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96 - 362화 - 지배를 위한 짐승들의 사냥! (3)
“끄윽, 악, 아아아아악!!!” “오빠아!! 오, 오빠를 놔주세요! 지금 피가...!!” “후훗...♥ 그건 안될 말이지♥ 헛된 저항은 하지 말고, 얌전히 따라오기나 하렴♥”
허벅지가 꿰뚫린 목을 붙잡고, 라미는 손을 잡아 이끄는 라디아의 영주 세레스.
두 사람을 억지로 끌고 가고 있으면서도, 저 여자는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 마냥 가볍게 걸어나가고 있다.
뭐야 이 힘은...! 마치 인간이 아니라, 커다란 짐승이 우릴 끌고 가는 듯한...!?
여자치곤 평균 이상의 신장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런 말도 안 되는 힘이라니...!?
암만 과거에 고레벨에 도달했던 여자라곤 하지만, 그래도 마법사가 이런 힘을 가지고 있는 건 말이 안 되는데...!?
크윽, 다리가... 출혈 때문인지, 점점 의식이...
안돼...! 라미를 남겨두고, 의식을 잃어서는...!
“...크헉...!?” “꺄악!?”
붙잡힌 목이 부러질듯한 고통을 느끼며 질질 끌려가던 도중, 내 몸이 떠올라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다시 되돌아와버린 그리폰을 유인하려고 했던 장소.
그 곳에서, 나와 라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오. 수고했어. 세레스.” “고생하셨어요. 세레스 언니♥” “가장 먼저 도착했네요. 편하게 데려올 수 있는 리즈가 먼저일 줄 알았는데♥”
자신의 양 옆에, 화려한 복장의 금발의 여자와 이 곳에 어울리지 않는 드레스 차림의 여자를 끼우고 가슴을 주무르고 있는... 검고 흉악한 몸을 지닌 수컷.
이상한 기술로 헤돈을 죽인, 그 몬스터였다.
“크흑, 이, 몬스터 놈...!” “저건... 서, 성녀... 님...?” “...뭐...? 성, 녀...?”
내 옆에 쓰러져 있던 라미가, 금발의 여자에게 시선이 고정되어 무어라 중얼거렸다.
성녀라니? 라디아 교회에 가면 볼 수 있다던, 그 여신교의 성녀?
라미는 교회에 나가니까 본 적이 있는 건가...? 저런 창녀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여자가, 여신교의 성녀란 말이야...?
나는 교회에 나가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성직자가 저런 복장을 입고 있어도 되는 건가...?
아니, 그런 것보다... 옷은 둘째치고... 성녀라는 여자가 어째서, 헤돈을 죽인 저 몬스터와 함께 있는 거지...?
“세레스 언니가 가장 빨랐네? 나도 데려왔어 마왕님~♥” “흑, 으흑...! 사, 살려...!!” “내, 내려줘! 무슨 마법을 쓰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얼른 내려 달라고!” “신디! 크리샤!!”
성녀라는 존재가 이 자리에 있는 것에 대해 놀라던 도중, 조금 떨어진 풀숲에서 붉은 머리의 마법사가 눈웃음을 지으며 나타났다.
손에 든 지팡이가 아니었다면, 이 곳에 있는 다른 여자들처럼 어딘가의 창녀로 생각될만한 음란한 옷차림의 여자.
저 마법사의 양 옆에는, 신디와 크리샤가 공중에 떠오른 채 버둥거리고 있었다.
다행이다. 두 사람은 다친 곳은 없어 보여... 아니, 이건 다행이 아니지!!
어째서 이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는거야! 지금 당장 칼을 뽑아도 모자랄 판에, 뭘 안도하는 거지 나는!?
크윽...! 적어도 신디 만큼은 도망쳤으면 했는데...! 이제, 거크마저 잡히면 우린...!
“아~ 이 좆밥새끼. 존나게 설치네 진짜...” “...!! 거, 거크!!”
마치 일말의 희망을 짓밟는 것처럼, 바로 거크를 데리고 나타난 푸른 머리카락의 여자.
당장이라도 채찍을 휘두를 것 같은 복장을 입고 있는 그녀의 손에는, 얼굴과 몸이 곤죽이 된 거크가 머리카락을 붙잡힌 채 질질 끌려오고 있었다.
저게 거크...!? 머리카락 색과 옷이 아니었다면, 나조차 몰라볼 정도가 엉망인데...!?
도대체 얼마나 때린 거야...!? 사람 얼굴을, 저렇게 만들어 놓다니...!!?
거크는 지금 기절한 건가!? 서, 설마 죽은 건 아니겠지!?
큭...!! 도대체 이 몬스터와 여자들은, 무슨 생각으로 우릴...!!
“푸흐흐. 다들 수고했어. 그럼, 누구부터 시작해볼까...” “너, 너 이 몬스터가... 큭, 으윽...!” “오, 오빠...! 시, 신수님... 저희한테, 왜 이러시는 거에요...”
자신의 옆에 있는 여자들의 몸을 주무르면서, 맛보려는 음식을 고르는 것 마냥 혀를 날름거리는 몬스터.
나와 거크를 무시하고 세 여자를 바라보는 몬스터의 표정이, 너무나도 오싹해서 소름이 돋는다.
저 몬스터에게 당장 달려들고 싶은데... 하지만 출혈 때문에 현기증에 빠진 육체가, 그것을 허락해주질 않는다.
“응? 왜 이러냐고?” “다, 당신은... 사악한 마물을 잡으려고 왕국에 찾아온, 신수님 이잖아요...? 어째서, 헤돈 오빠를...!!” “큭큭... 거기 귀엽게 생긴 암컷. 아직 종족이 열등해서 그런지, 눈이 좋지 않네.”
쓰러지듯이 주저 앉은 내 곁에서, 두렵다는 듯이 몸을 떨던 라미.
그런 라미가 어떻게든 활로를 만들어 보려는 듯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저 몬스터를 향해 외쳤지만...
저 검은 몬스터는, 그런 라미의 모습이 귀엽다는 듯이 웃으며 라미를 불쾌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마치, 라미에게 음흉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듯한 불쾌한 눈동자. 그 눈동자가, 불길하게 번뜩이더니...
“나는 신수 따위가 아니라, 세상을 올바르게 이끌러 온 마왕이다.”
저 몬스터와 음란한 복장의 여자들에게서, 눈에 보일 정도로 사악한 기운이 폭발하듯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힉, 히익...!?” “아, 아...!”
뭐야 이건... 어떻게, 이런 사악한 기운이 존재할 수 있는 거지...!?
강한 마물들이 모여있는 고난이도 던전에서 조차, 이 정도로 사악한 기운을 느끼진 못할 텐데...!?
마왕이라니... 그런 건, 그저 소설이나 연극에서 나오는 공상 속의 존재일 뿐일 텐데...
저런 사악한 기운이라니... 이건 도저히, 반박할 수가 없어...
저 몬스터가... 인간을 학살하고 세상을 파멸시킨다고 알려진, 바로 그...
절대악의 상징, 마왕이라는 것을.
“...큭큭. 쫄기는... 내 음수들. 암컷들은 이리로 데리고 오도록. 클레아는 저 수컷들을 죽지 않을 정도로만 회복시켜둬.” ““알겠습니다♥ 마왕님♥””
마왕이 명령하자, 무척이나 즐거운 목소리로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들.
그리고 내 뒤에 있던 영주가, 라미의 손을 붙잡고 마왕에게 끌고 가기 시작했다.
“꺄악! 오빠!!” “라, 라미!! 크윽, 이거 놔...!!” “네에~♥ 얌전히 있으세요~♥ 움직이면 아프답니다~♥ 쿡쿡♥”
성녀가 내 머리를 짓밟으면서, 손에서 무언가 어두운 빛이 섞인 빛을 내뿜는다.
그러자 구멍이 생겼던 내 허벅지에 그 빛이 휩싸이더니, 고통과 함께 구멍이 작아지기 시작했다.
뭐야 이건... 이상할 정도의 고통이 전해지긴 하지만, 분명 이건 사제들의 치료인데...?
사제들의 스킬들은 분명, 믿음에 대한 여신의 보상 같은 것이라고 하지 않았었나...!?
이런 사악한 기운을 느껴지는데, 진짜 성녀라고...!? 세상을 만들었다는 여신이, 이런 여자에게 힘을 주고 있단 거야...!?
“큭, 으윽...!!” “자. 이 정도면 죽지는 않을 것 같고... 이번엔, 세실리아가 데려온 이 못생긴 수컷을...♥”
너덜너덜한 느낌이 남아있는 내 상처를 확인하며 웃은 뒤, 내 옆에 내던져진 거크를 향해 빛을 내뿜는 성녀.
엉망이 되어있던 거크의 얼굴이 되돌아오는 듯싶더니, 성녀는 그대로 치료를 멈추고 거크의 몸을 짓밟았다.
“자. 끝났으니 일어나세요. 열등한 수컷♥” “컥, 커헉...!”
어깨를 파고들며 거크를 깨우는, 걷기 힘들어 보이는 날카로운 굽을 가진 구두.
보기만 해도 아플 것 같은 구두의 굽이, 거크의 어깨를 찌르는 것처럼 파고든다.
그만큼 확실하게 고통스러운 건지, 거친 신음을 흘리며 눈을 뜨는 거크.
도대체 어떻게 저런 구두로 걸어 다니는 걸까 하는 의문을 가지던 도중, 성녀와 세실리아 라고 불렸던 여자가 나와 깨어난 거크를 무릎 꿇게 만들었다.
“옷 벗고 무릎 꿇어! ...아 짜증나게. 빨리 못 움직여!?”
검으로 나와 거크의 옷을 베어버린 후, 짜증난다는 듯이 걷어차며 무릎을 꿇리는 두 여자.
어째서일까. 푸른 머리의 여자에게 얻어맞을 때마다, 이상한 쾌감이 느껴져서 몸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었다.
그런 이상한 고통 속에서 치욕스러운 모습으로 앞을 바라보자, 그 곳에는 마왕의 근처에서 두려운 표정을 짓고 있는 세 사람의 모습이.
신디와 라미, 그리고 크리샤가, 마왕을 마주보며 몸을 떨고 있었다.
“신디...! 라미...!” “으윽, 크, 크리샤...!”
분명 고통스럽게 얻어맞았는데. 옷이 찢겨져서 치욕스러운 꼴이 되었는데.
그런데 어째서, 몸은 쾌감을 느끼고 있고 가슴 속에선 이상한 감정이 생기고 있는 걸까.
어째선지 저항하려던 의지가 사라지고, 몸의 기력이 빠져나가는 듯한 이상한 감각.
그 감각 때문에, 나와 거크는 차마 저항을 하지 못하고 알몸이 된 상태로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흐음... 제법 괜찮은데...”
그런 우리를 쳐다보지도 않고, 세 사람을 품평하듯이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는 마왕.
내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세 명의 여자들은, 그런 마왕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떨고 있을 뿐이었다.
“...푸흐흐. 내가 왜 너희를 노렸는지, 궁금하겠지?”
그리고 나와 거크를 힐끔거리며 쳐다본 후, 우리 모두에게 들으란 듯이 말하기 시작한 저 사악한 몬스터.
마왕과 그의 여자들이, 마치 재미있는 장난을 치는 것처럼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아직 내가, 이 육체의 능력... 적당한 한도를, 제대로 파악해두질 못해서 말이야...”
근질거린다는 듯이, 입맛을 다시듯이 우둘투둘한 혀를 날름거리는 마왕.
“너희를 통해, 아직 인간인 암컷들이 버틸 수 있는 선을 가늠해 볼 생각이야. 큭큭...”
마왕이 몸을 불끈거리며, 걸치고 있던 옷들을 벗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