영양을 주는 게 좋지 않겠어?” “...3일마다 해야 한다고 하시더니... 아직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요?” “세라의 몸 상태가 좋아 보이니까. 한 번 정도는 해도 괜찮다 이거지.” “흐응...”

삐진 것처럼 고개를 홱 돌린 채, 내게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하는 세라.

하지만... 내 옆구리에 들어와 있는 세라의 몸은, 그런 세라의 태도와는 달리 조금도 내게서 떨어지질 않았다.

그런 세라의 어깨를 쓰다듬으면서, 최대한 세라를 위로하듯이 설득을 이어나가던 도중.

“내게 특별한 암컷은 세라랑 내 암컷들뿐인걸? 그러니 너무 질투하지 마. 그냥 지금은, 뱃속의 아기한테 아빠의 영양도 전해줄 겸 즐겨보자고? 왜, 이런 상황. 흥분되지 않아?” “읏...♡ 정말이지, 세마 씨는...♡”

세라의 아랫배에서, 짐승의 눈동자 같은 문양이 살며시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네요...♡ 기회가 있을 때, 뱃속의 아기한테 영양을 주긴 해야 하니까...♡” “큭큭. 그래. 다만 하루도 안 지난 게 걸리긴 하니, 세라의 순서는 조금 늦추자.”

미완성 음문이 황홀한 감각을 전하고 있는지, 움찔거리며 뜨거운 숨을 내뱉던 세라.

그대로 내게 암컷의 눈빛을 보여주면서, 세라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으며 나를 향해 미소를 보여주었다.

“...와아... 세라. 진심인가 보네...”

그런 세라의 표정을 본 밀리아가, 믿기지 않는단 표정을 지으며 나와 세라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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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식들은 왜 길드 관리소에서 보자고... 하아...”

모험가가 된 지 3년차가 된 네빈은, 길드관리소의 입구 앞에서 들어가기 싫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어쩐지 길드관리소가 거북한 듯한 네빈의 표정. 하지만, 이건 길드관리소 자체가 싫어서 나온 표정은 아니었다.

애초에 길드관리소는 모험가들에겐 뗄래야 뗄 수가 없는 중요한 장소. 모험가를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익숙해져야 하는 장소다.

하지만 최근, 이 길드관리소 라디아 지부에서는... 네빈 뿐만 아니라 모든 남성 모험가들이 들어가기 꺼려질 만한 이유가 존재하고 있었다.

“...푸흐, 냄새...”

한숨을 내쉬고 길드관리소의 문을 열자, 그 꺼려지는 이유가 만들어낸 불쾌한 냄새가 네빈의 후각을 자극했다.

마치, 몬스터들이 잔뜩 모인 후덥지근한 장소에 들어온 듯한 열기와 냄새.

처음엔 풀잎을 태우는 연기의 냄새가 강했었건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연기의 냄새와 함께 느껴지던 짐승의 냄새가 모든 냄새를 압도하고 있었다.

이 길드관리소 안에서 후덥지근하게 땀을 흘리고 있는 몬스터들이 자리잡고 있는 듯한... 이 불쾌한 공기.

지금이 아무리 무더운 한여름이라곤 하나, 이 열기와 냄새는 들어오자 마자 네빈의 머리를 아찔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나중에 저 유행이 끝나면... 후으, 냄새가 빠지긴 하려나 이거...’

이 냄새에 휩싸인 순간부터, 왠지 모르게 움츠러드는 기분이 되어 안쪽으로 들어간 네빈.

코를 막으며 안쪽으로 들어간 순간, 네빈이 길드관리소에 오기 싫었던 이유들이 나타났다.

길드관리소에 가득 찬, 이 불쾌한 냄새의 원인이 되는 연기를 내뿜고 있는 저 여자들.

수컷의 성적인 욕구를 일으키지만, 어쩐지 그것이 너무나도 두렵게 느껴지는 분위기를 지닌 저 여자들.

언제부터인가 길드관리소 식당 칸을 본인들의 구역인 것 마냥 자리잡고 있던...

조금 과도한 노출을 한 채, 담배를 피우는 여성 모험가들이었다.

“아하하♡ 진짜? 그 길드장 존나 병신이네♡” “킥킥...♡ ...어? 야. 쟤...” “...푸훕...♡ 2점♡” “아하핫♡ 너무 잘 쳐준 거 아냐? 난 0점♡” “100점 만점에 10점을 넘는 놈이 없네. 쿡쿡...♡”

식당 구역에 들어온 순간, 네빈의 본능이 이상할 정도로 두려워하고 있는 여성 모험가들의 시선이 네빈에게 꽂힌다.

식당 구역 한 가운데서 다리를 올리거나 누워있거나 하며, 테이블을 반 이상 차지하고 있는 수십 명의 여자들.

그녀들에게서 마치 남자를 품평하는 듯한 시선 수십 개가 꽂히자, 길드관리소에 들어온 후부터 움츠러들어 있던 네빈의 몸이 더욱 움츠러든다.

무언가 노출이 많은 여자들이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키득거리고 있는 모습은, 다가가선 안될 퇴폐미가 가득한 오싹한 광경 그 자체.

그런데 비웃는 시선까지 자신에게 꽂히게 되니, 수컷의 자존심이 마구 짓밟히는 듯한 기분이 되어 네빈은 도저히 그녀들과 눈을 마주칠 수가 없었다.

만약 지금 이상할 정도로 술렁이고 있는 이 기분만 아니었다면, 그녀들의 불쾌한 행동에 항의를 했었을 텐데.

하지만 지금 차마 그러지 못하는 네빈은, 가만히 고개를 숙인 채 그녀들의 옆을 지나 식당 구역의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왔냐...”

안쪽으로 들어가자, 무언가 지친듯한 표정의 동료들이 네빈을 향해 힘없이 손을 흔들었다.

마치 무엇인가에 기운을 빼앗기고 있는 듯한, 너무나도 피곤해 보이는 나른한 표정.

아직 그들보다는 비교적 멀쩡한 표정의 네빈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친구이자 동료인 그들에게 불만을 내뱉었다.

“하아. 너희들... 왜 굳이 길드관리소에서 보자고 한 거야...” “어쩔 수 없잖아... 괜찮은 퀘스트를 구하려면, 길드관리소에서 수시로 확인하는 수 밖에...” “애초에 여기만큼 싼 비용으로 시간 보낼만한데도 없고... 이 냄새만 참으면 있을만해.” “그 냄새를 참기 힘드니까 하는 소리지... 하아...”

단순히 안쪽으로 들어온 것 만으로도 지쳤다는 듯이, 의자에 힘없이 걸터앉는 네빈.

이전엔 이렇게 들어오면 바로 주문을 받으러 왔었건만, 지금은 어째선지 여자인 점원들조차 남자 모험가들을 딱히 신경 써주질 않았다.

그런데도 점원을 부르는 것조차 피곤하게 느껴져서, 얼른 이 장소를 빠져나갈 구실을 찾아보는 네빈이었지만...

“...그래서. 뭐 좀 있냐...?” “...전혀... 벌이도 경험치도 시원찮은 것들 뿐이더라...”

하지만, 피곤해 보이는 동료들의 입에선 기운 빠지는 대답만이 나올 뿐이었다.

“...한 시간 후에 퀘스트 목록 갱신이니까. 가서 물어보려고...” “한 시간 씩이나 있어야 하나... 그럼 그냥, 그 동안 나가 있을까...?” “...왠지 쫄아서 피하는 것 같잖아 그거...”

이미 이렇게 구석에 박혀있는 게 쫄았단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하지만 움직이는 것조차 귀찮아 보이는 네빈의 동료들은, 핑계를 대며 나가기 귀찮다는 투로 네빈에게 대답했다.

하지만, 사실 네빈 일행 뿐만 아니라... 이 구석에 모여있는 수컷들 모두, 사실은 알고 있었다.

이 길드관리소에 가득 찬 후덥지근한 냄새.

분명 이 냄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짐승의 냄새가 수컷들에게 피로감을 느끼게 하고 있기에, 볼일이 없다면 자리를 벗어나는 게 올바르겠지만...

본인들이 그러지 않는 것은, 가슴을 술렁이게 만드는 암컷들의 체취에 중독되어...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감정을,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대로 건드리기를 허용하지 않을 것 같은, 무언가 자신들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암컷들.

만약 억지로 건드리려고 한다면, 분명 잔혹한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이란 예상이 저 암컷들의 체취를 들이마실 때마다 느껴진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기력이 빼앗기는 듯한 나른함에 보상을 주는 것처럼... 수컷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암컷들의 모습과, 오싹한 성욕을 일으키는 암컷들의 체취.

거기에 중독된 수컷들은, 자신들이 벗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는 것을 모른 채... 이렇게 암컷들을 힐끔거리며, 힘없이 늘어져 있는 것이었다.

“...도대체 저 유행은 언제 끝나는 거야... 하아...” “글쎄... 요즘은, 길거리에서도 담배 피는 여자들이 종종 보이니까... 응?”

그렇게 진실을 외면한 채, 자신들은 결코 건드릴 수 없을 암컷들을 힐끔거리며 늘어지던 네빈 일행.

그러던 와중, 무언가 암컷들에게서 여태까지와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꺄아♡ 세상에...♡” “어머나아...♡ 저 근육...♡” “100점...♡ 1000점...♡ 아니, 점수 따윈 무의미해...♡” “이게 얼마만이야? 되게 오랜만에 본다 신수님...♡”

자신들이 들어올 때의 비웃음과는 달리,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듯한 여자들의 웃음소리.

저 여자들을 진심으로 미소 짓게 만든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 그녀들의 시선이 꽂힌 곳을 바라본 순간...

그 곳에는, 너무나도 흉악해 보이는 검은 몬스터가 식당 구역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라디아에 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 얼굴과 모습을 알고 있을 저 몬스터.

본인의 입으로 아직 인간화가 미숙하다고 말했던... 라디아에 자리잡은, 흉악한 외형을 지닌 짐승.

신수라고 불리는 수컷 몬스터가, 입가에 미소를 띄며 여자들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뭐야, 저건...’

그 신수의 모습을 몇 번인가 보았던 네빈의 가슴 속에서, 지금까지 신수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이상한 감정이 솟아오른다.

그 감정에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면서 침을 삼키는 네빈.

그런데 자세히 보면,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네빈 뿐만이 아니었다.

마치 두려운 존재를 마주하기라도 한 것처럼, 안색이 새파랗게 질리며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한 네빈과 그 주변의 수컷들.

그 표정들은 모험가들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도 한심하기 그지 없는 표정으로 보이는 표정들이었지만...

하지만, 수컷들이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의 몸을 자랑하려는 것인지, 상반신을 탈의해 몸을 드러내고 있는 몬스터.

그 몸에 새겨진 범죄조직의 수장 같은 느낌의 문신들이, 저 흉악한 근육이 불끈거리는 신수의 몸을 더욱 무섭게 느껴지도록 만들고 있다.

키가 큰 수컷들보다도 머리 두세 개는 더 높은 듯한 커다란 덩치. 자신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만들지 못할 것 같은, 남성미가 과도하게 넘치는 근육질의 육체.

그 육체 위에 있는 몬스터의 머리는, 날카로운 안광과 목 위로 솟구친 핏줄 때문에 너무나도 흉악하게 느껴진다.

그런 흉악한 외형과 더불어, 이전보다 무언가 사악하게 느껴지는... 저 묘한 분위기까지.

짐승들의 냄새 때문에 움츠러들어 있던 수컷들에겐, 저 흉악한 몬스터의 모습은 수컷으로서 두려움을 느끼게 만들기엔 충분한 것이었다.

그것이, 사실은 마왕을 마주한 수컷들에겐 당연한 감정이란 것을 모른 채... 암컷들을 향해 다가가는, 저 몬스터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수컷들.

“안녕. 미녀 모험가 분들. 실은 좀 물어보고 제안할 것들이 있는데... 잠깐 여기 앉아도 괜찮을까?” “꺄♡ 미녀래♡” “물론이죠♡ 자, 이쪽에 앉으세요 신수님♡” “뭐가 궁금하세요? 저희 쓰리싸이즈도 괜찮으니 뭐든지 물어보세요♡”

담배 연기를 내뿜던 여성 모험가들이, 절대 자신들에겐 보이지 않을 반응들을 보이며 그 몬스터들 반긴다.

도대체 저 흉악해 보이는 몬스터가 뭐가 좋은 것인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여자들의 반응.

수컷들이 보내고 있는 두려움과 부러움이 담긴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렇게 몬스터는 암컷들의 한 가운데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한동안, 길드관리소에서 나온 적이 없는 즐거운 듯한 암컷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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