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18 - 380화 - 암컷 짐승과 열등 수컷의 결혼식! (3)
도대체 이건, 어찌 된 일일까.
중단된 결혼식. 이상한 곳에서 드러난 지하로 향하는 계단. 키득거리는 하객들...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는 못하지만, 지금 데이브는 용사의 감으로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지금, 너무나도 위험한 상황에 도달해버렸다는 것을.
본인은 이제, 그 위험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것을.
“후후...♥” “아하핫...♥”
성녀와 신수의 동료들이, 웃으며 지하로 내려간다.
마치 무언가 준비를 하려는 듯이, 신수와 함께 내려가는 여자들.
덩그러니 남아 키득거리고 있는 세라에게, 떨리는 손을 뻗으려고 하는 순간.
데이브의 뒤에서, 키득거리는 여자들이 짐승의 냄새를 풍기며 데이브에게 다가왔다.
“킥킥...♡ 뭘 멍하니 있는 거야? 데이브?” “슈, 슈나... 너, 지금 무슨 말을...” “정신차려라 데이브♡ 아직 할 일이 남아있는데, 벌써부터 그러면 안되지♡” “기, 길드장... 다, 당신까지... 설마...”
분명, 어렴풋하게 느끼고는 있었다.
자신의 주변에서, 무언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슈나를 포함한 자신의 여성 동료들이, 무엇인가 이상해지고 있었다는 것을.
하지만 어째서인지... 언제부터인가, 도저히 그런 일들을 신경 쓰지 못할 정도로 마음이 무기력해져서...
정신을 차리니, 어느새 다들... 세라처럼, 비웃는 것 같은 오싹한 눈으로 나를...
“...읏, 으으...” “데, 데이브... 말 들어...”
언제부터였을까. 자신이 소속된 길드. 그 곳의 남자 동료들이, 저렇게 무기력하고 힘없는 표정을 짓게 된 것이.
힘이 넘치는 고레벨 모험가인 그들이 왜, 폐인이 된 것 마냥 무기력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걸까.
마치, 무언가 충격적인 일을 당해 정신이 나가버린 듯한 동료들의 모습.
남자 동료들의 목에 걸린 목줄. 그 목줄을 여자 동료들이 쥐고 있는 것을 보게 되자... 그제서야, 이해가 된다.
저 녀석들도 나처럼... 세라에게 당했던 일들을, 여성 동료들에게 당했구나 하고.
“자, 하객 분들은 모두 입장해주세요♡ 마왕님께서 입장하십니다♡”
즐겁게 키득거리는 여자들이, 익숙한듯한 모습으로 지하에 내려간다.
멍하니 있는 사이, 무언가 정리를 하는 듯한 수녀 몇 명 말고는 어느새 모두 사라진 하객들.
몬스터가 자신을 쳐다보며 히죽 웃은 뒤 지하로 들어가고, 데이브는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며 세라와 함께 남아 있었다.
어째서 자신은 지금, 자리에서 멍하니 굳어있는 걸까.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몸이 떨리고, 지금 이 상황을 빠져나가야 한다고 어디선가 경종이 울리는 것 같은데.
그런데도 지금, 데이브는 세라의 옆에서 가만히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왜냐면 지금... 짐승들이 데이브에게 부여한, 역할이 끝나지 않았으니까.
“세라 님♡ 이제 입장하시면 됩니다♡” “...쿡쿡♥ 데이브♥ 갈까?” “...아, 아...”
무언가 긴 손톱이 자라나있는 세라의 손이, 데이브에게 건네진다.
그 손을, 두렵다는 듯이 덜덜 떨면서도 붙잡아버리는 데이브.
짐승의 독에 중독된 육체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서 스스로 행동을 해버린다.
아무리 본인이 거절해도. 아무리 자신이 벗어나려고 해도.
스스로 달콤한 절망을 원하는 데이브의 육체는, 신부의 손을 잡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마왕에게 신부를 인도한다는,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아, 아아... 세라아...” “후훗...♥”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내려갈 때마다, 키득거리는 짐승들의 목소리가 커져간다.
두렵다는 듯이, 벗어나게 해달라는 듯이 간절하게 세라에게 애원해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비웃는 듯한 세라의 웃음뿐.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약혼자.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짐승의 붉은 눈동자로 키득거리는 것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데이브는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는 지하의 예배당으로 들어와 버렸다.
“신부, 입장♡”
누군가가 외치자, 하객들의 환호성이 지하에 울려 퍼진다.
무언가를 상자로 덮은 듯한 간이 의자에 앉아,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하객들.
그 하객들 사이로 펼쳐진 길의 끝. 자신이 향해야 하는 곳을 확인한 데이브의 표정이, 절망으로 뒤덮여간다.
“...큭큭...”
성물처럼 보이는, 무언가 거대한 것이 세워진 제단.
그 앞에서 자신이 결혼을 하는 것 마냥 턱시도로 갈아입은 몬스터가, 자신을 보고 사악한 미소를 내비친다.
그리고 그 몬스터와 마주서서, 붉은 눈동자를 드러내고 웃고 있는 다섯 명의 여자들.
식을 진행하던 성녀를 포함해, 다섯 명의 여자들은 세라와 같은 웨딩드레스 차림이 되어 데이브와 세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 마리의 남편과 다섯 마리의 신부. 그리고, 아직 한 명이 남아있다는 듯이 비워져 있는 공간.
남편에게 여섯 번째 신부를 건네주기 위해, 데이브의 다리가 세라와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아아...!” “쿡쿡...♥”
무슨 일이 시작될지를 깨달은 데이브의 표정이, 절망으로 일그러진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움직이는 다리를 멈출 수가 없는 데이브.
그렇게 데이브는, 세라와 함께 가운데에 비워진 빈 공간 안에 들어와...
사악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마왕의 앞에 자리잡아 버렸다.
“...그럼 지금부터, 내 아내들에게 그 영혼에 새길 서약을 받도록 하겠다.”
데이브를 쳐다보면서, 입꼬리를 올리며 사악한 미소를 내비치는 마왕.
이제는 데이브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자신에겐 버거울 정도로, 이 몬스터는 사악한 존재라는 것을.
역시 자신의 생각대로, 이 몬스터가 불길한 존재였다는 것을 확인한 데이브였지만...
하지만, 늦어버린 데이브는 이미 이 사악한 존재에게 반항을 할 수 없었다.
“내 아내들.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다가오더라도 나를 사랑하고 나에게 복종할 것을 맹세해라.” ““네♥ 맹세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마왕님♥”” “아, 아아...! 세라...!”
물음이 아닌 명령. 그 명령에, 기쁜 듯이 맹세한다고 외치는 신부들.
거기에 자신의 약혼자의 목소리가 섞여 있는 것을 들은 데이브의 표정이, 더욱 더 절망으로 물들어간다.
안색이 새파랗게 변해 몸을 떠는 데이브. 그런 데이브를 바라보지 않고, 마왕을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는 세라.
커다랗게 부풀어오른 신부들의 배가, 뒤덮인 음문에서 강렬한 빛을 내뿜으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연인을 배반하고, 마왕의 아내가 되는 것을 선택한 내 음수들. 앞으로 이 마왕에게만 몸을 허락할 것을 맹세해라.” ““네♥ 맹세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마왕님♥”” “열등한 수컷들을 절망시키고, 암컷들을 이 마왕에게 바치는 것이 너희들의 임무. 그것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맹세해라.” ““네♥ 맹세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마왕님♥”” “이 마왕을 즐겁게 하기 위해 더욱 더 음탕해지고,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따를 것을 맹세해라.” ““네♥ 맹세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마왕님♥””
맹세를 선언할 때마다, 신부들의 배에서 사악한 문양이 더욱 더 강렬하게 빛을 내뿜는다.
눈에 보일 정도로 꿈틀거리는 복부. 그런데도 편안한 표정으로 미소 짓고 있는 신부들.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자들의 신체에서, 사악한 기운이 눈에 보일 정도로 피어 오른다.
그것은 데이브의 옆에 있는 세라 역시 마찬가지...
그렇게, 자신의 약혼자가 마왕의 아내가 되기 위한 맹세를 바치는 것을 바라보면서.
데이브는, 바지 속에서 자신의 작은 성기를 발기시키는 것 이었다.
“으, 아아아...!” “...큭큭. 그럼, 마지막으로... 너희를 진정한 행복으로 이끌어 줄, 이 마왕에게 모든 것을 바칠 것을 맹세해라.” ““네♥ 맹세하겠습니다♥ 너무나도 사랑하는 마왕님♥ 저희 음수들의 모든 것은, 저희의 주인이신 마왕님의 것입니다♥””
신부들의 진심이 담긴 맹세가, 그 영혼에 새겨져 간다.
이미 마왕과 결속되어 있는 신부들의 영혼. 그것을 더욱 확고하게 만드는, 혼약의 맹세.
그 맹세를 들은 마왕이, 미소를 지으며 더욱 사악한 기운을 내뿜기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내 음수들이 진정한 마왕의 배우자로 다시 태어났음을 선언한다!”
마왕의 선언에, 하객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마왕의 신부가 된 암컷들의 몸이, 기쁘단 듯이 떨리기 시작한다.
너무나도 기쁜 일이란 것 마냥, 행복한 분위기에 휩싸이는 여자들.
그 가운데에서, 데이브와 수컷들만이 새파랗게 질린 채 절망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식으로 이 마왕의 아내가 되었으니, 너희에게 새로운 이름을 내리겠다. 이 마왕의 이름. 아스모를 그 영혼에 새겨, 마왕의 아내가 되었음을 기록해라!”
마왕의 명령에 따라, 자신들의 영혼에 새로운 이름을 기록하는 신부들.
인간들은 모르는 에센티아의 법칙에, 그녀들의 이름이 새롭게 쓰여지기 시작했다.
====================================================================== 이름 : 아스모 리즈벳 ... ======================================================================
====================================================================== 이름 : 아스모 클레아 ... ======================================================================
====================================================================== 이름 : 아스모 세레스 ... ======================================================================
====================================================================== 이름 : 아스모 세실리아 ... ======================================================================
====================================================================== 이름 : 아스모 리안나 ... ======================================================================
====================================================================== 이름 : 아스모 세라 ... ======================================================================
영혼에 새김으로서, 우주의 법칙이 자신들의 이름을 새롭게 기록하게 만드는 암컷들.
아무도 모르는 어딘가의 기록에, 그녀들의 이름이 고쳐 쓰여진다.
흔적만이 남아, 더 이상 그녀들을 지칭하지 못하게 되어버린 그녀들의 이름.
마왕의 아내가 되는 것을 선택한 신부들이, 자신들이 속할 마왕의 혈족으로 인정받은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