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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462화 (463/749)

Chapter 462 - 419화 - 하나씩 배우는 음수의 자격!

“세마! 이 누님을 찾았...! 어이쿠, 이거 교미하고 있는 중이었나!”

호쾌하게 문을 열면서, 마왕성의 침실로 들어온 제네시아.

그 호쾌한 입장에, 나와 리즈벳은 교미하다 말고 피식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깜짝이야. 거 조용히 좀 들어와 누님. 앞에 가축... 아니, 우리 하녀들도 있구만.” “후후. 어차피 들어올 텐데 굳이 하녀들한테 맡길 필요가 있나?” “아흣...♥ 제네시아 언니. 안녕~♥ 오늘은 좀 일찍 왔네?” “아아. 세마가 날 찾는다 들어서 말이다.”

내가 리즈벳과 교미하고 있는 것도 상관 없다는 듯이, 편하게 침대에 걸터앉는 제네시아.

그렇게 같이 교미를 했었으니, 이제 와서 교미하는 모습을 보더라도 딱히 새삼스럽지도 않겠지.

이렇게 내가 다른 암컷과 교미하는 것까지 받아들이는 제네시아의 모습이, 정말 기특하기 그지 없기는 한데...

...그런데, 내가 제네시아를 불렀던가?

“에엥... 내가 누님을 찾아? 딱히 찾거나 하진 않았는데? 어차피 밤에는 볼 사이이기도 하고...”

제네시아는 최근, 성실히 관리소장으로서 일을 한 후에 밤이 되면 마왕성으로 바로 퇴근하고 있다.

3일, 이틀... 천천히 간격이 짧아지다가, 최근엔 마왕성이 자기 집이 된 것처럼 아예 거주하다시피 지내고 있는 상황.

아침엔 이 침실에서 눈을 뜨고 곧장 출근하고 있으니, 이젠 굳이 제네시아를 찾을 필요가 없어진 상태인데...

매일같이 밤마다 짐승처럼 사랑을 나누고 있으면서, 휴일이라 오랜만에 동생을 보러 간 제네시아를 불러?

거 참. 남매의 오붓한 시간을 방해하다니. 그거 참 몹쓸 마왕이네 그래. 어디의 누구야 그 마왕은?

“응? 루나의 말로는 나랑 뭘 하려고 날 찾고 있다고 하던데?” “엥? 누님이랑 뭘 한다고... 아.”

아하... 그렇군. 음수들이랑 앞으로 제네시아에게 뭘 알려줄지 고민하던걸 루나가 들었던 건가?

푸흐흐. 아무래도 우리 루나가 과한 충성심에 조금 실수를 한 모양이네. 이거 참...

아직은 그냥 고민하는 수준이었는데. 결정된 것도 없으면서 제네시아를 불러들인 꼴이 되었는걸?

뭐 그래도, 내 암컷이 일찍 들어오니 기분은 나쁘지 않네. 암만 음수 확정에 친동생이라고 해도, 한때 제네시아가 그리도 사랑하던 수컷이라 좀 떨떠름했거든. 푸흐흐.

“루나가 좀 오해한 모양이네. 아직 확정은 아니고 계획만 짜던 상황이었는데...” “그랬나? 이거, 괜히 설레발을 쳤군...” “세상에. 오랜만에 동생이랑 즐기는 건데. 지레짐작으로 방해한 모양이네? 미안해라...” “음? 아니. 제렌 그 녀석은 금방 뻗어버려서 말이다. 한 시간도 안됐는데 기절해서 그냥 버려두고 나왔지. 오다 루나와 차 한잔 하는 동안 듣고 온 거다.”

분명 점심때쯤 나갔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저녁이 다되어가는 시간인데? 그런데 한 시간 만에 끝났다고?

이거, 동생을 만나는 시간보다 루나랑 수다 떠는 시간이 더 길었던 모양이네.

푸흐흐... 그토록 좋아하던 동생과 만나는데, 기절했다고 그냥 버려두고 나왔다라...

심지어 동생의 연인이랑 같이? 이거, 제렌이 정신을 차렸을 때 아주 외롭겠는걸? 큭큭.

아주 훌륭해. 이래야 내 암컷들이지. 열등한 수컷에겐 그 정도가 딱 좋아.

아무리 사랑하는 동생과, 연인이라고 해도 말이야.

“푸흐흐. 표정을 보니 오랜만에 만나는 동생인데도, 그다지 재미 없었던 모양이네?” “아아. 그래... 정말이지, 제렌의 한심한 꼬락서니엔 정이 다 떨어지더군... 제렌과 사귀는 루나가 불쌍할 지경이었다.” “푸핫. 도대체 어땠길래 누나가 루나한테 측은함을 느껴? 그리도 동생의 연인을 견제하던 사람이.” “하. 들어보거라. 아니, 글쎄 그 녀석이...”

한숨을 내쉬면서, 제렌과 즐긴 썰을 풀기 시작한 제네시아.

리즈벳과의 교미를 이어가며 이야기를 들으니, 제네시아와 루나는 내 예상보다 더 제렌을 괴롭히고 온 모양이었다.

여자친구와 친누나인 두 여자와, 같이 대낮에 호텔에 들어가는 것조차 평범한 일은 아닌데...

그런데 교미는 커녕, 거기서 철저하게 괴롭힘만 당하다니. 이 무슨 불쌍한 수컷의 운명이란 말인가?

크흡... 제렌. 짐승인 누이와 루나의 장난감이 되어준다고 고생이 많구나.

그래도 뭐 어쩌겠어. 원망하고 싶거든 널 마음에 들어 하는 루나와, 음수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도 너에 대한 집착의 흔적이 남아있는 네 누나를 원망하렴.

“푸흐흐...! 그래? 루나가 흥분할 때까지, 제대로 버티지도 못했단 말이지?” “그래... 정말이지. 연인의 냄새만으로 사정해버리는 열등한 수컷이라니. 그 한심한 꼬락서니가 정말 실망스럽더군... 그래가지고 가문을 이끌 수나 있을지 걱정될 정도야.”

뭐어. 가문을 이끌기 전에, 짐승들에게 죽지나 않으면 다행 아닐까? 푸흐흐.

“우리 마왕 같은 우수한 수컷이 되지는 못할망정... 하아. 그런 녀석을 아끼고 있었다니...” “큭큭. 우리 누나가 정말 실망스러웠겠네. 수컷 먹칠은 다 하는구만 누나 동생이.” “말 그대로다. 하아... 너무 실망스러워서, 네가 뭐 때문에 날 찾는지 기대하며 왔다만... 으음...”

아쉽다는 듯이 고개를 떨구며, 자신의 아랫배를 쓰다듬는 제네시아.

그 표정을 보아하니, 내가 경험시켜 줄 새로운 쾌락을 퍽 기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으음... 안되지 안돼. 내 암컷이 저렇게 실망하는 표정을 지어서야 되겠어?

아직은 그냥 생각만 하는 수준이었지만... 이거, 생각했던걸 그냥 전부 즐기게 해줘야겠어.

어차피 이제 되돌리긴 늦었으니까. 까짓거, 지금 제네시아에게 경험시켜도 되는지 계산하지 말고 다 즐기게 해주자고.

“어쩔 수 없지. 누나. 그냥 내일 같이 놀러 나가자. 어차피 뭘 할지만 고르면 되는 상태였거든.” “응? 뭐야. 괜찮은 거냐 그래도?” “뭐, 이 동생은 암컷을 실망시키는 수컷이 아니니까 말이야. 푸흐흐...”

내 말에 제네시아가, 기쁘다는 듯이 미소를 짓는다.

기쁘단 감정이 표출되는 것처럼, 옷 위로 보이는 사악한 빛이 더욱 강해지는 제네시아.

그 표정은, 훌륭하기 그지 없는 짐승의 표정이었다.

“쿡쿡...♡ 그래. 그렇지...♡ 우리 마왕은, 암컷을 실망시키는 수컷이 아니지...♡”

...저 상태라면, 설령 받아들이기 힘든 것을 즐기게 해주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진 않겠지?

흐음... 좋아. 어디... 저 정도로 타락했을 때 어디까지 받아들이는지 실험도 해볼 겸, 가장 강렬한 것부터 즐기게 해줘 볼까?

“...그 전에, 오늘 밤도 이 누나를 만족시켜 주는 거겠지?” “푸흐흐. 그걸 말이라고. 까짓거, 지금 바로 시작하자고 누나.” “쿡쿡. 이 못 말리는 녀석 같으니...♡”

자신의 제복을 벗은 뒤, 교미중인 나와 리즈벳 곁으로 다가오는 제네시아.

슬슬 임신한 티가 나는 제네시아의 아랫배에선, 내가 새긴 음문이 사악한 빛으로 일렁거린다.

아직 모두 모이지도, 해가 지지도 않았는데. 리즈벳의 뒤를 이어 순번을 기다리는 암컷.

오늘 밤의 마왕과 음란한 짐승들의 교미가, 조금 일찍 시작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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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세마. 지금 어디로 가는 거냐? 이렇게 모두랑 같이 나오다니. 어디 나들이라도 가는 건가?”

그렇게 시작된, 음수에 가까워진 제네시아를 보다 완벽한 음수가 되도록 만드는 특별한 체험.

그 첫 체험이 무엇인지 알리지 않은 채, 제네시아와 내 음수들 모두를 데리고 라디아 밖으로 나왔다.

각자의 음조마를 탄 다른 음수들과, 아직 자기 음조마가 없어 내 등에 올라탄 제네시아.

지금 제네시아는, 무엇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푸흐흐. 아니, 지금 가는 곳에 사냥감이 있다고 들어서 말이야.” “사냥감? 오... 다 같이 몬스터 토벌이라도 나가는 건가?” “뭐... 비슷하긴 한데... 아마 몬스터 토벌보다 훨씬 재미있을걸?” “그래? 이거 기대되는군...”

그래. 기대할 만 하지. 이건 몬스터 토벌이 아니라, 인간 사냥이거든.

뭐부터 시작할까 고민하던 중에, 세라가 마침 딱 적절하게 퀘스트를 진행중인 파티를 알려줘서 말이야.

수컷들끼리만 모인 놈들이 건방지게 몬스터들을 잡으며 강해지고 있다니. 그런 건 그냥 내버려 둘 수가 없는 일이잖아?

안 그래도 제네시아가 음수가 되면, 수컷 모험가들은 죽이거나 강제로 다른 일에 투입할 예정이었으니까. 몇 마리 미리 사냥 좀 해도 상관없지 뭐.

이번엔 9명 이라고 했던가? 나랑 음수들이 한 마리씩 잡고, 나머진 제네시아에게 맡기면 되겠지.

첫 살인이니 가볍게 두 마리 정도만 맡겨보자고. 푸흐흐...

“어디 보자... 여기인 것 같은데... 오.” “음? 당신은... 신수...?”

수컷 모험가 파티가 퀘스트를 하러 온, 어느 한 동굴의 입구.

그 장소에 도착하자, 수컷들이 동굴의 입구 앞에 모여있었다.

이거 운이 좋은걸. 들어가기 전에 캠핑이라도 하고 있었던 건가?

푸흐흐. 하긴. 걸어서 여기까지 왔을 테니,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 휴식이라도 했던 거겠지.

불쌍한 놈들 같으니. 말은 아니더라도 적당한 몬스터를 탈 수만 있다면 한 두 시간 안에 도착했을 텐데...

뭐, 덕분에 동굴 안에 들어가서 사냥하지 않아도 되니 편해서 좋지만 말이야.

“어라? 관리소장님 아니십니까? 여기까진 무슨 일로... 그것도 신수랑 같이...” “퀘스트에 뭔가 문제라도 있는 겁니까? 저흰 이제 막 돌입하려던 참입니다만...” “혹시, 이 분들과 퀘스트가 중복된 건 아니겠죠?” “아, 그게 말일세... 세마. 뭔가 잘못 안 게 아닌가? 이미 퀘스트를 받은 자들이 있는 것 같다만...”

우리들의 등장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수컷들과, 그들의 질문에 당황하는 제네시아.

모험가들의 퀘스트를 발급하는 길드관리소의 소장인 만큼, 퀘스트가 중복된 것을 걱정하는 모양이었다.

“푸흐흐. 뭐, 장소는 제대로 찾아왔네.” “뭐...? 이 동굴 외엔, 딱히 사냥할만한 곳이 보이질 않는다만... 다른 파티가 이미 와있지 않은가? 세라의 실수인가?” “푸흐흐. 아니, 그게 아니거든. 누나. 실은, 오늘 사냥이란 것 말인데...”

내 등 위에서 내 목을 만지며, 무슨 상황인지를 묻는 제네시아.

그런 제네시아에게, 나는 음수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 후...

발을 내리 찍으며, 하늘에서 거대한 말의 다리를 만들어냈다.

“어...?”

갑자기 생겨난 그림자에, 하늘을 쳐다보며 멍한 표정을 짓는 수컷들.

그들 중 끝에서 혼자 떨어져 있던 수컷을, 거대한 짐승의 다리가 짓밟는다.

커다란 말발굽에 짓눌러, 풍선이 터지는 것처럼 피를 흩뿌리며 납작해져 버린 가엾은 수컷.

열등한 수컷 한 마리가 벌레마냥 짓눌린 순간, 주변의 수컷들이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커, 커헉!!” “끄아아악! 아, 아악!?” “뭐, 뭐야!? 지금, 무슨 짓을...!? 끄아악!?”

각자의 방식으로, 키득거리면서 수컷들을 한 마리씩 사냥하는 음수들.

클레아와 세레스는, 자비 없이 사냥감의 목을 날려버렸다.

리즈벳과 세실리아는, 여유롭게 사냥감을 살려둔 채 가지고 놀고 있었다.

몸이 새하얀 마네킹이 된 인간을 음조마로 짓밟으며 즐거워하는 리안나와, 음조마에게 수컷을 맡긴 채 다른 음수들을 보며 무언가를 기록하는 세라.

그 갑작스러운 학살에, 수컷들의 절규와 함께...

제네시아가, 놀란 듯이 나에게 외치기 시작했다.

“세, 세마!? 지금 뭐 하는 건가!? 갑자기 모험가들을...!?” “아~ 그거 말인데... 누나. 얘들, 죽어도 싼 놈들이거든? 오늘 사냥감은 이놈들이라서...” “뭐, 뭣!? 버, 범죄자인 건가!? 아무리 그렇다 해도 이런 식으로 죽이다니!?” “푸흐흐. 아니, 들어봐 누나.”

뭐, 열등한 수컷인 이상. 살아있는 것 만으로도 죽어 마땅한 놈들이지.

지금 라디아에, 아니 이 세상에 살아있는 수컷들은 전부, 이 마왕의 자비 덕분에 살아있는 것일 뿐.

마지막 순간엔 어차피 정리할 놈들인데. 몇 마리 정도 이렇게 미리 죽인다 해도 크게 상관은 없잖아?

“여기 있는 이 녀석들도, 결국엔 열등해빠진 인간 수컷이거든? 그렇지?” “뭐, 뭐? 아니... 그거야 그렇다만...” “그런 열등한 놈들이, 힘을 키우고 돈을 벌려고 퀘스트를 하러 나온다니. 이건 참 건방진 놈들 아니야?” “무슨... 모험가들이니, 그런 건 당연한 게...” “안되지 안돼. 돈이나 강함은, 열등한 수컷들에겐 어울리는 것이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누나?” “...으, 으음... 설마, 세마 너...”

이제 뭔가 이해가 되었는지, 탄식하는 것처럼 신음을 흘리는 제네시아.

그 사이에, 내 음수들 각자의 사냥이 마무리가 되었다.

남은 수컷은 두 마리. 한 마리는 동굴 안으로 도망쳤고, 다른 한 마리는 겁에 질려 무기조차 내던지고 도망치고 있는 상태.

이 남은 두 마리가, 제네시아에게 사냥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줄 제물로 결정되었다.

“어라? 누나 왜 그래~ 혹시, 우월한 수컷인 이 마왕이 벌레 몇 마리 잡았다고 그래?” “......” “푸흐흐. 어차피 없어도 상관없는 열등한 수컷들인데. 뭘 그렇게 신경쓰는 거야?” “...아니, 그게... 나는...” “아쉬운걸. 내 암컷들은 전부 한 마리씩 사냥을 끝냈는데 말이야. 멋진 누나의 모습을 본다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누나는 내 암컷이 아니었던 모양이네.” “읏...! 그, 그게, 나는...!” “푸흐흐... 세레스. 조금 도와주도록 해. 아무래도 제네시아가 첫 사냥에 겁을 먹은 모양이니까.”

내 명령에, 미소를 지으며 나와 제네시아의 곁으로 다가오는 세레스.

제네시아의 등에 매여있던 활을 풀어주면서, 세레스는 여유롭기 그지 없는 편안한 미소로 제네시아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후후...♥ 제네시아. 이제 와서 뭘 그리 고민하는 거니?” “아, 아니... 언니. 나는...” “우리가 농담으로 마왕님이라 부르는 게 아니란 걸, 어느 정도 눈치는 채고 있었을 텐데...♥ 아니면, 주인님의 진정한 암컷이 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걸까?” “마왕의... 진정한... 암컷...?” “쿡쿡♥ 그래. 제네시아♥ 마왕님의 진정한 암컷이 되려면, 열등한 수컷들 정도는 사냥할 수 있어야지♥ 자, 넌 무슨 무기든 잘 다루니, 먼저 멀리 도망치고 있는 저 수컷부터 처리하는 거야♥”

선배에 해당하는 암컷 짐승의 말이, 제네시아의 귓가에서 속삭여진다.

제네시아에게 활을 쥐어주면서, 그녀의 팔을 살며시 움직이는 세레스.

아주 가볍게 이끄는 것 같건만, 세레스의 손을 거부하지 못하겠다는 것처럼 제네시아의 팔이 활시위를 당기는듯한 자세를 취한다.

줄이나 화살이 없는, 무언가 독특한 외형과 화려함을 가진 제네시아의 활.

그 활에서, 이전의 푸른 색과는 다른 검붉은 빛의 줄과 화살이 나타났다.

“...후후...♥ 자, 제네시아...♥ 저 사냥감을 잡아서, 마왕님께 네 복종을 보여드리는 거야...♥” “으, 읏...! 으으읏...!!”

이미 세레스의 손은, 자신의 팔에서 떨어져 있건만.

마치 세레스의 손 때문에 억지로 잡아당긴다는 것처럼, 팔을 떨며 활을 당기던 제네시아.

그렇게 무언가와 싸우듯 몸을 떨다가... 기어코, 소중한 이와 인간들을 지키던 용사의 손에서...

용사가 짐승으로 타락했음을 알리는 것처럼, 검은 화살이 그 손에서 떠나 멀리 도망치던 수컷의 머리를 가볍게 터트려 버렸다.

“...캬아. 명사수네 명사수. 아주 멋져. 제네시아.”

그렇게나 몸을 떨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가볍게 공격을 적중시킨 제네시아.

그 훌륭한 명중률에, 자연스럽게 감탄이 새어 나온다.

“하아, 하아...!!”

짐승들의 유혹에 이끌려, 스스로의 손을 더럽혀버린 암컷 용사.

제네시아가 숨을 몰아 쉬면서, 스스로 행해버린 첫 살인에 대한 부담을 내비친다.

하지만, 얼굴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지금 내 등위에 올라탄 제네시아.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사악한 기운이, 내게 알려주고 있으니까.

지금 거친 숨을 몰아 쉬고 있지만, 그녀의 표정에는 사냥에 대한 즐거운 감정이 나타나 있다는 것을.

지금 내 곁에서 미소 짓고 있는 내 음수들의 표정이, 바로 그 증거일터...

이것으로 제네시아는, 나의 음수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선보인 것이다.

“...푸흐흐. 그럼, 남은 한 마리도 사냥하러 가볼까? 누나?” “후, 후후...! 그, 그래... 그렇게 할까... 마왕님...♡”

열등한 수컷들을 사냥하는 법을 배운, 한때는 용사였던 암컷 제네시아.

마왕군의 지휘관이 될, 음탕한 짐승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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